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사를 만났던 대구 동화백화점앞 택시 승강장
1969년의 어느날 베트남 전선에서 우린 각자 귀국하면서 헤어졌다.
그리곤 젊은 시절 사는게 바빠서 까맣게 잊고 살아오다 몇해전 그러니까 38년만에 가장 친했던 전우를 전우찾기
사이트에 올려 1년을 기다린 끝에 결국 찾게되어 대전에서 만나고 이번엔 분대장이었던 최하사를 42년만에 또
전우찾기 사이트에서 내가 먼저 보고 찾았다.
5월9일 토요일은 사실 대구가톨릭성지순례100km울트라마라톤대회가 있어 올라갔지만
지난주 서울5산종주 "불/수/사/도/북" 산악마라톤 대회의 후유증으로 대회 참가를 포기하며
이 기회를 살려 최하사와 만나자고 약속하고 대전 전우에게 전화하였더니 바로 내려왔다.
45년만에 그것도 맹호 천하1연대 2대대 7중대 3소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세 전우가 전우찾기로
다시 만나게 된건 보통 인연이 아닌듯 싶었다.
대구 가톨릭성지순례100km울트라마라톤 대회의 출발을 보고 내가 먼저 대구 동화백화점앞으로
가서 10여분을 기다리며 별별 상상을 다했다.
그 동안 어떻게 변했을까. ?
쉽게 알아 볼 수는 있을까.?
나는 알아봐도 상대가 못 알아 보지는 않을까.?
그러기를 짧은 시간을 길게 느끼며 기다리는데 드디어 양복입은 노신사가 사방을 둘러본다.
조명이 밝기는 해도 밤이라 10여 미터 거리의 얼굴은 알 수가 없어 짐작을 하는데...
손전화를 누르니 나에게 신호가 온다.
아! 맞구나 백화점 입구 돌 계단에 앉았다 벌떡 일어서며 전화는 받지 않고 손을 번쩍 들었더니
바로 닥아오는데 단번에 알아 보겠다.
손을 잡기도 하고 감격의 포옹도 하며 서로가 듣기 좋은 거짓말도 했다.
별로 늙지도 않고 옛날 그 얼굴이라고...ㅎㅎ
동대구역으로 대전 전우를 마중가서 세사람이 45년만의 감격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리곤 밤새 부어라 마셔라 하다. ㅎㅎ
많이 늦긴 했지만 이제부터라도 각자 각개 전투로 사방 팔방 전우 찾기를 하자며...!
그리고 이젠 자주 만나자 약속하며 대전으로 부산으로 헤어져 내려온 나름 뜻깊은 날이었다.
그러나 삶이란 그리 호락 호락하지 않아 마음같이 자주 만나지진 않는다...ㅎㅎ
앞줄 좌측이 대구에서 만난 3분대장이었던 최종대 하사 제일 우측이 본인이며
희안하게도 제일 왼쪽[서울]은 보급병인데 헬기사고로 명을 달리했고, 옆에 나란히 방탄조끼를 입은 전우[경주]는
작전중 대대OP에서 갑짜기 쏟아지는 폭우때 나와 큰 바위 하나 사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벼락을 맞아 숨졌다...!
뒤늦게 나마 두 전우의 명복을 빌어 본다.
*전쟁터라 항상 위험하지만 기상 조건이 우리나라와 달라 낮 한때 갑짜기 천둥 번개가 치고 소나기가 내리기 때문에
그로 인한 낙뢰 사고가 많이 일어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