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국내 간행 산서
글․호경필(한국산서회 회원)
(1)유가지
2004 이제부턴 산꾼이라 불러다오
전문적인 클라이밍을 즐기는 산악인이 아니고, 워킹 등산을 사랑하는 산꾼들이 인터넷 등산장비 쇼핑몰인 오케이아웃도어닷컴에 자신들의 산행기와 산행 노하우, 칭찬, 미담 등을 남겨 놓았다. 이렇게 2003년 1월부터 12월 사이에 올려진 글 중에서 엄선하여, 산행 정보나 문학적 소양보다는 즐겁고 힘들었던 갖가지 산행에 대한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가득 담아 두었다.
오케이아웃도어닷컴․399쪽․6월30일․9천5백원․이산미디어
가이드 한국 200명산
'한국 100명산 시리즈' 두 번째 권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 1,000개를 100개씩 나누어 총 10권으로 출간한다는 야심에 찬 계획의 두 번째 권이다. 정확한 올컬러 개념도에 따른 실제 산행거리와 평균소요시간, 각 코스의 난이도별로 자세한 설명을 담고 있다. 개념도는 국립지리원의 1:50,000 축척도를 기준으로 하여 그린 것을 책 크기에 맞게 윤곽을 잡고 1:1 또는 배율을 가감하여 넣었고, 각 등산코스의 구간거리는 이제까지 50년간 3,000여 회의 등산 경험 감각을 토대로 하여 실제로 보행하는 대략적인 거리를 km단위로 표기하였다. 산행 소요시간은 3인 이상 5인 안팎의 그룹이 함께 산행할 때의 평균 소요시간을 적었다. 각 산의 등산 코스마다 난이도를 표시하여 산행 계획을 잡는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난이도는 5단계로 분류했다. 또 각 산에 대한 개관에서부터 명승지, 교통편, 숙박지, 먹거리 소개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안경호․491쪽․11월15일․16,800원․깊은솔
강원 충청의 50명산(개정증보판)
산의 나라라고 할만큼 첩첩산중인 강원도와 충청도 산군을 형성하고 있는 백두대간, 금북정맥, 한남금북정맥, 금남정맥의 산을 포함하는 산 50개를 선정했다. 이 50개는 남한의 으뜸으로 꼽는 설악산을 필두로 가을과 설산 산행지로 각광받는 오대산, 능선종주가 백미인 치악산, 문화유적이 많은 월악산, 법주사와 십승지의 명당을 자락에 품은 속리산 등 그리고 새로이 추가한 지역의 걸출한 산세와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명산을 엄선해서 소개하고 있다. 위치도, 안내도와 등산코스 안내를 중심으로 기타 등산 정보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월간 <사람과 산> 편집부․247쪽․7월30일․1만8천원․도서출판 산악문화
게으른 산행
세상을 뒤로하고 느릿한 마음으로 떠나는 행복한 산행 이야기. 저자가 다녔던 산 가운데 하루에 다녀올 수 있는 위도 37도 안팎에 걸쳐 있는 산 21곳을 소개한다. 월간 <사람과 산>에 연재했던 글을 토대로, 굽이굽이 산길마다 자리잡은 나무와 풀, 숲의 기록을 담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개 장에 5개 안팎의 산행 코스를 꼼꼼하게 안내한다. 등산로 주변의 나무들에 대한 생태지도와 수목 사진도 실려있으며, 정상을 밟는 게 목적이 아니라, 얼마나 즐겁게 산행을 할 것이냐를 중심으로 산행 길에서 마주치는 나무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친구로 소개하고 있다. 작가는 ‘게으른 산행’을, 해가 중천에 뜰 무렵 일어나서 하는 산행이 아니라, 새벽밥 지어먹고 산에 들어서서 맑은 공기 마시며 자연의 친구들과 넉넉한 시간을 보내는 행위라고 말한다. 사계절 변하는 모습도 관찰하고 내 맘에 맞는 나무가 있으면 그 밑에 서서 말도 걸어보며 천천히 걷는 산행이다.
우종영․279쪽․5월28일․1만2천원․한겨레신문사
그래도 후회는 없다
BBC 다큐멘터리 <에베레스트에 지다>의 프로듀서인 저자는 등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수수께끼로 남은 말로리와 어빈을 찾기 위해 탐사 조사단을 이끌고 에베레스트를 오르던 중 마침내 실종되었던 말로리의 주검을 발견한다. 1924년 6월 8일, 에베레스트 정상을 200 미터 남겨두고 실종된 이들이 과연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느냐 하는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며 전설로 회자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몸으로 산의 높이를 잰 인도의 펀딧들, 괴짜 등산가 윌슨 등 풍부한 에피소드와 함께 1999년 수색대의 활동을 극적으로 그려내며, 그 시대의 낭만과 열정의 탐험가들을 되살리고 있다.
피터 퍼스트브룩․정영목 번역․320쪽․1월10일․1만2천원․지호 출판사
그러나 정상이 끝은 아니다
극한 등반가 한스 카멀란더가 따뜻한 가슴으로 후배 산악인들에게 들려주는 메시지이다. 진정한 산악인의 의미와 정상 등정의 의미, 올바른 알피니즘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친절하게 들려준다. 저자는 정상에 모든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정상에 오른 후의 행보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그것은 산뿐만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상업주의가 판치는 오늘날의 등반 형태와 올림픽 경기처럼 '고봉 원정'을 다루는 세계 산악계의 흐름을 냉철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성공적인 하산'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외에 어린 시절 홀로 경험한 극한 등반, 전설적인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와 함께 했던 가셔브룸Ⅰ,Ⅱ봉의 연속 등정, 안나푸르나 북서벽에서의 목숨을 건 싸움, 산 위에서 마주친 죽음 등을 우리에게 적나라하게 들려주고 있다. 또한 우연과 운에 힘입어 벗어날 수 있었던 위험한 상황들, 정상에서 등정하지 못한 채 실패로 끝난 원정들과 자신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 한계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 등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평생 산 동지였던 라인홀트 메스너, 미흘 다허, 프리들 무트슐레히너 등의 글이 수록되어 있으며, 글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많은 사진들은 이 책을 돋보이게 한다.
한스 카멀란더․박규호 번역․270쪽․5월10일․9천원․랜덤하우스 중앙
난, 꼭 살아 돌아간다
1991년에 도서출판 산악문화에서 발행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친구의 자일을 끊어라》를 다시 잘 다듬어서 재출간한 번역서이다. 등반의 과정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도덕적, 인간적 딜레마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영국의 조 심슨의 생존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자, 영화 <타칭 더 보이드>(touching the void)가 그 원작이다. 저자는 남미의 시우라 그란데에서 외로움과 죽음과의 72시간에 걸친 사투를 통해, 쓰러져 피할 수 없는 종말을 앞둔 인간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조 심슨․정광식 번역․271쪽․7월5일․9천8백원․예지
남극의 대결, 아문센과 스콧
남극 정복을 둘러싸고 벌어진 두 남자의 치열한 도전과 정복, 그리고 좌절을 생생하게 담아낸 논픽션이다. 노르웨이인 로알 아문센과 영국인 로버트 팰컨 스콧의 남극점 정복을 위한 대결은 아주 유명하다. 그들은 '최초'로 남극점을 정복하겠다는 열정으로 영하 40도의 혹한과 눈과 얼음, 눈보라를 뚫고 미지의 백색 대륙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그러나 한 사람은 승자로 기쁨과 명예를 얻었고, 한 사람은 패자로 실망과 좌절, 그리고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어려서부터 북극을 정복하는 것이 꿈이었다는 야심찬 소년 아문센은 1909년 9월 6일 남극점을 최초로 정복하는 데 성공한다. 똑같은 목표를 가지고 남극을 향하여 출발했던 스콧은 1912년 11월 꽁꽁 언 시체로 발견되지만, 그는 4주의 오차를 두고 아문센의 노르웨이 국기 옆에 필생의 힘을 다하여 영국 국기인 유니언 잭을 꽂는 데 성공한다. 출신도, 교육도 그리고 성격도 모든 것이 뚜렷하게 상반되는 아문센과 스콧이 벌이는 인류 역사상 가장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던 대탐험극을 소개한다.
라이너 K.랑너․배진아․284․65․15․생각의 나무
남기고 싶은 우리의 지리이야기
평생을 한국의 지리학 연구와 교육에 몸담아온 고려대학교 권혁재 명예교수의 애정어린 지리 이야기이다. 저자는 자연지리 중에서도 지형학을 전공했는데, 주제가 상당히 다양한 듯하나 모두 우리의 자연과 생활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우리가 무심히 딛고 서 있는 이 땅은 알고보면 궁금증 투성이이지만, 이해하기 쉬운 면이 더 많다. 이 책에는 권혁재 교수가 강의실 밖에서 전하는 한국의 산과 들, 해변에서 길어올린 우리 삶터에 관한 서른 한 편의 신선하면서도 따뜻한 에세이가 담겨있다.
권혁재․264쪽․5월15일․1만2천원․도서출판 산악문화
낮은 산이 낫다
이 책에는 한 때 독보적인 산악인이었던 중년 여성이 시골 삶의 텃밭에서 일군 다정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자연과 이웃과 아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일상이 몸을 낮추게 하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의 실감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저자의 삶에서 소소하게 접하는 일상은 모두 소박하고 정겹다. 처음 시골에 내려와서 고생스럽게 녹차를 만들던 기억, 고무신에 얽힌 웃지 못할 이야기들, 저자가 운영하던 사랑방 형식의 찻집 ‘백두대간’에서 대동여지도를 떼어내야 했을 때의 아픔, 많이 베풀면서 자꾸 더 해주려고 하는 이웃 등, 저자가 자연 속으로 돌아가 느끼는 감정들과 생각들을 편안한 목소리로 들려주고 있다. 봄이면 찻잎을 따고 덖고, 산에서 나물을 캐고, 가을이면 장을 담그는 그녀의 일상이 더 이루고, 더 가지려는 욕망에 놓쳐온 삶의 ‘실감’이 무엇인지 청정채소 같은 저자의 글이 증명한다. 새롭게 그녀의 화두로 떠오른 ‘입산’에 대해 ‘등산’과는 어떤 거리가 있는지 궁금하다.
남난희․256쪽․6월28일․9천8백원․도서출판 학고재
내 속에 산을 얻었으니
저자는 산을 단순한 풍류감상으로만 오르지 않고, 산에 작용되는 섭리가 곧 우리의 삶을 이끄는 근원임을 탐구하고 그 깊이와 용도를 깨우쳤다. 30여 년을 그렇게 하다보니 산의 구조와 작용을 볼 수 있게 되어 산에도 사람처럼 품위와 관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풍수지리의 진의를 깨달아 삼각산의 풍수지리, 역사고증, 인생의 통찰을 담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는 삼각산의 수많은 암벽과 능선을 오르내리며 죽음과 맞서 싸우고 감동에 떨면서, 고도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글만이 살아있는 글이라는 일념으로 등반 기록을 남겼다. 사계절의 변화무쌍한 산의 모습, 지나는 길에 서 있던 소나무 한 그루, 무심코 밟고 지나간 풀 한 포기, 잠시 기대고 섰던 작은 바위 하나에 이르기까지, 삼각산의 자연은 그에게 산을 인생으로 깨우치게 한 절실한 화두였고 오묘한 진리였다. 42살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삼각산을 13년 동안 1200회도 더 오르면서 예정된 운명처럼 글쓰기에 도전했다.
신용명․343쪽․2월28일․13,900원․도솔출판사
네안의 정상을 찾아라
미국의 중견 클라이머인 저자는 자신의 등반 경험을 우리들이 매일 부딪치는 일상생활의 장으로 끌어내고, 거기서 얻는 교훈들을 삶과 비즈니스에 응용 가능한 참신하고 유용한 전략들로 승화시켜 준다. 트랑고 타워(6,250m)를 60일에 걸쳐 등반하는 숨막히는 도전과 모험 이야기를 8개의 장으로 구성했다. 오를 산을 선택하는 과정부터 팀 구성, 암벽과의 대면, 험준한 지형 통과, 폭풍 이겨내기, 마지막 피치 올리기를 거쳐 정상에 오르는 과정에서 부딪친 목표 설정, 리더십, 의사 결정 등의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불가능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부딪친 생생한 현실과 그 속에서 얻은 지혜들을 각자가 처한 삶과 일터에 맞게 자유롭게 해석하고 응용하도록 유도한다. 책을 읽는 동안 등반의 한 팀원이 되어 함께 산을 오르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과 인생의 지혜를 터득하게 된다. 저자는 기업을 운영한 경험도, MBA 학위도 없지만 그의 풍부한 암벽등반 경험은 비즈니스 도전 과정과도 흡사하여 많은 기업들의 요청으로 강연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토드 스키너․김선희․323쪽․5월15일․1만원․세종서적
다시 쓰는 택리지 4 - 복거총론, 어디에서 살 것인가
이중환이 20여 년 동안 전국토를 발로 밟는 방랑생활 끝에 쓴 조선 후기 인문지리서《택리지》를 교본삼아 20년 간 답사 끝에 다시 쓴 문화역사지리서 시리즈이다. 이 시리즈의 4권 '복거총론-어디에서 살 것인가'편은 8도를 지역별로 개관한 '팔도총론'에 이어지는 시리즈의 후반부로, 우리 국토의 지리, 생리, 인심, 산수 등 4가지 테마로 구분하여 사람이 살만한 곳을 찾아가는 택리지의 본론이자 주제편이다. 우선 계거(시냇가에 살만한 곳)로부터 시작하여 강거, 즉 강변마을을 꼽았고 마지막으로 해거, 바닷가 마을을 꼽아 가장 살기 힘든 곳으로 말한다. 각 지역의 산 색과 지세, 들의 모양 등 산수와 풍수를 소개한다. 택리지의 복거총론을 저본으로 하고 전통 지리관의 방법에 의거하여 복거총론을 다시 쓰고 있는 저자가 발견하고자 한 것은 절망을 발견한 '택리지'의 이중환과 달리 희망이었다고 말한다.
신정일․395쪽․11월15일․1만6천원․휴머니스트
등산 교실-개정판
1996년 초판이후 세 번째 수정판. 초급자와 중급자를 위한 등산 입문서. 이 책은 등산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기초지식과 기술을 국내의 각 등산학교 정규반에서 가르치고 있는 교과 내용에 따라 분류하여 과목별로 정리하였으며, 각 과목 말미에 필요한 보조지식을 첨가하였다. 계절별로 등산시에 필요한 기술과 주의사항을 서술하였으며, 비교적 난이도가 높은 암벽, 빙벽, 설벽 오르기는 초보자의 시선에 맞추었다. 또한 '조난대책과 구급법'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하였다.
김법모․264쪽․4월20일․9천5백원․도서출판 산악문화
벌거벗은 산
인류 최초로 히말라야 8000 미터급 14 자이언트를 모두 등정한 전설적인 등반가 라인홀트 메스너. 그에게 낭가파르밧은 운명의 산이다. 히말라야 첫 등정이었던 그 산에서 사랑하는 아우를 잃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그 낭가파르밧에서 벌어진 죽음과 생의 장대한 오디세이를 담고 있다. 일기와 편지를 통해 당시의 정황을 세세히 재현했고, 과거의 사건들을 현재형으로 서술하여 절박했던 순간들을 실감나게 전하고 있다. 메스너는 당시의 고통스러웠던 상황들을 경험자와 관찰자의 입장에서 교차서술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사경에 처했던 처절한 걸음걸음을 함께 느끼게 한다. 이 책은 도전과 성공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죽음과 고통이 혼재된 절체절명의 순간을 담은 드라마다. 아우를 잃은 고통, 아우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비난 속에서도 견뎌낼 수 있었던 힘, 그리고 매스너 자신만이 알고 있던 진실에 관한 모든 것을 밝히고 있다.
라인홀트 메스너․김성진 번역․375쪽․10월30일․1만2천원․도서출판 이레
산 그리고 인간과의 만남
1967년 임업직 국가공무원을 시작으로 산림청의 울진, 양산, 춘양 국유림 관리소장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나무종합병원 이사로 활동중인 저자가, 35년간 산림공무원으로 재직해 오면서 스스로 산림공무원을 천직이라 칭하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외진 산모퉁이 한 자락에서 공사간에 겪었던 경험의 조각들을 모아보았다. 그의 손때가 묻어나올 듯한 이 책에는, 신규 발령을 받은 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산림공무원의 삶이 낱낱이 적혀 있다. 35년간 산림공무원으로 근무한 지은이의 숲 이야기이다.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며, 산불을 잡고, 도벌꾼을 쫓는 산림 공직자의 애환이 담겨 있다.
이용직․294쪽․3월31일․1만원․수문출판사
산마루에 서면 한그루 나무가 된다
저자는 현재 충주의 한 중학교 교사인데, 차를 몰고 산으로 가다가 한 2년쯤 산행 기록을 남겨보자고 맘을 먹었다고 한다. 산길을 걸으면서 나무와 새, 풀과 바위, 구름과 바람 등 산에 있는 모든 사물들에 관심을 가지고, 나무며 새 이름을 하나둘 알아가는 즐거움으로 산행을 계속했다. 2년 간의 산행기 60개 중 잔잔한 감동을 주는 22개를 묶어 책으로 만들었다.
신동준․314쪽․5월10일․1만2천원․도서출판 아침놀
산에서 살아남기
재미와 과학적 지식을 함께 얻을 수 있는 만화 서바이벌의 열 번째 시리즈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바이벌 고수들의 첩첩산중 탈출기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과학상식만화이다. 무대는 중국의 험준한 원시의 산이다. 모모는 아빠, 사촌 미미와 함께 중국 대륙 여행하다 비행기 추락사고로 조난을 당하게 된다. 독사와 같은 맹수의 위협, 낭떠러지, 계곡, 급한 물살 등 위험이 도처에 가득한 산 속에서 '과학상식'을 이용해 어려운 상황을 벗어난다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다. 어린이들이 만화의 재미를 만끽하면서 자연스럽게 과학상식을 배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단원 사이마다 '서바이벌 상식' 코너를 삽입해 본문에서 다룬 과학원리 개념을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글/류기운, 그림/문정후․204쪽․7월31일․8천5백원․아이세움
산이 거기 있었네
우리 동네 이웃집 아저씨 같은 지은이가 국내의 100개 산을 등정한다는 목표를 세운다. 전문 산악인과는 거리가 멀고 중년의 나이에 건강을 걱정하다가 등산을 시작한 것이다. 그는 그 목표를 3년만에 이루는데, 시간적 순서에 따라 산행 과정을 그려내면서, 힘들고 고생스러웠던 일, 등산로 가에서 뜨거운 국물을 후루룩거릴 때의 행복감, 정상에 올랐을 때의 뿌듯함, 월요일에 출근하자마자 어제 등정한 산 이름을 수첩에 적어나가는 일의 즐거움 등에 대해 풀어놓은 산악 수필이다. 이 책은 한 개인의 산행기를 통해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에 대한 자부심을 다시금 불러일으킨다. 누님인 성선희가 삽화를 맡았다.
성낙준글․성선희그림․255쪽․12월20일․9천원․(주)새로운사람들
산이 시를 품었네
이 책은 1980년대 중반 이후 이성부 시인이 쓴 '山詩'에 대한 글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시인의 시세계 일반에 대한 본격적인 평론도 실려 있고 인터뷰, 서평도 실려 있다. 또한 정한용, 박형준 등 이성부의 시로부터 영향을 받은 글들이 실려있다. 이성부가 광주 민주화 항쟁 이후로 시와 담을 쌓고 지내다가 산과 만나면서 다시 쓰기 시작한 산 시에 대한 글들을 묶어 소개하고 있다. ‘산이 시를 품었네’라는 표제어처럼 ‘산’의 발견과 함께 다시금 ‘시’를 발견하게 된 이성부 시인과 더불어 독자들 또한 산과 같은 시의 깊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은봉 엮음․288쪽․10월20일․9천9백원․책만드는집
산정만리
산을 노래하는 시조시인 한상철 시인의 3번째 시조집으로, 국내 최초의 해외 산을 주제로 한 시조집이라 할 수 있다. 기존 두 권이 국내의 산을 주제로 했다면 이번 것은 해외의 산을 그 소재로 삼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직접 한 걸음씩 내딛은 흔적을 단 세 줄의 평시조 한 수 안에 함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 시조집에는 시간을 오래 두고 정갈하게 모아놓은 시조 108수가 모여 있다. 세계의 산과 사원을 돌며 담아낸 이 시인의 시에는 인간의 참된 삶은 ‘참으로 비움’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찌들린 일상을 탈출하기 위해 시인은 세상의 산과 도시를 향해 무작정 떠난다. 세상의 마음을 노래하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한상철․169쪽․3월10일․1만원․도서출판 삶과 꿈
산책의 숲
이 땅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만나게 되는 '나무와 풀'의 친숙한 기운을 담아낸 소박한 산책 일기이자 자연 관찰의 기록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1년 동안의 자연 관찰 형식을 띠고 있지만, 저자는 20여 년을 청계산과 관악산을 가까이할 수 있는 곳에 살면서 이들 숲을 자주 찾았다. 그 산책의 과정에서 틈틈이 사색하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단정히 넥타이를 매고 양복을 입은 채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 2년에 걸쳐 숲을 오가며 정성들여 만든 그림과 글을 수록했다. 저자는 일과 시작 전 아침시간에 매일 구룡산 숲의 오솔길을 산책하고, 틈틈이 가벼운 사색의 기분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어느 날은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어느 날은 신문에서 옮겨 적은 식물에 관한 시 한 구절, 또다른 날은 식물원을 방문한 소감을 간략한 지도와 함께 온갖 식물들의 간략한 소묘들로 채워 넣었었다.
그것은 결코 책을 만들기 위한 기록이 아니었다. 마냥 좋아서 그렇게 한 것뿐이란다. 그러기에 그의 글과 그림들은 산길 한 귀퉁이 저 혼자 아름답게 피어 있는 야생화를 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산책하는 자의 아름다운 일기이다.
이순우․248쪽․5월20일․9천5백원․도솔출판사
샤모니 몽블랑 산군의 특선코스 23
유럽 알프스 하이킹 가이드북 시리즈 제1권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하이킹 지역은 대부분 샤모니를 기점으로 해서 2~3시간안에 다닐 수 있는 주변 코스다. 나머지는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3개국을 도는 뚜르드 몽블랑으로 웅대한 몽블랑 산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화려한 칼라사진과 개념도, 지도, 산행시간, 구간별 소요시간, 교통편, 접근방법, 코스 개요, 포인트 가이드 등으로 완벽하게 안내하고 있으며, 알프스 하이킹에 필요한 정보들을 부록에 수록하고 있다.
오가와 기요미․김연덕 번역․144쪽․7월30일․1만3천원․도서출판 산악문화
수직의 도전자
원본은 세계 2차대전이 일어나 기존의 모든 가치가 무너지고 나치 독일의 침략을 받아 프랑스 국민이 좌절감의 늪에 깊이 빠져 있을 1941년 알제리아에서 발표된 것으로, 이 나라 국가와 국민의 재기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소설이다. 1925년 샤모니 가이드들의 산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은 책으로 등산가인 저자가 경험한 산 속에서의 삶을 그린 자전적 소설이다. 알프스의 명 등산 가이드였던 세르베따가 드류봉에서 조난을 당한다. 그의 시신을 찾기 위해 구조대가 떠날 때 세르베따의 아들인 삐에르가 합류한다. 그러나 삐에르는 처참하게 추락하고 그 후유증으로 정신착란과 병마에 시달리게 된다. 결국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최고 산악인의 길인 가이드로 마침내 성공한다는 이 소설은, 당시 프랑스 국민들에게 희망을 북돋아 주어 안 읽어 본 프랑스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이 책은 1970년대 초 월간 <산>의 전신인 <등산> 잡지에, 옮긴이가 '자일의 톱' 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연재한 바 있다.
후리종 로슈․김영윤 번역․349쪽․6월30일․1만2천원․수문출판사
숲을 걷다 - 김영도 외 24인의 전문가와 함께
25명의 저자들이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의 학제간 교류를 바탕으로 자연과 인생에 대한 폭넓은 시야를 글로 풀어냈다. 그들이 '숲을 걷다'라는 주제로 하나가 되어 숲과 인간과의 관계를 여러 분야에 걸쳐 성찰하고 점검한 내용들을 담았다. 총 3개의 장으로 구성하여 '숲 바닥에 세워진 분해 왕국', '꽃으로 본 우리 땅의 풀과 나무', '세계의 허파, 키나발루 산', '자연 생태계를 위한 우리 고유의 산줄기를 찾아' 등의 내용을 담았다.
김영도 외 24인․423쪽․7월30일․1만8천원․수문출판사
시산
산을 사랑하고 문학을 사랑하는 산꾼들의 열정으로 창립된 시산 모임에서, 1년에 4회 계간으로 발행하는 유가지이다. 내용으로 정기 산행보고와 특집 시가 실리며, 회원들의 신작시․테마시․산행기․수필 등이 고정적으로 실린다. 1994년 창간하여 이번 겨울호가 통권 제45호이다.
한국산악시동인 시산․190쪽․8천원․계간
시킴 히말라야 - 히말라야의 진주
수원에서 진단방사선과 개원의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히말라야의 풍광과 인연 속에서 삶과 죽음의 의미를 반추하고 현재의 존재를 비춰 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시킴(Sikkim)은 불교도의 나라, 즉 佛國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히말라야는 8천 미터가 넘는 봉우리를 여럿 거느리고 있다. 이 중에 불교적인 의미를 가진 유일한 고봉이 캉첸중가이다. 캉첸중가를 주산으로 그곳에서 흘러내리는 산세를 따라 포진하고 있는 아름다운 왕국인 시킴은, 동부 히말라야의 진주이며 티베트 불교의 손모음 안에 있다. 오랫동안 문호를 닫고 외부에 공개되지 않다가 최근 개방되어 더욱 신비함을 불러일으킨다. 시킴 히말라야의 하루하루,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 삶과 구별되지 않는 불교 이야기가 필자의 범상치 않은 체험과 반죽이 되면서 진죽하게 이어진다.
임현담․415쪽․5월25일․1만5천원․도서출판 종이거울
신 산경표
한반도 모든 산의 족보를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한반도의 산줄기와 물줄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우리 동네 앞산이나 뒷산이 한반도 지형의 근간을 이룬 백두대간의 어디에서 분가했는지, 어느 하천을 가르고 솟아 있는지를 이해하기 쉽도록 편집한 지리서이다. 전통지리개념인 '산경표'의 족보식 기술방법을 현대 지도(국토지리정보원발행 1:25,000 지형도)를 바탕으로 재평가 작업을 하고 그 결과를 재구성해 놓았다.
박성태․532쪽․8월30일․2만원․조선일보사
신의 산으로 떠난 여행
신과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곳, '히말라야'로 떠나 내면의 여행을 담은 책. 영적 순례와 생태 여행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작품으로 산업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성찰을 담고 있다. 히말라야의 설산 위에 있는 눈표범을 찾아나선 이 여행은 존재의 의미를 성찰하는 순례로 차츰 발전해나간다. 저자는 이 여행을 통해 '빛'을 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모든 소유욕을 버리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마음을 비우기 위해서는 단순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는다. 이를 통해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이하고 독특하고 불가해한 것들을 마주할 용기 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 수상작이다.
피터 매티슨․이한중 번역․421쪽․8월9일․13,500원․갈라파고스
실전 명산순례 700 코스
한 번 찾았던 산의 높이와 소재지, 등산기점, 하산기점 등을 정확하게 기억하여 누가 물어도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다는 저자는, 산행을 매년 70여 회 40여 년째 해오고 있단다. 그는 북한산만 무려 1천 회 이상을 올랐고, 그가 가장 좋아한다는 운악산은 50여 회를 올랐다. 1부에는 수십 년간 두 발로 산 구석구석을 찾아다닌 저자가 거듭된 답사와 철저한 검증을 통해 우리나라 명산의 700개 산행 코스를 상세한 지도와 함께 구간별 거리와 시간, 코스별 총 소요시간, 주요 기점의 표고 및 표고차, 각 코스에 이르는 주요한 지형지물 등을 상세히 도표식으로 정리하였다. 2부에는 우리나라의 산줄기, 산맥 지형도, 남한 5악, 북한의 주요명산, 세계 산악 그랜드슬램, 테마산행과 문화유적 등 종합정보 67종을 수록하여 즐거운 산행을 위한 알찬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홍순섭․532쪽․2월20일․2만원․깊은솔
실전 호남정맥 낙동정맥종주
남한쪽의 9개 정맥 중 가장 길고 유명 산들이 많아 인기가 있는 호남정맥과 금남호남정맥, 낙동정맥 등 대표적인 3개 정맥을 구간 나누기와 진입, 탈출로를 설명했으며 도로사정, 교통편 등 각종 등산정보를 제공한다. 호남정맥과 금남호남정맥, 낙동정맥에 필요한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1:50,000 지형도를 재구성하여 35장으로 재편집했고, 재편집한 지도목록을 남한 전도에 표기해 독자들이 찾아보기 쉽도록 했다. 호남정맥과 금남호남정맥에는 광양의 백운산을 비롯하여 조계산, 제암산, 무등산, 내장산, 장안산 등 500m가 넘는 명산들이 70여 개에 이르고, 낙동정맥에도 영남알프스를 비롯한 고산과 명산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정맥 종주가 아닌 일반 산행에도 매우 유용하다.
월간 <산> 편집부 편․340쪽․12월25일․3만원․조선일보사
영호남 제주의 50명산(개정증보판)
월간 <사람과 산>이 찾은 150명산 시리즈 2권으로 영․호남, 제주의 50명산에 대한 등산 정보가 들어있다. 이 책은 백두대간을 축으로 낙동정맥, 낙남정맥, 호남정맥을 아우르는 경상남북도, 전라남북도 그리고 제주도를 포함해서 화보와 충실한 안내로 읽는 산이 아닌 '보여주는 산'이 되도록 했다. 각 산의 위치도, 안내도 등산코스안내를 중심으로 기타 등산정보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면서 대상 산 주변의 주요관광지 역사 인문지리 그리고 산의 식물도 실려있다.
월간 <사람과 산> 편집부․261쪽․6월30일․1만8천원․도서출판 산악문화
오름 오르다
이 책에 실린 스물넉 장의 사진은 제주관광대 사진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오랫동안 제주도 오름을 주제로 사진작업을 해오고 있는 고남수 씨의 작품들이다. 함께 실린 스물네 편의 글은 월간 <현대문학>에 2004년 1월부터 12월까지 12회에 걸쳐 연재되었던 글과 미발표작을 모은 것으로 사진 에세이 집이다. 이성복 시인에게 오름의 모습은 여인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구비진 능선은 한껏 가랑이를 벌린 여인'으로, '붕긋한 배와 처진 가슴을 드러내놓고 잠자는 중년 여인'으로, '부푼 배와 젖가슴 사이로 끼어드는 검은 나무 행렬'로 비춰지는 것. 그리고 그것은 '부드럽고 느린 지느러미를 해묵은 슬픔처럼 늘어뜨리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글/이성복, 사진/고남수․248쪽․11월29일․9천5백원
왜 산에 가야만 하는가
한국산악문화협회 이사인 필자는 1969년 '한국산악회 설악산 훈련등반'에 참가했다. 그때 죽음의 계곡에서 눈사태가 일어나 훈련대원 10명이 희생당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필자는 그 자리에 있었어야 했는데, 다른 조로 변경되어 무사할 수 있었다. 흘러간 세월의 기억과 새롭게 산을 바라보는 마음을 정리해 66편의 시를 남긴다.
강신영․120쪽․8월30일․4천8백원․도서출판 산악문화
우리 겨레의 삶과 소나무
우리 나라의 소나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숲과 문화 총서 시리즈. 소나무가 우리에게 문화적으로 끼친 영향과 물질적인 주요 역할을 재조명하고,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줄어든 소나무 숲을 어떻게 유지하고 확장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솔, 솔숲, 솔그림전, 심포지엄, 학술토론회를 통해 발표된 기록들을 정리하였다. 전문가, 학자, 문학가들의 다양한 글을 소나무의 문화, 생태와 유전, 조성과 이용의 세 주제로 나누어 엮은 책이다. 숲과 문화 총서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는 숲과 문화 연구회는 2004년에 사단법인으로 인가를 받아 새롭게 출발하고 있다.
배상원 외․395쪽․9월17일․2만2천원․수문출판사
우이령 사람들
북한산국립공원의 삼각산과 도봉산 사이의 고갯길인 우이령의 확대포장을 막기 위해 모였던 사람들이 전국의 자연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지난 10년간 쏟았던 이야기들을 모은 책이다. 우이령보존회는 직업이 모두 다르지만 평소 산과 자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시민들로, 북학산국립공원이 도로로 인해 생태계가 단절되고 훼손되는 것을 더이상 볼 수 없어서 모여 그뒤 10년동안 다양한 자연보호 활동을 해왔다. 우이령 보존회 활동에 함께 해 주신 시민과 강원도 인제 진동리 주민, 동강가의 주민, 광릉내 주민, 끊임없이 격려와 참여를 해 주신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고자 하는 많은 분들께 감사를 전하기 위하여 그간의 일을 정리한 것이다.
우이령보존회․351쪽․12월9일․1만5천원․수문출판사
우중입산
건축사무소의 대표이사이자 산 사진을 찍은지 10년이 된 저자의 에세이 화보집이다. 백두산 설악산 북한산 등 한국의 산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저자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산은 언제든 쉽게 올라가서 작품을 촬영할 수 있는 그리 만만한 대상이 아니다. 산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 같지만 끊임없이 움직이며 변화한다. 새벽에는 장중한 모습을 드러내다가도 해질녘에는 그 새벽의 모습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책은 이렇듯 변화무쌍한 산의 모습을 10여 년의 세월 동안 꾸준히 담아온 사진가의 작품집이다. 큼직한 판형에 산의 아름다운 장관들을 시원스럽게 담아냈으며, 그동안 산사진을 찍으며 느껴온 바를 정갈한 문체로 전달하고 있다. 산 사진을 찍기 위한 저자의 노력, 산의 풍경, 산에 대한 사랑 등을 묘사해낸 글과 저자의 산 사진이 잘 어우러져 있다.
박웅․209쪽․5월27일․4만원․도서출판 당대
일천산의 시탑 2
조흥은행 지점장으로 근무하던 1990년 3월 시조 산행을 시작하면서, 1,400여 산을 오르고 1편에 이어 2차로 510개의 시조를 묶어 낸 山時調集이다. 한민족 5천년 역사에서 1천 개의 산시조를 작업했다는 사실은 경이로운 성과이다. 1천 산을 오른다는 것은 매주 빠지지 않고 20년간 산행을 해야하는 큰 작업이다. 시인은 칠순 때까지 산시조 2천5백 수로 5권의 전집을 묶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에는 500 산을 '낙동정맥의 산(80개)', '한북정맥의 산(30개)', '서울 경기의 산(30개)', '강원도의 산(100)', '충청땅의 산(50개)', '영남땅의 산(140개)', '호남땅의 산(80개)'으로 구분하여 정리하고 있다.
김은남․572쪽․10월9일․1만5천원․도서출판 정상
존 뮤어의 마운틴 에세이
존 뮤어는 1838년 스코틀랜드 던버에서 태어나 11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위스콘신주로 이민을 왔으며, 어릴 때부터 소로와 에머슨, 오두본 같은 자연주의자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1867년 한쪽 눈의 시력을 거의 잃을 뻔한 사고를 겪은 후 기계발명가라는 직업을 미련없이 버리고 오랜 시간 동경해 온 자연에 평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그는 100년이 넘는 역사와 60만 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미국의 자연보호 시민단체 '시에라클럽'을 창설했다. 등반가이며 환경윤리학자이고 산림학자로 평가받는다. 지칠 줄 모르는 호기심과 끈기로 자신이 '황야의 대학'이라고 표현한 자연을 연구하는데 평생을 바친다. 캘리포니아의 시에라네바다 산맥과 알래스카를 비롯 전세계의 산을 등반하며 많은 수필을 남겼는데, 그 가운데 11편을 엄선하여 편집했다. 회색 도시에 갇혀 사는 현대인들에게 산행이 선사하는 즐거움과 감동, 그리고 인간 영혼의 위대함을 전한다. 인간이 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산이 인간을 허락하는 것임을 일깨워 준다.
존 뮤어․리처드 F. 플랙 편저․연진희 번역․216․2월28일․1만원․눌와
철길따라 오르는 산
철도산행 종합 가이드북이다. 2004년 창립 40주년을 맞은 한국철도산악연맹(회장 한봉석)은 1984년 6월 경북 영주와 충북 단양에 걸쳐 있는 도솔봉을 시작으로 2004년 10월 전북 완주의 고덕산까지 20년간 등산열차 '철길따라 오르는 산'을 운영해 오고 있다. 열차를 이용한 상행을 즐기는 산악인들에게 편리하고 친절한 길잡이가 되고 있다. 철도를 이용한 전국의 50명산을 개관과 위치도, 산행사진, 산행코스, 소요시간, 숙박과 먹을거리, 열차 및 연계버스 시간 등의 최신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한국철도산악연맹 편․239쪽․12월15일․1만5천원․도서출판 산악문화
퀘스트 - 자연에 도전한 인간의 역사
인간의 본능 속에 잠재한 탐구의 욕망, 새로운 경지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다룬 논픽션이다. 20세기 후반의 대표적인 탐험들 중 주요한 성취가 이뤄진 것으로 평가되는 것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인류사에 획을 그은 모험과 탐구의 기록들은 땅속 깊은 동굴에서 바다, 사막, 강, 산, 남극, 북극, 창공까지 지구 위의 모든 험난한 자연을 포괄하는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박진감 넘치는 텍스트와 함께 극적인 상황을 감각적으로 포착한 사진들을 함께 담았다. 산 부문에는 안나푸르나 초등, 에베레스트 초등, 안나푸르나 남벽, 낭가 파르밧에 단독 도전한 라인홀트 메스너, 엘캐피탄과 창가방의 도전사가 소개된다.
크리스 보닝턴 편저․이정임, 정미나 공역․679쪽․5월10일․3만5천원․(주)생각의 나무
티벳
저자는 1998년 IMF 때 다니던 건설회사를 그만두고 퇴직금 탈탈 털어 티벳으로 향했다. 한겨울에 오지라 먹을 게 없거나 아니면 아주 비쌀지도 몰라서 커다란 배낭에 비상식량만 잔뜩 짊어지고 도착한 라사에는 티벳, 인도, 네팔, 서양식 요리가 가득 있었단다. 죠캉 사원을 갔을 때, 자주빛 승복을 두른 라마승들을 보며 자뭇 엄숙한 표정으로 인사를 했고, 활짝 웃는 라마승의 그 미소는, 그 순간부터 저자는 티벳 속으로 올인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인생도 그 순간부터 송두리째 바뀌었다고 한다. 티벳의 역사와 문화를 자세히 소개하고 티벳의 불교유적지와 여행 대상지 등을 초보자도 쉽게 찾아 갈 수 있도록 풍부한 사진과 지도로 안내한다. 티벳 가이드북의 결정판.
이은숙․223쪽․7월25일․1만2천원․도서출판 혜초
한국암장순례 - 남부권
7년 동안 70여 회에 걸쳐 등산 전문지인 월간 <山>에 연재한 기획물을 총정리한 국내 암벽등반 루트 가이드북 시리즈 중 남부권편이다. 남부권에 흩어진 암장을 통틀어 종합적으로 소개한 책이다. 우리나라 전국의 43개 산, 223개 암장에 개척된 2,556개에 이르는 모든 루트에 관해 세밀한 개념도와 함께 루트 이름, 루트 길이, 바위 형태, 난이도, 볼트 수, 소요 장비, 개척자, 개척년도를 포함한 상세 정보와 찾아가는 길 안내까지 수록했다. 또한 전국에 선구적 클라이머들의 열정과 정성으로 개척된 몇 천 개의 루트가 있으나, 루트 하나하나에 대한 정확한 자료 부족의 상황에서 이 책에 수록된 개념도의 90% 이상은 새로 그려 넣은 것이다. 루트 이름, 루트 길이, 난이도, 개척연도 등에 관한 정보는 편람식 도표를 만들어 한눈에 알아 볼 수 있게 정리했다.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직접 답사등반하면서 발로 쓴 생생한 취재기와, 살아있는 현황 정보를 편람식으로 수록했다.
김용기․381쪽․10월20일․3만원․조선일보사
한국암장순례 - 중부권
국내 암벽등반 루트 가이드북 시리즈 중 중부권편이다. 중부권에 흩어진 암장을 통틀어 종합적으로 소개한 책이다. 수도권의 북한산, 서울안산, 도봉산, 양평 소리산 , 안산 수리산, 강원권의 설악산, 원주 근교의 암장들, 충청권에서 조령산, 계룡산, 청원군 미원, 제천 작성산, 화양구곡의 암장을 소개한다.
김용기․352쪽․10월20일․3만원․조선일보사
(2)무가지
03/04 아콩카구아 원정보고서
2003년 12월 19일부터 2004년 1월 12일까지 7대륙 최고봉 등정을 목료로 한 3명의 대원이 아콩카구아 북면으로 등반을 시도해 등정에 성공한 보고서. 남미에서의 등반과 아콩카구아에 대한 총괄적인 소개가 돋보인다. 저자는 현재 서울시 지하철 2호선 승무선으로 지하철공사산악회 수석총무와 용오름 산악회 초대 회장, 구산회 회장을 역임하고 서울시산악연맹 이사로 활동 중이다. 일본 북알프스와 후지산, 대만 옥산, 말레이지아 키나발루, 러시아 엘부르즈 북면(국내초등)을 등반했고 1999년에 백두대간을 구간종주로 완주했다.
이용주․118쪽․5월31일․디자인메카
2004 계명대학교 에베레스트 원정대 등반보고서
2004년 3월 15일부터 5월 28일까지 배해동 원정대장 외 6명의 계명대산악회 대원이 75일간 에베레스트 북동릉에 도전한 기록이다. 두 명 등정 후 하산하다 둘 모두 사망했고 구조하러 올라간 대원 1명도 사망한 비극의 보고서이다. 계명대학교 총장, 대구경북학생산악연맹 회장, 원정대장이 세 악우를 추모하는 글과 조시, 고인약력, 사고일지, 사고수습, 사고분석, 원정평가 등을 소개한다.
2004 계명대학교 에베레스트 원정대․110쪽․7월30일
2004 영남대학교산악회 알프스원정대
대구지역 단위대학 최초의 재학생 단독 알프스 원정을 목표로 2004년 6월 30일부터 8월 19일까지 아이거 북벽과 몽블랑 산군을 등반하고 돌아온 영남대학교산악회 알프스 원정대의 보고서이다. 몽블랑을 비롯하여 그랑죠라스북벽의 캐신 루트와 쁘띠죠라스 서벽의 아누크 루트, 에귀디미디의 코스믹 리지, 드류 서벽의 프랑스 루트, 가이앙 암장 등에서 등반을 마쳤다. 올칼라로 편집되었는데 각 부문별 보고가 충실하다.
영남대학교산악회․101쪽․9월30일
2004 청죽 힌두쿠시 등반보고서-꿈과 희망을 찾아 떠나는 즐거운 등반대
청죽산악회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꿈과 희망을 찾아 떠나는 즐거운 등반대'(대장 심권식)에서, 2004년 6월 25일부터 8월 3일까지 40일간 파키스탄 히말라야의 무명봉(6,150m)과 가르무시(6,244m)를 등반한 보고서이다. 두 봉 모두 기상 악화로 등정은 못하고 힌두쿠시 지역의 등반 가능성을 확인하는 성과를 올렸다. 보고서에는 화보와 원정대 개요, 등반운행 기록, 각 부문별 보고, 훈련일지가 실렸고, 이슬라마바드와 길기트 등 힌두쿠시 지역을 소개했다. 특히 '의료보고'와 '등반장비와 막영구의 사용결과'는 내용이 충실하고 뛰어나 타 등반대에게도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등반대장이 쓴 등반일기는, 이제까지의 여느 등반기록과는 달리 대원들간의 불화와 갈등, 등반진행상황 등을 중간 여과없이 솔직하고 성실하게 기록하고 있어 많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꿈과 희망을 찾아 떠나는 즐거운 등반대․90쪽․12월18일․청죽산악회
2004 한국청소년 오지탐사대 종합보고서
사단법인 대한산악연맹에서는 우리의 젊은 산악인들이 전세계의 오지 산악지대와 미지의 등반 대상지를 탐사하여진취적 기상을 고취하고, 등반대상지의 폭을 넓혀 산악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자, 전국의 16개 시도산악연맹 산하의 청소년 산악인을 주축으로 탐사대를 구성하였다. 총 70명의 대원이 2004년 7월 20일부터 8월 10일까지 타지키스탄의 파미르 고원 알라이 산맥과 중국 서부 사천성 캉딩 지구,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해안 산맥, 멕시코 푸에블라 산군, 뉴질랜드의 남알프스 산군을 성공적으로 탐사하고 돌아온 보고서이다.
대한산악연맹 학술정보위원회․336쪽․12월30일․사단법인 대한산악연맹
거창의 명산
교통망이 발달되기 전 다른 지역에서 거창으로 발령이 나면 심심산골이라 낙심하여 울고, 부임하여 살다보면 산 좋고 물 좋으며 인심 좋아 다시 타지로 전근 발령이 나면 떠나기 싫어 사표를 낸다고 해서 '울고 왔다 울고 가는 고을'로 통하는 거창군 50개의 명산을 소개한다. 건흥산 아홉산 망실봉 금귀산 보해산 불영산 희대미산 양각산 거말산 등 산의 전체적인 개관 해설과 산행코스 샘터 유적지 명소 교통정보 등을 정리했다.
정태준․248쪽․6월30일․거창문화원
대동여지도(영인축쇄판)
월간 <산> 창간 35주년 기념 별책부록이다. 1861년 고산자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를 85% 축소해서 126면 전부를 소개했다. 이밖에 대동여지도 지도유설(大東輿地圖 地圖類說)을 황의열(성균관대학교 강사) 씨가 번역했고, 대동여지도와 고산자 김정호에 대해서는 양보경(성신여대 지리학과) 씨가 해제를 첨부했다. 김정호는 다량의 인본을 위해 목판에 이 지도를 판각했다. 목판은 가로 40 cm, 세로 28cm 크기이고, 총 판수는 126판으로 이 중 지도는 120판이다. 이 영인축쇄판은 故 이우형 선생이 1985년에 복간한 대동여지도 영인본을 85%로 축소하여 제작한 지도로, 체제는 대동여지도 원본에 충실하도록 했으나 독도와 이용의 편의를 위해 현대 지도책에서와 같이 색인도와 난외주기를 부기했다.
월간 <산> 편집부․6월1일․조선일보사
대산련
사단법인 대한산악연맹이 매달 발행하는 소식지로, 중앙연맹 소식과 각 시도 연맹 및 가맹단체 소식이 상세히 실려 있다. 회보 및 신간안내 등이 꾸준히 소개되고 있으며 각 시도 연맹 경기대회 결과 및 등산학교 모집 등도 소개된다. 12월호가 통권 제78호이다.
(사)대한산악연맹․24쪽․월간․매월 5일 발간
등산 가이드
전남 장흥의 제암산․사자산․산비산․천관산 등과 그 외 9곳의 산이 소개 되어 있다. 코스 및 시간이 상세히 안내되어 있고 교통편․볼거리․잘데와 먹을데․5만분의 1지도가 포함되어 있다. 월간 <사람과 산> 2004년 6월호 별책부록이다.
월간 <사람과 산> 편․56쪽․6월1일
명악(제2권/2004년)
명지대학교 산악회의 연보이다. 2003년에 있었던 각종 산악회 행사와 등반활동 등을 정리했고 회원들의 산행기와 문단, 기고 등으로 구성되었다. 원정보고로 사토판스와 요세미티, 울타르 2봉이 있고, 번역물 'by fair means'가 있는데 수준작이다.
명지대학교 산악회․164쪽․2월1일
명악회 30주년 기념집
명지전문대학 산악부 창립 30주년 기념집으로 명악의 30년사가 칼라 화보로 실려 있다. 명악회의 연혁․추억의 산행․그때 그 시절․그때 그 추억의 동․하계․맥킨리 원정 리포트․03학번 YB들의 이야기․30기 우리들의 이야기․국내외 등반․트레킹 등이 소개 되었으며 등반 상식과 책 소개, 회원 주소록이 실려 있다.
명지전문대학 산악부․202쪽․5월1일
백두대간 종주기
2003년 8월 10일부터 2004년 10월 24일까지 총 22명이 34구간에 걸쳐 완주한 백두대간 종주 산행 보고서이다. 원주와 제천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산악회에서 안내산행으로 진행되었는데, 45명으로 출발하여 22명이 완주했다.
원주백두대간산악협회․258쪽․11월16일
백두대간 종주기
대구대학교 교직원산악회는 1995년 4월 15일 속리산 문장대에서, 대구대학교 교직원 4명이 창립총회를 열어 발족하였다. 1999년 1월9일부터 시작된 백두대간 종주는 2004년 7월10일 진부령을 끝으로 57개 구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참가 회원들이 돌아가며 산행기록을 했는데 풋풋한 정이 돋아나며 즐거운 종주산행을 전한다.
대구대학교 교직원산악회․142쪽․11월1일
별들의 산행 2003
군성산악회에서 매년 발간하는 연보로, 역대 임원 및 조직도․2003년 산행 내역․2004년 산행 계획․다시보는 2003화보 등이 실려 있다. 별들의 이야기에는 회원들의 시, 산행기 등이 소개 되었으며 월별 회보 및 지도 모음이 정리되어 있다. 각종 현황에는 보유 비품 목록과 산행 참가 기록이 회원별로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군성산악회․92쪽․1월9일
산
사단법인 한국산악회에서 매달 발행하는 소식지로, 산악 칼럼․알파인 에세이․산길 벗길․설악산을 다시 본다․건강 등산교실․해외산악계 소식․산악 신간 안내․회원 문예․한산의 이모저모 등이 고정적으로 실리며, 회관건립기금 모금현황도 소개된다. 12월호가 통권 제145호이다.
(사)한국산악회․16쪽․월간․매월 1일 발간
산사랑
우리의 산을 온전하게 지키고 보전하여,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주기 위한 역할과 활동을 하는 한국산지보전협회의 회보 창간호이다. 한국산지보전협회의 창립 배경은 다음과 같다. 산은 문화와 휴양의 중심지이고 물, 에너지, 생물, 다양성, 자원의 보고로 역할을 해왔으나, 계속되는 개발과 도시화, 인구증가 등으로 파괴의 위협에 놓여져 황폐화 되어가고 있다. 과학자들은 산림파괴가 지구 온난화의 주요원인이라고 주장한다. UN은 2001년 '세계 산의 해'를 선언하면서, 산은 지구의 모든 생명에게 중요하며 산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산으로부터 혜택을 받고있는 사람들의 복지를 보장하자는 것이라고 하며, 후손들에게 풍부한 자원을 제공해 줄 산을 잘 가꾸고 보존하는 것이 전 인류의 공통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국제적 추세에 맞춰, 민간부문에서 산사랑 국민운동을 추진할 수 있는 법인체 설립방안이 논의되었고, 당시 국회에 계류중인 산지관리법 46조 설립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2004년 3월 15일 창립총회를 거쳐 한국산지보전협회가 출범하게 되었다.
한국산지보전협회․146쪽․7월15일․계간
산서 제15호
한국산서회는 산악문화의 뿌리를 찾고 연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1986년에 창립된 산서 동호회이다. 산과 등산 관련 도서, 문헌 등을 발굴하고 우리나라의 산악문화를 향상시키기 위해, 산악 서적의 저자, 출판인, 산악인 등 12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산서회에서는 매년 연보로 <산서>를 발행하고 있는데 이번 호는 설악산 특집이다. 옛사람들의 설악산 산행기록(내설악과 외설악) 두 편(1700년대)과 설악산 지명, 설악산 지도의 변천사, 설악산국립공원의 역사와 발전방향, 지형과 지질, 멸종위기식물, 등반사, 조난사고 유형분석, 설악산도서 등을 각계 전문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또한 1969년 설악산 10동지사고 당시, 훈련대장이던 故 이희성대장의 1962년 동계 십이선녀탕 등반기가 발굴되어 발표되었다. 특히 최선웅씨의 설악산 지도변천사는, 1530년대 지도에서부터 최근의 디지털 영상기법으로 제작된 지도까지 칼라로 편집되었는데 사료적인 가치로 돋보인다.
한국산서회․290쪽․12월13일
산악연감(제5호/2004년)
사단법인 대한산악연맹이 매년 발간하는 연보이다. 2003년에 열렸던 중앙 연맹과 각 시도 연맹의 각종 행사와 사업을 정리하고, 해외 원정보고와 2003년 국내외 산악계를 결산했다. 특집으로 에베레스트 초등 50주년과 산악스키, 한왕용의 8천 미터 14개 완등을 다루었다. 원정보고에서 파키스탄 쿠냥츠히시 동봉과 가셔브룸 1,2봉 등반기록, 중국의 양모르 당제전라, 로체샬, 티벳 에베레스트 등반 기록이 소개되었다. 특히 논문으로 소개된 김진성 씨의 한국원정대 조난사고 유형 분석은 돋보인다.
사단법인 대한산악연맹․416쪽․4월17일
산에서의 안전대책
재미대한산악연맹에서 교포 산악인들의 안전 산행을 위해 펴낸 지침서. 등산 인구가 증가하면서 등반 사고도 비례해서 발생하고 있는 시점에, 산에서의 사고와 응급처치 요령들을 소개한다. 산악사고의 원인, 인공호흡과 심장 마사지, 진단과 각종 처치요령, 구급약, 조난대책, 구조활동 등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재미대한산악연맹․90쪽․12월20일
산이좋아
올바른 등산문화의 정착과 등산인구 저변확대(특히 여성과 젊은층), 삶에 활력을 주는 이야기, 등산 매니아들의 동참, 산의 언론 역활, 2%의 나눔을 기치로 내세우며 타블로이드판 월간지로 창간했다.
월간 산이좋아 편집부․20쪽․9월20일
산채(2003년)
대구의 팔공산악회에서 매년 1회 발행하는 연보이다. 과거의 산행기록이 이채롭고, 현재의 산악회 활동과 행사 등을 상세히 정리하고 있다. 산행일지를 정기등반기, 팔공연산 합동등반기, 창립등반기, 추모등반기, 낙동정맥종주등반기, 교육등반기, 동하계등반기, 기타등반기로 나누어 소개했고, 맥킨리 등반 관련자료를 정리했다.
팔공산악회․340쪽․2월28일
서울산악
서울시산악연맹이 1년에 4회 계간으로 발행하는 소식지로, 연맹 소식 및 회무보고․서울시산악연맹의 행사계획․산악계 소식․산악칼럼 연재․현장 취재기․가맹단체 탐방․서울산악이 만난 사람․온가족이 함께 읽는 산악동화․인공암장 소개․가맹단체 회원 등반기․서평 및 신간안내 등이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이번 겨울호가 통권 제92호이다.
서울시산악연맹․60쪽․계간
석탑
한국방송대학교 산악부에서 매달 발행하는 회보로 회원들의 산행기가 알찬 편집으로 돋보이고, 산악부의 각종 행사와 활동, 집회일정 등을 소개하고 OB 소식과 공지사항 등을 전한다.
한국방송대학교 산악부․21쪽․월간․매월 29일
숲과 문화
1992년 창립하여 2004년에 산림청 산하 사단법인으로 등록된 숲과 문화 연구회에서 발행하는 격월간 회보이다. 나무와 숲, 인간과 숲, 환경과 숲 그리고 문화와 숲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주고받으며, 이에 대한 새로운 인식들을 검토하고 정리하여 숲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우리의 삶에 기품을 더해줄 수 있도록 하며 먼 훗날까지도 가치있는 기록으로 남길 것을 취지로 설립. 숲은 생명의 모태이자 문화의 요람으로 생명주의, 상생주의, 미래주의, 문화주의를 기본이념으로 하고 있다. 세계 도시숲 순례, 문학속의 숲, 역사 속의 숲, 옛 사람의 명산 유람, 숲 여행, 아름다운 숲 탐방, 숲그림 에세이, 명목순례, 산림문화계 소식 등을 다룬다.
사단법인 숲과 문화 연구회․134쪽․9월1일
安岩 제12호
고려대학교 안암산우회가 매년 발간하는 연보이다. 회원들의 기고로 편집된 논단․여행 및 산행기․문원․시․특별기고 등이 실려 있다. 기록 사진과 산행일지 수상자 명부와 역대 임원명단․2002년 4월 부터의 2년간의 등반 기록․안암 산우가 등이 소개되어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산우회․126쪽․6월17일
얄룽캉 원정보고서
1989년 8월 7일부터 10월 31일까지 86일간 캉첸중가 산군의 얄룽캉(8,505m) 봉 등정에 성공한 치악산악회의 원정등반 보고서이다. 심영학 단장 외 7명의 대원들은 남동벽에 도전해 서강호 대원이 8천미터급 자이언트 최연소 등정(당시 24세)과 강원도 최초의 8천미터급 자이언트 등정, 남동벽 한국 초등의 기록을 남겼다. 15년만에 지각 발간하게 되었는데, 이 보고서에 나오는 빛바랜 사진들이 더욱 정겹게 다가온다.
치악산악회․102쪽․6월30일
엑셀시오
종합적인 산악 학술지를 지향하는 한국대학산악연맹의 연보이다. 기획기사로 할머니집 도봉산의 명소 찾기와 저압 저산소 트레이닝 센터, 설악산 조난사가 있다. 해외원정등반 기록에는 에베레스트 즐거운 원정대 마침표를 찍다(인하대학교), 얄룽캉 8000m 긴장의 기다림(한국외국어대학교), 와스카랑 교대 산악반의 깃발을 휘날리며(서울교육대학교), 에베레스트 단독 생존을 위한 사투(오은선), 무즈타그아타 하얀 장막에 사라진 파랑새(서울대학교 문리대) 등이 있다.
한국대학산악연맹 학술분과위원회․222쪽․12월4일
오를뫼(통권 제24호/2003년)
대구의 오를뫼산악회에서 매년 발행하는 연보이다. 1년간 회원들의 모든 산행기록과 산악 수필, 행사와 활동, 각종 산악관련 자료 수집과 분석 기사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대한민국 해외원정등반 조난 약사는 돋보이는 자료 정리이고, 전국 마라톤대회 참가기는 4편이 소개되는데 흥미진진하다.
오를뫼산악회․195쪽․1월15일
오를뫼산악회 20년사
1984년에 창설된 (사)대한산악연맹 대구광역시연맹 소속 대구 오를뫼산악회의 20년 산악회 역사를 집대성했다. 산악회의 역사를 화보로 정리했고, 모든 국내외 산행과 행사를 기록으로 남겨 그 의미가 매우 크다. 단위 산악회에서 이 정도의 방대한 기록을 충실하게 모두 남겼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이고, 또한 미래 한국 산악계의 비전과 희망을 제시해준 역작이다. 특히 대구 경북지역 산악회의 해외 원정사와 대구광역시 산악단체 회지 발행 현황, 대한민국 해외원정등반 조난약사 등의 사료적 가치는 독보적이다.
오를뫼산악회․938쪽․7월15일
우리가 오른 초오유 - 2003 여수초오유원정대 보고서
2003년 8월 15일부터 10월 5일까지 전남 여수의 향암산악회에서 민상기 대장 외 6명의 대원이 초오유(8,201m)를 북서릉으로 등정해서 성공한 보고서. 지방의 단위산악회에서 이룬 등정으로 의미가 있고 극지법으로 1차 2차 도전에 2명의 대원이 등정에 성공했다.
2003 여수초오유원정대․147쪽․2월20일
자연과 사람을 어우르는 속리산 이야기
국립공원 중 여섯 번째로 지정된 속리산은, 소백산에서 내려온 백두대간 줄기를 덕유산으로 이어주면서, 주요 식수원인 한강과 금강, 낙동강의 발원지가 되고 있다. 예로부터 대한8경의 하나로 불릴 만큼 빼어난 절경으로 유명한 속리산은, 동식물의 훌륭한 서식지로 많은 전설과 설화, 역사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국립공원은 생태교육과 학술연구는 물론 마음의 안정과 여유를 제공하는 곳으로 잘 보존해서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할 생태계의 보고이다. 이 책자는 이러한 국립공원을 보다 소중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취지아래 제작된 속리산 탐방 가이드북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속리산사무소․70쪽․12월1일
전국 알려지지 않은 산 Best25
수도권과 강원․충청권, 영․호남권 등으로 나누어 전국의 잘 알려지지 않은 산 25곳을 엄선하여 소개한다. 교통편과 잘데, 먹을데가 소개되어 있고, 각 산의 5만분의 1 지도가 포함되어 있다. 월간 <사람과 산> 2004년 3월호 별책부록이다.
월간 <사람과 산> 편․110쪽․3월1일
제천의 명산
소백산을 지나온 백두대간은 대미산과 꼭두바위봉, 마골치로 이어지면서 제천 남쪽 끝자락에 성벽처럼 높게 솟아난다. 이 산줄기는 경북 문경과 경계를 이루고 동쪽은 단양, 서쪽은 충주, 북쪽은 원주와 접하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이 도시는 산의 도시 제천이다. 제천의 명산 30개를 국립공원의 산, 청풍명월의 산, 제천을 지키는 산, 청풍호반의 산이라는 4개 주제로 나누어 가이드한다. 코스와 산행 소요시간, 교통, 숙박, 명소와 칼라 등고선 지도로 자세히 안내한다.
제천시․12월31일․303쪽․도서출판 산악문화
청소년 백두대간 생태탐방보고
사단법인 한국산악회 산악연수원에서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백두대간 실지답사를 통한 자연생태계의 관찰과 자연보호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매년 여름 백두대간 생태탐방을 실시하고 있다. 2004년 8월 1일부터 6일까지 백두대간을 지리산, 덕유산, 속리산, 소백산, 태백산, 오대산, 설악산 등 7개 권역으로 나누어 학생 211명, 지도강사 74명, 도우미 57명의 조직으로 도상거리 약 345km를 탐방허한 보고서이다. 청소년들은 이 생태탐방을 통하여 자연환경 및 국토의 소중함, 백두대간 보존의 필요성을 체험하고 다양한 문화체험과 인내력과 협동심을 배양한 교육적 효과를 거두었다.
(사)한국산악회산악연수원․207쪽․12월30일
코락
코오롱등산학교 동문회에서 1986년부터 매달 발행하다가 172호부터 계간지로 발행된다. 등산학교 졸업등반기와 원정등반기․코락이 만난 사람․강사 페이지․등반기술안내․졸업기수 주소록․어떻게 지내십니까? 등이 꾸준히 실리고 있다.
코오롱등산학교 동문회․32쪽․계간
팔공산(신년호)
(사)대한산악연맹 대구광역시산악연맹에서 격월로 연맹과 가맹단체의 행사와 활동 사항, 산악계 뉴스 등을 정리하여 소개하는 회보이다.
대구광역시산악연맹․16쪽․1월10일
한국산악(제23권/2003년)
사단법인 한국산악회에서 2003년에 있었던 각종 행사와 활동사항을 소개하고 한국산악계 동향과 논단 등을 소개한 연보이다. 특집으로 에베레스트 초등 50년과 등산학교의 미래를 다루었다. 에베레스트 초등 전후 세계 산악계의 동향과 초등의 의의, 에베레스트 15개 초등 루트와 등반사, 한국의 에베레스트 등반사, 신기록과 진기록, 에베레스트 등반의 현재와 미래 등을 정리했다.
(사)한국산악회․351쪽․2월28일
한라산(제12호, 제주산악회 창립 40주년 특집호)
제주산악회에서 창립 40주년을 맞아 매년 발행해 오던 회보 제12호를 특집호로 꾸몄다. 40년을 총결산하는 다채로운 내용으로 편집되었다. 기획좌담의 '제주산악회 40년을 말한다'와 '창립회원을 말한다'가 있고, '케이블카를 생각한다'와 '한라산 다시보기'가 돋보인다. 그때 그사람에서는 제주문화의 씨앗을 심은 선각자 홍정표, 잊지못할 산사나이 한라산박사 부종휴, 오름 나그네 김종철, 바람처럼 살다간 이우형, 정상의 산사나이 고상돈 등을 소개한다.
제주산악회․406쪽․7월10일
한산 대구(2003년)
(사)한국산악회 대구지부에서 매년 1회 발행하는 연보이다. 회원들의 산행기와 해외 원정 등반기, 현재의 산악회 활동과 행사, 회무기록, 산행기록, 회계기록 등을 상세히 정리하고 있다. 이외에 제3회 백두대간 산림생태탐방 보고서, 파키스탄 카라코람 히말라야 탐방보고서, 용지봉(629m)일원 산행 안내서도 소개한다.
(사)한국산악회 대구지부․200쪽․2월20일
호남정맥 16구간 종주 지도집
호남정맥 종주를 위한 개념 정의․종주등반에 나서기 전 알아둘 것들․종주에 필요한 지형도 등이 소개되었다. 구간 고도표․산행 거리표․길 찾기 주의할 곳․잘데와 먹을데․교통․GPS좌표 등이 구간별로 자세히 안내되고 있다. 부록으로 16구간별 등산지도 16매가 포함되어 있다. 월간 <사람과 산> 2004년 5월호 별책부록이다.
월간 <사람과 산> 편․52쪽․5월1일
희고 검은 산, 에베레스트
2003년 3월 20일부터 5월 29일까지 건국대산악회 9명의 대원이 70일간 에베레스트 남동릉에 도전한 기록이다. 악천후로 등정에는 실패했다. 원정등반의 추진배경과 추진위원회의 구성, 후원회 결성, 홍보계획, 등반대상지선정, 대원의 선발, 경비. 후원금, 현지 대리인선정, 입산신청, 현지구입, 셀파 및 쿡의 고용, 트렉킹, 베이스캠프 등에 관한 자세한 보고가 실려있다.
건국대산악회․146쪽․6월23일
Dream of Everest
서울시 산악연맹 회장 강태선 대장 외 19명의 대원이 2003년 3월 30일부터 61일간, 서울-티벳 합동 원정대를 구성해서, 에베레스트 북릉과 북동릉을 통해 등정에 성공한 등반 보고서이다. 에베레스트 초등 50주년을 기념하고, 티벳 자치정부와의 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시도한 등반이다. 엄홍길을 비롯하여 10명(서울 5명)이 정상에 섰다. 발대식에서부터 캐러밴, 베이스캠프, 루트 공작과 악천후, 정상 등정 그리고 도착까지의 일정이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양장 크라운판이다.
서울특별시산악연맹․271쪽․1월14일
HUFSAC 2004(외대산악회창립 40주년 기념호)
한국외국어대학교 산악회가 창립 40주년을 기념하며 만든 연보이다. 여타 산악회가 관행처럼 만들어온 '창립40년사'와 같은 연대기적 역사에서 탈피하여, 산악회원과 그 가족을 포함하여 필자가 155명(중복 포함)에 달하는 가족들의 글잔치로 꾸몄다. 좌담회와 해외등반기, 가족에세이, 나의 산행 다이어리, 컬럼 릴레이가 돋보인다. 외부기고가로는 허영만, 박영래의 만평이 있고 2004 얄룽캉 원정대 보고서도 수록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산악회․432쪽․10월20일
2.해외 간행 산서
(1)Mountaineers Anthology Series 4-Everest(에베레스트 남서벽 초등기)
월트 언스워드․258쪽․2003년․마운티니어스 북스
에베레스트는 1975년 영국의 듀갈 헤스톤과 더그 스코트에 의해 새로운 등반의 시대로 접어 들었다. 1963년 미국의 토마스 혼바인과 윌리 언소울드가 서릉으로 에베레스트 횡단에 성공하고, 라인홀트 메스너가 1970년대에 히말라야 등반의 본질을 바꿔 놓은 시기에, 이 두 명의 클라이머는 에베레스트 남서벽에 고난도의 테크니칼 클라이밍을 적용시켜 루트 초등을 이루게 된다.
영국인 최초의 에베레스트 등정자가 된 그들은, 정상에 너무 늦은 시간에 도달하여 남봉 부근에서 비박을 한다. 하지만 그 댓가로 그들은 엄청난 시련을 맞는다. 무산소 상태에서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최악의 실험 대상이 되었다. 헤스톤의 표현대로라면 그들은 서로의 존재 상태도 인식하지 못했다고 한다. 산소 결핍과 탈진 때문에 몽롱한 상태가 지속되었고, 극한 상황을 즐기는 듯 혼돈의 시간만 흘렀다고 한다.
다음은 이들의 용감했던 남서벽 초등 등반 과정을, 에베레스트 역사 전문가인 월트 언스워드가 소개한 내용이다.
당시 남서벽 등반은 세계적인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등반 경비를 지출하며 구설수에 올랐다. 하지만 조국이 암울한 시기이고 힘들었어도, 새로운 희망과 생명력을 불어 넣어준 무형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가 없는 소중한 선물이었다.
대장인 크리스 보닝턴은 1972년의 실패를 교훈삼아 신중하고 완벽한 준비작업을 고집했다. 또한 캠프 이동과 물자 수송 등 등반 과정의 전개와 전략에도 완벽한 시나리오를 구상했다. 신속한 등반의 진행을 위해 18명의 대원을 공격조와 지원조로 구성했다. 7명을 제외하곤 안나푸르나와 남서벽 등반에 참여한 적이 있는 히말라야 등반의 베테랑들이다. 장비와 식량은 넘칠만큼 충분한 양을 준비했고, 장비는 최고 품질로 주문했다. 해미쉬 맥킨은 폭풍과 눈사태에도 견딜 수 있는 '박스 텐트'를 디자인했다. 이 박스 텐트는 록밴드 위에 있는 캠프 6에 설치되었는데, 이번 등반 성공의 주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되었다.
모든 등반 준비가 완벽하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이 등반대에 따를 운이다. 등반은 고도의 두뇌 게임일 수 있다. 대자연을 상대로 게임을 할려면 예측 불가능한 돌발상황에도 정확하게 대처해야 한다. 50:50의 게임은 그래도 긍정적이고 낙관적이고 호의적인 수치이다. 사실은 1:10의 게임에서도 이겨내야 한다.
8월 22일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했고, 대원들의 컨디션이나 날씨가 의외로 양호해서 등반은 순조롭게 이어진다. 9월 22일 전진 캠프로 쓰일 캠프 2가 6,600 m 지점에 설치되었다. 눈사태의 위험이 상존하지만 암벽 지대에 노출된 채로 캠프를 높이는 작업은 계속되었다.
보닝턴은 캠프 2에 머물면서 주도면밀하게 등반을 지휘했다. 이번 등반의 성공에는 보닝턴의 화려한 리더십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가능한 한 민주적인 절차와 방식을 존중했다. 새로운 결정을 내리는 문제들은 대원들과 상의했고, 자신의 결정이 대원들에게 미칠 사기 문제까지 일일이 신경을 썼다. 많은 대원들이 그를 마음 속 깊이 존경하게끔 만들었다.
등반 성공의 열쇠는 걸리(gully) 통과에 있다. 걸리는 어두웠고 좁은 틈새가 록밴드까지 이어졌다. 바위의 상태가 좋지 않아 피톤을 박기가 쉽지 않았고, 자연적인 확보물도 거의 없었다. 닉 에스트코트와 투트 브레이스웨이트가 록밴드로 통하는 램프를 돌파한다.
보닝턴은 등정조를 3개 팀으로 선발했다. 당시의 등반 방식으로는 파격적인 결정이다. 9월 22일, 1차 등정조인 헤스톤과 스코트는 걸리를 빠져나온 지점에 캠프 6을 구축한다. 다음날 그들은 정상 리지로 연결되는 상부 설사면에 고정 로프 450 m를 설치하는데 성공한다. 이 구간은 적절한 자연 확보물이 없고, 불안한 바위 상태와 외부로 완전히 노출되어 위험했다. 크램폰이 박힐만한 얼음이 아니었고 바위에 눈이 살짝 덮인 지대라 무척 힘들었고 극도로 긴장된 등반이었다. 또한 그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준 하루이기도 했다.
9월 24일 새벽 2시 30분에 기상하여 채비를 서두른다. 50 m 로프 3동과 피톤, 2개 씩의 산소통을 챙기고, 아직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세계로 그들은 떠난다. 허리까지 빠지는 심설을 헤치고 남봉을 향해 선을 그으며 전진한다. 60도의 경사에 전형적인 눈사태 발생 지대이긴 하지만, 확보를 볼 만한 여유는 없다. 각자의 능력만을 믿을 뿐이다.
캠프 6을 출발하여 11시간 반이 지난 오후 3시 남봉에 도달한다. 남서벽에 새로운 루트를 추가했지만 정상까지 가야 비로소 등반은 완성된다. 시간이 너무 늦었지만 지금의 심설 상태가 더 좋아지리라는 보장이 없고, 다음날의 날씨도 예측 불가이다. 유리한 점보다 위험한 요소가 더 많다. 그 상태로 정상까지 가기로 하고 오후 6시 정상에 선다.
어둠이 빨리 찾아왔고, 달이 뜬다면 무리해서라도 캠프 6까지 하산을 강행하기로 한다. 하지만 달이 뜨지 않았고 지쳐 있는 상태라 8,700 m 지점의 남봉 부근에서 비박을 한다. 이 고도에서의 비박은 그들이 처음이다.
산소통은 다 비워졌고 연료도 떨어져간다. 뼈 속을 에이는 지독한 추위가 꼼짝 못하게 만들지만, 이 추위에 대항할 그 어떤 수단도 그들에게는 없다. 둘이 꼭 안아보기도 하고 문지르고 비벼보기도 하지만 소용이 없다. 산소와 수면 부족, 스트레스로 환각상태에 빠진다. 헤스톤은 누군가에게 계속 얘기를 하고 있고, 스코트는 자신의 발에다 뭐라고 떠들어댄다. 이성적이거나 의식적인 대화는 결코 아니었다.
그런 혼돈 상태에서도 살아서 내려가야겠다는 본능과 의지만큼은 또렷했다. 이 고통을 오히려 성공을 위한 마지막 시련으로 받아들였다. 30시간을 자지도 먹지도 못한 그들은 새벽이 밝아오자 겨우 캠프 6에 도착한다.
이 등반대의 막내인 피터 보드만을 포함한 네 명의 2차 등정조가 캠프 6을 출발한다. 도중에 보이센은 산소통이 고장나고 크램폰을 잃어버려 캠프 6으로 되돌아가고, 촬영을 맡은 믹 버크는 힘에 겨워 쳐지기 시작한다. 등정을 마치고 내려오던 보드만과 셀파는 버크를 만나지만, 그는 정상에서의 장면을 촬영해야 한다며 등정을 고집한다. 남봉에서 1시간 반을 기다리던 보드만은 그대로 철수하고 버크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버크는 등정에 성공하고 하산 길에 실종된 듯하다. 대원들은 누구라도 버크의 입장이었다면, 그와 같은 결정을 선택했을 거라는데 동의했다. 이렇게 해서 남서벽 초등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되었다.
(2)Cloud Dancers-Kitty Calhoun(알피니스트 길들이기-키티 캘룬)
조나단 워터맨․313쪽․1993년․아메리칸 알파인 클럽 프레스
이 책은 미국 산악역사에서 괄목할 만한 업적을 이룬 산악인들을 소개하는 산악인 열전이다. 이번에는 '붉은부리까마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미국의 여성 등반가 키티 캘룬에 대한 내용으로 <CLIMBING> 1988년 4월호에 조나단 워터맨이 소개한 글이다.
대규모 등반대를 이끌고 카트만두에 온 독일의 마나슬루 등반대장은, 한 젊은 미국 여성 산악인을 근심어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네팔에 온 대부분의 여성 산악인들과는 달리 표정이나 의복이 우아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장비와 식량 등 등반준비를 일사불란하게 정리하는 모습은 전혀 색다른 매력이었다. 독일 팀의 등반대장이 미국 팀 남자 대원에게 물어 보았다.
“저 여자는 당신 팀의 베이스캠프 매니저인가요?”
“아니오, 그녀는 우리 팀의 대장이오.”
네팔에서는 당시 몇몇 히말라야 등반대의 과도하고 사치스런 등반 행태에 대해 구설수가 있었다. 대규모 포터와 고소 셀파, 대량의 산소통과 고정 로프로 안락하고 만족스런(?) 등반을 한 것이다. 캘룬이 이끄는 소박하고 단촐한 4인조 다울라기리 북벽 등반대에 관심을 갖는 언론사는 없었다. 이들의 등반 경비는 1만4천 달러(한화 약 1천7백만원)이고, 20명의 포터를 스페인 팀과 공동으로 경비를 분담했다. 이런 방식은 주로 알파인스타일로 검소하고 신속한 등반을 추구하는 등반가들이 애용하고 있다.
본명 캐서린 하우웰 캘룬, 27세(1987년 당시)인 그녀는 정말 수수께끼의 인물이다. 그녀는 고정 로프와 산소통은 물론, 베이스캠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야외용 접이 의자마저 거절했다. 친구가 그녀에게 최신 기능성 고소 자켓을 주었지만, 자신이 입던 옷을 수선해서 가져왔다. 처음 만날 때는 수줍어하고 부끄러움도 타지만, 실제 내면은 그렇지가 않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 통제를 쉽게 하고 말을 아끼며, 단호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다. 등반중 사고가 나거나 조난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녀는 모든 일을 정리하고 맨 나중에 내려올 사람이다. 자신의 얘기를 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주로 듣는다.
그녀의 등반 스타일은 우회로를 찾지 않고 요령을 부리지 않으며, 요행을 기대하지 않는다. 안 되면 손발이 닳아빠질 때까지 반복해서 시도한다. 설맹에 걸리고 고산병에 고통 받고 장비없이 비박을 하거나 눈사태에 휩쓸릴 때도, 침착하고 당황하지 않고 냉정을 유지하며 그 상황을 즐긴다. 캘룬은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클라이머로서의 천부적인 소질을 줄기찬 훈련으로 끈질기게 극복해 나갔으며, 극지방의 바람과 추위, 얼음에 대한 이론적인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와 많은 등반을 같이 했던 파트너도 그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고개를 젓는다.
“왜 산에 가느냐?”고 물으면 단지 “산은 순결하고 순수하기 때문에….”라고 답하며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이상 질문을 안 한다. 그녀와 등반을 같이 안 해 본 사람들은, 그 미소와 짧은 대화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공허하게만 들릴 것이다.
미국에는 캘룬 말고도 고산 등반이나 암벽등반에 뛰어난 여성 등반가가 많이 있다. 하지만 반다 루트키에비츠 같이 고산에서 알파인스타일의 테크니칼 클라이밍을 하는 등반가는 없다. 캘룬은 그러한 방식의 등반이 체력과 신체적인 조건이 유리한 남성 클라이머에게 적절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또한 고소에서의 지독한 추위는 여성 클라이머의 장점인 섬세함과 우아함을 철저히 배제시키고 만다. 그래서 많은 여성 클라이머들이 이런 방식의 등반을 회피한다고 한다.
등반가의 진정한 실력은 부상을 입거나 악천후에 노출되고 조난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또는 등반의 실패나 죽음 앞에 직면했을 때 비로소 드러난다. 그녀는 이미 탈레이사가르 북벽에서 악천후로 8일간 포탈레지에 매달려 있었고, 맥킨리 캐신 리지 5,500m 지점에서 강풍과 식량부족으로 떨면서 5일동안 갇혀 지낸 적이 있다. 이 등반에서 그녀는 거의 탈진 상태로 위험한 고비를 넘겼었다.
산에서 이와 같은 극한의 등반말고도 추구할 수 있는 등반 대상은 많다. 기후의 변화를 예측하고 캠프간의 이동과 물자 수송에 능숙하고, 눈사태 발생 가능 지역을 관측해야 하며 고소에서의 체력 유지에 대해 이해가 풍부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나라의 문화에도 정통해야 하는 등 이렇게 다양한 등반의 요소로 찾을 수 있는 대상은 많다는 것이다.
그녀는 여성주의자는 아니지만, 이번 등반을 준비하면서 여성 파트너를 찾아보았다. 될 수 있는대로 많은 여성과 등반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했지만, 대부분 암벽등반에만 관심이 있었다.
세 명의 남자 대원들은 그녀가 다울라기리 북벽에서 보여준 투지와 인내심, 불굴의 의지에 감동받는다. 등반을 진행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녀가 예상 루트로 선택했던 루트의 암벽지대가 의외로 썩고 부실했던 것이다.
그녀는 다울라기리 북벽을 포기하는 대신 북동 리지에 도전한다. 하지만 6,700m 지점에서 대원들의 몸무게가 실리면서 설사면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캘룬과 대원 모두가 부상을 입는다. 캘룬의 경우는 추락을 제동하면서 로프가 세 겹의 자켓을 뚫고 쓸고 지나가 손바닥이 벗겨졌다. 그들은 베이스캠프로 철수해서 치료와 휴식을 취한다.
스페인 팀과 일본 팀이 철수를 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캘룬은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장비를 추스르고 차파티(밀가루 빵) 100개를 준비한다. 그리고 10일간 희박한 공기와 눈 녹인 물을 먹으며, 멀미가 날 정도의 강행군 끝에 1987년 10월 16일 정상에 오른다. 그들은 산소통과 셀파의 도움없이 소규모 경량화 속공방식으로 등반에 성공했고, 다정한 친구로 우정을 잃지 않고 산에서 내려왔다. 그녀의 다음 계획은 탈레이사가르 북벽이나 마칼루 프렌치 필라 루트이다.
캘룬은 정착해서 가족을 갖고 싶어한다. 그러나 아직도 하고 싶은 등반이 많이 남아있고, 여전히 지구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독자적인 스타일로 등반을 추구할 것이다. 그녀의 별명은 '붉은부리까마귀'이다. 안락한 둥지와 식량도 없고, 자신의 실존을 확인시켜 줄 어떤 이성적인 대화도 존재하지 않는 히말라야의 고산에서, 자신의 꿈을 포효하는 그녀의 삶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다울라기리 등반을 마치고 시애틀로 돌아오는 길에, 마침 에베레스트 등반을 하고 돌아오는 여성등반가 미미 스톤과 동승하게 되었다. 공항 세관을 통과하자 많은 언론사 기자들이 미미에게 달려들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인다. 캘룬은 에베레스트 등반과 같은 뉴스꺼리가 되지 못했고, 히말라야 등반가 같은 외모도 아니었다. 게다가 수줍은 미소로 가득한 그녀의 앳된 모습이 기자들 눈에 띄지 않았을 것이다. 패션쇼를 방불하는 혼잡을 피해 그녀는 아이스크림 가게로 총총히 사라졌다.
(3)One Man's Mountains(아이거 북벽과 낙석)
톰 패티․294쪽․1971년․마운티니어스 북스
톰 패티와(Tom Patey)와 돈 윌란스(Don Whillans)는 1950~60년대 영국의 등산계를 대표하는 상징이었다. 패티는 전형적인 스코틀랜드 클라이머로 10대 때부터 크랙 등반을 섭렵했다. 동계등반은 물론이고 난이도 높은 루트들을 초등했다. 그는 히말라야에서도 뛰어난 등반 활동을 했는데, 무스타그 타워(1956년)와 라카포쉬(1958년)를 초등했다. 1960년대에는 조 브라운과 함께 알프스에서 많은 루트를 개척하며 초등했다.
반면에 윌란스는 거칠고 무뚝뚝하고 무표정의 노동자 출신 클라이머이다. 그는 당시 알프스의 마지막 과제로 남아있던 프레네이 중앙벽을 초등했고, 히말라야의 거벽시대를 연 안나푸르나 남벽을 루트 초등(1970년)했다. 윌란스의 경이로운 등반 활동은 지금도 '윌란스 스토리'라는 장르가 생길만큼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다.
여기에 소개되는 내용은, 패티의 전기《One Man's Mountains》에 나오는 아이거 북벽 등반(1963년) 기록이다. 윌란스의 부리부리한 눈과 직선적인 성격, 그리고 당시 가장 어렵고 위험한 루트를 대하는 그들의 태도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패티와 윌란스는 아이거 북벽 등반을 위해 알피글렌의 한 여관에 투숙하고 잠시 휴식 중이다. '죽음의 벽'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북벽이 정면으로 조망되는 위치에 앉아 다음날 있을 결전을 준비하며 애써 태연한 척 한다.
“어쩌면 내일 여기 이 자리에 앉아 있을 많은 손님들이, 들것에 실려 내려오는 우리들을 흥미진진하게 감상하고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지.”라며 윌란스가 씁쓸하게 미소 짓는다. 그의 철학적이기도 한 독백은 결코 소심한 성질은 아니다.
또다른 아이거 도전자가 그들 곁으로 다가온다. 그는 19세의 독일인 에크하트인데, 감정이 배제된 특유한 웃음은 보는 이의 기분을 잡치게 만든다. 이틀째 심한 낙석으로 전진을 하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단다. 멀리서 보기에는 별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는데 무언가 좋지 않은 징조로 받아들인다.
다음날 오후 무겁고 칙칙한 분위기를 털고 초원을 가로질러 북벽 출발 지점을 향한다. 노멀 루트의 좌측에 붙는다. 윌란스에게 이번 등반은 네 번째 도전이 된다. 악천후와 사고, 구조로 번번히 중간에 철수하는 악연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린델발트에서 유명 인사가 되었다. 윌란스는 이번 등반을 위해 제한되고 절제된 준비와 트레이닝을 했다.
아이거 북벽에 대한 인상은 대부분 조난과 죽음을 연상하게 되는 무거운 이미지가 지배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북벽의 루트 형태는 양호하고, 크랙과 스탠스는 풍부하고 마찰력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그러나 잠재되어 있는 악천후와 낙석의 위협이 이 북벽의 난이도를 예고없이 수시로 변경한다.
그들은 등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로프를 묶지 않고 등반을 진행한다. 패티는 기분 좋게 앞서 나가다가 등산화 한 짝을 발견한다.
‘누가 등산화 한 짝을 여기에 벗어 놓고 올라갔을까.’라며 중얼거리자, 윌란스가 그 등산화 속을 자세히 보라고 한다. 패티는 그 안에 들어있는 사람의 부러진 다리 족각을 보고는 기겁을 한다. 또한 일그러진 배낭 안에 들어있는 납작하게 찌그러진 철제 물통을 보고는 분위기가 공포와 혼돈으로 반전한다. 아이거 북벽의 실체에 다가서고 있는 느낌이다.
윌란스는 헬멧을 챙기면서 “이 북벽에서는 위를 함부로 쳐다 보지 마, 낙석이 찰나에 날라들거든.”이라며 패티에게 조심을 당부한다. '힘든 크랙'부터는 로프를 연결해서 안전을 확보한다. 얼마를 지나자 힘든 크랙 위로 물흐르는 소리가 들려 부근에 있는 동굴에서 첫 비박지를 정한다.
어두워지자 기온이 급강하한다. 패티는 갑작스런 날씨 변화에 당황한다. 그는 나름대로 울트라 보온 자켓을 준비했지만 무용지물이다. 다행이 브라운에게 빌려 온 비박색이 제 기능을 발휘한다. 이 비박색은 브라운이 특별히 고안해서 주문 생산한 것으로 그의 등반 경륜이 그대로 녹아든 작품이다.
1마일 이내의 거리에서 강력한 폭풍이 발생한 것 같다. 번개가 북벽 전체를 환하게 비추어 조명한 듯 하고, 짙게 깔린 회색 개스는 그들의 보잘 것 없는 둥지를 에워싸며 분위기를 가라앉힌다. 관광국의 상냥한 아가씨가 중부 유럽에 3일간 날씨가 흐릴 거라고 예보한다.
다음날 새벽은 마치 기적이라도 일어난 듯이 폭풍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맑은 하늘이 하루를 열고 있다. 윌란스는 여전히 신중하고 헤아릴 수 없는 기묘한 표정으로 대기하고 있다. 지금은 나쁘지 않은 날씨와 안전한 장소에 대피해 있지만, 누구도 앞으로의 기상 변화와 돌발 사태를 예측할 수 없다. 그리고 그들은 여전히 이 벽 안에서 활동해야 하는 절대 한계에 갇혀 있다. 패티는 윌란스의 침착성과 사려 깊음에 숙연해진다.
아침 식사가 늦어져 아침 6시 30분에 출발한다. 힌터슈토이셔 트래바스 지점까지 로프를 풀고 전진한다. 루트파인딩은 어렵지 않다. 기존에 설치된 피톤만 찾아 따라가면 무난하다. 그러나 피톤에 걸려 있는 로프 슬링은 심하게 썩어서 불안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누구도 이런 불필요한 슬링이나 피톤을 제거하는데 신경을 쓰지 않는 사실은, 인간의 심리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문제이다.
이렇게 스케일이 큰 거벽 등반에서는 고립감이 가장 큰 정신적 위협이 된다. 그래서 등반 중에 발견하는 사람의 흔적은 잠시 긴장을 풀게 만들고 위안을 준다. 자신들보다 앞서서 등반한 사람들(사망했는지도 모르지만)의 장갑과 양말, 크램폰 조각, 그리고 신발 등은 여하튼 자신들이 제대로 루트를 따라가고 있다는 징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뒤에 오는 사람들은 생사를 모르는 이 흔적들의 주인을 위해 기꺼이 회수하기를 포기한다.
'제비 둥지'를 넘어 제2빙원을 통과하면서 첫 번째 낙석을 경험한다. 떨어지는 돌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 돌이 튕겨진 자리에서 일어난 연기가 이들을 더 긴장시킨다. 그 낙석은 바위에 부짖치면서 발생하는 요란한 소음대신 휙휙대는 섬뜩한 소리만 내며 사라졌다.
아이거 북벽 등반의 성공은, 등반력과 기술보다는 적절한 시간에 적당한 위치에서 등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능력에 그 확률이 높아진다. 적어도 이 북벽에서는 낙석 소리에 위축되지 않고 면역이 되어 있어야 등반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램프'에 거의 근접했을 때 번개가 '햐얀 거미'쪽에 내리쳤다. 그와 동시에 윌란스는 하산을 결정한다. 영문을 모르는 패티는 윌란스에게 이유를 알려달라며 신경질적으로 담배에 불을 붙인다. 그때 지금까지와는 달리 길고 높은 음의 낙석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입에 물고 있던 담배가 그 압력에 날라가버렸다.
하산은 마치 할리우드의 영화 감독이 철수를 지시할 때의 순간처럼 신속하고 미련없이 속행되었다. 패티는 어떻게 하산을 했는지 나중에 기억이 나질 않을 정도이다. 돌아올 수 없는 마지막 지점이란 생각은 언제나 상상력을 자극하고 아쉬움을 키우지만, 철수는 또다른 용기의 표현이고 등반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4)Above the Clouds(아나톨리 부크레이프와 에베레스트)
아나톨리 부크레이프․239쪽․2001년․셍 마틴스 프레스
‘나는 살아가면서 무언가 본질적인 것을 성취하고 싶다. 돈이나 명예, 사회적 신분으로 평가되는 인생이 아닌,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이다. 산은 내가 추구할 대상도 아니고 활동할 무대도 아니다. 단지 산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안전한 성벽이고 나의 종교이다. 산에서 나는 자만과 허영, 욕망, 시기와 질투, 두려움을 물리칠 수 있었고, 나의 인생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산에 있을 때 비로소 내 인생의 과거와 미래의 꿈을 담아낼 수가 있다.’
러시아의 아나톨리 부크레이프는 39년이라는 짧은 인생을 산에서 살다 갔지만, 러시아를 대표하는 산악인으로 그 용기와 대담성은 누구보다도 강력했고 화려했다.
이 책은 부크레이프가 1997년 12월 25일 안나푸르나 서릉 등반 도중 눈사태로 사망하기 전까지의 등반 기록을 정리한 유고집이다. 맥킨리, K2, 마칼루, 마나슬루, 에베레스트 등반 기록들이, 인간의 한계점에서 살아돌아온 등반가들의 환희와 영혼의 보상을 진지하게 보여준다.
특히 1996년 에베레스트 대참사 당시의 등반 일지가 자세히 정리되어 있는데, 이때의 영웅적인 구조 활동이 인정받아 '아메리칸 알파인 클럽'으로부터 최고의 영예인 '데이비드 소울' 상을 수상했다. 다음의 내용은 갈렌 로웰이 쓴 이 책의 서문이다. 로웰과 부크레이프는 국적이 다르고 언어 소통이 잘 되지 않았지만, 몸짓과 눈빛으로 깊은 우정을 나눈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7년 12월 부크레이프가 로웰에게 안나푸르나 등반을 제안했을 때 로웰은 망설였다. 그 등반이 부크레이프의 마지막 등반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우려 때문만은 아니다. 부크레이프는 철저한 자기 통제를 통한 균형잡힌 용기와 순발력이 있었다. 그래서 그가 등반에 실패한다면, 그 이유는 그의 현명한 판단력이 순간적인 작동 불능으로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로웰이 부크레이프의 등반 제의를 받아들이지 못한 또다른 이유는, 로웰 자신의 능력부족에 있었다. 부크레이프는 올림픽 대표 선수 수준의 체력과 훈련으로 항상 준비가 잘되어 있었다. 하지만 로웰은 60대의 나이에 체력이 떨어져서 부크레이프의 등반에 방해가 될 것이다.
부크레이프는 산에 대해 철저했고 자신의 등산 철학에 충실하고 자부심이 컸다. 그는 히말라야에서 독특한 스타일의 등반을 추구했다. 거벽 등반을 주로 동계에 시도했고, 그것도 고정 로프나 고소 캠프를 설치하지 않고 단독으로 또는 적은 인원으로 진행시켰다. 이러한 등반 행위는 안나푸르나 남벽을 초등했던 영국 팀보다 더 위험하고 고난도의 기술 등반을 요구하는 경이로운 성과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부크레이프를 오해하고 있었다. 1996년 에베레스트 대참사에서 그의 역할과 처신이 잘못 알려진 것이다. 존 크라카우어가 당시 상황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해서 베스트셀러가 된 《Into Thin Air》에서, 부크레이프를 자신의 욕망과 성취만을 위해 고객의 안전을 무시하고 조난 상황을 방치한 것으로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크라카우어는 부크레이프를 '히말라야의 타이거 우즈' 라고 지칭하는 것에 대해 인정하기도 했지만, 세익스피어의 비극적 소설에나 나올 수 있는 거만한 러시아인으로 비춰지게 묘사했다.
하지만 부크레이프는 그날 에베레스트를 등정하고 사우스콜에 내려와서 얼마 쉬지도 못하고, 단독으로 조난자 구조 작업에 나섰었다. 그는 블리자드 같은 위력의 강풍을 헤치며 3명의 조난자를 구조했는데, 그를 도와 줄 셀파나 가이드는 없었다.
부크레이프가 헌신적인 구조 활동에도 불구하고 비난을 받았던 이유는, 대참사 당시 상황 판단의 근거가 크라카우어의 책뿐이었다는데 있다. 아메리칸 알파인 클럽에서는 공식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서 상당 부분 진실을 밝혀냈다. 크라카우어는 자신이 처한 입장과 상황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한 것이다. 크라카우어 자신이 휴식을 하거나 잠을 잘 때 벌어지는 상황 전개는 알지 못했고, 그래서 부크레이프의 구조 작업을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조사위원회는 오히려 부크레이프가 초인적인 체력으로 구조 작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실을 밝혀내고, 1997년 총회에서 부크레이프에게 '데이비드 소울' 상을 시상하게 되었다.
크라카우어와 부크레이프의 상반된 논쟁은 계속 이어졌고, 로웰은 당시 등반에 참여했던 30명의 셀파와 3명의 가이드를 만나기 위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로 떠났다. 크라카우어는 그의 책에서 셀파들이 부크레이프를 비난했다고 표현했지만, 로웰이 만난 셀파들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고, 부크레이프를 싫어할 이유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크라카우어가 근거도 없이 허구의 소설을 쓴 정황이 많이 발견되었다.
심각한 위험과 치명적인 부주의가 상존하는 히말라야 등반의 성공은 믿음에 있다. 자기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과 상대방 파트너에 대한 믿음이다. 등반에는 공식적인 행동지침이나 법, 정확한 처방전이 없다. 오직 앞서가는 등반가들의 혁신과 철학의 우월성만 있을 뿐이다. 히말라야 등반의 긴 역사속에서 육체적인 고통과 고단함은, 물질적인 보상보다는 영혼의 순화로 더 큰 보상을 치룬다는 것이 증명되어 왔다.
부크레이프는 1930년대에 히말라야에서 경량 등반을 추구했던 에릭 십튼의 등반 스타일을 따라, 적은 인원과 소규모의 장비로 아시아의 거봉들을 섭렵했다. 에릭 십튼은 자신의 등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히말라야의 거봉을 등정할려고 하는 행위는, 등반을 시도하는 순수한 영혼에 의해 평가받는다. 정상에 도전하려는 것은 그것이 최고봉이어서가 아니고, 또는 다른 사람이 모두 실패해서도 아니고, 국가의 명예나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도 아니다. 군대가 이동하는 듯한 대규모 원정 등반은 등반의 본질을 왜곡시킨다. 무전기를 통해 알게되는 서로의 등반 과정을 외부에 전하면, 히말라야가 선사하는 고립성을 거절하는 것이다. 적은 인원과 장비로 외부의 도움없이 우리만의 등반에 충실하는 것이 히말라야에 좀더 친해지는 방법이 될 것이다.’
(5)K2-Challenging the Sky(하늘을 향한 도전-K2)
로베르토 만토바니․쿠르트 디엠베르거 공저․146쪽․1997년․마운티니어스 북스
히말라야의 8000m 자이언트 14개 봉 중에서 7개 봉이 동계 미등이고, K2를 포함한 카라코람의 5개 봉 전부가 동계 미등이다. K2는 1999년에 이어 2002년, 2003년에 어떠한 등반대에게도 등정을 허락하지 않았다. K2는 고도에서는 최고가 아니지만, 등반루트의 난이도와 예측불가의 악천후로 아직까지 '산 중의 산'으로의 위엄을 지키고 있다. 2004년은 K2 초등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54년 7월 31일, K2 초등 당시의 주변 상황을 소개한다.
1953년 여름, 찰스 휴스턴이 이끄는 미국의 K2 등반대는 등반이 실패로 끝나자, 무척 지친 상태로 스카르두에 머물고 있었다. 이곳에 꿈과 희망을 가득 채운 이탈리아의 아르디토 데시오 교수와 리카르도 캐신이 나타났다. 이들은 다음해에 있을 K2 등반에 대비해서 빙하 정찰과 루트 정보 수집, 입산 허가서를 받기 위해 분주했다.
데시오는 카라코람 지역 산군에 대해 상당한 지식이 있었다. 그는 1920년대부터 이곳의 계곡과 빙하들을 과학적이고 학문적인 관점에서 연구하고 탐사했다. 데시오는 이런 경력으로 이탈리아의 원정등반에 10여 차례 참가하기도 했고, 2차 세계대전 기간을 빼고는 줄곧 카라코람에 몰두해 왔다. K2가 정면에 펼쳐지는 콩코르디아에서 데시오는, 마치 바람의 포효와 인간의 야망으로부터 도전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한 K2의 당당하고 우뚝 솟은 자태에 경이로움을 표한다.
데시오와 캐신은 고드윈 오스틴 빙하와 아브루찌 리지를 정찰하고 돌아오지만, 정보의 부족과 불확실성으로 불안해 한다. 파키스탄 정부로부터 입산허가서가 발급되자 데시오는, 올림픽 위원회와 이탈리아 산악회의 재정 협찬을 섭외하고 대원 구성을 신속하게 진행시킨다. 1953년 11월 이탈리아 산악회 중앙위원회에서는 K2 등반 추진위원장에 데시오를, 등반대장으로 캐신을 지명한다. 그러나 캐신은 ‘등반에는 한 사람의 대장만이 필요하다.’며 대원으로 참여한다.
이후 많은 논란과 토의를 거치며 등반 준비가 속도를 낸다. 대원 구성이 끝나자 데시오는 대원들에게, ‘등반이 끝나고 3년간 대장의 지시에 따라 침묵을 지켜야하고, 등반중에는 명령과 규율, 행동 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는 계약을 각각 맺게 한다. 그리고나서 신체검사와 체력검증이 있었는데, 의외로 캐신이 기준에 미달하고 문제점이 발견된다. 당시 이탈리아 최고의 클라이머로 명성이 자자했던 캐신이었지만, 논란의 여지없이 바로 대원선발에서 탈락한다. 최종 선발된 12명의 대원 중에는 에리히 아브람과 아첼레 콤파뇨니와 리노 라세델리, 월터 보내티 등이 포함되었다.
1954년 3월 30일, 데시오가 어려운 과정을 거치면서 등반 재정을 확보하고 400 개의 박스에 포장된 장비와 식량이 선적된다. 라왈핀디에서 스카르두로 향하면서 데시오는 DC3 경비행기를 전세 내서 K2 정찰에 이용한다. 당시 이 항공 정찰 아이디어는 획기적이고 소중한 경험으로 데시오의 치밀함을 보여준다.
5월 13일 700명까지 늘어났던 포터들과 강행군을 하면서 콩코르디아에 도착한다. 인간이 거주할 조건이 전혀 없는, 적대적이기까지한 척박한 지역에서 어렵게 베이스캠프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등반을 시작한다.
대원들은 아브루찌 리지로 향한 루트 개척에 집중하고 6,308m 지점에 캠프3 설치에 성공한다. 캠프2와 베이스캠프 사이에는 윈치(권양기)가 설치되어서 많은 짐을 이동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휴식없이 루트 작업을 강행하면서 6월 14일 6,500m 지점에 있는 하우스 침니 출발점에 도달한다. 이틀 후, 캠프4가 건설되었고 고정 로프가 설치되었다. 이 고정 로프는 대원들이 캠프 사이를 이동할 때 안전을 담보할 수 있고, 강풍으로 인한 시계 제로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될 것이다.
순조롭게만 진행되던 등반이 마리오 푸조가 목에 통증을 호소하면서 어수선해 진다. 독감에 걸린 것이다. 워낙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의 산악 가이드 출신이였기에 누구도 그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 캠프2에 있던 그는 제대로 치료도 못 받고 기관지폐렴으로 사망한다. 당시에는 고소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종종 심각한 결과를 가져온다.
다시 루트 개척 작업이 활발해지고, 두 번째 윈치가 록밴드에 설치되어 캠프5로 짐을 수송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고도를 높일수록 고소가 행동에 제동을 걸지만 7월 18일, 미국 팀이 캠프8을 설치했던 지점에 캠프7을 구축한다. 정상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분위기이다. 고소 포터와 대원들은 각 캠프마다 장비와 식량 등을 저장시키는데 전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이후 등반 루트의 난이도 때문에 등반 속도가 주춤한다. 7월 28일 7,700m 지점에 있는 거대한 빙벽 아래에 캠프8을 설치하고, 콤파뇨니와 라세델리는 8,150m 지점에 캠프9를 건설하는데 성공한다.
산소통 정비를 위해 아래 캠프로 내려갔던 보내티 일행은, 중간에 지쳐서 캠프 8에 남아있고 보내티와 마디 셀파만 캠프9를 향해 계속 전진한다. 그러나 위에 있던 콤파뇨니와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보내티와 마디는 얼음 구덩이를 파고 위험한 비박을 감행한다. 콤파뇨니는 이들이 텐트나 비박 장비가 없어서 바로 하산했을 거로 믿었다.
하지만 보내티는 나중에 자신의 자서전《My Mountains》에서 당시의 정황을 소개했다. 7월 29일 저녁 캠프8에서는 정교한 등정 계획이 세워졌는데, 캠프9를 원래의 위치보다 100m 아래에 만들기로 했다. 산소통이 19㎏이나 되는 등 장비 수송이 만만치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콤파뇨니와 라세델리는 더 높은 곳에 캠프를 건설했고, 루트도 왼쪽으로 한참 벗어난 곳으로 진행시킨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만큼 떨어지게 된 것이다. 앞선 대원들의 흔적은 보이질 않고 날은 어두워지고, 마디는 심각한 공포 증세로 인해 심리적으로 자제를 못하고 흔들리고 있었다. 이 상태에서의 하산은 상황만 악화시킬 뿐이다. 그들은 얼음 사면을 파서 임시 피난처를 만들고 절대 침묵의 긴 시간을 보내게 된다.
아래에서의 이런 절박한 상황 전개를 모르는 콤파뇨니와 라세델리는, 다음날 첫 새벽에 눈이 살짝 덮인 왼쪽 사면으로 정상을 향한 선을 긋는다. 오후 4시가 되자 호흡이 불규칙해 지고 고열이 머리와 발을 조여오고, 다리의 힘을 무력화시켜 서 있기조차 곤란한 지경이 되었다. 산소가 떨어진 것이다. 그들은 두 번의 추락과 산소의 고갈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고도를 높이는 단순 작업만 반복한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구름이 걷히고 카라코람의 환상적인 산군이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지평선 끝까지 만년설을 이고 있는 봉우리들이 도열해 있고, 오후 6시 그들의 고통스런 몸짓은 잠시 휴식을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