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신문이 만난 사람 - 정지우·연우 자매
안산 최초 여류 프로기사를 꿈꾼다
한국기원 연수생 중 최연소, 실력은 승승장구
올해 광저우 아시아게임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 되어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아진 바둑.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안산은 바둑계에서 알아주는 실력자들이 많다고 한다. 작년, 전국적으로 배출되는 10명의 프로기사 중 안산 출신이 4명이었다는 것이 한 예가 될 수 있겠다. 게다가 ‘한국기원 최연소 연수생’이 있다고 해 알아보니 정지우(호원초5), 정연우(호원초6) 자매가 그 주인공!
연수생 1년 만에 중위권 도약
고잔 신도시에 위치한 바둑도장에서 만난 지우·연우 자매는 바둑 꿈나무가 아니라 ‘바둑고수’였다. 귀여운 미소의 동생 지우와 큰 키를 자랑하는 언니 연우 자매는 한국기원의 40여명 여자연수생 중 가장 어리다. 연수생 중 가장 나이 많은 큰언니와는 무려 띠 동갑이다. 그렇다고 실력에서도 ‘가장 어린’ 것은 아니다. 작년 자매가 나란히 연수생이 된 이후 이들의 실력은 승승장구! 일 년 만에 중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쉽게 설명하자면 ‘5단’ 정도의 실력! 바둑 관계자는 “이들 자매가 안산에서 배출 된 최초의 여류 프로기사가 될 것 같다”고 했다.
한의사이자 바둑애호가인 아버지는 가벼운 마음으로 딸에게 바둑을 가르치면서 두 딸의 남다른 소질을 파악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바둑을 시킨 지 3-4년. 어린 두 딸에게 바둑을 알려 준 아버지는 그 동안 벌어진 실력 차이를 즐겁게 인정 한다. 자매는 바둑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출전한 첫 대회에서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성과를 낸다. 동생 지우는 연구생들만 출전 가능한 바둑협회장배 전국페어바둑대회 입상과 안지영배 여류바둑대회 3등을 했다. 언니 연우는 남녀 전국대회인 익산 서동배 전국 유단자부에서 3위, 전국 바둑협회 최강부에서 우승을 했다.
한 판의 바둑을 위해 일주일 동안 준비
하지만 이들의 바둑 기풍은 전혀 다르다. 동생 지우가 실리추구의 ‘영리한 바둑’이라면 언니 연우는 공격적인 ‘대범한 바둑’을 둔다. “언니는 성격도 남자다워요. 그래서인지 승부욕이 강해요. 특히 사활(문제를 푸는 것)은 언니의 강점 이예요”라는 동생의 칭찬에 “대신 너는 끈기가 있잖아”라고 답하는 언니.
학교생활을 빼면 거의 모든 시간을 바둑에 투자하는 자매. 서로가 가장 신경 쓰는 라이벌이자 든든한 지원자이다. 연수생이 된 이후 이들 자매는 매주 토·일요일은 왕십리에 있는 한국기원으로 가 갈고 닦은 기량으로 실력을 겨룬다. “왕복 4시간 동안 가 바둑 한판 두고 오는 게 아깝지 않느냐?”는 질문에 “언니랑 저는 그 한판을 위해 일주일을 준비해요”하는 초등 5학년의 대답에 말문이 딱 막힌다. 1년 동안 승률을 통해 매년 남자는 120명 중 10명, 여자는 40명 중 단 2명만 프로기사가 되는 된다. 좁고 험한 길! 그 길을 통과하기 위해 두 꼬마 승부사는 남들이 다 쉬는 주말에도 서울행 지하철을 탄다. 두 손을 꼭 잡은 채!
남양숙 리포터 rightnam69@hanmail.net
팁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바둑 종목에 걸린 금메달 수는 모두 3개. 종목은 남자단체전과 여자단체전, 남녀페어전 등 3개 부문이다. 11월 20~22일에는 남녀 한 팀으로 구성된 페어전이, 11월 23~26일에는 남자단체전과 여자단체전이 동시에 벌어진다.
첫댓글 에휴 내새끼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