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컨설턴트 직업에 대한 지향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10년 전 까지만 해도 IT컨설턴트는 업계경험이 적어도 20년은 넘어야 명함을 내밀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최근에는 젊은 프로페셔널도 컨설턴트의 직함을 새겨 다니는 것을 보면 컨설팅 업무의 모델이 많이 변화된 것 같습니다.
배움의 열망이 컷 던 시절인 90년 중반, 일본에서 미국의 D.H. Brown에서 온 두 명의 컨설턴트로부터 교육을 들었습니다. 일본 수강생들과 함께 영어로 수업을 들었는데, 영어에 대한 핸디캡인지 일본 수강생들은 거의 질문도 없었고, 강의 후에 강사를 심심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강사들에게 수업 후 세션을 제안했고, Pub 바에서 맥주를 겸한 저녁식사를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맥주를 몇 잔 하니 분위기도 화기애애해졌고, 저는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훌륭한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요? 선배님께서 25년 이상 컨설팅을 하셨으면, 깨달은 귀중한 무엇이 있을 터인데, 제게 전수해 주실 수 없습니까?” 질문을 받은 그 분은 씩 웃으며 “오늘 맥주 값 네가 다 낼 것이냐?”라고 묻더니, 내가 “예”하자 골똘히 생각하며 다음의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자신이 깨달은 훌륭한 컨설턴트 혹은 프로젝트 매니저는 다음의 세가지 지침을 잘 지키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지침은 너무 심오하고, 범인들에게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말이니, 자네만 알고 있고 절대로 제3자에게는 노출시키지 말라는 것입니다. 저는 잽싸게 넵킨 종이 위에 이를 메모하고 오늘날까지 외우고 명심하고 있습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에게 그분의 무림비급을 전달하지만, 잘못 수련하여 주화입마에 빠지는 것은 책임질 수 없습니다.
첫째, 내일 할 일을 오늘 하지 마라!(Don’t do what you can do tomorrow!)
둘째, 남이 할 수 있는 일을 네가 하지 마라!(Don’t do what others can do!)
셋째, 받은 만큼 일해라(Don’t overwork above what you got paid!)
3가지 지침을 듣는 순간, 저는 머리를 한대 얻어 맞은 것처럼 망연해 졌습니다. 내용이 “성실과 정직”과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지는 괴변같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설명은 이랬습니다. ‘첫번째, 많은 컨설턴트는 내일 할 수 있는 일임에도, 조바심에 미리 그 일을 앞당겨 하려는 습성을 가졌고, 이는 프로젝트 구성원을 과로에 시달리게 만들고, Man-month기반 프로젝트의 경우 고객이 서비스금액에 의문을 갖게 한다는 것입니다. 두번째, 프로젝트팀은 다양한 경력과 Skill을 보유한 “다기능팀”이어야 하는데, 남이 맡은 일을 내가 해 버리면 상대방의 존재가치를 떨어뜨림은 물론, 자신의 과업을 위한 시간을 허비하게 되고, 조직의 구성도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것입니다. 세번째, 서비스초기에 분명치 않던 고객의 요구사항은 시간이 지나갈수록 더욱 많아지게 마련이고, 협상력이 떨어지는 프로젝트관리자는 추가적인 수익이 없는 과도한 일을 멤버들에게 전가하게 마련인데, 이러한 고객의 요구는 더욱 거세집니다. 이는 프로젝트의 납기를 지연시킴은 물론 수익성과 직원의 모랄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때때로, 컨설턴트는 고객의 과제를 즉시 해결할 방법을 제시할 수 있더라도, 계약된 기간에 맞추어 해답을 내는 것이 더욱 현명하다는 코멘트도 덧붙였습니다.’
상기의 말을 듣고 내가 잘 이해하였다고 하자, 강사는 이야기의 반만 했다고 하며, 위의 원칙은 다음의 3가지 대응원칙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첫째, 내일 할 수 없다면, 반드시 오늘 해야 한다.
둘째, 남이 할 수 없다면, 가르쳐서 해내거나 네가 직접 해야 한다.
셋째, 일을 더했다면, 보상을 요구한다.
설명하면 첫번째, 일정을 맞추기 위하여 오늘 해당과제를 완료해야 한다면 반듯이 해내야 한다는 것이고, 두번째 타인에게 과업 위임을 할 수 없다면, 해낼 수 있도록 교육을 하거나, 시간에 쫓긴다면 내가 직접 해내야 한다는 것이고, 세번째 계약된 공수 이상의 과업을 수행하였다면, 그 대가를 요청하거나 추후 2차 사업에서 보전토록 고객을 빗장이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시에 전반의 세가지 원칙 보다 후반의 세가지 대응원칙이 저는 더욱 이해하기 쉬웠었는데, 여러분들은 어떻습니까? 전반의 세가지 원칙이 이해하기 쉬었다면 여러분은 분명 내공이 출중한 컨설턴트로서의 자질이 있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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