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구약성경 해석학'의 네 번째 강의로 '구약성경 해석의 평행된 두 관점'에서 첫 번째로 '하나님의 구속사적 해석'을 다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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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해석의 평행된 두 관점(1)
- 첫 번째 : 하나님의 구속사적 해석 -
이천우
신학에서 구약성경의 해석학을 다루는 것은 구약성경의 해석이 없이 구약성경이 설교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구약성경의 해석이 없이 구약성경을 설교하거나 가르치는 일이 교회에서 행해져오고 있는 실정이다. 구약성경의 해석은 설교자나 가르치는 자가 구약성경의 본문을 자기가 생각되는 대로 또는 자기가 말을 하고 싶은 대로 말을 만들어서 한다고 해서 되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구약성경은 그 해석에 평행선(또는 두 기둥)을 갖고 있다. 구약성경의 해석에 평행을 이루고 있는 하나의 선은‘하나님의 구속사적 해석’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하는 또 하나의 선은‘하나님의 언약적 해석’이다. 이 둘을 합하여서‘하나님의 언약적 구속사의 관점에 의한 해석’을 말하게 된다. 여기서는 먼저‘하나님의 구속사적 해석’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한다.
1. 구속사적 해석의 배경
1930년대 말에 구속사적 해석의 설교를 낳게 한 그 당시의 배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칼 바르트(Kar1 Barth)의 변증법적 신학(Dialectic Theology)에 대한 반응 때문이었다.
구속사적 설교가 태동하게 된 두 번째 이유는 1930년대를 전후해서 화란 교회에서 일어난 이른바 주관주의 (Subjectivism)에 대한 반작용에서 시작되었다. 이러한 설교 운동과 신앙 형태에서 성경 본문의 내용을 깊이 알고 하나님께서 성경의 구속사를 통해서 무엇을 말씀하시는지를 분명히 제시하려는 데서 구속사적 설교 운동이 태동하게 된 것이다.
2. 구속사적 설교의 필요성
구속사적 설교 이전까지 있었던 예증설교(Exemplary Preaching) 또는 모형적 설교 방법은 그 기원이 언제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기독교 초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늘 있어 왔던 설교방법이었다. 실제로 클레멘트(Clement)는 성경을‘윤리적 모범을 보여 주는 책’(a book of ethical models)이나‘모형 전시장’(picture gallery)으로 생각했다. 또 저스틴 마터(Justin Martyr)는 주장하기를“설교가들은 역사적 본문을 즐겨 선택하고 청중들로 하여금 그것을 좋은 본보기로 제시하여 따르도록 한다.”고 하였다. 성경에 대한 예증적 설교 또는 모형적 설교 방법은 중세를 거쳐 계속 이어졌으며 역사적 본문을 갖고 설교할 때 이야기를 전개시킴으로 청중들을 매료시키고 또 성경의 사건 내용을 청중들로 하여금 삶의 거울로 받도록 설교했다. 그래서 설교에서 단순히 윤리적 요소(Het ethische element)를 강조하는데 열을 올렸다.
그렇다면 예증적 설교는 무엇인가? 예증적 설교의 지지자인 다우마(J. Douma)는 우리의 조상들은 구속사가 그리스도를 그 중심에 둔 성경의 통일된 구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성경에 기록된 인물들을 심리학적으로 묘사하고 성경의 인물들이 가졌던 갈등과 시련, 그리고 신앙생활의 강약을 말하면서, 또 성경에 기록된 성도들의 경험과 오늘날의 성도들의 영적 싸움을 비교하면서 설교하는 것이다. 그리고 성경에 나오는 모든 인물의 성격을 모든 사람들의 본보기로 제시하려는 것이다.
3. 구속사적 설교의 원리
구속사적 설교방법을 주장하는 화란 칼빈주의 학자들로서 홀베르다(B. Holwerda), 스킬더(K. Schilder), 스퍼어(H.J.Spier), 봔다익(D.Van Dijk), 봔드비어(M.B. Vant Veer), 베인호프(C. Veenhof) 등이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구속사적 설교의 기본적 원리는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구속사적 설교를 말할 때 몇 가지 강조점이 있다.
① 하나님 중심
구속사적 설교는 역사적 본문을 취급할 때 인간 편에서의 접근보다 하나님 편에서의 접근을 우선으로 시작한다. 성경의 역사는 하나님의 구속사이므로 당연히 하나님 중심이어야 하며 하나님 우선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성경 기록의 역사에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간을 세상에 살도록 하셨으며, 인간에게 언약을 세우시고 인간을 하나님 앞에 살도록 하셨으나, 인간은 하나님의 명령을 어김으로 저주 아래 있게 되었음이 말해지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그 인간에게 구원을 약속하시고 여러 모양으로 하나님의 구원을 역사 속에 나타내신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약속의 성취로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셔서 구속 사역을 수행하신다. 하나님은 이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함에 있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룸에 있는 믿음에 있게 하시는 일과 예수 그리스도를 배척함에 있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룸에 있는 불신앙하는 사람들이다.
② 역사의 점진성
구속사적 설교는 하나님이 온 세상을 향해 품으신 구원의 뜻을 구체적인 역사 가운데 진행시켰다는 것을 파악한다. 하나님의 구속사는 우리가 말하는 세속역사(일반역사)까지도 그의 구원의 목적을 위해서 사용하신다. 구속사는 역사 속에서, 역사와 더불어, 역사를 통해서 전개되는 구원의 역사이다. 하나님은 그의 구속의 계획을 역사 속에서 이루어 가신다. 그러기에 성경에 등장하는 역사는 구속사의 관점에서 알도록 해야 한다. 구속사적 해석은 신구약 66권의 하나님의 말씀이 구속사의 관점에 의한 역사성에 의해서 통일성과 점진성을 가진다. 성경의 통일성을 바로 볼 수 있는 방법은 구속사적으로 관련된 구조로서 통일성을 가지는 것을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성경은 역사 속에서 무수히 많은 사건들을 각 사건들인 단편적으로 보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해석을 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의 역사인 하나님의 구속의 역사가 펼쳐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알게 해주는 해석을 해 나가야 한다.
③ 하나님의 구원 역사
하나님의 말씀은 역사적 특징을 가질 뿐 아니라, 역사 그 자체가 구원의 특징을 가진다. 성경은 하나님과 그의 백성들이 관계하는 중에 일어난 사건 기록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택한 민족을 계시의 수용자로 삼고 그들에게 역사를 통해서 구원의 길을 제시한 것의 기록이다. 하나님의 구원의 말씀은 전체 역사를 통해서 그 중심이 된다. 창세기 3장 15절에 나타내 주신 원복음(원시복음)에서부터 구원의 계시는 시작되어 역사의 전개에 의해서 더욱 구체화되며 풍성해져 가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첫 사람 아담에게 주신 언약에 의해 이후 족장들에게 구원을 약속하시고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율법에 따른 희생제사를 통해서 속죄함을 받을 수 있음을 계시하셨다. 그리고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다윗왕과 맺은 언약을 통해서 언약의 씨인 메시야가 올 것에 택하신 백성들의 믿음이 있게 하시는데, 구약의 선지자들은 이 하나님의 언약을 예언하여 주시는 것을 통해서 바라보며 신앙하도록 백성을 가르친다. 그리고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는 그 예언에 언약하여 주신 성취자로서 세상의 구원자로서 오심으로써 믿음에 있어온 자들의 믿음이 진실함을 드러내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