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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가제)’
극 본: 소 현 경
연 출: 진 혁
<기획의도>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는 푸쉬킨의 詩句가 나온건
삶이 늘 우리 기대를 배반하고 우리를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즐거운 날은 오고야 말리니... 라는 그 다음 詩句처럼
그 배반과 고통을 견디면 안도의 숨 길게 내쉬고 웃을수 있는 일들을 삶이 주기 때문이고,
그래서 그런 삶의 공식을 알고 있기에, 사람들은 고난이 와도 좌절하지 않고 그 고난을 넘기 위해 ‘용기’를 낸다.
이 산을 넘으면 내리막 길이 온다는 ‘희망’ 이 있기 때문에...
이 드라마는 그 ‘희망’ 을 품고 ‘용기’를 내서 고난을 이겨내는 한 여자의 역경 극복기며 동시에 성공 스토리다.
아버지의 불의의 사고사와 절대 빈곤으로의 추락, 혈육과의 기약 없는 헤어짐에 인간에의 배신감까지...
보통 사람들이 일생 한번 겪기도 힘든 울트라 슈퍼급 불행을 한꺼번에 만난 한 여자가,
뜨거운 가족애와 자기 극복에의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좌충우돌하다가 그녀의 착하고 긍정적인 성품 덕에
‘뜻밖의 행운’을 만나 그 전보다 더 행복해지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뜻밖의 행운’ 이 그녀의 모든 불행을 사라지게 해주는건 아니다.
로또 1위 당첨자들이 모두 행복해진건 아닌 것처럼, ‘뜻밖의 행운’ 은 단지 매개일 뿐,
그녀를 불행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건 그녀의 뜨거운 가족애와 삶에의 경건한 태도와 진정성이다.
시청자들이... 나보다 더한 불행을 당하는, 그렇지만 착하고 예쁘고 사랑스런 주인공이
내가 한번씩 꿈꿨던 것 같은 ‘뜻밖의 행운’ 을 만나 그 행운과 사랑과 가족을 모두 찾기를 바라며
그녀와 함께 울고 웃으며 그녀를 응원하는 드라마로 만들고 싶다.
* 기획 포인트
1) 우리가 사는 이유, 가족.
911테러 때나 대형 비행기 추락사고와 같은 불시에 재난을 맞는 사람들의 경우, 죽음을 코앞에 둔 짧은 시간에
그들이 핸드폰이나 짧은 메모를 통해 남기는 말들은 대부분 남겨진 가족들에게 ‘사랑한다’ 는 것이었다.
내 자신의 삶이 끝나는 안타까움 보다 남겨진 이들을 먼저 떠올리고 걱정하는 희생자들을 보면서
뭉클한 감정을 누구나 느꼈던 것처럼...
아버지에게서 받은 사랑으로 힘을 내고, 동생 은우를 찾아야 한다는 목표로 결코 주저앉지 않는 은성과
가족 때문에 죽은 자로 살아가는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눈물겨운 은성부의 부성애를 통해,
가족이란 ‘끈’ 이 얼마나 큰 힘이고 목표이며 각자의 삶에 소중한 존재들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고자 한다.
2) 돈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본다.
각박하고 살기 어려운 현실일수록 사람들은 꿈을 꾼다.
‘로또’ 나 ‘존재를 알지 못했던 먼 친척의 유산’ 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뜻하지 않은 행운이 찾아와
한순간에 모든 어려운 상황을 해결해주길 바라는 환타지가 있다.
이 드라마에서는 은성처럼 나에게 뜻밖의 유산이 상속된다면?... 이라는 환타지로 먼저 시청자의 상상력을 자극한 다음,
그 유산상속에 대처하는 등장인물들의 애증의 관계와 변화를 통해 돈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보고자 한다.
3) 정처 없는 청춘들의 성장기.
인생의 성공도 사랑도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20대 그 혼란의 시기.
그 혼란의 시기에 놓인 은성, 환, 성우, 승미, 정.. 이 다섯 청춘이 그 중에서도 그 누구도 피해갈수 없는 통과의례인 사랑을 만난다.
미워했다가 사랑하게 되는 환과 은성의 사랑,
갖고 싶지만 갖지 못하는 승미의 사랑,
사랑하기에 조건 없이 주는 성우의 사랑,
사랑도 환경의 덤으로 쉽게 얻으려했던 정의 사랑 등...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
시청자들이 그들 관계의 극적 재미와 함께 그 중 한사람쯤에게는 자신들의 사랑 경험으로 공감할수 있게 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 선 은성, 환, 성우, 세 사람이...
갈등과 상처, 아픔을 겪으면서 그 사랑으로 인해 변하고 발전하고 성숙해가는 모습을 그리고자 한다.
4) 드라마를 끌고 가는 견인차, 궁금증.
아주 단순한 구조의 로맨틱 코미디부터 정통 멜로드라마까지 거의 모든 드라마에서
시청자들은 대부분 주인공 두사람의 사랑이 결실을 맺어 해피엔딩으로 끝날걸 안다.
그러면서도 그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어떻게? 하는 궁금증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서는 그 어떻게 될까? 라는 궁금증을...
드라마 초입, 살아있으면서 죽은 자가 되는 아버지의 선택을 시작으로, 과연 은성이 유산을 받게 될 것인가?
은성부가 살아 있는게 밝혀진 후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아버지와 동생은 어떻게 은성과 만나게 될 것인가?... 등의 굵직한 궁금증부터
은성과 환은 어떻게 사랑하게 될 것인가? 그렇다면 성우는?
백성희의 거짓말에 등장인물들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등등의 소소한 궁금증까지 매회 고루 배치시켜서...끝까지 드라마에 재미를 주고 관심을 버릴수 없게 만들고자 한다.
5) 새로운 기업인의 제시.
대부분 혈육 중심의 기업 승계와 재산 상속이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장숙자 할머니의 경영마인드와
무조건 혈육 상속에서 벗어나려는 할머니의 결단을 통해 성숙한 기업인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등장인물>
(고은성 집안)
1. 고은성(여, 24-25세) : 고평중의 딸.
화려하게 아름답진 않지만 들꽃 같은 해맑고 여린 외모로 볼수록 사람의 눈길을 끄는 매력이 있다.
계산 속 없이 순수한 천성 탓에 사람을 잘 믿고 의심할줄 모르며, 털털하고 단순해서 뭐든 깊게 담아두지 않는다.
매사 긍정적이고 아닌건 포기도 빠른 낙천적인 성격이지만 반면에 욱하는 다혈질 기질도 있다.
불의를 보면 못 참으며, 약자에게 약하고 강자에게 강해서 학창시절 일진 아이들에게 삥을 뜯기느니 맞는걸 택해
하루걸러 뒤엉켜 싸우다 친구가 되기도 했다.
11살 때 엄마를 병으로 잃은 후부터였다.
감싸주고 위로해줄 엄마가 없고 편들어줄 형제도 없는 아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자기 보호막이 센척이었던 것...
속으론 늘 외롭고 헛헛했다.
5년 후, 열여섯 때 아버지 재혼으로 새엄마와 승미와 새가족을 이뤘으나 동갑내기 자매가 된 승미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았으며,
새엄마의 철저한 부드러움으로 포장된 의무감을 느낀 후 가족에의 희망을 포기했다.
아빠라도 행복하면 됐지... 속 깊은 마음으로 미묘한 새엄마의 이중성을 아버지에게 고자질하지는 않았지만
새엄마를 엄마라고 못 부르고 어머니라고 불렀다.
백성희는 아빠의 아내로 승미는 새엄마의 딸로... 서로 별다른 대화없이 섞이지 못한채 살다가 유학을 떠났다.
다행인건 딸이라면 끔찍한 아빠가 곁에 있지 않은가? 아빠와 친구처럼 허물없이 지내고
발달장애인 남동생 은우에 대한 정이 끔찍하다.
부족한 아들이 가슴에 걸려 차마 눈을 못감는 엄마 앞에서 아빠와 그녀, 평생 은우를 잘 돌보겠다고 약속을 했다.
심지어 은우보다 절대 먼저 죽지 않겠다고 맹세까지 했던 그녀였다.
아이들에게 놀림 당하는 은우를 보호하기 위해 합기도를 배우기까지 했다.
어려서부터 공부에는 별 욕심 없는 대신 식탐이 많아 먹는걸 좋아했다.
먹어도 먹어도 살 안찌는 체질을 하느님께 감사하며 많이 먹고 맛있게 먹다보니
미각도 발달하고 요리에 취미도 붙었다. 취미는 먹기, 특기는 요리다.
특히 먹던 음식만 먹는 자폐아 특징을 가진 동생 은우에게 다양한 음식을 먹이기 위해
기존 음식에 새로운 재료를 숨겨 넣어 요리하는 등, 자기만의 메뉴개발에 특기가 있다.
원래는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아 경영하라는 아버지 뜻에 맞춰 유학을 갔다가 2년 만에 아버지 몰래 요리 학교로 전공을 바꿨다.
드라마 시작에... 새로운 메뉴 개발자인 푸드 컨설턴트를 꿈꾸며 뉴욕 요리학교 CIA에서 유학하던 중,
아버지의 호출로 귀국했다가 아버지의 죽음과 빈손으로 새엄마백성희에게 참혹하게 길바닥으로 내쳐진데 이어
동생까지 잃어버리는 감당못할 비극을 겪는다.
죽은 아버지에 대한 애정과 어떡하든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특유의 정신력으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가 우연히 ‘진진식품’의 정숙자 회장을 구해준 인연으로 유산상속자가 되면서
그녀 인생의 운명적 인연, 악연을 포함한 모든 인연들과 엮인다.
2. 은성부 고평중(남, 54-55세) : 은성의 아버지.
중소건설사 사장. 성실 우직 뚝심 정직을 재산으로 건설업계에 탄탄하게 자리를 잡은 자수성가형. (식자재유통업으로 할수도 있음)
아내가 암으로 죽은 후 은성 은우 남매를 홀로 키우다 백성희를 만나 재혼했다.
자식들에 대한 애정이 끔찍해서 사별 후 5년이 지나도록 은성의 새엄마로 적합한 사람을 찾지 못해 재혼을 미루다가
회사 앞 바에 새로 온 동업사장이라는 백성희를 만났다. 빼어난 미모에 부드럽고 따뜻한 배려까지...
은성과 동갑내기 딸이 있는게 남자의 이기적 계산에 걸렸으나 그냥 지나치기에는 백성희의 매력이 너무 컸다.
바람꾼 전남편에 질린 탓인지 바를 운영하면서도 남자 손님들과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조신한 태도와 배려,
거기에 자기처럼 재혼의 조건으로 아이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까지... 그를 찍은 백성희의 철저한 계산인줄 모른채 사랑에 빠져
그녀와 재혼했고, 재혼 후에도 은성을 때로는 친딸 승미보다 더 곰살 맞게 챙기는 아내에게 흠뻑 빠져 살았다.
그러다 뜻하지 않게 사업의 위기를 맞게 되고 이어서 경기 불황까지 겹쳐 벼랑 끝까지 내몰리자
마지막 부도를 막기 위해 친구를 찾아갔다가 거절당하고, 절망감에 만취해 헤매다가 퍽치기를 당하고
뺏긴 지갑과 소지품 때문에 가스폭발 사고 사망자 명단에 오른다.
퍽치기 신고를 하기 위해 찾아간 파출소 티비 뉴스에서 자신의 사망 소식을 접하는 순간 퍼뜩 사망 보험금이 떠오른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길바닥에 나앉을 위기... 더구나 은우의 발달 장애와 피아노 교육 때문에 엄청난 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내가 죽으면 상당액의 보험금이 그들에게 남겨진다. 그길로 파출소를 빠져나와 고민하고 갈등하던 그,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죽은 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3. 은성 계모 백성희(여, 49-50세): 고평중의 아내. 승미의 엄마.
기품 있고 이지적인 외모에 항상 우아하면서도 밝은 미소와 부드러운 화술을 갖고 있어서
그녀를 만나는 사람 열이면 열, 그녀에게 깜빡 넘어간다.
누구도 그녀가 먹을거 하나에 아귀다툼하듯 덤벼드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 막내 출신인걸 알아채지 못하는건,
그걸로라도 먹고 살라고 하늘이 주신 그녀의 미모 때문.
그 덕에 회사에 쉽게 취직할수 있었고, 졸부 집 아들을 만나 결혼도 할수 있었다.
하지만 여고 2학년, 학교 땡땡이 치고 놀러나간 5일장에서 만난 뜨내기 점쟁이 말이 남편 돈으로 살림 살 팔자 못되고
니 손에 물 묻히며 살 팔자라더니... 도박을 직업으로 술과 외도를 취미로 생활하던 남편은 결혼 10여년 만에 집안을 거덜냈다.
다행인건 지독한 가난을 겪으면서 눈치 백단이었던 그녀...
그동안 남편 몰래 요령껏 딴주머니에 채운 돈을 움켜쥐고 남편과 이혼했다.
전남편과 이혼 후 4년 만에 친구 소유의 바에서 얼굴 사장으로 일하다 만난 은성부 고평중과 재혼했다.
재혼 이유는 오직 하나, 은성부가 건실한 중소기업 사장이었기 때문.
거기에 보너스로 인품도 뼛속까지 진국 중에 진국인 남자가 고평중이었다.
가방끈 짧고 비빌 친정부치도 없는 나이 40넘은 이혼녀에게 20년 이상 탄탄하게 자리를 잡은 알짜배기 고평중은
하늘이 내린 마지막 동아줄이었다.
재혼 후 고평중의 신임을 얻는 완벽한 아내가 되기 위해, 그래서 그의 돈으로 자신과 딸에게 최상의 삶을 얻어내기 위해...
은성과 은우에게 겉으론 부드럽게 잘 대하고 음식이며 용돈이며 옷가지며 잘 챙겨주지만,
어쩔수 없는 차별을 받는 딸 승미 때문에 속으로 쌓인게 많다.
그녀 자신도 자기 본모습을 설명하라면 못할만큼 때, 장소, 상황에 따라 무섭게 변신하는 카멜레온 같은 여자.
유들유들하고 능수능란한데다 자기 합리화의 귀재며 이기의 극치다.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이 그녀에게 사랑이었다.
은성부를 유혹하며 거짓말로 자기 과거를 치장할 때도, 은성부의 사망보험금을 가로채고 은성을 참혹하게 버릴 때도,
죽은 자로 다시 찾아온 남편을 내칠 때도 분명하고 당연한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 갖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죄책감이 없다.
은성부가 정말 죽은줄 알고 자기 이름으로 수혜자가 된 생명보험금을 가로채고 은성과 은우를 맨몸으로 내쫓고,
뒤늦게 찾아온 은성부에게는 은성이 자기 몫의 절반을 받아 은우를 데리고 미국으로 떠나버렸다는 거짓말로
은성부가 자수조차 못하고 죽은 자로 떠돌게 만든다. 그러면서 도대체 내 팔자는 왜 이런가? 끓기만 한다.
여고 졸업 후 들어간 첫 회사 사장 친구인 환의 아버지 선우민식을 좋아했으나,
제대로 된 작업을 할 틈도 없이 그가 여고동창 오영란에게 반해 열애 끝에 결혼함으로써
‘진진식품’의 부자 며느리가 될 기회를 잃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후에 자신들의 인연으로 환과 알게 됐던 승미가 환을 좋아하는걸 알고
승미를 환과 결혼시키기 위해 그녀가 알고 있는 온갖 연애의 기술을 승미에게 전수하면서 친구인 오영란에게도 공을 들인다.
그런데 이게 왠일?... 고평중의 죽음과 함께 그녀 인생에서 퇴장시켰던 고은성이 재수 없게 다시 등장하더니
그걸로 모자라 유산상속자란다. 그 어마어마한 유산을 은성이 상속 받는다구?
당연히 선우환과 결혼해 딸 승미에게 돌아갈 유산까지 가로채는 은성을... 절대로 이대로 둘수 없다고 결심하는 그녀.
4. 유승미(여, 24-25세) 백성희의 딸.
엄마의 재혼으로 8년 전, 중 3 겨울방학 때 은성네 집으로 합류했다. 엄마를 닮아 귀티가 나는 단아한 외모에 늘 차분하다.
친아버지로 인해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도 모범생에 자존심 강하고 깔끔한 성격이다.
한참 예민한 사춘기 시절, 언니라고 부를수도 언니라고 불릴수도 없는 동갑내기 은성과 억지 자매로 엮인 순간부터 은성이 싫었다.
새아버지에게 이미 자신과 동갑내기 은성이라는 딸이 있는 한 자신은 절대로 새아버지의 딸이 될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은성부녀의 끔찍한 정을 보면서 엄마 재혼에 혹으로 따라와 얻어먹고 사는 비참함을 느꼈으며
여고 2학년, 재수 없게 은성과 같은 반이 되고 집주소를 옆집으로 적으면서는 열패감에 괴로웠다.
그녀의 엄마를 어머니라고 부르는 은성처럼 그녀도 은성부를 아빠라고 못부르고 아버지라고 불렀다.
엄마처럼 저렇게 남자의 경제력에 기대서가 아니면 홀로서지 못하는 여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능력 있는 여자가 되겠다고
일찌감치 결심, 공부에 매진했다.
이혼 후 딸을 한번도 찾지 않는 친아버지와 이미 충분히 사랑할 자식들이 있는 새아버지와의 세월 속에서
늘 아버지 정에 굶주렸던 그녀.
그런 그녀에게 아버지 같은 따뜻함과 든든함으로 다가온 첫남자... 선우환을 사랑한다.
어려서부터 엄마에게 돈에 대한 중요성과 그보다 더 중요한건 돈 있는 남자라는 교육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며 자랐지만,
환이 준재벌쯤 되는 집 남자라서는 아니었다.
독서실에서 공부하다 늦은 밤길에서 질기게 쫓아다니던 남학생을 피해 달아나다 넘어져 다친 그녀를 집까지 업어 데려다줬던 환.
같은 동네 사는 엄마친구 아들이고 학교에서 건방지고 무례하기로 소문난 환오빠의 등은 아버지처럼 넓었으며 단단했고 따뜻했다.
그날, 열여섯 그녀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 시작됐다.
대학 졸업 후 환의 곁에 가까이 있기 위해 1위의 성적으로 ‘진진식품’ 마케팅부에 입사한후
친구인듯 연인인듯 환과 가까워지고 있다.
아버지 사망 후, 은성을 쫓아내는 엄마의 말을 엿듣게 됐지만 은성을 붙잡지 못하고 보낸 후 두고두고 그 일을 마음에 걸려했다.
엄마 몰래 은성 친구에게 거처를 물어보기도 했지만 찾을수 없었다.
그렇게 가슴 한 귀퉁이에 은성이 걸린채로 일년여를 살았지만 막상 다른 곳도 아닌 환의 집에 있는 은성을 알게되고 충격 받는다.
이제 은성은 그녀가 마음에 걸려하던 가엾은 희생양이 아니라, 자신이 꿈꾸던 환과의 미래를 깨뜨리는 위협자일 뿐이다.
어쩔수 없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엄마의 거짓말에 동조하게 되고 그 거짓말을 또 다른 거짓말을 낳게 된다.
늘 엄마와는 다르다고 생각해 왔는데... 분명 엄마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느끼는 그녀.
엄마의 지독한 속물근성과 물욕을 내심 경멸하면서도 엄마 손아귀를 벗어나지는 못한다.
5. 고은우(남) : 은성의 남동생.
장애와 천재적 재능을 함께 가지고 있는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 환자.
자폐3급에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을 함께 갖고 있다.
하루라도 피아노를 못 치면 못 견디고, 하루 종일 피아노를 치게 해주면 배고픈 줄도 모르고 몰두한다.
피아노를 안치면 음악을 듣거나 작곡을 하는 등 그 안의 음악 세계에 빠져있는 조용하고 해맑은 미소를 지닌 소년이다.
아버지 사망 후 누나와 집을 나와 떠돌던 중, 피아노를 찾아 거리로 나갔다가 은성과 헤어진다.
뒤늦게 백성희와 연락이 닿지만 다시 그녀에 의해 보호시설로 보내지지만 또 다시 피아노를 찾아 거리를 헤매다가
그의 천부적 연주능력과 피아노에 대한 집착을 알아본 환의 친구 바에서 연주를 하다 환과 만나게 된다.
(선우환 집안)
6. 선우환(남, 26-27세) : ‘진진식품’ 장숙자의 손자.
유학을 때려 치고 돌아와 허랑방탕 놀고 먹는 철부지.
잘난 유전자 덕에 크고 잘 생겼고, 능력 있는 할머니 덕에 돈 넘치게 많아 돈이나 진로, 미래에 대한 개념이 없다.
패리스 힐튼처럼 한번 입은 옷은 두 번 안 입을 정도로 겉멋의 대왕으로 가호에 살고 가호에 죽는다.
할머니가 절대 엄금을 내린 할리데이비슨류의 오토바이 광이며 수시로 외제 스포츠카 바꾸기가 취미. 한때 기타에 빠져
위대한 기타리스트를 꿈꾸며 몰입하기도 했지만 문화 예술에 대해 문외한인 할머니 앞에서 코웃음만 당하고 접었다.
공부 잘하면서 운동에 성격에 너무 잘난 성우형과 어려서부터 저절로 비교 당하는데 신물이 나서
성우만 보면 틱틱대지만 속으로 성우를 싫어하진 않는다.
다섯 살 때 아버지가 교통사로 사망한 후, 일찍 아버질 잃었다는 엄마의 동정과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남긴 손자라는 할머니의 애틋함으로 인해 어느 왕국 황태자 부럽지 않게 살았다.
당연히 모든게 자기 위주로 다른 사람 입장이나 감정을 배려는 커녕, 예의는 기본으로 없고 성질 더러운 안하무인이다.
학창시절부터 그의 재력 때문에 주위를 둘러싼 똘마니급 친구들이나 여자들이 줄을 서서 사람에 대한 아쉬움도 없지만
깊은 친밀감을 느껴본 적도 없다. 승미를 제외하고는... 우연히 밤길에서 다리를 다친 승미를 업어서 데려다주면서
아버지가 없는 동질감을 서로 느낀 후 그가 유일하게 챙기고 그답지 않게 부드럽게 대하는 사람이 된 승미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엄청난 재력으로 학교를 휘어잡은 엄마를 등에 업고 일찌감치 성인 놀이에 열중, 당연히 대학도 떨어졌다.
뒤늦게 손자의 인생을 걱정한 할머니에 의해 곧바로 끌려 군에 입대했지만,
역시 아들 손에 먼지라도 묻을까 노심초사한 엄마가 동원한 인맥 돈맥으로 인해 군에서도 철들지 못하고 돌아와,
억지 유학을 보내졌다.
한국과 다른 미국 문화의 새로움에 젖어 한 3년 지내다보니 그것도 지겨워져서, 드라마 시작에 몰래 한국에 귀국한다.
알아서 돌아가는 대량급식과 외식사업에 앉아만 있어도 수억대로 나오는 건물 임대료에 여기 저기 널려있는 땅들...
도대체 왜 저렇게 공부를 하라는건지 이해할 수가 없고 그 뜻을 받아들일 생각도 없다.
조금만 참자! 어차피 머지않아 잔소리쟁이 할머니 죽으면 대부분 다 내 차지다...
요리 뺀질 저리 뺀질거리는데, 그 머지않아 죽을 잔소리쟁이 할머니가 핵폭탄을 터뜨린다.
어디서 삐쩍 마른 당나귀 같은 계집앨 데려오더니 그 애한테 재산을 상속한단다.
그걸로 모자라 할망구 죽을 때까지 모든 경제적 도움 스톱! 이란다.
법적 성인이니까 부양 의무가 없다면서 카드란 카드는 죄 뺏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월급 88만원 줄테니 임시직으로 일을 하란다.
말도 안되는 상황을 돌려놓기 위해 어쩔수 없이 고군분투 하며 재수없는 고은성과 죽일듯 미워하고 죽일듯 싸우며
일을 배워나가다가 선머슴아 같은 은성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고 당황한다.
그런데 은성 곁에는 퍼펙트하고 성숙한 남자 성우가 있고,
그의 곁에는 고교시절부터 오랜 시간 그의 순수한 친구로 곁을 지켜주다 결혼 말이 오가는 승미가 있다.
고교시절 풋사랑의 첫 느낌을 안겨줬던 승미...
그 이후 오랜 시간 자신을 지켜보던, 그가 놀고 지냈던 여자들과는 다른 승미 때문에 갈등한다.
되는대로 행동하고 입에서 나오는대로 폭언을 하기도 하지만 내심 악의는 없다.
고민하고 생각할 기회를 받지 못하고 그렇게 키워졌을 뿐...
어머니 오영란의 순수함과 할머니 장숙자의 근성과 오기, 인간미 등이 그의 속 깊이 숨겨져 있다.
할머니 마음을 돌려 은성에게 갔던 상속분을 빼앗기 위해 회사 물류 창고 일에 급식 배달 등 밑바닥 일을 경험하면서...
돈의 소중함과 소박한 서민들의 삶과 인정, 노동의 뿌듯함과 회사에 대한 애착 등이
그 자신도 모르게 그의 속에 조금씩 채워져 간다.
그리고 박변과 백성희로 인해 회사가 위기가 찾아왔을 때, 그의 인생 처음으로 무언가를 위해 발 벗고 뛰고 또 뛴다.
7. 장숙자(여, 74-75세) : 환의 조모, 주식회사 ‘진진식품’ 대표이사.
이윤의 극대화가 아닌 품질의 극대화로 승승장구한 대량급식업체 ‘진진식품’의 대표이사로 종횡무진하고 있는 여장부.
경상도 깡촌에서 태어나 입 하나라도 덜려는 부모와 6,25 때 징집 된 독자의 대를 미리 이어놓을 시부모에 의해 18세에 결혼,
19세에 유복자를 가진 채 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어린 과부가 됐다.
이후 눈물 없이 들을수 없는 갖은 고생을 하며 아들을 키우다 서울로 상경,
미군부대 앞 꿀꿀이죽 장사부터 미제물건 장사, 식모에서 식당 일, 떡 김밥 야채 노점상 등 손이 터지게 고생하며 돈을 모아
영등포에서 차린 식당이 대박을 치면서 기반을 잡았다.
푸짐한 인심과 맛으로 성공해서 돈이 모일 때마다 땅이며 경매를 통해 부동산으로 돈을 벌자 20여년 전 급식사업을 시작,
아들과 함께 사업체를 키웠다.
능력 없는 여자가 남편 없이 아이를 키우면서 맺히고 맺혔던 한 때문에,
자신처럼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자들에게 일자리를 주겠다는 다부진 사업 목표로 시작 현재 전직원 중 50프로가 싱글맘이다.
그 꿈을 함께 키우던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고 대신 어린 손자 환에게 정을 쏟으며 살았다.
지독히도 험난한 삶을 헤쳐나가느라 이제는 호랑이 보다 더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지만 원래가 정이 넘치게 많은 사람이어서,
슬픈 연속극이나 가슴 아픈 사연을 들으면 찔끔찔끔 잘 운다. 자기처럼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된 며느리와 일찍 애비를 잃은
손주들에 대한 사랑이 너무 각별해서 오냐 오냐 받아주다 보니, 누구보다 그녀 자신이 가족들을 망친 장본인이 됐다.
특히 아들을 꼭 빼닮은 손주 환은 아직도 볼때마다 가슴이 미어지게 만드는 그녀의 아킬레스건.
환의 계산 속 뻔한 짓거린줄 번번이 알면서도 환의 웃음 앞에 번번이 녹아내렸던 그녀다.
때가 되면, 놀만큼 놀다보면 철들겠지... 그런데 기다렸던 손자가 영 정신차릴 기미를 보이지 않더니 단지 쳐다보는 시선이
기분 나쁘다며 행인을 두들겨 패고 그 자리에서 합의금조로 수천만원의 수표를 행인의 얼굴에 뿌린걸 알고 격노한다.
정신이 번쩍 난다. 거기에 강북 최대 명품 전문 백화점을 지을 허황된 계획까지 갖고 할머니 죽음을 기다린다는 말을 듣고
배신감과 절망에 이어 뼈아프게 자신의 잘못된 손자 사랑을 되짚어본다.
위암 말기로 길어야 6개월이라는 진단을 받은 후였다. 남은 기간 길어야 6개월...
이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주주로서 이윤 극대화가 아니라 나누고 베푸는 기업을 고집스레 이어왔는데...
내가 죽고 나면 유산을 상속 받은 손주들과 며느리에 의해 회사가 넘어가는건 불 보듯 뻔한 일...
죽음을 앞에 두고 대결단을 내리기 위해 허름한 차림새로 영등포로 향한다.
사업 시작 후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할 고비가 오면 아무도 모르게 예전 첫 광주리 장사를 시작했던 영등포로 가서
초심으로 돌아가 결정을 내리곤 했던 그녀였다. 그런데 그 곳에서 어우동 복장을 하고 쌀만두를 팔고 있는 은성을 본다.
마치 첫 광주리 장사를 할때의 자신처럼 절박한 듯한 아이인 은성을 관찰하다 오토바이 날치기에 가방을 뺏기다가
넘어지면서 부딪혀 일시적 기억상실에 걸린채 은성에게 발견돼 병원을 거쳐 은성의 허름한 단칸방에 머물게 된다.
기억은 얼마 후에 돌아왔지만 요새답지 않은 아이 은성을 관찰하고자 아닌척 눌러앉아 은성을 시험하고 집으로 돌아올 때
은성을 데리고 들어오고, 얼마 후 전재산을 은성에게 남긴다고 선언해 가족들을 기함하게 만든다.
생명처럼 사랑하는 자손들을 외면하고 겨우 한달 함께 지낸 고은성에게의 유산상속!
그녀의 폭탄선언으로 인해 수백억의 유산을 놓고 그녀 주위가 온통 회오리치게 만든다.
무조건 혈육 중심의 상속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풍토에서 벗어난 깨인 인물이다.
8. 선우정(여, 25-26세)
선우환의 여동생. 오빠 선우환과 오누이에 걸맞게 철없는 아가씨.
초기 단계인 외식사업부의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2호점의 점장이지만 명함만 내놓고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
엄마 닮아 몸이 약하고 다리 힘이 없다는 핑계로 오전에 매장에 나갔다 오면 저녁까지 누워있어야 하고
하루 종일 근무를 하면 이틀을 침대에 누워 밥상을 받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쇼핑은 하루 종일 잘도 한다.
일하는 건 너무 재미없고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명목상 책정된 월급보다 몇배는 더 쓰고 사는데다, 박변 조카 성우와의 결혼을 기다리며
살짝 살짝 귀족 성형으로 얼굴과 몸매를 매만지느라 더 바쁘다.
할머니가 자신에게 한 제일 좋은 일은 참 좋은 남자 성우를 그녀의 짝으로 점찍어 준 것.
돈이 아무리 많아도 오빠 선우환 같이 거친 남자는 딱 질색이다.
자기 능력 있고 성실하며 인간성까지 좋은 성우인데... 그가 은성을 사랑하게 되자 인생 최대의 나락과 충격을 경험한다.
9. 오영란(여, 50-51세) : 환의 어머니.
28세에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고 과부가 된 이후 줄곳 시어머니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혼자 살았다.
스믈 둘 어린 나이에 결혼해 한번도 사회생활을 해본 적이 없이 지내서 세상물정도 모르고 관심도 없다.
아직도 철없고 미성숙하고 감정 표현도 즉흥적이어서 희노애락으로 하루가 바쁘다.
아이들 다 키우고 나니까 남는 외로운 시간을 뒤늦게 자기 치장과 쇼핑으로 떼우며 산다.
일찍 과부가 된 며느리를 자신의 처지와 동병상련을 느낀 시어머니 배려로 원 없이 돈 쓰고 사람 부리며 편하게 살았다.
아이들이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아직 젊은 며느리를 홀로 늙힐수 없어 시어머니 장회장이 재혼을 권유했고 못이기는 척
재혼할까도 생각해 몇 번 선을 보다가 자기 현실을 깨달았다.
시어머니의 며느리로 있으면 손 끝에 물 한방울 안묻히고 호강하며 살지만,
시어머니 품을 떠나 재혼 시장에 나가서 자신의 조건으로 만날 수 있는 남자는 급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졌다.
시어머니인 장회장이 죽으면 남편 몫인 그녀의 전재산중 반이 그녀에게 상속된다... 과감하게 재혼을 포기했다.
그간에 몇 번 시어머니 몰래 연애를 하기도 했다.
현재 요리사 표성철과 3년 째 연인관계로 일주일에 한번쯤 서로의 방을 오가며 밤을 보내고 있다.
죽은 남편에 이어 두 번째 사랑인 셈인데, 얼마전부터 표성철이 결혼을 요구해 갈등하던 중, 은성의 등장으로 인해 파란을 겪는다.
순수하고 여려서 백성희의 여우 속내를 눈치도 못챈채 백성희의 말에 휘둘린다.
10. 표성철(남, 45-46세) : 집사 겸 요리사, 오영란의 연인.
장회장 회사 요리사로 일하다가 뛰어난 실력으로 집사 겸 요리사로 발탁됐다.
조폭 출신 폭력 전과자로 교도소에서 읽은 잡지에서 장숙자 사장의 스토리에 감동, 요리를 배웠다.
출소 후 진진의 food 사업부 조리사 시험에 응시, 당연히 불합격 될 그를 장사장이 받아줘 그녀 사람이 되었다.
조폭 출신답지 않게 손끝이 끝내주게 섬세하다.
10여 년을 지내는 동안 할 일없어 심심해 몸을 트는 오영란을 늘 연민으로 바라보다 애정으로 발전했다.
물정 모르고 자식들과 동급으로 철없으면서도 시어머니 재산 때문에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영란을 안타까워한다.
(박성우 집안)
11. 박성우(남, 28-29세) : 박변호사의 조카.
박변호사의 조카. ‘진진식품’ 운영기획팀 팀장.
외교관으로 거의 외국에 나가있는 부모님 때문에 고등학교까지 작은 아버지인 박변 집에 살아서
작은아버지에게 고마움과 마음의 빚이 크다.
원래 계획에 없던 ‘진진식품’에 입사한 것도 그런 작은 아버지 권유를 무시할수 없었기 때문.
대학 입학 후 고등학교 친구 형진과 같이 살고 있다.
자유분방하고 쾌활하며 유쾌하다. 겉으로는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에 남자답게 화통하고 서글서글하면서도
적당한 성깔도 있는 천상 남자 성격이다. 인생에서 특별한 고난을 겪어보지 않은 탓에 늘 자신만만하지만 건방지지는 않다.
타인의 마음을 잘 읽고 자존심 상하지 않게 배려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남자다운 추진력과 승부욕이 있어서 맘먹은 일은 어떡하든 밀어부쳐 해내고 만다.
한마디로 남자들 사이에서 쳐주는 인물이며 여자들에게는 로망이다.
강자한테 강하고 약자한테 약해서 동정심이 넘치게 많은걸 단점으로 칠 정도로 성숙하고 멋있다.
고등학교 때 폭력 그룹 애들한테 얻어맞는 형진을 구해주다가 우등생 짱으로 근방에 이름을 날린 전설적인 인물.
은성의 귀국 날 형진의 여자 친구로 은성을 소개 받았다.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형진이 중소기업 건설사 사장 딸이라는
조건 때문에 공들이고 있던걸 알고 있던터라 순수하고 털털해 보이는 은성에게 괜히 마음이 쓰여서 형진을 말리는데,
제대로 말리기도 전에 은성네가 몰락하자마자 형진이 자식이 매정하게 등을 돌려버린다.
두 번 밖에 안봤지만 아버지가 사고로 죽고 계모에 이어 형진에게도 버림받은 은성이라는 아이...
형진을 대신한 죄책감과 미안함이 아니더라도 은성의 벼랑 끝에 선 심정이 저절로 느껴졌었다.
얼마 후 고생하는 은성을 우연히 다시 만난 후 동정심과 인간적인 미안함에 이리저리 챙겨주다 은성을 사랑하게 된다.
‘진진식품’에서 주관하는 노숙자 무료 급식 프로그램에 일주일에 한번은 나가서 자원봉사를 하던 중 은성의 아버지를 알게 되고
그의 정체를 모른채 형진을 통해 공사장에 일자리를 알선해 준다.
드라마 후반에... 할머니 뜻을 어기고 회사를 먹으려는 작은아버지의 음모와 함께
그 음모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일생일대의 갈등을 겪는다.
혈육이면서 나를 키워준 부모 같은 작은아버지와 실체 없는 양심 앞에 선 그...
혈육이냐 양심이냐, 보은이냐 사랑이냐...에서 갈등하게 되는데...
12. 박태수(남, 54-55세) : 성우 작은아버지.
‘진진식품’의 고문 변호사이자 이사.
할머니가 영등포에서 식당을 하던 시절 단골로 시작된 인연으로 자문 변호사가 된 후,
환의 아버지가 죽은 후에 사업 파트너로까지 발전했다.
그런 인연으로 현재 장숙자의 오른팔로 모든 일을 상의할뿐 아니라 거의 집안 식구가 됐다.
아내(아내와 집은 거의 등장하지 않을듯)와의 사이에 아이가 없어 외교관인 형님내외 대신 성우를 아들처럼 키워서
성우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아무것도 없는 여자의 몸으로 자손들만큼은 고생시키지 않겠다는 장사장의 뜨거운 가족애와 처절하게 경건한 자세로
삶에 맞서며 흔들림 없이 살아온 장사장을 존경했고 그녀와 회사에 최선을 다해 충성을 바쳤다.
장사장이 사망하면 자신이 대표이사를 이어받을 회사라고 믿었기 때문에 더 애착도 있었다.
아들은 없고 손자인 환은 싹수가 노랗다 못해 이미 죽은 싹이었기 때문.
그런 환에게 미련을 못 버리는 장사장이 안쓰러울 뿐이었다.
그런데 고은성이라는, 단지 한달! 아무리 목숨을 구해줬다 해도 겨우 한달 신세진 고은성이라는 계집아이한테
전 재산을 상속한다는 장사장의 선언에 피 끓는 배신감을 느낀다.
더구나 대기업이 진출한 이후 해마다 매출 하향곡선을 그리는데 이어 연이은 재계약 실패로 회사가 불안한 시점이었다.
그 배신감에 백성희가 끼어들어 불을 붙여 그의 승부욕이 활활 타게 만든다. 결국 ‘진진식품’ 을 송두리째 빼앗기로 결심하는 그.
* 그 외
13. 이형진(남, 28-29세) : 은성의 옛남친, 성우의 친구, 건축사.
고등학교 때 일진에게 찍혀 늘상 괴롭힘을 당하던 자신을 성우가 구해준 뒤로 성우에게 반해 껌딱지처럼 붙어 다녔다.
은성 친구 인영의 대학 선배로 방학을 맞아 돌아온 은성과 우연히 합석한 자리에서
건실한 중소기업 사장 외동딸이라는 은성의 조건을 알고 인영을 졸라 소개팅을 받았다.
두어달 짧게 만나고 다시 떠났다가 1년만에 돌아온 은성을 오매불망 기다린 척 했다가
은성집안의 몰락 사실을 알고 은성에게 등을 돌린다.
사람 자체를 사랑한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사람 자체에 그 사람의 스팩이 포함되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은성이 안됐지만 부모없이 오갈데 없는 개털에 자신에게 짐이 되는 은성에게 냉정하게 등을 돌렸다가
후에 은성의 로또 같은 유산상속 소식을 듣고 다시 은성에게 접근했다가 친구 성우에게 흠씬 두들겨 맞는다.
14. 정인영(여, 24-25세) : 은성의 친구.
은성의 절친한 대학 친구. 백성희에게서 빈몸으로 쫓겨온 은성 남매를 며칠 머물게 해주지만
가족들의 부담을 느끼고 나가는 은성을 붙잡지 못해서 늘 미안해한다.
이후 은성이 할머니와의 인연으로 유산 상속자가 되자 동정에서 시샘 질투까지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15. 진영석 (남, 20대 중반) : 환의 친구.
환의 가게를 넘겨 받아 라이브바를 운영한다. 피아노를 찾아 떠돌던 은우를 우연히 피아노 매장에서 만난 후
오갈데 없는 은우 처지와 피아노를 연주하고 싶어하는 은우의 갈망을 알고 자기 바 구석방에 머물면서 피아노를 치게 해준다.
16. 이승리 (여, 24-25세) : 은성의 친구.
여고시절 일진 짱. 돈 안 내놓고 뻗대는 비리비리 마르고 같잖은 은성을 두들겨 패다 지쳐 감복, 친구로 접수해줬다.
고3 때 퇴학 당한 후 룸싸롱 호스테스로 일하다가 자살 시도 후 찾아온 은성을 도와준다.
<줄거리>
아버지 몰래 전공을 바꿔 미국 최고의 요리 학교 C.I.A에서 2년 째 공부를 하던 은성은
갑작스런 아버지의 귀국 호출을 받고 뉴욕에서 돌아온다.
유학 중 아버지가 시킨대로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남동생 은우의 천재적인 음악적 재능을 키워줄 학교를 찾아놨던 터라
이번 기회에 전공을 바꾼 죄도 실토하고 은우도 데려갈 생각으로 귀국하던 은성은
아버지 선물로 산 명품 캐리어(루이비통류의)가 선우환과 바뀐 것도 모르고 입국장을 나온다.
집에 돌아온 은성은 뭔가 달라진 집안 분위기를 느낀다.
1년 전에 비해 형편없이 마르고 망가진 아버지의 얼굴... 새엄마로부터 아버지 사업이 기울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버지는 다 같이 안좋은 경기 탓이라며 걱정하지 말라고만 한다.
그래, 우리 아버지가 누군데? 워낙 기반 탄탄한 아버지 사업을 아는지라 크게 걱정하지 않는 은성.
그것보다 공항에서 바뀐 가방이 더 걱정이었다. 아무리 내가 먼저 실수로 바꿔들고 나왔다고는 하지만
가방 주인이 바쁘다며 통 만나줄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가방은 곧 다가올 아버지 생신 선물이고 가방 안에 가족과 친구들 선물이 들어있는 은성은 애가 타지만
몰래 귀국한터라 집에 못 들어가고 호텔에 머물며 필요한 옷가지들을 이미 쇼핑한 환은 은성 사정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그런 환에게 ‘이 자식아! 너 경찰에 고소할거야!’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지만 지지한 물건들로 꽉찬 은성의 가방은
호텔 구석에 처박아 놓고 별장에서 며칠 동안 광란의 귀국 파티를 즐기고 있던 환은 전화기를 꺼버린다.
한편 가족들에게는 괜찮을거라고 말했지만 은성부 고평중은 하루하루 피가 마르게 자금을 구하러 다니고 있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부도를 코앞에 맞고 있었던 것인데 급기야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고 있었던 은행 추가 대출을 거절당한다.
사색이 돼서 돌아온 고평중을 추궁해서 결국 절망적인 사태를 들은 백성희는 심장을 꺼내 팔아서라도 부도를 막으라고 한다.
우리 자식들은, 특히나 돈 잡아먹는 하마인 은우는 어떡하냐며 남편을 교묘하게 윽박지르는 백성희.
고평중은 마지막 심정으로 절친한 사업친구를 찾아 인천으로 간다.
그가 어려울때 몇 번 도움을 줬기도 했던 친구라 공장이라도 담보로 잡혀줄 희망을 갖고 가지만
결국 거절하며 생활비 조로 몇백만원이 담긴 돈 봉투만 찔러주는 친구.
절망감에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들이키다 만취해 밤거리를 비틀거리던 고평중은
포장마차에서 돈 봉투를 꺼내보던 그를 본 남자에 의해 퍽치기를 당하고 쓰러진다.
고평중에게서 지갑과 돈봉투, 고급 시계와 결혼반지에 구두까지 바꿔신고 달아나는 퍽치기 범.
만취한 채로 머리까지 맞고 쓰러져있던 고평중은 아침 무렵이 돼서야 행인에 의해 발견되고
사고를 신고하기 위해 파출소(병원으로 할수도)를 찾았다가
인천 상가 건물 가스폭발 사고로 인한 십수명의 사망자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보고 경악한다.
고평중을 퍽치기 한 범인이 그의 물건들을 갖고 지하 노래방에서 사고를 당한 것.
사는 서울 동과 나이, 이름까지 똑같은 사망자 명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시신들이 안치돼 있는 병원을 찾아갔다가 그곳에서 아내를 본 고평중은 퍽치기범으로 인한 사망오인이라는걸 알게 되는데,
선뜻 나 살았다고 발이 나서지지가 않는다.
심장이라도 팔아서 부도를 막으라는 아내의 말에 이어 떠오르는 은성과 은우의 얼굴...
어제 밤 친구에게 사정하며 죽어 사망보험금이라도 받게 해주고 싶다던 자신의 말을 떠올리며 뒷걸음치는 고평중.
피 마르는 고민 끝에 고평중은 죽은 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다시 재기하기 힘든 남자 나이 쉰 다섯... 죽은 걸로 숨어 있다가 자신의 사망 보험금으로
가족들이 살아갈 가게라도 아내가 차리면 아내를 도우며 소박하게는 살아갈수 있지 않은가?...
자신의 모든 사후처리(특히 보험금)가 안전하게 끝날때까지 가족들에게 연락을 미루고
바지 주머니에 남아있던 몇 만원의 돈을 들고 노숙자 숙소로 향하는 고평중.
마른 하늘의 날벼락 같은 아버지의 죽음으로 암흑의 며칠을 지내고도 정신을 못차리는 은성에게
새엄마는 곧바로 집을 비워줘야 한다며 은성에게 거처를 알아보라고 한다.
거처라니? 멍해서 쳐다보는 은성에게 집은 넘어갔고 가스 사고로 받은 보상금은 채무자들에게 다 넘겨줬다.
겨우 방 한칸 얻을 돈 남았는데, 다 큰 은우와 승미가 한방에서 지낼순 없는거 아니냐,
또 아버지가 죽은 마당에 우리가 같이 살 이유도 없다는 백성희.
퍼뜩 정신이 난 은성은 은우와 살 방법을 찾을 때까지만 당분간이라도 지내게 해달라고 하지만 부드럽게 잘라 거절하는 백성희.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듣기 직전 회사 직원으로부터 부도 소식을 듣고 분노에 몸을 떨었던 백성희였다.
이 지경이 되도록 자기를 속인 남편이 괘씸했고 아니 그 이전에 자신을 이렇듯 비참한 꼴로 만든 남편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남편 고평중의 몰락은 자신에 대한 배신이었다. 고로 그의 죽음은 슬픔이 아니라 분노였다, 그녀에게는.
뜻하지 않게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전해듣고 신분증과 시계, 반지 등으로 얼굴을 알수없는 남편의 시신을 확인하는 순간
빠르게 머리가 돌아갔다. 사고 사망 보험금은 사채빚으로 날라가더라도 자기를 수혜자로 들어놓은 남편의 생명보험금이 있다.
그건 남편과 자기 밖에 아무도 모른다... 그 돈 5억에 승미 명의 통장으로 따로 빼돌렸던 돈이면
작은 집 한칸에 먹고 살 가게 하나는 떨어진다...
8년을 발달장애 은우의 귀따가운 피아노 소리를 참아가며 학교 오가는 길 뒤치다꺼리까지 했는데,
사실 따지자면 이 돈도 너무 적었다.
이후 장례를 치르기까지 백성희는 참 바빴다. 눈물을 지으면서도 실신 흉내를 내면서도 끊임없이 생각에 생각을 거쳐
장례가 끝나는 순간 모든 계획을 완성했고 그대로 실행했다.
은성이 충격으로 골골대고 쓰러져있는 동안 미리 나가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요구했으며 이사 갈 집까지 구해뒀던 그녀.
방 구할 돈 한 몇백 줄까도 생각했었다. 하마터면 줄뻔 했는데 그 순간 은성의 팔목에 채워진 명품 손목시계가 눈에 들어왔다.
남편이 은성의 대학 입학 선물로 사준 시계였고, 재수한 승미가 1년 후 대학에 입학 했을 때는 사주지 않은 시계였다.
은성의 유학에 이어 은우의 유학까지 추진하면서 승미의 유학은 못들은척 했던 남편이었다.
은성의 요구를 부드럽고 애처롭게 거절하며 새 집주인이 3일 뒤에 집을 비워달라고 했다는 백성희.
그런 백성희를 보면서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 은성은 그 자리에서 짐을 싸서 은우를 데리고 집을 나선다.
일찍 수업을 마치고 돌아왔다가 엄마의 놀라운 말을 엿듣고 얼어붙어있던 승미는 나오던 은성 남매와 마주치지만 붙잡지 못한다..
본능적으로 은성 은우를 짐으로 느끼고 있던 승미.
집을 나온 은성은 은우와 함께 먼 친척들을 찾아가보지만
누구는 아버지한테 다 못받은 돈 때문에, 누구는 은우 때문에... 모두들 외면하고 만다.
그들이 내미는 푼돈들을 차마 받지 못하고 돌아선 은성은 친구 인영의 집에 머물며 대책을 강구해보지만 암담하기만 하다.
수중에 돈이라곤 십몇만원 뿐... 위로와 함께 도움을 청하려 형진을 만난 은성은 도리어 형진으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고 만다.
사고 소식과 함께 은성부의 부도 소식을 알고 김새하던 형진이었는데 설상가상으로 맨몸으로 동생까지 데리고 집에서 나왔다니..
수표 몇장으로 입치레를 하는 형진 앞을 뛰쳐나오는데 은우가 없어졌다는 인영의 전화가 온다.
하루라도 피아노를 못치면 못견디는 은우가 피아노가 없는 인영의 집에서 이틀째가 되자 못 견디고
피아노를 찾아 집을 나가버린 것. 은성은 미친 듯이 은우를 찾아 헤매지만 어디서도 은우를 찾지 못한다.
며칠을 헤매다 못찾고 터덜터덜 인영의 집으로 돌아온 은성은 은영 가족들이 모여앉아
은성이 은우를 찾아 계속 눌러앉을까 걱정하는 소리를 듣고 되돌아 나온다.
거리를 헤매다 찜질방에서 밤을 보내는 은성, 너무나 대책 없는 상황... 아버지를 잃은 충격에다 형진과 새엄마에게서 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내처지고 버려진 충격에 기력을 찾지 못하고 며칠을 보내는 사이에 수중의 돈마저 다 떨어져 버린다.
일생일대의 위기의 순간에 아버지를 따라가고 싶은 유혹을 느낀 은성, 한강 다리로 가는데 막 떨어질려는 찰라
‘은성아-’를 부르는 환정 같은 아버지 목소리를 듣고 멈칫한다.
아직 가족들을 찾아갈수 없는 고평중이 한강 둔치 어둠 속에서 혼자 소주를 마시다 그리운 딸의 이름을 불렀던 것.
그 사실을 알리없는 은성은 죽은 아버지의 만류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는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려고 했던거지?... 아버진 가족을 위해 사업자금을 구하려다 화마에 희생됐는데,
더구나 은우 그 아이를 두고... 이대로 죽어서도 무너져서도 안 된다고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지만
이미 소지품이 든 가방은 한강에 떨어져버린 상태다.
차마 인영 집으로 다시 가지는 못하고 룸싸롱 호스테스로 일하고 있는 승리를 찾아가는 은성.
승리는 낮에는 동생 은우를 찾아다녀야하기 때문에 밤에 일하면서 되도록 보수 많은 일자리를 찾는 은성에게
이태원 나이트클럽의 보조 웨이터 자리를 마련해준다.
한편 뒤늦게 환이 유학을 때려치고 돌아왔다는 말에 환의 집은 한바탕 난리가 난다.
할머니가 적성에 안맞는 경영학을 시켜서 그렇다며 작은 장사부터 해보겠다며 바를 차려달라고 한다.
유학까지 중도 포기하고 돌아온 손자 환이 본격적으로 걱정스러운 할머니지만
회사 일 이전에 장사실무부터 직접 배우겠다는 환의 거짓말에 또 한번 희망을 건다.
귀찮은 고비 겨우 넘겼다, 씩 웃고 마는 환... 자기 창고에 은성의 가방이 먼지 묵은채 놓여있고
자기 가방이 은성이 맡겨놓은 인영의 집에 있는 줄은 까맣게 잊었다.
어떡하든 동생 은우를 찾고 재기해 엄마 아빠와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굳은 맹세와 함께 은성의 새 출발이 시작된다.
강물에 빠진 핸드폰 때문에 새 핸드폰부터 마련해서 누나의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있는 은우의 전화가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지만...
은우는 이미 백성희 손에 이끌려 지방의 보호시설에 맡겨져 있다.
몰래 남의 피아노 학원에 들어가 피아노를 치던 은우를 발견한 원장이
은성의 핸드폰으로 연락이 되지 않자 백성희 핸드폰으로 연락을 했던 것.
엄마의 계략을 모른채 무일푼 상탠줄 알고 쫓겨나는 은성과 은우를 외면했던 승미는 은성과 연락이 될 때까지 만이라도
은우를 데리고 있자고 하지만 백성희는 승미가 학교에 간 사이에 은우를 지방에 있는 보호시설에 보내고 돌아오는데
고평중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뜻밖의 고평중 목소리에 기겁하는 백성희, 죽은줄 알았던 남편이 살아있다.
남편으로부터 사정 얘기를 듣고 고평중을 만난 백성희는 고평중에게
은성이 장례치르자마자 생명보험금의 3/2를 받아 은우를 데리고 미국으로 떠나버린 후 연락이 없다고 잡아뗀다.
거기에 남편을 집으로 들일수 없다는 말로 고평중을 경악시키는 백성희, 같이 지내다 누구라도 알면 보험 사기로
당신은 전과자 되고 받은 돈 도로 돌려줘야 하는데 그럼 우리는 둘째 치고 은성이와 은우는 어쩔거냐며
고평중을 코너로 몰아넣고 가버린다.
뒤늦게 아내에게서 자신이 전혀 모르고 있던 모습을 발견하고 배신감과 분노에 몸을 떨지만... 아내의 말이 맞다.
자신은 범법을 저지른 몸... 이제와서 나 다시 살자고 은성과 은우의 앞길을 막을수는 없는 고평중이었다.
은성이 이런 사실들은 꿈에도 모른채 밤에는 일하고 새벽에 잠깐 잠을 잔뒤
출근 전까지 서울시내 곳곳과 파출소를 돌아다니며 은우를 찾으며 열심히 일하고 있을 즈음...
직원들과의 회식 후 2차로 나이트클럽에 끌려왔던 성우는 그곳에서 은성을 보고 깜짝 놀란다.
형진으로부터 길거리에 나앉은 은성을 버리고 돌아왔다는 말을 들은 이후부터 문득문득 은성이 떠올랐었다.
하루아침에 길거리를 헤매일,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밝고 서글서글했던 아이의 모습이 가엾게 가슴에 남아있었는데...
뜻밖의 자리에서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고생하고 있는 은성이지만 일단 반가운 성우.
형진 친구인 성우가 반가울리 없는 은성은 형진에게 자기 얘기를 절대로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성우를 외면하지만,
태생이 의협심에 정 많은 성우는 비겁하고 치졸한 친구가 준 상처에 대한 미안함과 연민으로
다시 은성의 나이트클럽을 찾았다가 취객에게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은성을 구해준다.
갑자기 나타난 성우에게 누구냐!며 시비를 붙이는 취객에게 얘 오빠라고 불쑥 말해버리는 성우.
그리고 부담스러워하는 은성에게 나 니 오빠하자! 넉살 좋게 엉겨붙어 은성을 웃게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1년 후...
허름한 동네 문간방으로 이사를 하는 은성, 일년간 피나게 돈 모아 월세방이지만 방도 구했고 돈도 조금 모았다.
방이 생긴 은성은 1년 만에 연락을 끊고 지냈던 인영을 찾아간다. 맡겨뒀던 환의 가방과 아버지 유품을 찾으러 간 것.
1년 만의 재회에 미안하다며 펑펑 우는 인영에게 1년간의 근황을 전하는 은성.
지난 1년간 웨이터 일하며 은우를 찾았지만 끝내 은우는 찾지 못했다. 그 힘들었던 마디마디 성우가 곁에 있었다.
성우 덕분에 질 나쁜 남자 웨이터들의 위험한 치근덕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며,
그의 조언으로 돈을 모아 국내 조리학과로 편입할 새로운 계획도 세울수 있었다.
퇴근 후나 주말에 은우를 찾아 서울 시내 곳곳을 함께 돌아다녀줬던 성우.
편입 준비를 하기 위해 나이트클럽을 그만 둔 은성은 새로운 계획대로 새벽에 쌀만두를 빚어서 아침을 못 먹고 출근하는
직장인들과 유동인구가 많은 영등포로 향한다. 사람들 시선을 끌기 위해 어우동 복장에 선그라스를 쓰고...
젊은 아가씨의 특이한 복장은 일단 사람들 시선을 끌고, 호기심에 맛본 쌀만두 맛이 조금씩 호응을 얻기 시작한다.
짧은 오전 장사가 끝나면 성우가 소개해준 초등학생 영어 과외를 한 타임 뛰고
은우의 전단지를 붙이고 편입을 공부하는 한편 여기저기 입사 지원서도 넣으면서 바쁘게 살아가는 은성.
한편 유학 작파 후 1년이 지나도록 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손자 환 때문에 장사장은 심각한 고민에 직면한다.
경험삼아 장사를 배운다고 차려달래서 차려준 바는 한 몇달 지나자 친구인 매니저에게 맡기고 여전히 흥청망청 세월을 보내는 환.
그러던 중, 환이 오토바이를 세우다가 행인과 부딪히고는 도리어 그 행인과 시비가 붙어 두들겨 패고나서
합의금이라며 그의 얼굴에 수표 수천만원을 뿌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돈을 뿌리다니... 노점에서 받은 꼬깃꼬깃한 천원짜리들도 손다림질 해서 잘 펴서 소중하게 생각하던 장사장이었다.
혈압이 터질듯 화가 난 장사장은 난생처음 환의 뺨을 연거푸 후려친다.
그런 장사장의 분노를 이해하는건 박변 뿐, 오영란과 정, 환은 장사장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동안 환의 방탕한 생활을 조금 늦게 철든 젊은 놈의 혈기라고 너그럽게 생각하던 장사장은 깊은 실망감과 함께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환을 그렇게 키운 자신을 반성하며 고민하다가 그러면서도 때린게 가슴 아파 환의 방에 갔다가
난생 처음 맞고 있는대로 열 받아 토로하는 환의 말을 듣게 된다.
싱글맘 여성을 우선 채용하는 원칙은 커녕 장사장만 죽으면 싱글맘 직원 아파트를 지을 요량으로 마련해 둔 땅까지 다 처분해
강북 최대 명품 전문 백화점을 지을거라고, 같은 돈 이왕이면 뽀다구 나는 일로 벌어야지 무슨 급식에 밥장사에,
할망구 살날도 얼마 안남았으면서 잔소리 한다는 둥... 절대적으로 믿었던 할머니에게 맞았다는 충격에
이성을 잃고 쏟아내는 환의 말에 무너지는 장사장.
그저 손주 손녀들에게 모두 물려줄 생각으로만 악착 같이 돈 벌어 사업을 키운 장사장이 아니었다.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다...
박변을 상대로 내가 돈을 왜 벌었을까부터 환을 망친게 결국 장사장 자신이었다는 회한을 쏟아낸다.
뭔가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겠다는 장사장을 짠하게 보는 박변.
내 자식 앞에서는 모두 팔불출이라고 박변이 보기에 장사장이 그랬다.
그 사리분별에 사람 꿰뚫어보는 형형한 눈빛이 자손들 앞에서는 얼마나 흐려지는지 20년 넘게 봐왔던 박변이었다.
더구나 회사도 대기업이 단체급식에 뛰어든 이래 해마다 매출 감소세를 이어온데 이어
거대 자본으로 단가를 낮춰 공략해오는 대기업측에 거래처의 재계약 해지까지 사태가 심각해져 가고 있는 이때에
이미 죽은 떡잎인 환에게 미련을 못버리는 장사장이 안타까울뿐만 아니라
장사장의 사업 마인드도 점점 불만스러워졌던 박변이었다.
싱글맘들의 짧은 근무시간과 지나친 월급 책정과 탁아소 등의 복지시설 등...
처음의 목표는 좋았으나 회사는 자선단체가 아니지 않은가?...
당장 노동 생산력이 저조한 싱글맘 직원 중에서 정리해고를 해야 한다고 장사장에게 충언을 가하지만 마이동풍인 할머니였다.
밤새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던 할머니는 다음날 기사를 두고 직접 운전해 집을 나선다. 그런 할머니 모습에 긴장하는 가족들.
영등포에서 자리를 잡은 이후, 이사진과 대립되는 결정을 할때나 중대한 사업상 결정을 할 때마다
예전 노점상을 할때 입었던 옷으로 갈아입고 영등포 그 자리를 찾곤 했던 장사장이었다.
위암 말기로 살날이 길어야 6개월이라는 의사의 말이 떠오른다.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 6개월...
여전히 서민들이 북적이는 곳을 걸어 처음으로 배곯지 않게 해준 김밥 장사하던 장소에 도달한 장사장은
어우동 복장에 선그라스를 끼고 쌀만두를 팔고 있는 은성을 보고 놀란다.
예전 자기 장사 자리에서 요새 아이들 답지 않은 젊은 아이를 보고 호기심이 동하는 할머니,
주위 사람으로부터 한달쯤 전부터 새로 나타난 악착스런 아가씨라는 얘기를 듣는데 속사정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장사 시간이 끝난 듯 은성이 판을 거두자 기다렸다는듯 몇사람의 노숙자가 은성에게 다가서고
은성이 남은 쌀만두를 그들에게 나눠준다. 못받은 사람에게는 미안하다는 말까지 남기는 은성.
다음날 장사를 나간 은성은 자기 자리에 김밥 광주리를 놓고 앉아있는 할머니를 보고 깜짝 놀란다.
조심스레 할머니 여긴 제자린데요... 했다가 된통 이 땅이 니 땅이냐며 타박만 당한다.
걸로 모자라 은성 단골 손님들이 오자 쪼르르 달려가 손님까지 뺏는게 아닌가?
그런 할머니와 어쩔수 없이 옥신각신 언쟁을 벌이는 은성, 결국 어쩔수 없이 할머니에게 밀리고 울상을 짓는다.
며칠째 할머니가 등장하자 초라한 할머니를 내칠수 없는 은성은 결국 할머니에게 자리를 내주고 길 건너편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쪽에 비해 장사가 훨씬 안되는 자리에서 나름대로 온갖 춤까지 춰가며 만두를 팔려고 기를 쓰는 은성을 지켜보던 장사장이
광주리를 들고 은성 쪽으로 건너온다.
건너오던 할머니의 가방을 오토바이가 달려오며 날치기를 하고 가방을 뺏긴 반동으로 콰당 넘어지며 기절하는 할머니.
저 할머닌 왜 또 이리로 오시지? 벙해서 쳐다보던 은성이 놀라 달려가 할머니를 인근 병원으로 모셔간다.
엑스레이 결과 내상은 없는걸로 밝혀졌는데 의식을 찾은 할머니가 기억을 못한다.
단순히 충격으로 잠깐 그럴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할수 없이 집으로 할머니를 데려오는 은성.
가방을 날치기 당해 신분도 모르고 집도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할머니가 난감하지만
하루 저녁 주무시면 괜찮으려니 했는데 다음날이 돼도 기억을 찾지 못하는 할머니.
난처해하는 은성에게 인영은 파출소에 모셔다 드리자고 하지만 은성은 그러지 못한다.
보호소 같은 곳에서 어디로 갈지 모르는 마음으로 불안하고 정처 없이 앉아있을 할머니 심정을 겪어봤기 때문...
버려졌다는 그 처참한 느낌...
며칠이라도 할머니가 기억이 돌아와서 자기 집을 찾아갈 때까지 모시고 있겠다는 은성을 이해 못하는 인영.
그렇게 할머니와 은성의 동거가 시작된다. 그런데 이 할머니 참 신기하다.
처음 일주일은 첫날 자리 뺏던 성질머리도 기억 상실과 함께 같이 잃어버린 것처럼 순하게 계셔서 더 내치질 못하게 만들더니,
일주일이 지나서는 기억은 안돌아오고 성질머리만 돌아왔는지 계속 까탈을 부린다.
반찬 투정을 하질 않나 주인집 마당 꽃을 뽑아오질 않나, 목욕 가서 등을 밀라고 하질 않나...
은성이 성질을 내면 파출소에 갖다 버리라고 하질 않나... 그러면서 비오는 날 해드린 김치 부침개는 맛있게 드시면서
손 꼭 잡고 고맙다... 다독이질 않나. 헷갈리게 하는 할머니와 정이 들어가는 은성.
한편 환의 집에서는 할머니 실종으로 난리가 난다. 며칠째 직접 운전을 하고 나간것 외에는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교통사고 조사에도 흔적이 없자 실종신고까지 냈는데도 소식이 없다.
온 집안이 북새통인데 일주일 지나 박변호사에게 전화가 온다. 바람 쐬러 제주도에 와있으니 연락 말고 있으라는 말만하고 끊는
장사장이 이상한 박변. 가족들 역시 뭔가 이상하지만 별수없이 기다리기로 한다.
일주일... 기억을 잃은 동안 참 오랜만에 소박하고 사람 사는 것처럼 은성의 털털하고 따뜻한 대접을 받았던 장사장은
그 와중에 은성이 털어놓은 기막힌 사연도 듣게 됐다.
아버지를 속이고 전공을 요리로 바꿀만큼 새로운 메뉴개발에 대한 열정이 있고
또 아버질 속인채 아버지가 돌아가신게 한이라는 얘기도, 동생을 찾아 제대로 피아노 교육을 시키기 위해
돈 벌어 성공하겠다는 의지도 알게됐다.
기억이 돌아오자 장사 자리까지 뺏은 자신을 병원에 데리고 가고 돌봐준 은성이 또 달리 보였다.
박변에게 전화를 해서 무사를 알린 다음 은성을 시험해보았던 장사장.
다른 회사와 달리 사회적 조건 보다 지원자의 실질적 능력과 사적인 상황도 고려해서 직원을 뽑으니
응시해보라는 성우의 정보로 ‘진진식품’에 입사지원서를 넣고 면접을 보러가는 날에는 아픈척하며 아이의 발목을 잡아보기도 했다.
그런데 은성이 이 아이가 그 절박한 최종면접을 울며 포기하고는 자신을 병원으로 데리고 가는게 아닌가?
할머니 때문에 못살아, 못살아! 징징 울면서도. 정직하고 성실하고 인정 많은 착한 아이...
그즈음 은성부는 성우의 소개로 형진이 맡은 공사현장의 잡부로 일자리를 얻고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장사장 회사에서 후원하는 무료 급식 자원봉사를 나갔다가 다른 무료 급식자들과 달리 무료 급식을 먹고는
항상 밥값을 하듯 뒷정리를 도와주고 사라졌던 은성부가 인상적 이었던 성우.
두세번 똑같은 모습을 보자 잡일이라도 알선해줄 생각에 말을 건넸다가 이름을 말할 처지가 아니라는 말에 뜨끔했었다.
쫓기는 범죄자라고 은성부를 오해하고 없던 일로 했는데 영 그의 슬프고 선한 눈이 마음에 걸려 은성을 만났을때 의논을 했던 것.
은성의 현명한 충고를 받아들여 찜찜해하는 형진을 윽박질러 잡부 일을 알선해줬는데
형진 말이 이 아저씨, 아닌척 하지만 건설 쪽을 달달 꿰고 있을 뿐 아니라 성실하기 그지없단다.
6개월 전까지 두어 달에 한번씩 은성 연락을 묻느라 전화하면 달려나온 백성희가 던져주는 푼 돈으로
최소한의 연명만 하며 살았던 고평중, 그러다 절대로 집도 하는 일도 알려주지 않고
심지어 승미 연락처마저 바꿔버린 백성희를 보며 돈 받기를 거절하고 새벽 인력시장을 헤메며 겨우 겨우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은성이 통 연락이 없다... 아예 새엄마네와 인연을 끊을 생각인가... 애가 타는 은성부.
그러던 어느 날 은성이 돌아왔는데 할머니가 사라지고 없다. 기억을 찾아 집으로 가셨나?...
연락을 기다리는데 연락도 없고 김밥 자리에도 나오지 않는다.
은성이 또 낯선 할머니에게까지 배신감을 느끼고 상처 받을까 걱정하는 상우의 우려와 달리 은성은 도리어 할머니를 걱정한다.
가끔 정신이 왔다갔다하는거 같은데 그게 치매 증세여서 잠깐 나갔다가 여기도 잃어버린게 아닐까 파출소를 찾아가보는 은성.
그런데 다음 날 장사장의 기사가 은성을 데리러 온다. 여기 계시던 할머니 심부름으로 왔다는 말에 어리둥절해 차를 타는데
차가 도착한 곳은 평창동의 고급 단독 주택. 그 곳에서 은성이 왔던 할머니와 전혀 다른 세련된 장사장을 다시 만난다.
그런데 할머니가 다짜고짜 짐을 꾸려 이 집으로 들어오란다. 한달여간 할머니를 돌봐준 답례로 생각한 은성은 극구 사양을 하다가
‘진진식품’ 입사와 함께 동생 은우를 찾아준다는 제안에 눈이 번쩍 뜨인다.
할머니 정도의 능력이면 어디서 헤매고 있을지 모를 가엾은 동생 은우를 찾을수 있다!...
믿기지 않는 행운에 감사하며 할머니 집으로 들어가는 은성.
환의 식구들은 갑작스런 은성의 입주를 이해하지 못한다. 사고로 기억을 잃은 할머니를 병원에도 데려가고 공짜로 보살펴줬다는데,
대체 왜 할머니가 영등포 길거리에서 다치게 됐는지부터가 이해가 안되는 가족들.
영문을 알수 없지만 김밥 얘기에 함구령을 받은 은성은 입을 열지 않는다.
은성이 환의 집에 들어가게 된 사연을 들은 성우는 그 묘한 인연에 놀라면서도 축하해준다.
이제 저 가여운 아이의 고생도 끝이겠구나... 눈물 날만큼 찡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라는 성우.
처음엔 동정심 때문에 피하는 은성을 넉살 좋게 찾아다녔지만 어느새 은성을 좋아하게 된 성우.
똑같은 집안 식구로 대하라는 할머니의 엄명으로 대놓고 은성을 괄시하진 못하지만 온 가족이 은성을 왕따 시킨다.
어떻게 어떤 집 앤지도 모르는 애랑 한집에 살어?
다들 은근히 은성이 알아서 집을 나가길 바라며 눈치를 주지만 은성은 개의치 않는다.
한눈에 가족의 예사롭지 않은 건방지고 도도한 모습을 알아본 은성은 그들을 무시하고 자기에게 주어진,
죽은 아빠가 한숨 놓을 이 기회를 소중하게 받아들이기로 한다.
식구들의 싸늘함 속에 꿋꿋한 은성의 회사 생활이 시작되고 은성은 할머니의 지시대로 회사 전반적인 상황을 공부한다.
승미는 환으로부터 할머니가 자신이 신세졌다는 이유로 볼품없고 촌스런 계집아이를 집에 들이고 일자리도 줬다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들었다가, 회사에서 은성을 보고 기겁해서 숨는다.
승미로부터 은성의 근황을 전해들은 승미모 백성희는 이미 장사장 귀에 들어갔을 은성을 내쫓은 자기 모녀 얘기를 수습하기 위해
회사로 은성을 찾아온다.
갑작스런 백성희의 등장에 놀라는 은성에게 아무것도 남겨놓지 않고 떠나버린 은성부에 대한 원망과 충격 때문에 이성을 잃어
홧김에 그래버린 거라며 니가 다시 오길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며 가슴 아픈 눈물을 짓는다.
인영으로부터 승미가 자신을 찾는 전화를 했었다는 말을 들었던 은성은 새엄마의 말을 반신반의하면서도 속아 넘어간다.
승미와 환의 관계를 생각해서 장사장에게 자기가 새엄마였다는 사실은 비밀에 부쳐달라고 부탁하는 백성희.
환이 유학에서 돌아온 이후 더 가깝게 지내고 있는 환과 승미를 어떡하든 결혼까지 엮을 욕심이었던 백성희였다.
다행히 승미가 ‘진진식품’에 입사한 이후로 회사에서는 장사장에게 집에 드나들면서는 오영란에게 똑똑하면서도 단정하고
환이 놀고 다니는 여자들과 다른 면에서 점수를 따고 있었던 승미.
환 하나만 보면 부실하기 그지없지만 장사장 회사나 재산 규모로 보면 절대로 쉽게 무너질리 없는 아성이었다.
다행히 당신을 아내로 알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해서 입을 다물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돌아오지만 내심 불안한 백성희,
은성이 입을 열기 전에 어뜩하든 장사장 집이고 회사에서 쫓겨나야 되는데... 새롭게 머리를 굴린다.
회사 전반적인 상황을 숙지하던 은성이 장사장의 새로운 사회사업부 신설 계획에 관심을 보이고 있을 무렵...
은성을 제외한 오영란과 환, 정을 소집한 장사장은 그들에게 핵폭탄을 투하한다.
자신 사후에 전 재산을 고은성에게 상속할 계획이라는 것.
자신은 후손에게 많은 돈을 물려주기 위해 악착 같이 돈을 벌고 사업을 키운게 아니며, 그 사업의 뜻을 이어 받을 적임자가
내 손주들 중에는 없다고 판단했다는 말에 경악하는 오영란과 환, 정, 박변.
그런데 그뿐 아니라 지금 이 시점에서 모든 경제적 지원은 끊겠으며 세 사람 모두 내일부터 회사에 나와
지정해주는 업무를 하고 월급을 받아 생활하라는 청천벽력이 더해진다. 한바탕 아수라장을 치르는 가족들...
하지만 장사장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성인이 되고도 한참 넘은 나이까지 부양을 해줬으니 더 이상의 의무는 없고,
그나마 이 집에서 숙식을 제공해주고 일자리까지 주는건, 니들 세사람을 이렇듯 무능하고 철없는 사람들로 만든데
할머니 본인의 책임을 통감해서 스스로 벌어먹을 교육은 시켜줘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라는 할머니 말에 왜 고은성이냐고?
쟤가 누군데 쟤한테 재산을 다 주냐고 항변하지만
내 돈 내가 누구한테 주든 니들이 무슨 상관이냐는 말로 입을 막아버리고 일어서는 할머니.
믿기지 않는 상황에 세모자는 머리를 맞대고 사태를 의논한다. 할머니 말이 진심이냐부터 거짓말일 거다, 왜 거짓말을 했을까?
왜 고은성일까?... 안 굴려본 머리로 회의에 회의를 거듭한 결과 내린 결론은 할머니가 우리 버릇을 고칠려고
고은성을 이용하는 거다. 피보다 진한게 어디 있다고 한달 돌봐줬다고 생판 남한테 수백억을 다 주냐?...
더구나 고은성 없는 자리에서 발표하지 않았냐... 결국 자기들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맘 편한 상황으로 회의를 마치는 셋,
일단 할머니 시키는 대로 회사 출근을 하기로 한다.
다음날, 어쩔 수 없이 출근 길에 나서던 오영란과 환, 정은 차 앞을 막아선 김기사에 의해 세사람의 차 키를 빼앗긴다.
차 안에서 고리 눈을 하고 지켜보는 장사장에게 있는대로 항의를 해보지만 김기사에게서 키를 받아들고
차를 출발해 가버리는 할머니. 뒤따라 나오다 그 광경을 보고 벙한 은성. 갑자기 자기를 죽일듯 노려보는 세사람을 보고 당황한다.
오영란과 정은 택시를 타고 환은 할머니 몰래 다른 주차장에 세워둔 오토바이를 타고 회사에 출근한다.
회사에서 오영란은 납품업체 중 하나인 대기업 구내 식당 배식 담당과 설거지를
정은 자기가 맡았던 매장에 가서 점주가 아닌 수습 직원으로 홀서빙을... 환은 은성을 따라다니라는 지시를 받는다.
모두 기막히지만 제일 기막힌 사람은 환. 도대체 내가 이 기집앨 왜 따라다녀야 되는건데!
확 열 딱지를 내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버린다.
그날 저녁... 점심 배식만 겨우 마치고 돌아와 끙끙 앓는 오영란과 점심 타임만 겨우 버티고 돌아온 정이 앉아서
할머니 잔소리를 듣고 있는데 환에게서 다급한 전화가 온다. 클럽인데 카드가 다 정지돼서 술값을 못내고 있으니까
빨리 누구 하나 보내라는 말에 은성을 보내는 할머니.
은성에게 술값을 받아들고 있는대로 성질을 핀 환은 혼자 오토바이를 타고 휭하니 집으로 가버리고
뒤이어 택시를 타고 은성이 돌아온다.
그로 인해 환이 오토바이를 몰래 타고 다닌 사실을 알게 된 장사장은 분노로 환을 마구잡이로 두들겨 팬다.
다른 것도 아니고 오토바이다... 기가 꺾인 환은 어쩔줄 모른채 할머니 몰래 갖고 있던 오토바이 두 대의 키와
나머지 스포츠카 키까지 빼앗긴다. 뿐만 아니라 오늘 치러준 술값 53만원까지 월급에서 제하겠다고 한다.
서슬 퍼런 장사장의 기색을 보고 장난 아니구나... 자신들의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는 셋.
셋이 가지고 있던 모든 카드까지 정지된 상태... 시키는 대로 안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모를까 돌아가시기 전까진 할머니에게 어떤 경제적 요구를 할 근거가 없는 세 사람이었다.
출근을 안한 날은 집에 들어오지도 말라니, 당장 할머니 시키는대로 안할 수가 없다.
그런데다 돌아가시면 유산은 고은성한테 다 준다지 않은가? 설마하면서도 커지는 불안감은 어쩔수 없다.
어디서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고 할머니 전재산의 반을 가져가?...
일단은 할머니가 시키는대로 출근을 하면서 동시에
아직 내막을 모르는 은성을 할머니 눈 밖에 나게 하기 위한 작전도 짜기로 하는 셋.
한편 은성만 모르는채 유산 상속 소식은 빠르게 승미에게서 백성희로 성우에게서 형진으로 전해진다.
제일 숨넘어가게 경악한 사람은 백성희였다. 세상에 이런 있을수 없는 일이 있나?...
환과 결혼하면 다 우리 승미에게서 내게로 퍼질 재산을 은성이가 가로채?... 펄펄 뛰면서 궁리하는 백성희.
환은 어쩔수 없이 은성을 따라서 식품 구매부터 세척 공장, 조리실 근무 등의 허드레 일을 하면서 사사건건 은성과 부딪힌다.
할머니로부터 환을 봐주지 말고 관리하라는 명을 받은터라 적어도
은성 자신이 하는만큼 일하기를 요구하는 은성이 죽일듯 미운 환.
환이 싫은건 은성도 마찬가지였다. 허우대는 멀쩡하고 집안에 돈은 있지만 속에 똥만 찬 놈이 은성이 생각하는 환이었다.
오분 일하고 십분 쉬는 환에게 잔소리를 해대고 있는데 형진이 찾아온다.
점심시간 아니냐며 같이 점심 먹자며 은성을 끌고 나간 형진은 지난 날의 실수를 참회하며 은성에게 사과한다.
뜻밖의 말에 벙한 은성. 하지만 1년 내내 마음에 걸려 괴로웠다며 형진은 계속 은성에게 다가오고...
카드 위주로 써서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았던 오영란과 정, 환은 출퇴근 택시에 가격 고민 없는 점심 값 등으로
곧 수중의 현금이 떨어진다. 월급날은 한참 남았고 할머니한테 손 벌리기는 싫고...
가지고 있던 명품 시계를 팔려고 악세사리 케이스를 열던 환은 케이스가 싹 비어있는걸 보고 또 한번 놀란다.
당황한 환은 엄마에게 돈을 빌려보려 하지만 사정은 마찬가지...
환은 약이 있는대로 올라 할머니한테 대들다가 그것들 도로 갖고 싶으면 집 나가라는 말에 욱해서 집을 나가버린다.
그간의 세월 동안 같이 놀며 뒹군 애들이 남녀합쳐 몇 명인데! 자신의 가출에 할머니가 지고 말 거라는 계산으로 가출을 하지만
늘 환의 돈에 묻어 놀던 친구들 중 누구도 환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결국 며칠 만에 백기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환...
그런데 돌아는 왔지만 다음날부터 쓸 경비가 없다.
똑같은 처지로 미리 월급 가불 받아 지하철 타고 다니는 엄마와 정도 꿔줄 돈 만원도 없단다.
겨우 오천원 한 장 엄마에게 얻어들고 나와 점심값이 모자란 환은 승미에게 에스오에스를 치고
달려나온 승미에게서 오십만원을 건네 받는다. 그런데 그걸 본 은성이 아는체 하고 나선다.
빌리려면 값을수 있는 돈을 빌려라. 88만원에서 술값 53만원 빼면 35만원 남는데 그 돈 갚을수 있냐?...
할머니 심정을 아는 은성이 안타까운 마음에 한 말인데, 승미 앞에서 자신을 망신 주는 은성에게 열 뻗쳐
유산상속 얘기를 퍼부어버리는 환. 니가 그 유산상속 믿고 나한테 이렇게 까불어? 우습게 봐? 이 그지 같은 기집애가!
환의 말을 통해서 할머니의 유산상속 얘기를 알게 되는 은성.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소식에 할머니에게 사정을 묻는데 할머니는 나한테 니가 필요했다는 것만 알아두라며 말을 아낀다.
은성을 더 지켜보고 싶은 할머니 속내를 모르는 은성은 역시 예상대로 환을 철들고 길들이기 위한 할머니 작전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알고 있을테니까 걱정마시라고 하고 방을 나선다. 그런 은성의 뒷모습을 빙긋 웃으며 지켜보는 할머니.
드디어 첫 월급날... 장회장은 집에서 88만원씩이 든 봉투를 받는 오영란과 환, 정.
봉투를 받아든 오영란은 서러움에 그대로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고 환과 정도 기막힌 심정으로 돈을 꺼내본다.
그 자리에서 장회장은 영란에게 음식과 집안 일을 하겠다면 구내식당 근무를 빼주고
내일부터 표집사에게 본격적으로 집안 살림을 배우라고 한다. 그 정도로도 뛸듯이 기뻐하는 오영란.
환만 53만을 제하고 칼같이 35만원만 들어있는 봉투를 멍하니 들여다보고 있는데
할머니가 은성을 ‘진진식품’의 핵심부서인 운영 기획팀 정식직원으로 발령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기획팀에서 일하기 위해 한달간의 연수기간만 제대로 마치면 곧바로 대리 발령이라는 말에 모두 놀라고.
그동안 오영란 3모자의 좌불안석과 달리 장사장의 고은성 유산상속 선언을 조금도 믿고 있지 않았던 박변은
은성의 운영기획팀 대리 발령 소식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20년을 넘게 옆에 붙어 보필했던 그인지라 장사장의 속내에 뭔가가 있음을 느끼는 박변.
할머니의 단번에 대리 발령 소식에 오영란 삼모자도 새로운 위기감을 느낀다.
할머니 말이 정말인거 아냐?... 거기에 할머니가 은성을 데리고 나가 쇼핑으로 완전 달라지게 치장까지 시킨다.
그런 은성을 보면서 오기가 생기는 환, 뭣도 아니면서 날 우습게 아는 저 딴 기집애한테 내 재산을 뺏길수는 없다... 이를 악문다.
은성에 대해 조금 풀렸던 마음도 경쟁자에 대한 적대감으로 바뀌고.
은성은 자기에게 과분한 기회를 주는 할머니의 배려가 부담스러우면서도 고맙게 받아들이기로 하고,
대신 환을 철들게 하기 위해 자신을 이용하는 할머니의 절박한 심정을 이해,
더 타이트하게 환의 일을 쪼아서 빨리 철들게 하는걸로 은혜를 갚으려 한다.
그런 은성을 유산상속을 알게 된 자신감이라고 오해한 환은 은성이 더 미워죽겠고 악착 같이 따라다니며 일은 하지만
눈에 가시 같은 은성과는 하루가 멀다하고 투닥거린다.
한편으로 할머니 마음을 바꾸겠다고 결심, 집에 와서 회사 자료를 보는 일까지 생긴다.
그러던 어느 날, 날마다 자신을 재산을 가로채는 강도처럼 재수떼기, 날도둑 등으로 분한 감정을 쏟아내는 환을
견디다 못한 은성이 환에게 폭발한다. 내가 왜 날도둑이냐? 할머니 돈이지 니 돈이야? 할머니가 자기가 땀흘려 번돈 누구한테
어떻게 쓰든 니가 무슨 상관이냐? 할머니가 나 준다는데 니가 왜! 막말루 너 같음 돈 준다는데 안 받겠니?
너 할머니한테 천원 한 장 니가 벌어 드려본적 있어? 너 몇 살이야? 스믈 일곱이지? 나 스믈 다섯이야!
그래도 너처럼 식충이론 안 살어! 뭐, 식충이? 그래 식충이! 나이 스믈 일곱에 돈 십원 벌어본적 있어?
일안하고 먹고 싸는 인간들을 식충이라 그러는 거야!... 이후로도 끝도 없이 쏟아대는 말에 대꾸할 틈도 못 찾고 멍하니 있는데
할만큼 온갖 폭언을 다 퍼부은 은성이 허리춤에 양손 을 얹더니 때리라는듯 얼굴을 쳐들고 다가온다.
자 이제 어뜩할래? 칠래? 쳐봐! 나 치고 물어줄 개값이라도 있니, 너?...
정말 한 대 맞을 각오로 이를 악물고 있는 은성을 보는데 생각지도 못하는 웃음이 나와버리는 환.
환도, 은성도 전혀 예상 못한 일이었다.
그지 발싸개 같은 기집애한테 인생 최대의 모욕을 들었는데 화 대신 웃음을 보이고 멋쩍어 돌아서버리는 환.
그날 이후 환의 눈에 은성이 다르게 보인다.
다다다 해댈 때 모습을 떠올리며 혼잣말로 ‘기집애 제대로 봤드니 쫌 쓸만하게 생겼어...’ 중얼거리기도 하고.
다음날부터 은성에게 여전히 틱틱거리는 환이지만 어조에 독기가 빠져있고
은성은 그런 환이 영문 모르겠으면서도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알게 모르게 서로를 보는 눈에 가시가 사라지는 둘...
어느새 파스타나 일식집 점심에서 5천원 넘지 않는 찌개로 점심을 먹고 있는 환, 조금씩 돈의 가치와 소중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어느 날 은성은 환에게 낼 모레가 할머니 생신이라는 얘길 전해준다.
20여만원을 놓고 고민하는 환. 승미에게 갚을 돈도 있고 경비도 써야하는데 그렇다고 할머니 생신을 입 씻을 수도 없고...
하다가 퍼뜩 미국 귀국 길에 사왔던 선물과 가방이 떠오른다. 얼른 내려가 창고에서 가방을 가지고 올라오는 환.
환에게 할머니 생신을 전하면서 은성은 아버지 생신을 떠올린다. 울 아버지 생일도 할머니랑 같은 날이네...
하다 뒤바뀐채 못찾은 가방을 떠올리는 은성, 침대 밑에서 환의 가방을 꺼내든다.
그 시간 은성의 전화번호를 잃어버리고 은성의 가방을 뒤지던 환은 은성의 어학연수기간의 다이어리를 발견한다.
전화번호를 찾으려고 다이어리를 들추다가 자기도 모르게 일기와 메모들을 읽는다.
은성인줄 모른채 은성이 느끼는 가족 부재의 외로움과 아버지와 동생에 대한 사랑,
그리고 극복의지 등에 대해 읽던 환은 다이어리에 꽂혀있는 사진을 본다. 재혼 초, 모두 다섯명이 찍은 사진에서
승미와 은성을 동시에 발견하고 놀라는 환. 뿐만 아니라 가족들 이름을 스티커로 붙여놓은 선물들 까지...
1년 전 핸드폰을 잃어버려 가방 주인의 전화번호를 알수 없던 은성도 가방을 뒤지고 있는데 환이 가방을 들고 온다.
가방이 뒤바뀐 사람이 환임을 알고 놀라는 은성. 그런데 내 가방인줄 어떻게 알았을까?
환이 자기 가방을 가지고 나간 뒤 자기 가방을 열어보는데 다이어리 위에 사진이 놓여있다.
꾼 돈을 돌려준다는 핑계로 승미를 만난 환은 은성과의 관계를 왜 말 안했냐고 묻고
당황한 승미는 은성이 말하지 말아달랬다고 거짓말을 한다.
아버지 보험금을 받아가지고 은성이 먼저 집을 나가버렸다고,
그리고 그 돈을 흥청망청 다 써버리고 할머니 집에 얹혀사는 꼴로 만난게 싫었던 모양이라는 승미 말을 믿을 수밖에 없는 환.
환에게 승미는 유일하게 그가 믿고 따뜻하게 대하는 상대였다. 자기 등에 업혀 ‘아빠...’ 울음을 터트렸던 그 순간부터...
그때 그의 목덜미에 떨어졌던 승미의 뜨거운 눈물에서 느껴졌던 승미의 외로움, 아버지가 없는 허전함 등에 동질감을 느껴
난생처음 쩔쩔매며 달래줬던 것. 그때부터 승미는 괜히 잘해주고 지켜주고 싶은 아이가 되었다, 마치 그 아이의 보호자처럼.
지금까지 봐왔던 승미는 참하고 꼿꼿한 아이였다... 승미로부터 재혼해 간 집 딸과 차별받는 설움을 들으면서
미지의 은성을 미워하기도 했었는데... 승미 앞에서 보란 듯이 아빠 아빠하며 더 엉겨 붙었다는 아이,
같은 방을 쓰면서도 거의 말도 안 붙였다는 아이, 때로 자기들끼리만 외식을 하고 들어와서 승미를 서럽게 만들었다는 아이...
그 아이가 지금 내 앞에서 헷갈리게 하고 있는 고은성이다...
은성의 진정성을 조금씩 느끼면서 은성에게 끌리고 있던 환은 다시 은성의 모습을 오해하게 되고...
둘 사이는 다시 어색하게 다시 벌어진다.
그러던 중 할머니로부터 동생 은우의 최종 행적을 찾았다는 소식을 듣는 은성.
서울에 있는줄만 알았던 은우가 대구 외곽의 보호시설에 6개월 전까지 있었다는 것.
어떤 여자가 데려다 놓고 갔는데 6개월 전 또 홀연히 없어졌다는 것이다.
기막힌 소식에 눈물이 철철 나는 은성, 대구 보호시설을 찾아갔다가 데려온 여자의 인상착의가 백성희고
은우가 엄마라고 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경악한다.
그 불쌍한 아이를... 동생을 또 다시 버려놓고도 자기에게 한마디 말도 안하고 있었던 백성희를 찾아가 따지지만
백성희는 당황함을 감추고 오리발을 내민다. 제대로 된 애니, 은우가? 아무나 나이든 여자한테면
엄마라고 부르고도 남을 아이 아니냐며 은우를 백치 취급하며 발뺌하는 백성희에게 분노하는 은성.
증거는 없지만 방 한칸 얻을 돈 밖에 없다던 백성희 모녀가 멀쩡한 집에 진진식품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가맹점까지
운영하는걸 알았을때 혹시 뭔가가 있지 않았나 의심은 했었다.
하지만 설마... 우리 아빠가 남긴 돈이 있는데 나와 은우를 그렇게까지 빈손으로 쫓아낼수는 없다고,
은성의 상상력으로는 인간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기에 친아버지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승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은우는 절대로 낯선 사람에게 엄마라는 말을 할수 없는 아이였다.
고로 백성희는 내 동생을 또 다시 버렸다... 기막힌 은성,
두고 보라고, 내가 꼭 우리 은우 찾아서 피아노로 성공하게 만들거라고 퍼붓고 돌아온다.
이렇게 힘든 속내를 드러내지도 못한채 집에서는 오영란과 정에게, 회사에서는 환에게 시달리느라 정신이 없자
할머니에게 이제 그만 사실을 밝히고 자신을 편하게 해달라고 사정한다.
그런 은성에게 내가 나 좋자고 다른 사람 이용하는 할망구로 보였냐며 때를 기다렸다는듯 유산상속의 조건을 내세우는 할머니.
경기 악화와 대기업 잠식으로 날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회사 상황을 전하며 규모 두 번째였던 대형 거래처 재계약이
대기업과의 단가싸움에서 져서 철수 예정이라며 그 재계약을 성사시키면 할머니의 유산을 은성에게 상속하겠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도 믿기지 않는 은성, 어떻게 나한테 생판 남인 나한테 유산을 상속한단 말인가?...
하지만 그동안 은성이 겪은 할머니라면 허언은 아니다...
지금의 자기 처지로는 아무리 회사에 입사한다고 해도 동생 은우의 제대로 된 피아노 교육은 꿈도 못꿀 처지.
정말 유산을 상속 받는다면 은우를 찾기만 하면 아빠와의 계획대로 미국에 유학시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
훌륭한 피아니스트로 그 아이만의 행복한 인생을 살게 해줄수 있고,
자기가 개발한 메뉴로 새로운 프렌차이즈 사업을 계획했던 꿈을 이곳에서 이룰 수도 있다...
내 뜻을 지켜줄 사람 같아서 널 택한거라고 했던 할머니 뜻도 이을 자신도 있다...
꿈에도 그럴리 없다고 생각했던 유산상속이 현실로 다가오자 심장이 쿵쿵 뛰는 은성.
그동안 환은 말로는 절대 유산상속 안 뺏긴다고 큰소리 뻥뻥쳤지만
경제적으로 고립과 단순 오기로 어쩔수 없이 일하는 정도일 뿐 회사에 애착이 없어보였다.
고민 끝에 은성은 할머니에게 조건을 받아들이겠다고 한다.
그동안 지켜본 회사 사정이 위기에 처한게 사실이었다. 최고의 재료로 최고의 맛과 품질을 지키려는 할머니의 방침이
대기업이 앞세운 거대 자본에서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런 상황에... 단가 경쟁에서 이길수 없는 하루 8천식의 구내식당 재계약을 무슨 방법으로 따낼수 있을 것인가?... 궁리하는 은성.
할머니는 박변에게 조건부 유산상속증서를 만들라고 지시하고
박변을 비롯한 가족들은 실제로 다가온 유산상속 변화에 또 한번의 충격을 받는다.
그 중 제일 큰 타격을 입은 사람은 박태수 변호사... 주식회사 설립 때부터 참여해 20년이 넘었다.
그동안 몸과 마음을 다해 장사장과 ‘진진식품’에 올인했는데...
적어도 장사장이 사망하면 차기 대표이사는 자신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대주주인 장사장의 48프로 지분 중에서 어느 정도는 아들 대신으로 모셔온 자신에게 상속해줄 거라는 믿음도 있었다.
그런데 그러기는커녕 시대에 안맞는 경영방침으로 무너져 내리는 회사를 끝까지 저 아무것도 아닌 계집애한테 맡길려고 하는
장사장의 결단에 피 끓는 배신감을 느끼는 박변. 그런 박변에게 백성희가 접근해 온다.
수시로 오영란에게 드나들며 얻은 정보로 누구 못지않은 위기를 느꼈던 백성희,
잘못하다가는 정말로 은성이한테 회사가 넘어갈 수도 있다는 조건부 유산상속 소식을 듣고 궁리하다 해결책으로 박변을 선택한 것.
박변의 억울한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는척하며 박변을 유혹하는 백성희.
백성희에게 무엇보다 은성을 그녀 모녀 곁에서 멀리 보내는게 제일 중요한 일이었다.
남편의 재산을 빼돌리고 은성 은우 남매를 쫓아낸게 알려지면 절대로 안될 일... 할머니에게서 경영권을 빼앗으면
은성에게 유산을 상속할 일도 없어진다. 경영권이야 박태수가 갖더라도 남은 지분으로도 승미가 환과 충분히
행복할수 있다는 계산하에 의도적으로 경영권을 욕심내는 박태수를 유혹해 내연의 관계가 된다.
한편 때 아닌 직장 생활로 파김치가 돼서 힘들어하는 딸 정을 해방시키기 위해
오영란은 시어머니에게 성우와 정의 결혼 추진을 제의한다.
성우는 내 손주 며느리로 하자고 일찌감치 박변과 뜻을 맞춰놨던 할머니는 어차피 성우아내가 되면
그 집 분위기에 맞춰살걸 환을 잡기 위해서 너무 고생시킨다 싶어 그러기로 하는데
돌연 성우가 정과의 결혼 생각이 없다고 거절을 한다.
뜻하지 않은 성우 발언에 당황하는 박변과 장사장 가족들.
이유를 묻는 정에게 성우는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고 하고, 돌발 사태를 빨리 수습하기 위해 은성에게 고백을 하는 성우.
그런데 성우의 거절 소식에 직접 성우를 만나러 왔던 선우정이 성우와 은성을 보고 충격 받는다.
성우가 좋아하는 여자가 은성이라는 사실로 한바탕 회오리가 치는 장사장네와 박변.
성우는 할머니가 누구보다 욕심내는 사람이었다. 어디 하나 버릴데 없이 반듯하면서도 남자답고 정 많고...
정이 여러모로 부족한게 많지만 심성은 고우니까 성우 같은 남자라면 다독다독 가르치며 살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더구나 손녀 정이 누구보다 끔찍하게 성우를 좋아하지 않은가? 그런데 성우가 은성일 맘에 두고 있다니... 마음이 괴로운 할머니.
누구보다 분노한건 오영란이었다. 재산 뺏는걸로 모자라 남자까지 뺏기는게 말이 되냐?
어머니 하나 밖에 없는 손녀딸한테 어떻게 이러실수 있냐며 당장 은성을 내보내달라고 피토하듯 항변한다.
은성에게 유산을 준다니까 성우도 저러는거 아니냐며 성우의 마음까지 왜곡해가며 반기를 드는 며느리를
뭐라고 만도 할수없는 할머니였다.
은성이 이쁜 것과 손녀 정이 예쁜건 다른 차원이었다... 그렇지만 사람 맘이 어디 맘대로 되는것도 아닌데...
실연의 충격으로 앓아누운 손녀를 보며 갈등하는 할머니.
할머니나 정과는 또 다른 충격을 느끼는 환, 그건 질투였다.
성우형... 어려서부터 가깝게 지내면서도 친형처럼 친해지지 못한 이유는 그가 너무 완벽한 남자였기 때문이었다.
어린 눈으로 성우를 처음 만났을 때 이미 속으로 그에게 두손 들었던 환, 그래서 성우가 싫었던 환이었다.
그런 성우형이 고은성일 사랑해?... 속이 부글거리는 환.
고은성이 저 기집애, 좀처럼 정체를 알수 없는데... 할머니한테 한거 보면 더없이 착하고, 일하는거 보면 더없이 성실하지만,
승미 말을 들으면 의심스런데가 있고... 그런데 자꾸 눈에 밟히고...
한편 성우에 대한 정의 마음을 알고 있고 할머니가 점찍어 둔 손주 사윗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은성도 성우의 고백에 당황한다. 힘든 1년여의 세월 동안 키다리 아저씨 같았던 성우... 그가 좋았지만 환에게 끌리고 있던 은성은
이런저런 이유로 성우를 받아들일수 없다. 무엇 보다 괴로운건 갑자기 이 집안의 공동의 적이 되버린 느낌,
정의 남자를 가로채는듯한 느낌.
은성의 거절을 그런 부담감 때문이라고 해석한 성우는 은성을 설득하려 하고,
퇴근길에 실랑이를 벌이는 성우와 은성을 본 환이 불쑥 나서서 성우를 때려버린다.
내 동생 등지고 고은성이 택한게 유산 때문 아니냐며 억지를 부리는 환.
그런데 퇴근 길에 환을 만나기 위해 오다가 그 광경을 본 승미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환의 억지 속에서 은성에 대한 감정을 느꼈기 때문.
승미로부터 상황을 전해들은 백성희는 승미를 데리고 장사장 집을 찾아간다.
은성 없이 온 식구가 모인 자리에서 은성과 자기와의 관계를 밝히는 백성희, 그러면서 은성이 예전부터 할머니를 알고 있었다고,
유학에서 요리로 전공을 바꿨다는 은성에게 승미와 함께 ‘진진식품’에 입사하라면서 할머니 인터뷰 사진을 보여줬다고,
장숙자 사장인줄 알아보고 할머니한테 잘한거라는 백성희의 말에 충격 받는 가족들... 그 순간 은성이 집으로 들어온다.
불같이 화내며 은성에게 달려드는 오영란. 할머니는 은성에게 백성희가 한 말을 물어보고 은성은 영문 모르는데
천연덕스럽게 그때 언제 내가 이러면서 보여줬잖아, 니가 할머니 팔자 세게 생기셨다고... 그랬잖아...
하며 백성희의 딸다운 연기를 한다.
아니라는 눈빛으로 할머니를 쳐다보는 은성, 하지만 할머니는 매섭게 은성을 볼뿐이다.
그 눈빛에 절망하는 은성. 오영란과 정이 나서서 은성을 매도하고 한바탕 난리가 난다.
이제 은성의 유산상속은 커녕 이 집안과의 인연도 끝이라는 오영란과 정, 백성희와 승미의 안도감과 달리 뭔가 착잡한 환.
졸지에 교활한 사기꾼이 되버린 은성은 그날 밤 짐을 싸는데 환이 들어와 은성을 잡는다.
왜 변명하지 않느냐며 은성을 다그치는 환에게 이 아귀다툼 같은 지옥 속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은성.
유산상속 사건 이후... 할머니에게 잘해도 유산 때문이다,
성우의 청혼에도 정과 오영란이 찾아와 성우가 유산 때문에 너한테 그러는 거다...
자격 없는 백성희가 이렇듯 잔인하게 구는 것도 결국은 돈 때문이고...
잠깐이지만 그 유산을 욕심냈던 내 자신도 싫다며 나가는 은성, 자기 단칸방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은성이 가는 은성을 보는 환, 마음이 편치않다.
다음날 아침 은성이 인사도 없이 떠났다며 보고하는 오영란의 말에 할머니는 갈 사람이면 가야고 올 사람이면 오는거지, 하며
다른 내색을 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이제야 은성이 할머니와 유산에서 떨어져 나갔고 다시는 그 주변에 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다음날 출근한 은성이 사직서를 들고 사장실을 찾는다. 사직서를 내는 은성에게 너 벌써 배불렀냐며,
회사 일로 잘못한게 없는데 왜 사직서를 내냐는 할머니, 하지만 좀처럼 은성을 믿는지 안 믿는지 속내를 내비치진 않는다.
은성은 회사 일은 하겠으나 유산에 관한 거래는 없던 일로 하겠다며 사장실을 나가는데
은성과 맞물려 들어온 박변에게 할머니가 지시했던 유언장 작성을 빨리 하라고 채근한다.
은성이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말을 듣고도 내심 은성을 믿고 있는 장사장 모습에 배신의 합리화를 더 굳히는 박태수.
할머니 채근에 할수 없이 유언 상속장을 작성해서 건네고 돌아오면서 백성희를 만나는 박변, 둘이서 뭔가 의논하기 시작한다.
은성은 유산과 상관없이 재계약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경쟁사 메뉴와 음식들을 시식해보는 자리 등에 환을 끌고 다닌다.
은성이 배재된 상태에서 유산은 다시 원위치로 돌아왔다고 믿고 마음은 한시름 놓았지만
할머니가 시킨대로 회사 밑바닥 일을 어느새 군소리 없이 하고 있었던 환이었다.
이 기집애야 난 왜 끌고 다녀! 뭐, 아직두 미련있냐? 맘과 다르게 불퉁거리는 환에게 나만 빠졌다고 회사가 니게 될줄 아냐며,
사람 속을 보듯이 회사도 속을 보라며 환을 윽박지른다.
은성의 회사와 할머니에 대한 애착을 어느 정도 느낀 환은 윽박지르는 은성에게 툴툴거리면서도
함께 돌아다니며 상황을 파악해간다.
어느새 버스 타는 것도 익숙하고 밥 먹고 스타벅스 커피 말고 자연스레 자판기 커피를 뽑아서 쓱 주기도 하고
동료들과도 낄낄거리기도 하고 길거리에 떨어진 오백원 동전을 줍기도 하는 환을 보며 신기한 은성...
그러면서 환에게 끌리는 자기 마음을 발견하고 당황한다.
대기업 식단과 비교 설문 조사에서 식단에서 별다른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결과를 얻고 우울하게 돌아오는데
할머니가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는다.
병원에 의식을 잃고 누워있는 할머니를 둘러싼 가족들은 주치의에게서 할머니가 위암 말기로 몇 달 못 사실거고
이미 본인이 알고 계신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제일 사색이 된 사람은 박태수... 건강한줄 알았던 장사장의 건강 상태가 이 정도일줄은 꿈에도 모르고
시키는대로 덥썩 유언장을 작성해줬다. 장사장이 이 상태로 덜컥 죽어버리면 유산은 고은성에게 가게 된다.
유산 욕심에 재계약 단가를 경쟁 대기업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뒤에서 협상하는건 일도 아니다.
마음이 급해진 박변은 대표 이사 위독설과 거래처의 연이은 계약해지 등을 풀어 회사 부도설을 퍼뜨리고
‘진진식품’의 주가는 순식간에 곤두박질친다.
때맞춰 백성희가 운영하는 매장에서 손님들의 단체 식중독 사태도 벌어진다.
동시에 성우에게 빼돌렸던 비자금을 주며 떨어진 회사 주식을 사라고 하는 박변.
의아해하는 성우에게 회사를 위해 주가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라는 박변 말에 성우는 별 의심 없이 주식을 산다.
한편으로는 경영난 때문에 미뤄뒀던 목장을 이중 계약하면서 비자금과 회사 자금난을 가중시키는 박변.
은성은 할머니 병상에서 지극히 할머니를 간호하고 오영란과 정, 백성희와 승미 등은 그런 은성의 진심을 믿지 않는다.
환은 병상에서 의식을 찾지 못하는 할머니를 보며 처음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예전에는 늘 뭔가 필요하거나 할머니 비위를 맞출 일이 있을때만 할머니에게 애교를 떨며 잘했었다.
할머니는 필요한 존재였을뿐, 할머니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는데
형편없이 쇠약해진 모습으로 누워있는 할머니를 보는데 진심으로 마음이 아파온다.
이렇게 시한부 선고를 받고서도 그 얘기조차 가족들에게 못하고 회사를 걱정했던 할머니 심정과 못난 자기 모습을 느끼는 환.
그런 환의 변화를 눈치라도 챈듯 할머니가 의식을 찾는다.
일주일... 그 짧은 기간에 벌어진 회사 위기 상황을 전해 듣고 자기 지분의 주식을 시장에 내놓으라는 할머니,
그건 회사에 절대적인 경영권을 쥐고 있던 대주주를 포기하는 일이었다.
장사장이 내놓은 헐값으로 떨어진 주식을 사들이는 박변, 몇 개월 남았다고는 하나 노인네 목숨 밤새 안녕이라는 말이 있다,
서둘러야 한다고 박변을 부추기는 백성희. 겨우 퇴원한 할머니는 은성이 돌봐줘야 편하다며 은성을 다시 집으로 불러들인다.
할머니의 애절한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은성은 오영란 삼모자와 박변이 모인 앞에서
유산은 절대로 안 받겠다고 선언하고 들어온다.
영란 모녀는 뜨악한데 환은 은성이 집으로 돌아오자 기분이 좋다.
환의 변하지 않는 감정을 눈치 챈 승미는 환에게 먼저 청혼하는 한편
백성희를 시켜 오영란에게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환을 결혼시키자고 한다.
그런데 환이 회사 문제가 해결된 뒤로 결혼 얘기는 미루자는 뜻밖의 말을 한다.
환이라는 사람 입에서 회사가 관심사로 대두되었다는 자체가 신기하고 놀라운 식구들.
승미는 그 내면이 은성 때문이라는 불안감에 어쩔줄 모른다.
누군가 자기가 내놓은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할머니는 그 정체를 알아보라고 박변에게 지시하지만
박변에게서 존재하지 않는 제3의 이름과 정보만 듣고 의아해한다.
회사가 중간에 획기적인 성장을 기록했을 때 박변에게 20프로의 지분을 나눠줬기에
박변의 음모를 꿈에도 눈치 채지 못했던 할머니였다.
그만큼 믿고 있던 사람이었기에 박변을 의심 못한채 제3자를 내세워 ‘진진식품’ 인수를 꿈꾸는 경쟁사의 음모로 생각하고
지분 매각을 중단, 다른 방법으로 자금난을 타개할 궁리를 하는데 통 방법이 없다.
이런 시점에 임시 주총이 열리고 그 안건이 대표이사 해임이라는 소식이 전해진다.
위중한 장사장 상태와 회사 경영난 악화를 빌미로 주총이 소집된 것.
한편 성우는 작은아버지의 음모는 꿈에도 모른채 최근 너무 갑작스런 회사 자금난의 원인이
회사 내부에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환과 은성에게 한다.
할머니의 경영권을 지켜야 한다... 할머니가 평생 동안 이룬 회사를 지켜야한다.
그동안 은성을 사이에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던 두 남자 환과 성우,
그리고 역시 두 남자 사이에서 마음의 갈등을 겪고 있던 은성... 세 사람은 사심을 버리고 뜻을 같이 한다.
모든 감정에서 벗어나 머리를 맛대는 셋. 은성은 회사 이미지를 다시 세우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대기업 구내식당 재계약을,
성우는 이미 회유되고 있을 이사진 설득을 하겠다고 하는데 뜬금없이 환이 사원들을 설득하겠다고 나선다.
설득? 뭘 어떻게?... 당장 다가오는 부도를 막기 위해서 직원들의 월급 삭감을 얻어내서 회사 자금을 숨통 튀게 하겠다는 환.
밑바닥 부서 돌며 일하다 보니 사원들의 애사심이 대단했다, 할머니의 배려로 다른 그 어떤 회사 보다 월급 많고
근무 시간 적은 곳 아니냐? 1,300명 직원이 회사가 정상화 될 때까지 20프로씩만 월급 삭감 약속해도 그게 어디냐?
정말 꿈같은 얘기를 늘어놓는 환.
반신반의하지만 환이 딱히 다른 할 일도 없는듯 싶어 각자 일을 하기로 약속하고 각자의 일을 하는 셋.
은성은 밤을 새가며 대안을 강구하고 성우는 회사 회계를 조사한다.
환은 사원 대표를 만나 사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득하는데 이어 그동안 일하며 돌아다녔던 공장과 조리실 등을 돌며
연설도 하고 개인 설득도 한다.
그런데 하다보니 환, 참 말 잘한다. 꾸밀 필요 없이 자기 속내를 거침없이 쏟아내는데 의외로 진솔한 설득력이 있다.
한편 성우는 회계 장부에서 뜻밖의 사실을 보게 된다. 회사 자금난이 심해지도록 운영자금을 무리한 목장 구입이나
공장부지 확충 등에 사용한 사실을 알게된 것. 거기다 그 구매 가격이 시세 보다 높다...
누군가 이중 계약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한 것... 그런데 그 담당자가 박태수 이사... 자기 작은 아버지다.
주총을 이틀 앞두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을 때 작은아버지로부터 연락이 온다.
대표 이사 해임 주총에 참석해서 성우의 지분을 박태수, 자신을 신임 대표이사로 밀라는 얘기에 경악하는 성우.
그가 아는 작은 아버지는 절대 이럴 사람이 아닌데 회사 자금을 횡령까지 해서 지분을 모으고
장숙자 사장의 경영권을 빼앗으려고 한다...
놀라는 성우에게 성우가 돕지 않으면 작은 아버지의 앞날은 끝장이라는 말로 혈육을 앞세워 성우를 다독이는 박변,
이번 한번으로 성우의 신분까지 덩달아 상승될수 있다는 유혹도 한다.
박태수 퇴임 후에 성우가 대표이사 자리를 승계할수 있다는 것.
그때부터 환의 연락도 은성의 연락도 피할 수밖에 없는 성우, 피나는 고민을 한다.
작은 아버지 뜻을 따르면 마음으로 존경하는 장사장과 사랑하는 은성을 밟는게 되고
마음을 따르면 자기를 키워준 작은 아버지는 범법자의 팻말을 달게 된다...
발이 닳고 목이 터지게 사원들을 설득하며 서명지에 서명을 받고 다니는 환,
한편으로 이사들을 찾아다니며 할머니 스스로 회사 일을 정리할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설득하고 다닌다.
그런 자신을 아무 능력도 없으면서 할머니 사후에 회사나 욕심내는 한심한 꼴통으로 보는 이사들의 시선을 느끼는 환,
아니라고 정말 그것 때문이 아니라고 하지만 자신의 말에 스스로 힘이 떨어진다.
또 다시 그간의 무능하고 한심하게 살았던 자기 모습을 돌아보게 되는 환.
드디어 대표이사 해임을 안건으로 한 주주총회날... 동시에 은성이 어렵게 재계약 담당자와 마지막 메뉴 시식을 하기로 한 날이다.
박태수는 집에 까지 와서 아무 일 없는듯 병석에서 겨우 일어난 할머니를 모시고 회사로 간다.
지난 밤 환이 외박했다는 오영란 말에 서글프게 나가는 할머니.
주총회장에 도착한 할머니는 대표이사 해임에 이은 신임 대표이사로 박태수가 거론되자 경악한다.
굳은 얼굴로 박변을 돌아보는 할머니.
그 시간... 은성은 담당자들과 함께 구내 식당에서 은성이 개발한 메뉴로 직원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
특별히 다를 것 없는 김치찌개에 제육볶음과 밑반찬 등인데 그 안에 넣은 재료가 다르다.
김치찌개에는 숙주가 들어가서 맛이 시원하고 제육볶음은 콩나물과 함께 볶아서 새로운 맛이 난다.
은성이 요리학교에서 개발한 소스로 인한 샐러드도 맛이 독특하다.
일상 속의 새로운 맛에 직원들 반응이 대체로 호의적이고 은성은 그런 직원들을 보며 담당자를 설득한다.
앞으로의 새 메뉴는 직원 한사람 앞에 하루 단가 몇백원 낮추고 한끼 떼우는 음식이 아니다.
직원들이 지겹지 않게 맛있게 잘 먹었다는 포만감을 위해 하루 몇백원씩 더 지출해 주실순 없냐고...
식사를 마친 직원들이 설문지를 작성하는걸 초조하게 보는 은성.
주총 자리에서는 심각하게 장사장의 방만하고 개인적인 경영 마인드에 대한 이사들의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고
할머니는 참담한 심정으로 그 말들을 듣고 있다.
초조하게 아직 오지 않는 성우를 기다리는 박변, 성우가 들어오자 안도의 숨을 내쉰다. 할머니와 시선을 피해 자리에 앉는 성우.
그 시간 환은 본사 직원들에게 한 장이라도 더 서명을 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 시계를 봐가면서...
이윽고 장숙자 대표이사 해임 투표가 시작되고... 대부분 해임에 동의하고 남은 사람은 성우 한사람.
성우가 해임에 동의하면 해임 가능한 지분을 넘어선다.
표정 변화 없이 성우를 보는 할머니. 여유 있게 성우를 쳐다보는 박태수.
모두 성우를 바라보는데... 해임 반대에 표를 던지는 성우.
일순 실내가 술렁이고 믿기지 않는다는듯 동시에 성우를 보는 할머니와 박태수.
그 순간 회사 환이 뛰어 들어온다. 월급 삭감에 동의한 직원 1031명의 서명지를 들고.
어려운 회사 사정에 동참한 직원들 숫자에 놀라는 이사진들.
뒤이어 은성으로부터 재계약에 성공했다는 전화도 온다.
감격스런 주총이 끝나고...
성우는 할머니에게 박변이 횡령한 서류를 건네며 눈물로 선처를 호소한다.
성우의 배신을 믿을수 없는 박변과 백성희는 어쩔줄 모르고.
할머니는 환의 뜻밖의 노력과 설마하며 했던 기대를 충족시킨 은성에게 놀랍고 감격해 하며 둘을 동시에 끌어안는다.
그 바람에 서로의 얼굴을 코앞에 맞대게 된 은성과 환... 할머니가 바싹 끌어안을수록 잘하면 입술도 닿을 상황인데
은성도 환도 그 상황을 피하지 않는다...
그 날의, 전 직원이 합심해 회사를 지키려했던 사연은 각 일간지에 보도되고 루머로 인해 추락했던 회사 이미지는 단번에 회복된다.
그날 저녁... 성우는 옳은 선택을 했지만 작은 아버지 때문에 괴로운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어 은성부를 찾는다.
지난 1년을 지내면서 가끔씩 은성부를 찾아 챙기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였던 것.
작은아버진 나에게 키워준 은혜를 모르는 배신이라고 했어요. 이런게 배신일까요...
박변이 가슴 아파 괴로워하는 성우에게 자신을 배신하지 않았으니 옳은 일을 한거라며 정말 배신이라는건... 하며
처음으로 자신의 숨겨진 사연을 털어놓는다.
그런데 얘기를 듣던 성우의 얼굴이 점점 굳어진다. 건설업을 했었고 가스폭발 사고가 있었고 재혼 가정에...
익히 알고 있던 이야기와 너무 비슷했다.
떨리는 음성으로 고씨 아저씨 그 따님 이름이... 은성인가요? 고은성?
뜻밖의 성우 말에 기겁해서 놀라는 은성부.
한편 박태수의 실패로 좌불안석이 된 백성희는 머리를 굴리다가 할머니 집을 찾아간다. 나와 박태수 관계는 아무도 모른다...
이제 정말 은성이 유산을 상속받을지도 모를 끔찍한 상황이지만 그런 상황일수록 은성을 달래야 한다.
환을 제외한 온 식구가 모여있는 자리에 찾아온 백성희는 우선 할머니에게 위기를 잘 넘기셔서
너무나 축하드린다고 인사를 하고 은성에게도 니 활약상을 들었다며 애썼다고 너 제대로 잘할줄 알았다고 눈물로 감격해한다.
그런 백성희가 황당한 은성인데... 그 순간 성우가 찾아온다.
모두 갑작스런 성우의 등장을 어리둥절해 하는데 먼저 나선 성우가 떨리는 목소리로
은성아, 너 너무 보고싶어하는 분 모시고 왔다... 한다.
영문 몰라 쳐다보는데 뒤이어 은성의 아버지가 나타난다.
죽은걸로 알고 있던 아버지 등장이 믿기지 않아 멍한 은성. 절대 나타나서는 안될 고평중 등장에 경악하는 백성희.
모두 막 나타난 꼬질꼬질하고 형편없이 망가진 저 남자가 누군가?... 하는데 은성이... 아빠... 눈물이 가득차서 아빠에게 다가간다.
눈물 없이 볼수없는 부녀 상봉이 이어지고 그 어떤 연기로도 그 자리를 수습할수 없는 백성희는 도망치듯 나가버린다.
백성희로부터 고평중과 은성이 만났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승미는 아득한 참담함을 느낀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건 환의 얼굴... 환이 오빠도 봤어?...
고평중의 기막힌 사정과 백성희의 간악한 행태를 전해들은 가족들은 충격 그 자체이고 맘 여리고 정 많은 오영란 모녀는
그 사연에 덩달아 눈물 바람이다.
펑펑 울며 은우는 아직 못 찾았다고 아빠 죄송하다는 은성. 고평중은 우선 은성이라도 만난게 꿈만 같아 은성을 안고 쓸고...
그 시간 환은 바에서 은우의 연주를 듣고 있다. 묘하게 애잔하면서도 서글픈 선율을 연주하는 은우.
가끔씩 듣던 곡이어서 다가가 말을 거는 환.
6개월 전... 대구 보호시설에서 피아노를 못치고 힘겹게 견디고 있던 은우, 여기서 기다려야만 누나가 온다는 백성희의 말에
갇혀 꼼짝을 못하고 있다가 보호소 앞을 지나가는 피아노 배달 트럭을 보자 순간 눈이 뒤집힌다.
그대로 달려가 피아노 트럭에 올라탔던 은우, 그저 트럭 가는대로 실려왔는데 서울이고 피아노가 피아노 매장으로 실려간다.
얼른 들어가 피아노를 치는 은우, 놀란 주인이 달려와 은우를 말리는데 환의 친구 영석이 그 모습을 본다. 놀라운 연주 솜씨다...
건성 보고 지나갔는데 다음날 오후 출근길에 그 앞을 지나다보니 은우가 주인 때문에 못들어가고 가게 앞에 쪼그리고 앉아있다.
하루종일 굶어서 기운 없는 은우... 뭔가 정상인과 다른 모습을 언뜻 느끼고 집을 찾아주려고 하는데
집 없고 누나 없고 엄마 없고 아빠 죽었다고... 그러면서 피아노 치고 싶다고 애잔하게 웃는 은우.
밥만 한끼 먹여 집 찾아보내려던 영석은 가게에 있는 피아노를 치게 해주는데 녀석의 실력이 놀랍다.
낮에는 세차장에서 세차하는 일을 가르켜 돈을 벌게 해주고 저녁에는 바에서 피아노를 치게 해줬던 영석.
자신이 하던 바라 심심하면 들르면서 은우를 보고 은우의 연주를 들었던 환이었다.
설마 그 아이가 은성의 동생인줄은 꿈에도 모르고... 회사 일을 배우면서 서민들의 어려운 사정도, 그러면서도 자기 예전에
하루 술값 밖에 안되는 월급을 받아 한달을 살면서도 열심히 일했던 사람들 속에 섞여 일하면서
조금씩 숨어있던 인간애를 발견했던 환인지라 빵 중에서는 꽈배기만 먹는 은우에게 꽈배기를 사다주기도 했었다.
나름대로 인생에 대단한 일을 해서일까? 그날 따라 애잔한 선율이 마음에 닿은 환은 그거 제목이 뭐야? 툭 말을 거는데
‘누나’라고 한다. 누나? 누나 보고 싶어서 만든 곡이란다. 니가 작곡을 했단 말야?...
피아노 안치고 가게 구석방에서 잘 때까지 작곡을 한다고 영석이 전한다.
곡이름이 누나라는 말에 동생을 찾는다는 은성이 떠올라 영석에게 은우의 연주를 녹음기로 녹음해
시디에 담아달라고 부탁하고 돌아온다.
그날 밤 은성의 방에서 부녀는 1년 만에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뒤늦게 들어온 환은 오영란과 선우정이 서로 말하느라 정신없는 가운데 은성의 아버지 얘기를 듣고 놀란다.
철없는 선우정, 그동안 성우오빠가 은성이 아빠를 돌봐줬대! 둘이 운명인가봐!
자기도 모르게 뱉었다가 아 어뜩해, 성우오빠 안되는데... 혼자 훌쩍인다.
뒤늦게 은성이 아버질 찾았다는 사실에 이어 그 주인공이 성우라는 사실에 울컥하는 환.
늘 은성에게 제일 중요한 일을 해주는 사람은 또 성우형이다...
다음날, 할머니는 은성부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건강상태를 체크하게 하고 은성은 회사에 출근한다.
회사에서 마주친 은성과 승미. 그런데 승미가 흔들림 없이 은성을 본다.
차분히 아버지 만났다며... 하는 승미 뺨을 올려 부치는 은성.
은성은 승미의 뻔뻔함에 화가 더 나는데 도리어 승미가 지지않고 은성에게 해댄다.
환이 오빠만 아니면 뒤늦게 아버지 살아계신거 알았을때 너한테 말해줬을거라고.
환이 오빠만 아니면! 니가 환이 오빠 근처에 있지만 않았다면!...
그러면서 8년간 함께 살면서 느꼈던 소외감과 비참함을 토로하는 승미.
그런 승미와 은성을 저만치서 지켜보는 환. 은성은 사랑하고 승미는 가엾다.
서로 팽팽하게 해대는 두사람을 떼어놓은 사람은 성우, 은성을 부축해 데리고 간다.
혼자 남아 바들바들 떨고 있는 승미에게 가는 환, 그 누가 승미를 욕해도
‘너 나쁜 기집애야!...’ 라고 승미에게 할 수가 없는 환이었다. 그러면서도 성우와 가는 은성을 돌아보는 환.
일하러 함께 다니면서 계속 은성에게 틱틱대는 환, 넌 좋겠다! 유산상속 받아, 아버지 찾아주는 남자 있어!...
그날 저녁 할머니는 표집사와 오영란이 마련한 성대한 저녁상 앞에서 은성부에게는 며칠 편히 쉬고 나서 경찰서에 가서
자수하자고, 뒤처리는 다 알아서 해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당장 내일 아버지와 지낼 집을 알아보라고 한다.
사양하는 은성에게 유산상속은 약속대로 진행한다는 할머니에게 회사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라면,
환도 이제 그 몫을 할수 있고 또 환이 직원들에게 월급 삭감 서명을 받으러 다니면서 만약 환이 회사를 물려받으면
사원주주제로 돌리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얘기를 전한다. 뜻밖의 말에 놀라는 할머니와 가족들.
멋쩍어진 환은 어차피 뭐 은성을 턱으로 가리키며 얘한테 갈 거니까 선심 쓴거라고 말을 돌려버린다.
식사를 하면서 연신 성우를 챙기는 은성부를 보면서 속이 뒤틀리는 환.
승미랑 백여시 아줌마는 어떻게 되느냐는 선우정의 호기심에 일순 시선이 은성부녀에게 모이는데 둘다 말이 없다,
심정이 복잡할 뿐...
그 시간 백성희는 허둥지둥 짐을 싸고 있고 승미는 그런 엄마를 몸싸움을 하며 말리다 한바탕 말싸움을 한다.
어딜 가려고 하냐고? 어디 갈수 있냐고, 우리가? 이렇게 야밤도주해서 엄마 어디 가서 또 돈 많은 남자 찾을려구!
그런 승미 뺨을 때리는 백성희, 내가 누구 땜에 이런 짓까지 했는데! 내 탓이라고 하지 마! 제발 좀!...
울음을 터트리는 승미. 결국 서로를 부둥켜안고 우는 모녀.
늦게까지 가지 않고 이층 거실에서 은성부와 담소를 나누는 성우 목소리를 듣다가 괴로워 집을 나온 환은
영석의 바에 갔다가 은우곡이 담긴 시디를 건네받는다.
들어오는데 막 성우를 배웅하던 은성을 본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 오래도 서서 도란도란 거리는 둘.
이윽고 성우의 차가 떠나고 은성이 막 돌아서는데 그렇게 좋냐? 쑤시며 다가서는 환. 자기도 모르게 퍼부어댄다.
나 같은 놈 보다 백배 낫지, 박성우가. 아니다, 천배 낫냐? 기막힌듯 돌아서는데 난 왜 아닌데! 너한테 해준게 없어서?
성우 형은 너 남친한테 차였을때 위로해주고, 웨이터질 할 때 보디가드 해주고, 동생 찾으러 같이 돌아다녀주고,
니 아버지 니 아버진줄도 모르면서도 보살펴주고 또 찾아주고 그래서? 억지를 쓴다.
은성이 너무 뜻밖의 고백에 어쩔줄 모르고 보자 뒤늦게 아차 낯 뜨거워진 환이 부아나듯 시디를 건네주며
그래, 난 이거밖에 줄거 없다! 니 아버지 찾은거 축하한다구! 하고는 들어가버린다.
쿵쿵... 성우를 대할 때와는 확실히 다른 자기감정을 느끼며 들어온 은성, 2층 거실 오디오에 시디를 걸고 이윽고 흘러나오는 선율.
익숙한 피아노 곡을 듣던 은성, 점점 굳어지다가 벌떡 일어나서 환의 방으로 달려들어간다.
막 샤워를 마치고 수건만 두른 환에게 달려가 이거 어디서 났어요? 이거 어디서 났어! 눈물 가득해 쳐다보는 은성...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