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의 전자파(극저주파의 비전리방사선)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비전리방사선 중에서 1)자외선과 적외선, 2)레이저, 3)라디오파와 마이크로파에 대해 알아본다.
자외선
자외선은 태양빛에서 나오기 때문에 야외에서 작업하는 모든 근로자들이 노출될 수 있다. 자외선은 아크용접을 하는 용접작업자들도 많이 노출된다. 직업적인 것은 아니지만 수은램프, 선탠실, 엑시머 레이저에서도 자외선에 노출된다. 단위면적당 노출량이 가장 많은 곳은 선탠실이며 용접작업도 비교적 높다. 브라운관 방식의 컴퓨터 모니터에서도 자외선이 방출되나 통상 야외에서 노출되는 자외선량의 1/1000 수준이다.
자외선에 의한 건강장해
적절한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은 비타민 합성을 도와 유익하지만 지나친 자외선 노출은 안구, 피부에 건강장해를 일으키고 면역체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자외선은 각막염이나 결막염, 백내장, 망막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자외선에 의한 안손상은 파장이 짧아질수록, 노출량이 많을수록 커진다. 용접작업에서 많이 방출되는 짧은 파장의 자외선은 각막에서 흡수되면서 용접공의 충혈안과 같은 각막염을 일으킨다.
자외선 각막염은 자외선에 노출된 지 많은 시간 후 심한 안구 통증으로 나타난다. 그 외에 안면 홍조, 눈의 이물감, 광기피증, 눈물, 근육 경련 등의 증상이나 소견이 나타날 수 있다. 중간 파장의 자외선에 장기간 노출되면 백내장을 일으킬 수 있는데 주로 야외 작업자에서 많이 발생한다.
형광등에서 장시간 작업을 하면 눈의 피로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형광등에서 방사되는 장파장의 자외선을 수정체가 흡수해 재방사하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영구적인 장해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헤리움카드뮴 레이저에서 방출되는 장파장의 자외선은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광지각세포나 신경구조에 손상을 주어 중심 암점(가운데가 잘 보이지 않는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태양에서 오는 자외선에 의한 안손상은 야외나 해변보다 스키장에서 심하다. 그 이유는 태양에서 직접 받는 자외선은 눈두덩과 눈썹에 의해 차단되지만, 눈에서 반사되는 자외선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기 때문에 차단되지 않고 각막에 닿기 때문이다.
일부 자외선은 피부의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자외선은 광독성과 광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광독성에 의한 피부질환은 접촉피부염으로 노출 후 24시간 이내에 노출부위에서 나타난다. 강한 햇빛에 노출된 후 안면부위나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광독성에 의한 피부질환이다. 자외선에 강력한 상태에서 갑자기 야외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게 나타날 수 있다. 광알레르기는 약물과 햇빛이 함께 작용해 생기는 것으로 노출부위 이외에도 발생한다. 광알레르기는 매우 드물지만 약물을 사용하는 고령근로자에게 발생할 수 있다.
자외선은 피부조직의 손상과 피부암을 일으킨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매우 흔한 암이다. 피부암은 인종적으로 백인에게 많이 발생한다. 피부암은 주중보다 주말에 햇빛에 집중적으로 노출되는 북유럽의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노출보다 간헐적인 노출이 위험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피부는 눈과는 달리 선탠이나 피부 각화에 의해 자외선을 차단한다.
자외선 차단 방법
자외선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공학적으로 개선하는 방법, 챙이 있는 모자, 의복, 보안경, 피부크림 등 개인용 보호구를 사용하는 방법과 작업을 조절하는 방법이 있다.
대부분의 물질은 자외선을 차단한다. 특히 짧은 파장이 잘 차단된다. 챙이 있는 모자, 의복, 유리, 투명 플라스틱만으로도 쉽게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다. 일반 유리창은 중간 파장 이하는 거의 100% 차단시키는데, 파장이 길어질수록 차단력이 낮아진다. 플라스틱 제재는 장파장도 차단을 잘 하는데 아주 긴 파장 이상에서는 갑자기 투과력이 증가해 자외선을 거의 차단하지 못한다.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보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일반 안경도 자외선을 차단하지만 중간 파장 이상의 자외선에서는 차단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야외 작업자는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써야 한다. 선글라스는 플라스틱으로 만들므로 그 자체만으로도 중간 파장 이하의 자외선은 차단한다. 그러나 별도의 처리를 하지 않으면, 장파장인 청색광의 자외선은 차단하지 않는다. 선글라스를 사용하지 않고 야외에서 많이 생활하면 청색광에 노출되어 노인이 되어 중심 암점이 생길 수 있다.
선글라스를 선택할 경우에는 차단하는 파장을 확인하고 사야 한다. 400㎛까지 차단한다고 공인되었으면 안심하고 선택해도 좋다. 선글라스는 청색광을 차단하는 것이 좋은데, 호박 색깔의 선글라스가 청색광을 차단한다. 호박색의 선글라스는 주변을 오렌지색이나 황색으로 보이게 하고 먼 거리의 물체를 가깝게 보여주기 때문에 야외 작업자, 어부, 조종사에게 적합하고 스키를 탈 때나 운전을 할 때도 좋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피부크림(피부보호제)을 사용해야 한다. 피부보호제는 선스크린과 선블럭으로 나눌 수 있다. 선스크린은 피부에 비벼 바르는데, 자외선을 흡수하는 작용을 하므로 광과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반면 선블럭은 금속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자외선을 반사시키므로 광과민증을 일으키지 않는다.
피부보호제의 효과는 SPF(자외선차단지수)로 표현하는데 SPF는 선탠로션을 바르고 홍반이 생기는 최소 시간을 선탠로션을 바르지 않고 홍반이 생기는 최소 시간으로 나누어 준 것이다. 통상적인 야외 생활에서는 SPF가 15 정도면 충분하다. 즉 10분 동안 노출되면 피부에 홍반을 일으킬 정도 세기의 햇빛에 노출될 때 SPF 15인 선스크린을 바르면 홍반이 생기는 시간은 150분(10분×15) 정도로 연장시킬 수 있다.
레이저
레이저는 동일 파장의 비전리방사선을 증폭시킨 빛으로 의료용이나 연구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레이저에 의한 건강장해는 주로 눈과 피부이다. 레이저는 직사광과 반사광에 노출될 때 유해하다. 직사광이라도 0.25초 이내로 노출될 때는 무해하다. 레이저에 노출되면 초기에는 기계적 손상을 일으키다가 열적 손상이 발생하고 나중에는 광화학적 손상을 일으킨다. 청색광은 열적, 광화학적 손상을 유발하지만 적광은 열적 작용만 일으킨다. 녹색이나 청색의 레이저가 적색의 레이저보다 더 유해하다.
레이저는 빔에 의한 일시 또는 영구적인 시력 손상,화상과 광화학적 변화와 같은 피부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빔에 의하지 않은 경우는 감전, 화학물질에 노출과 인화 등이 일어날 수 있다. 모든 레이저에 의한 손상의 70%가 안손상이다. 강한 레이저 빛은 조종사에게 일시적인 시력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레이저는 5단계로 등급을 매기는데 IV, IIIb, IIIa 순서로 유해하고 II와 I은 거의 무해하다. IIIb 이상을 취급하는 근로자는 배치전과 폭로 사고 후에 건강진단을 받아야 한다. 건강진단 항목은 간헐적 취급자는 시력검사, 레이저 취급자는 시력, 색깔검사를 받아야 하고, 레이저 노출자는 피부검진과 광감작성의 가능성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
라디오파
라디오파는 주파수가 3KHz(킬로헤르쯔)에서 300GHz(기가헤르쯔)까지를 말하는데, 300~30만MHz(메가헤르쯔)까지를 마이크로파라고 하고 0.003~300MHz까지를 라디오파라고 한다. 마이크로파는 방송, 레이더, 자동차 충돌방지 전파 등에 이용되고, 라디오파는 방송, 히터, 플라스틱 몰딩, AM라디오 등에 이용된다.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라디오파의 강도는 매우 낮다.
라디오파는 라디오, TV 방송과 통신시설에서 방출되는데 송신탑이나 레이더 근처가 아니면 강도가 매우 낮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자레인지, 이동전화, 컴퓨터 모니터, TV 등도 라디오파를 방출할 수 있으나 차폐시설이 잘 되어 있어 실제 방출량은 거의 없다. 산업용이나 의료용 기기에서 방출되는 라디오파는 상대적으로 세기가 크다. 높은 라디오파 노출은 방송국, 통신산업에서 안테나나 레이더에 가까이 일하는 경우에 일어날 수 있다. 특히 레이더기지의 군인들은 높은 세기의 라디오파에 노출될 수 있다.
10GHz 이상의 라디오파는 백내장과 화상을 일으킬 수 있는데, 자연환경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고 가까운 위치에서 강력한 레이더에 노출될 때 발생한다. 10GHz 이하의 라디오파에 노출되면 발열현상과 신체 조직에 전류를 일으킬 수 있다.
1MHz와 10GHz사이의 라디오파는 노출되는 조직에 침투, 에너지를 흡수해 열을 생성하기 때문에 1MHz 이상의 라디오파는 발열이 주작용이다. 라디오파의 조직내 침투정도는 저주파수에서 크기 때문에 1MHz 이하에서는 전류 유도가 주작용이다.
라디오파가 건강장해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높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러한 에너지는 송신탑의 꼭대기의 강력한 FM 안테나 주변 수 미터에서 나타나므로 실제로 사람들이 이런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은 없다. 라디오파에 의해서는 발열현상을 일으켜 체온을 상승시켜 생리적인 변화를 초래하는데 이는 고열환경의 건강장해와 유사하다.
1MHz 이상의 라디오파의 발열작용은 태아 발육에 영향을 미치고 남성 불임과 백내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나 이는 보통 작업환경이나 일상생활에서는 발생할 수 없는 고농도의 라디오파에 노출될 때에 나타날 수 있다. 1MHz 이하의 라디오파는 발열작용이 없고 유도전류를 유발한다. 최근에 이 유도전류의 발암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으나 확실한 근거는 아직 없다.
전자레인지와 건강
강도가 높은 마이크로파는 발열작용을 일으켜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마이크로파가 열에 약한 고환에 노출되면 정자를 죽이고 일시적인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도로 노출되기 위해서는 산업용 장비에서 방출되는 것과 같은(가정용 전자레인지에서 방출되는 것보다는 훨씬 많은) 양의 마이크로파가 있어야 한다.
수정체는 열에 민감하기 때문에 고농도의 마이크로파는 백내장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전자레인지 문은 마이크로파를 안쪽으로 반사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실제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로 백내장이 생긴 보고는 없다. 저농도의 마이크로파는 동물실험에서도 백내장을 유발하지는 않았다.
현재까지 전자레인지의 전자파에 의해 건강장해를 입었다는 보고는 없다. 오히려 데워진 음식용기로 인해 화상을 입은 사례는 있다. 한때 인공심장박동기를 착용한 사람이 전자레인지의 전자파에 의해 간섭받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인공심장박동기를 외부 전기 간섭으로부터 차단할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어 이러한 문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