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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속삭이니 벚꽃이 흩날리네” ① 山寺의 멋 간직한 천년사찰 나주 불회사 | |
<코레일-‘미붓’공동기획>‘KTX, 산사와 만나다’ 전국사찰 5選…부처님 오신날 ‘삼사순례’ 가이드 | |
기사등록 : 12-04-24 18:19 | ▣ 김치중기자 myhyewook@naver.com |
“스님, 어느 절이 좋을까요? 추천좀 해주세요” “나주 불회사가 참 좋더라” 유마사 주지 일장스님이 추천한 불회사. 릴레이 산사순례가 됐지만 그래도 스님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봄이 제 날씨를 찾은 날. 나는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다시 광주로 향했다. 3시간의 여행. 이번 취재를 하면서 나는 스마트 폰에 다운한 코레일의 ‘GLORY'(글로리) 애플리케이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승차권 예매, 승차권 확인 등을 단 5분 안에 할 수 있어 너무 편리했다. 세상 많이 변했다. 일주문에서 대웅전까지 가는 길. 벚꽃이 만개한 길을 걸으며 잠시 세속의 근심을 덜수 있었다. 광주역에서 나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지난주에는 제법 날씨가 쌀쌀했는데 길가의 벚꽃들은 어느새 만개해 꽃잎을 흩날리고 있었다. 광주는 벚꽃 가득한 꽃 고을이었다. 일주문 앞에서 버스에서 하차했다. 일주문 앞에 서니 불회사를 둘러싸고 있는 덕룡산이 자태를 뽐낸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벚꽃의 향연을 만끽했는데 덕룡산의 벚꽃들도 만만치 않다. 올 봄 꽃구경 제대로 한다. 대웅전까지 약 3km. 인적 드문 사찰이건만 꽃구경 나온 어르신들이 나무 아래서 신선놀이를 하고 계신다. 꽃구경은 나이를 불문하고 사람을 기쁘게 만든다. 카메라로 촬영을 하니 막걸리 한 잔 드신 어르신이 ‘V'자를 그리신다. 중요민속자료 제11호 불회사 석장승. 중요민속자료 제11호인 석장승이 반긴다. 17,8세기 세워졌을 것이라 추정되는 석장승이 서있는 곳은 절과 일주문의 딱 중간지점이다. 불회사에서 종무일을 보고 있는 보살의 전화. 서울에서 취재를 온다고 하니 신경이 쓰이나 보다. 처음 전화 후 불회사에 오는 날까지 몇 번 보살과 전화통화를 했다. 석장승을 보고 있다고 하니 부지런히 올라오라 한다. 스님이 점심 공양 중이라고. 1990년 불회사에 부임한 현 주지 정연스님은 현재 천일기도 중이시다. 2013년 2월에 회향한다고 한다. 스님은 점심공양 후 2시부터 다시 정진에 들어간다. 울창한 나무들 사이에서 삼림욕을 하며 대웅전 앞으로 갔다. 대웅전 앞에 서니 마치 산수화를 그려 놓은 듯 풍경이 황홀하다. 산수화를 배경으로 스님이 서 계신다. 덕룡산을 병풍으로 자리잡은 불회사 대웅전. “내가 뭐 도와줄 것은 없네. 잘 취재하고 가세요” 딱 2분간의 만남. 주지 스님은 이네 방사로 돌아가신다. 스님 말씀이 맞다. 내가 좋아서, 내가 선택해서 찾아온 불회사. 애초부터 스님에게 무엇을 기대한 것이 아니지 않나. 스님과 헤어져 불회사 일대를 돌아다녔다. 그늘진 벤치에서 사찰을 바라봤다. 고즈넉하다. 바람을 타고 떨어지는 꽃잎들과 나뭇가지들이 아름답다. 바람이 나에게 말을 건다. 그리고 졸졸 흐르는 계곡 물. 덕룡산은 이제 가을까지 수시로 색을 변화하며 자신의 자태를 뽐낼 것이다. 주지 스님이 천일기도 중이라 불회사에서는 그동안 진행했던 템플스테이를 진행하지 않는다. 대신 사전에 종무소에 연락하면 누구나 불회사에서 숙박하며 템플라이프를 할 수 있다. 단, 사시예불 등 사찰에서 행하는 기본 예절은 지켜야 한다. 사찰에 와서 꼭 무엇을 하지 않아도 좋지 않은가? 그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하루 덕룡산 일대를 등산하며 내 자신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약 600년이 된 희구수목인 연리목. 연리목은 나라의 경사, 자식의 부모에 대한 효성 등을 상징한다고 한다. 불회사에서 하루를 지낼 생각이라면 ‘천불천탑’으로 유명한 화순 운주사가 가까운 거리에 있다. 운주사와 함께 쌍봉사도 좋다. 3층 목조탑 양식의 대웅전과 극락전, 요사채, 해탈문 등으로 구성된 작은 절이지만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추사 김정희, 다산 정약용 등과 함께 다도(茶道)를 중흥시킨 초의선사의 출가사찰인 운흥사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삼사순례’가 가능하다. 불회사 대웅전 앞 풍경. 고즈넉한 산사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한참 걷다보니 다시 대웅전이다. 이제 다시 속세로 돌아가야 한다. 올 가을 불회사에 오고 싶다. 봄보다 더 화려한 모습으로 덕룡산이 나를 반길 것 같아서. 다음은 어디로 가야 하나? 산사와 속세의 경계에서 다음 산사순례를 고민하는 내 뒤로 꽃 바람이 분다. 푸르른 나뭇가지들. 불회사에서 만난 한 보살은 "벚꽃 피는 봄도 좋지만 가을 단풍이 절경"이라고 소개했다.
출처; http://www.mediabuddha.net/bbs/board.php?bo_table=07_6&wr_id=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