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A아파트(전용면적 82㎡)에 전세(보증금 4억5000만원) 사는 윤모(45·가명)씨는 최근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의 새 아파트(전용면적 84㎡, 분양가 5억8300만원)를 분양받았다.
분양 자금은 전세 보증금에 여윳돈을 조금보태 해결했다. 여기에다 업체가 제공하는 분양혜택을 활용하니 가욋돈은 생각보다 크게 들지 않았다. 그가 서초동전세 아파트를 나와 내손동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내손동 아파트가 윤씨의 생활 기반권인 서울 강남권에서 가깝다는 점이다. 윤씨가 이번에 분양받은 아파트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초역까지 직선거리로 12㎞에 불과하다. 분당ㆍ판교 등의 신도시 기반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구미를 당겼다. 윤씨는 “분당보다 더 강남에 가깝다는 입지여건을 고려해 의왕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의왕은 서울과 한 지붕 두 가족
서울 강남권(서초역 기준)에서 약 12㎞ 가량 떨어진 경기도 의왕시. 강남권과의 거리만 놓고 보면 분당신도시보다 더 뛰어난 입지여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왕 주택시장은 한동안 저평가를 받아왔던 게 사실이다. 분당신도시를 능가하는 입지여건이 수요자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이유가 크다.
사실 의왕 내손동과 서울 서초동은 의왕~평촌간 고속화도로를 타면 금방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거리가 가깝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의왕시가 이미 강남 생활권에 편입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두 지역 간 집값차는 아직 큰 편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초동 아파트 매매가는 ㎡당 평균 720만원 선이지만 의왕시 내손동은 425만원에 불과하다. 의왕이 분당·판교와는 달리 ‘무늬만’ 강남 생활권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이유다.
그러나 이도 이젠 옛말이 됐다. 지금 의왕시는 서울강남권과 ‘한 지붕 두 가족’이라고 불릴 만큼 강남 생활권에 완전히 편입돼 있다. 얼마 전부터 두 지역을 연결하는 각종 도로·철도망의 신설·확장 사업이 줄을 이으면서다. 특히 11월 완공을 앞둔 의왕~과천 간 고속도로 확장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 도로의 확장 사업이 완료되면 의왕과 강남권은 한층 더 가까워 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의왕이 강남 지붕 밑으로 들어서면서 의왕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수요자의 눈길도 확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신 아파트 브랜드 경연장, 의왕
의왕 주택시장이 분당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지역 아파트가 ‘신상’ (신상품의 준말) 아파트라는 점 때문이다. 특히 의왕 내손 e편한세상이 위치한 내손동 일대의 브랜드타운은 대부분 입주 1~2년차의 최신형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이곳 아파트들은 그야말로 최첨단을 자랑한다. 친환경 저에너지 아파트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인근 분당신도시나 평촌신도시는 입주 20년차를 넘긴 구형 아파트들이 대부분이다. 1995년 입주당시만 해도 분당·평촌신도시는 최신 아파트의 경연장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진 것이다.
요즘 웬만한 아파트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첨단시스템을 구경하기 힘들다.
#분당신도시 비켜! … 의왕이 납신다
주변 강남·분당보다 주택 품질은 뛰어나지만 분양가는 저렴하다는 것도 의왕 주택시장의 강점으로 꼽힌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강남 3구인 서초구의 경우 아파트평균 매매가는 ㎡당 847만원, 분당 백현동이 ㎡당 760만원, 판교동은 ㎡당 724만원이다.
이에 비해 의왕시 내손동 일대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당 425만원으로 서초구의 약 절반에 불과하다. 분당신도시보다는 44.1%, 판교신도시보단 41.3% 가량 싸다.
#분당 ‘갈아타기 수요’ 의왕에 몰린다
이 때문에 최근 시설이 노후한 분당신도시나 강남권에서 의왕 내손동 일대의 최신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 서남부지역의 ‘주거1번지’의 주소가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격이 싼 ‘신상’ ‘명품’ 아파트를 마다할 주택 수요자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