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7일 장남들녘에서는 뒤 늦은 가을걷이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장남들판이 생태습지공원으로 보전되고 있는 이 시점에 금개구리를 위해 다시 벼농사를 짓고 처음으로 맡는 추수라는 점에 뜻 깊은 날 이었습니다. 이날 행사는 장남들판 환경지킴이들을 주축으로 예전에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살던 선주민들과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회원 분들, 대전충남 녹색연합 회원 분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행사 취지는 기계화가 보편화 되어가는 현대를 살아가는 가운데 옛 향수를 되찾고 싶어 하는 분들이 곳곳에 계신다는 겁니다. 예전 장남들판에서 농사를 짓고 살던 선주민들 뿐만 아니라 어릴적 농촌에서 살아본 40대 이후 분들이라면 논에서 모내기나 벼베기 추억이 있으실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쌀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식탁에 오르는지를 자세히 아는 이들이 드뭅니다.
세종시는 도농복합도시를 지향하는 도시 입니다. 곳곳에 높은 건물들로 만들어지고 있는 세종시 신도심 가운데 장남들판을 보전해 놓은 건 그야말로 행운입니다. 선대의 선물인 장남들판이 더 이상 선주민들 손에 농사가 지어지지는 못하지만 금개구리로 인하여 유기농 벼농사를 계속 지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기회의 땅으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이날 가을걷이 행사는 손으로 직접 낫을 들고 벼를 벨 수 있는 체험의 시간이었으며 옛 추억을 되살리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벼베기 중간에 먹는 새참은 그야말로 꿀맛이었습니다. 참을 먹으며 선주민들이 옛 장남들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회상하시는 모습을 보니 왠지 코끝이 찡했습니다. 올해는 생태습지공원을 조성해가는 과정으로 행사를 간소하게 치렀지만 내년부터는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여러분들을 장남들판에 모시겠습니다. 행사에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 다시금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