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라오스 28일간 긴 여행을 가기위한 사전여행 2박 3일, 해외여행에 앞서 아이들의 멤버쉽도 키우고 어떤 아이들이 왔는지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다. 무엇보다 먼저 해외여행에 앞서 아이들과 어떻게 여행을 갈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이다.
여행은 크게 3번으로 나눌 수 있다. 여행가기 전에 준비하는 시간 - 오히려 이 시간이 설레이고 행복한 시간이다. 기대하고 스스로 준비하는 시간, 인솔자가 다 준비하는 것은 패키지 여행과 똑같다. 태국과 라오스에 대한 스스로의 준비를 하는 시간 또한 여행에서 또하나의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뭘 준비하는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그래서 즐겁다.
그리고 여행을 하는 동안의 즐거움 - 달리 무어라 말을 안해도 즐겁다.
마지막으로 여행을 갔다와서 정리하는 것 - 사실 달팽이 여행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여행갔다온 후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과 행복한 시간들이 그들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큰 힘이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달팽이 여행은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자연스럽기도 하고 때로는 프로그램이 없는듯 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힘을 키워주기도 한다.
네팔을 갔다와서 뭐가 변했는지 가끔 부모님들에게 물어본다. 많이 변한 친구도 있고 안변한 친구도 있겠지만 다들 즐거웠다고 한다. 어떤 친구는 늘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는데 참 밝아졌다고 한다. 또 어떤 친구는 씻으라 말 안해도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한다. 또 어떤 친구는 자기가 집에서 손빨래 하는 모습을 보고 부모님이 놀랐다고 한다.
사는게 뭐 별거 있나..다 작은 하나하나의 삶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살아가고 또 힘들때 그것을 이겨내는 힘을 만드는 것이리라..
신불산에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간다고 하니 친한 친구의 아는 형님이 빌려주신 집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이제는 빈집인데 기꺼이 아이들을 위해 빌려주셨다. 그래도 마치고 나서 소정의 답례를 했지만 돈보다도 더 좋은 곳을 주신분들이기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간혹 펜션이나 콘도에 가면 늘 아이들이 마음껏 떠들지 못해서 답답했는데 여기는 마음껏 떠들고 놀고 해도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참 좋았다.
거실도 참 넓어서 좋다. 아이들이 모두 모이고 둥글게 앉아서 인사나누기 게임부터 시작...
먼저 이름 순서대로 앉고 그리고 자신이 가장 행복한, 또는 행복할 나이 순서대로 앉기, 마지막으로 한달에 얼만큼 돈이 있으면 좋은지 물어보았다.
1살이 행복하다는 친구는 공부를 안해서 행복했다고 한다. 7살이라고 답한 친구도 역시 똑같은 대답...왜 공부를 행복하게 하지 못하게 만들까?? 그래도 몇몇 친구들은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현재 행복한 아이들이기를 바란다.
필요한 돈은 각자 참 재미있다. 5만원부터 31억까지..무한대도 있었다. 어디에 필요한지 물으니 구체적이기 보다는 일단 많았으면 좋겠다는 대답이다. 일단 반은 저축하고 그 다음 좋은 걸 산단다..ㅋ 그래서 막상 돈만 많으면 행복할 것 같지만 현실은 돈 많은 사람은 늘 그 걱정이다. 어떻게 돈을 더 벌까?? 그러다 돈이 또 모아지면 또 어떻게 돈을 더 벌까?? 반복 또 반복,,,결국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나이가 들었기에 못하고 아파서 못하고 자식때문에 못하고 현실 때문에 못하고..결국은 못한다.
돈은 필요할 때 구체적으로 쓰여져야한다. 그리고 없더라도 또 언젠가 돌고 돌기에 돈이라는 말이 맞다. 간절히 구체적으로 원하면 결국 그 돈은 모이지만 돈 그자체만 바라면 로또에 당첨 될 만큼 어렵다. 로또 1등 당첨 된 사람이 대부분 쪽박을 차거나 자살하거나 하는 이유도 다 돈만 모이면 다 된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과 태국- 라오스에 가는 일정과 여행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러가지를 묻는데 대부분 이것 되요? 다. 모두 다 된다고 대답해 주었다.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금지. 왜냐하면 상대방의 자유도 존중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두번째는 안전문제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도 이야기를 해 주었다. 여행의 인솔자 역할은 선생님 보다는 그저 큰 울타리가 되어 주어야 한다. 그 울타리에서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 제대로 된 선생의 역할이 아닐까..사실 부모의 역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대신 안전문제 외 모든 것을 책임져 준다고 하면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을 한다. 여러가지 안전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마치고 나서 서로 자유시간...아이들이 정신없이 핸드폰에 몰두해 게임을 한다. ㅋㅋ
다음날 약속한대로 10시에 출발..보통 아침 역시 여행가듯 먹을 사람은 먹고, 점심 역시 챙겨갈 사람은 챙기고..자유롭게 5시간의 산행에 나섰다. - 5시간 목표로 했는데 신불산 까지 쭈욱 올라가서 6시간(점심 포함하면 7시간)을 산행했다. - 사실 밥 먹는 것도 먹어라고 챙겨주지 않아도 나중에 다들 알아서 잘 먹는다. 날다랑 아침에 일어나서 둘이 함께 밥을 먹고 있으니 쭈욱 아이들이 와서 자기들 밥을 퍼 먹는다. 그리고 또 신나게 가위바위보..설걷이 하기 게임..ㅋㅋ
작은 가방이 없는 친구들은 친구들 가방에 함께 넣어서 걷고 쉬고 이야기하며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있다.
12시 30분 경..간월재에 올라가서 점심을 먹었다. 옆자리의 아저씨 아줌마들이 전어회도 챙겨주시고 김밥도 하나 주셔서 너무 배부르게 잘 먹었다. 사실 산에서는 간단하게 먹으면 되는데 늘 한국사람들은 먹는 것에 너무 많은 것을 준비한다. 몇몇 친구들은 간월재의 매점에서 컵라면도 사먹는다. 쩝..간월재 매점을 없애고 싶지만..ㅋㅋ 먹는 것까지 통제하기는 그렇다 싶어 자연스럽게 두었다. 보통 한국 여행가면 너무 많이 라면을 사먹어서 아예 쿠폰제로 한다. 라면쿠폰 1개, 피씨방 쿠폰 1개, 과자 쿠폰 1개,,,
단체사진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나 한두장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간월재에서 기념으로~~ㅎㅎ
아이들이 생각보다 잘 올라와서 신불산까지 올라갔다..
신불산 정산에서 잠시 쉬고 있는 중...
동준이랑 친구인 지호는 지리산 실상사 작은학교에 다닌다. 곧바로 학교에서 오다보니 동준이 아버지 등산화를 빌려주었는데 무겁다며 슬리퍼가 더 좋다고 한다. 이 슬리퍼로 씩씩하게 6시간의 산행을 와주하고도 말짱하다.
내려오는 길 또한 제법 길었다. 사전여행에서 긴 산행을 하다보면 서로가 힘든 과정을 함께 해서 좋고 또 도와주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다보면 서로 더 친해지게 된다. 함께 고생한 기억은 오래가기 마련,,더더욱 어려운 산행도 했기에 여행을 도중에 취소하기도 너무 아깝다..ㅋㅋ 내려오면서 구름사이로 해가 멋있게 내려 비추어서 한장 찍어보았다.
민준이랑 정태가 네팔갔다와서 오랫만에 만나서 그런지 더 친해졌는지 계속 이야기를 나누며 내려온다.
이번 태국-라오스에서는 네팔 갔다온 친구들 3명이 함께 또 간다.
수연이는 말이 별로 없지만 생각이 참 깊다. 현도랑 그리고 날다랑 그리고 나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내려왔다. 발가락이 인대가 늘어나서 출발 전날 깁스를 풀었다고 하는데 6시간동안 잘 걸었다.
저녁은 맛있는 돼지고기 파티..춥지만 야외에서 숯불에 목살을 구워먹었다. 숯불 주위로 둘러 서서 서로 쌈도 싸주고 나누어 먹는데 정신없이 먹는다. 산행 후 먹는 고기니 더 맛있을 수 밖에...생협에서 구입한 고기라 그런지 칼질도 잘 되어 있어서 스테이크 보다 더 맛있었다. 처음에 자유롭게 먹다 순서도 정해서 돌아가면서 먹기도 하고 마지막은 게임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먹는 시간이 참 즐거웠다. 마치고 고구마도 구웠서 먹었는데 역시 군고구마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 ㅎㅎ
마지막 정리를 한 후에 9시에 다시 회의를 시작했다.
안건은 여행가서 핸드폰을 어떻게 할 것인가? 사실 핸드폰은 유용한 기능이 많지만 대부분 게임에 빠져 산다. 아직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늘 고민중이다. 강제적인 금지보다는 스스로 규제할 수 있는 힘을 키우기를 바라지만 늘 그 희망과는 정 반대로 흘러간다.
일단 찬성 반대로 나뉘어 회의를 했다. 구체적인 이유를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찬성 반대로 다시 이동하기도 하고..결국 아이들을 설득시키는데 실패..2명밖에 설득시키지 못했다. ㅠ.ㅠ
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게임을 하면 그때 다시 핸드폰 문제에 대해 여행을 하다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였다. 스스로 아이들이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다려보자..늘 강제적으로 무엇을 금지하면 그 강제성이 사라지면 정신없이 게임에 빠져든다. 외부의 힘보다는 내부의 힘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태국-라오스 여행에서 차근 차근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아침에 자고 있는 모습을 찍어보았다. ㅎㅎ 방이 따뜻해서 그런지 다들 참 자유스럽게 잘 ~~ 잔다.
역시 정신없이 자는 아이들..
아침 9시 30분에 모두들 출발하자고 결정하고 난 후 밥을 먹고 기다린다. 9시 역시 아이들은 게임을 하고 있다 ㅎㅎ 하지만 2~3분이 지나니까 아이들 스스로 이불을 게고 청소하더니 자기 짐까지 모두 정리 9시 20분이 되니 모두 완료되었단다. 정말 멋진 친구들이다. 명령하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기다려주면 다들 잘 한다. 때로는 실패도 기다려주다보면 잘 하게 된다. 정확히 9시 30분에 청소까지 끝내고 출발~~
가지산 온천에 도착..막내 소현이는 일이 있어 인사하고 예성이랑 혜진이는 목욕을 하기 싫다고 하여 목욕값을 주고 차에서 기다리라고 한 후 목욕탕으로 직행...역시 물이 좋다. ㅎㅎ
마지막으로 구영리에서 점심으로 칼국수를 먹었다~~민준이는 자기가 먹은 칼국수중 제일 맛있다고 한다. ㅋ 친구들과 목욕후에 먹으니 더 맛있을 수 밖에...
4명이 모여 칼국수 곱배기 2개, 만두, 파전을 시켜서 나누어 먹는 조다. 현도랑 지호는 꽤 친해졌는지 이것 저것 묻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가만히 아이들 하고 싶은데로 자연스럽게 두다보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사회성은 아이들과 놀고 이야기 하다보면 길러지는데 학원과 학교공부가 이것을 막는 것을 본다.
12명의 아이들과 함께 한 사전여행. 참 좋은친구들이어서 한 사람 한사람 모두 소중하다. 특히 이번 여행에는 대학생 보조 인솔자들이 2명이 함께해서 더 재미있는 여행이 될 것 같다. 여러가지 일들이 있겠지만 그것을 멋지게 잘 헤쳐나갈 수 있는 믿음이 더 생기게 된 사전여행이다.
친구들아~~1월달에 멋있게 재미있게 행복하게 여행해 보자.
사전에 태국,라오스에 대한 정보도 많이 알아오기를......
첫댓글 사전여행기가 참 따뜻하네요.. 지호 이번여행이 첫 해외여행인데 든든하고 세심한 인솔자 형님을 만나서 엄마로서 기쁩니다. 지호가 쫌 뻣뻣한 편인데 여행뒤가 기대됩니다. 고맙습니다^^
아공~ 재미나^^ 역쉬 꾸미의 글은 따듯한 아날로그 같아요. 꼭 책 쓰세요.
너도 표현력이 너무 좋아서 많이 배운다..ㅎㅎ 또한 든든하기도 하고..늘 고마워~~
태국 라오스 여행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네!!!
어쩌면 인생자체가 여행인지도 모르지
하루하루를 여행처럼 생각하며 의미있게 살면
종착역은 즐겁게 마무리가 되겠지
쩝 좀 이상하네
하여간 출발할때까지 준비 잘해서 즐거운 보람찬 여행이 되길 바란다.
남촌댁,순수시대/모두 감사합니다. 저 또한 인솔자이지만 늘 친구처럼 함께 이야기하고 결정하면서 여행을 갑니다. 여행은 또 하나의 학교라고 생각하고 늘 여러가지 공부도 하고 있지요..부족하지만 그 부족함이 서로가 많이 채워주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많이 배운다는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지요. 그래서 이번 여행 더 좋은 예감이 듭니다..ㅎㅎ
ㅎㅎ 고기 진짜 맛있었는데 빨리 라우스랑 태국 가고 싶다 ....!!
울 아들 1월 한 달 내내 못봐서 서운한데... 좋은 경험이 될테니까 그걸로 위안 삼아..엄마도 여기저기 여행도 다니고 연수도 다니고 해야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