이제 부담스런 이야기는 그만해야겠다.
아무리 지나간 이야기라고 해도 좋은 추억도 많은데 말이다.
내가 살던 월곳리 선학골에서 대월학교 가는 길은
세 가지 길로 분류될 수 있다.
가장 자주 다니던 길은 집에서 출발해서 용란네 집에 들러서 용란이와 함께
장고개를 넘어 대묘동 홍익이네 집 앞으로 해서 선익이네를 보면서 바로 우회전하면
학교를 넘는 마지막 흙길을 넘으면 화장실이 보이고..... 그러면 대산리쪽에서 산길로
오는 친구들과 마주치는 길이었다.
1학년때였던가? 오전 오후반이 있었잖아?
난 짝순이 용란이하고 늘 함께 다녔는데 손잡고 다녔는지 기억은 없지만 그랬을 거라
고 생각난다. ㅎ 우리 선학골에는 남자친구가 없고 용란만 있었어. 넘어동네에 용란
사촌 용관이와 홍성, 모연 그리고 승동이가 살았기에 자연스럽게 소꼽동무인 용란이
하고 늘 놀았었지.
근데 한 일 년은 그렇게 학교에 다녔을까?
넘어동네 동창 녀석들(누구라고는 말 못해)이 여자친구와 함께 다니면
뭐가 떨어진다고 하고..... 결혼했다고 하고.....그 동네에는 여자는 없고 남자들만 있으
니 좀 분위기가 거칠었다. 왜 형제들 사이에도 남자들만 있는 집은 삭막한 것처럼.
마찬가지로 분위기에 휩싸여서 놀려대는 통에 결국 용란이하고도 학교에 다니지 못
하고 생이별(?)을 한 이후 지금까지 못 만나고 있다. ㅠㅠ
근데 요즘 초딩 분위기도 똑같은 것 같다.
우리 애한테 여자친구 없냐고 물으면 자기는 이야기하고 싶어도 옆에 녀석들이 놀려대는 통에
말도 못한다고 하니 예나 지금이나 똑 같은 것이 아이들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지금 우리 동창들에게 제발 그러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다.
이제는 안 그러겠지!
또 하나는 은이네 집 앞으로 해서 귀비재(재는 무슨 재야 ㅎ 언덕도 안되는데!)를 넘어서
학주네 집 앞 큰 도로를 따라서 가다보면 정병이네 집이 있고 조금 더 가면 이발소가 있
지. 거기서 저 건너편으로 녹색양철지붕의 선환이네 집도 보이는데 바로 청송골로 가다
보면 문주네 대문이 보이고....조금 더 가면 신당리와 재주와 원곤이 동네에서 오는 친구
들을 만날 수 있는 길이었다.
이 길은 열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다니지 않은 길이지 아마. 돌아가야 하는 길이고 남의
동네 앞으로 가다가 텃세 부리는 놈들이 있어서 ㅎㅎ
하여간 덩치가 작은 나로서는 시비거는 거리의 사나이들이 예나 지금이나 제일 무서웠다!
세번째 길은 임숫골 작은 할아버지 집 건익(7회) 아저씨 집에 들러서 함께 산길
로 접어드는 길이었다.
그길은 아래 사진에서 보는 덕유산 낙엽쌓인 길처럼 부드러운 진흙길이었다. 학교 가다
말고 소나무 가지를 꺽어서 껍질을 벗겨 달작지근한 맛을 즐기기도 하고 오는 길에는
상수리를 주워서 "으찌 니 삼" 놀이도 하고.....
이 길로 조금만 가면 바로 대산리쪽에서 오는 친구들과 마주칠 수 있었다.
아마 동은, 한기, 종수, 일수, 시민, 재호, 광석 등 남자친구들을 여기서 늘 만난 기억은
있는데.....미영, 경선 등(왜 여자친구들은 기억이 안나지, 미안하다)은 만난 기억이 없
다. 그 때는 남녀간의 그런 정은 전혀 못 느낄 때니까 그런가?
이제 다시 돌아간다면 아마 열심히 기다렸을 텐데~~~ 누구를 기다리냐고? 그거야 말
못하지! 그랬다간 울 마눌한테 혼나니까 ㅎㅎ
작년 가을인가 벌초하러 황형장군 묘소쪽으로 가려고 이 길로 가려니까 인적이 없어서
인지 완전히 없어져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다.
아들 녀석하고는 산행을 하는 중에 찍은 건데 사진만 찍는다고 하면 늘 이런 포즈를
취하네 ㅎㅎ
우리들도 초딩시절에 사진 찍을 때 이렇게 좀 귀엽게 찍었으면 좋으련만.....
왜 그렇게 잔뜩 인상을 써가지고 사진을 못 쓰게 만들었을까?
특히 나는 더 그랬던 것 같아. 인생이 못 마땅했던 것일까?
또 옆길로 샛네 ~~
명선이가 올린 재주와 찍은 사진도 무슨 조선시대 사진 같아서 ㅎㅎ 그게 우리들의 어린
시절이었으니.....
아빤 사진만 찍는다고 투덜대는 녀석에게
이녀석아 이 다음에 커서 아빠는 한 번도 안 놀아줬다고 불평할 까봐
증거를 남기려고 그런다고 대답하며
저만치 있는 녀석을 찍었다.
나도 예전엔 저렇게 낙엽 밟으면서 학교에 다녔던 추억을 되새기며....
좀 이렇게 신나게 어린 시절을 보냈어야 하는디~~~
그래도 이 녀석들은 우리 초등하교 시절보다 행복지수가 낮을 거~~얼
나는 공부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었으니.....
학교갔다 돌아오면
'인찬아! 일해라" 이지
"인찬아! 공부해라. 학교 숙제해라"는 말은 한 번도 못 들어보았다.
저녁에는 석유값이 아깝다고 불끄고 빨리 자야하고....
숙제를 못해서 발을 동동 굴렀던 시절이 있었던가?
어떻게 학교를 다녔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안으니 원
숙제를 해가지 않아서 매를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 통 생각이 안난다.
학교가는 길에 이런 약수라도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으랴!
그 때는 동네 앞에 공동우물이 있어서 언제든 물을 실컷 마실 수 있었다.
읍내 가는 길 현병이네
우리는 헌병이라고 불렀다. 나중에 군에 가서 실제로 헌병으로 근무했었을까 궁금하다.
집 조금 못 비쳐 이름도 희안한 "빼롯물"을 비롯해서 곳곳에 샘이 지나가는 나그네의
갈증을 채워주곤 했는데.....
요즘 아이들의 학교가는 길
오가는 길이 찻길이어서 늘 노심초사 근심거리다.
온갖 좋은 옷은 다 입고 명품가방을 둘러메고 다니는 아들녀석!
우리들은 학교갈 때 보자기에 책과 변도(도시락)를 싸서 어깨를 가로질러 메고 다녔는디!
집으로 돌아올 때 조금만 뛰면 딸랑딸랑 소리를 즐기며..... 어깨에 매는 가방이 그 때는
왜 없었지?
난 초딩시절 운동화를 한 번도 못 신어봤다. 가난한 집도 아닌데 그 때는 고무신만 신어도
불만이 없었으니.....중학교를 가니 어쩔 수 없이 운동화를 신을 수 있었다.
머리는 늘 까까머리였다. 아버지는 두 손으로 깍는 이발기계로 머리를 깎아주셨는데
그 기계를 잘 연마를 하지 않아서 머리를 깎을 때마다 얼마나 아픈지 눈물을 흘리며
앉아 있어야 했다. 여동생도 단발머리를 집에서 깍아주는데 가위 역시 잘 안드는지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머리를 자주 감지 않아서 소똥이라고 부르는 때도 많아서뜨거운 물에 불려서 머리에서
피가 나도록 때를 긁어내야 했었지 ㅎ
이런 이야기를 마눌에게 하면
"아니 무슨 고려적 이야기냐?"며 못 믿는 눈치다.
마눌은 5살 때부터 서울 종로에서 살았으니
같은 시대를 살았는데도 딴 나라에서 살던 사람 같다.
초등학교때 서울에서 전학왔었는지 처음부터 입학했었는지
어떤 친구가 이사왔었다. 이름이 경주였었나? 아! 난 기억력이 왜 이리 나쁠까?
지민이가 좀 도와주면 좋겠는데.....
난 할머니가 아버지 바지를 뜯어서 손으로 꿰맨 합바지를 입고 학교에 다니는데
이 친구는 머리도 상고머리에다 얼굴은 서울놈처럼 말쑥하니 잘 생겼고 목소리도 이쁘고
반바지에 하얀 흰 타이즈를 신고 학교에 온 것을 보고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늘 까까머리 중 모양에 운동화도 못 신고 다니던 나를 비롯한 우리 동창들과
동시대에 살았던 도시 "ㄴ"들은 그렇게 살았더라구.
하지만 난 도시에서 태어나서 자란 친구들이 하나도 부럽지 않다.
우리에겐 누가 앗아갈 수 없는 고향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거리가 있고 소중한 친구들
이 있으니까 말이다.
도시 초등학교는 동창회 자체를 못한다고 한다. 베이비 붐 시대에 태어난 우리들이라서
동창이 글쎄 천 오백명이 넘는다니 무슨 동창회를 할 수 있을까?
겨울방학하기 전에 솔방울을 주워오라면 그 놈을 메고 학교까지 가기도 하고
고무신을 신고 추워서 발을 동동 구르며 눈물을 흘리는 여동생을 데리고 학교에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지기도 했었지. 그래도 학교에 가면 조개탄난로가 우리를 반겨주었던 목조주택
건물 대월학교가 우리 가슴 속 한 구석에는 늘 남아있을 거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도 동네 형아들 동생들하고
온갖 놀이를 하며 즐겁게 지냈던 초딩시절이 꿈만 같다.
첫댓글 ^^* 방긋^^* 오늘 아침도 인찬과 사랑하는 아들의 모습이 나를 맞아주어...작은 미소로 화답하며...^^* 또 올께요^^
후후 누군가가 특히 이쁜 ^* 친구와 어린시절의 추억을 함께 나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기분이 좋네요
미영이는 아직도 갓 스물 넘은 새악시 모습이여 귀신잡는 해병대 아들이 있는데 말여
미영도 그렇지만 란이도 어찌 그리 늙지들 않고 이쁘게들 사슈 유전인가 아니면 후천적인 노력 덕분인가 흰머리도 전혀 없는 가벼.
초딩시절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즐감..동감..아하 !!! 그시절이 마니 마니 그립네요~~~~
정말 그립죠^* "백 투 더 퓨쳐( back to the future)"란 영화처럼 우리 친구들과 다시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꿈을 꾸어 봅니다
ㅎㅎㅎ 옛 생각 떠오르게 하는 글 이구나, 우리땐 여자들과 조금만 친하면 놀림감 이였지 ! 대산리,월곳리 ,신당리 지역을 아직도 휀하게 읽고 있구나, 겨울 방학땐 솔방울 비료 포대로 꽉 채워 하나씩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했고 여름엔 우리가 만든 집게로 송충이를 잡아야 했고 새마을 운동이라해 퇴비도 제출해야 했었지 ! 여자들 고무줄 노리 하면 5 원짜리 칼 로 고무줄 자르는게 개구장이 남자들의 장난거리 였고, 4 학년땐가 김경수지 서울에서 전학 왔고 ,머리는 잘 들지 않는 바리캉으로 깍으며 눈물을 질금질금 흘려야 했고, 운동화 꿈에도 못 꿨지 맨날 검정색 고무신, 어쩌다 비온 후 마을 개울가에서 그 고무신 떠나버리면?ㅋㅋ
아! 김경수였구나. 4학년 때였고....맞아 집게를 만들어 송충이를 잡았던 기억이 나네. 퇴비도 제출해야 했었나? 아! 난 기억력이 왜 이렇게 나쁘지..... 난 여자친구 고무줄 잘랐던 기억은 없는데.....누구 내가 그런 짓을 했던 기억을 있는 여자친구 있으면 좀 알려주게.....지금이라고 백배 사죄하겠네. 선환도 운동화 못 신어봤구만. 근데 어찌 그리 달리기는 잘하나? ㅎㅎ
인찬이 넌 여자친구들 고무줄 자를 강심장은 아니지 언제나 말없이 착하고 맨 앞에서 공부잘하는 작은 친구로 기억하고 있지그런 강심장은 선환이 재주 명선이가 이었지. 참 못된친구들이었어 지금에서 말이지만 명선이와 광철이는 충주네집쪽으로 헤어져 가면서도 멀리서 돌팔매질을 하곤 했지 기억할랑가 몰라 혹시 이글 읽고 두 불끈 쥐는 친구는 없겠지 00:59
천만 다행이네 아마 마음 속으로는 장난치고 싶었겠지만^^ 워낙 등치가 작으니 여자친구들께 맞을까봐 못했을 것 같은디^&^
소꼽동무 놀이 우리집 사랑방 툇마루에서 했던 기억이 나네. 술래잡기도 하고....그러면 겨울엔 낟가리 뒤에 숨기도 하고.....지금 같으면 낟가리 뒤에 숨어서 아예 나오지 않고 뭐하냐고 숨어있는다니께^*
야~, 정말 카페방이네.... 어린시절 얘기 봇다리 술술이네... 선환이가 얘기한 검정고무신 비오는 날 개울가에에 고무신 떠내 보내는 기억 오~~, 정말 그때로 돌아가고파... 용란아.. 내가 돌팔매질 했냐 ? ㅎㅎ 맞지는 않았지?
ㅎㅎ 일요일 아침 오늘은 몸과 마음을 느슨하게 하고 쉬시게나! 휴식은 재창조라고 하던데 그게 또 쉽지 않지? 난 어제 할머니 장지에서 묘소 만드는데 거들었더니 몸이 좀 그렇네. 살아있을 때는 한 번도 안 오더니 돌아가시니까 다덩 와서 울고 불고 떠들고 먹고 그게 사람인가 보니.....하긴 나도 잘 못하고 사니까..... 울 친구들 큰 일때는 꼭 가봐야 할 텐데~~~
명선이의 돌팔매는 수준급이었어 그래 제법 날아와서 움찔했는데 어림도 없지 우리 월곳리 여친들은 넘 착해서 욕도 못하고 도망치기가 일쑤였단다 .
란아! 돌팔매질 했던 울 친구가 사실은 너희를 무척 좋아했었나 부다. ㅎㅎ 사랑의 표현을 그리 한 게야!
내 기억으론 여자들 고무줄 내가 자른것은 기억되지 않는디~~ 고무줄 자른 친구는 상래, 원곤, 맹선(장난 꾸러기) 등등 ~ ㅋ 마저 인찬아 인간들인 사람노릇하며 살기란 참 힘들지! 하지만 친구의 맘은 알아 친구들 큰 일엔 꼭 참석해야 한다는 그 맘은 알지만 넘 먼곳이 잖아 ! 다들 이해 할끼다 ~~~~
ㅋㅋ 난리다! 상래 원곤이가 등장해야 판결이 나겠는데..... 문제는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단 말이시! 선환! 그래도 이제 친구들 큰 일에 꼭 가보려고 노력하겠네^^
생각하고 노력한다면 큰일에는 인찬이 얼굴 가끔 보겠다. 어제는 고성당 우대네라던가 할머니 돌아가셨다고 울 아버지 섭섭해 하시드만 ~
재주가 끊었지.. 난 기억이 없어서..
재주는 워낙 재주가 많아서 그런가? ㅎㅎ
본인들이 불리한것은 망각이란 단어로 지워버리는게 현명한 인간이래.
와~~~~"최장 명품 댓글"로 인정 합니다!!!
와~~~~기분 억수로 존네요^^ 영희후배님이 최장 명품 댓글로 인정해 주시니 ㅎㅎ
멍~~멍!! 바둑이 후배님 간만이네요 ?... 인사드립니다... 멍~ 멍~
멍멍 난 한 잠 자고 일어났네 멍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