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최석진님의 추모사 전문 그대로.(2021 11 20)
기리는 말씀
한뜻 이재문님 돌아가신 지 마흔 돌을 맞아
님을 기리고
아울러 나라와 겨레삶을 드높이다 먼저 가신
모든 님을 기리며,
한뜻 이재문님 가신 지 마흔돌을 맞아 신향식님, 김병권님을 비롯하여 먼저 가신 님 높은 뜻을 함께 기리는 자리를 조촐하게 마련하였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하느라 애쓴 분, 멀리 달구벌에서 오신 여러분, 또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모든 분께 고마운 마음을 드립니다.
뒤돌아보면 이제 마흔 해, 쉰 해 앞은 우리 백성들이 총칼 앞에 짓눌려 숨죽이며 지내던 캄캄한 때였습니다.
온 백성 숨통을 틀어마고 입만 벙긋해도 잡혀가던 때에 ‘맨 앞 싸움터’에서 ‘총칼 든 도둑떼를 목숨 걸고 몰아내자’는 외침은 어둠을 꿰뚫는 한 줄기 빛이었지요. 그래서 우리는 기꺼이 모였고, 있는 힘을 다해 백성이 임자 되는 누리, 겨레를 하나로 잇는 나라를 세우려고 힘썼습니다.
한뜻 이재문 님! 신향식 님! 김병권 님! 안재구 님! 이해경 님! 님들이 늘 앞장을 서시었고 웃 님들이 곁을 지켰고 저희들이 따르며 뒤를 지켰습니다.
그 어두운 때에 마음과 몸을 다 바쳐 오로지 나라와 겨레를 생각하며 세 해 넘게 보낸 것을 돌아보면 그것만으로도 제 온 삶이 뜻깊고 흐뭇했다고 여깁니다. 우리가 품었던 뜻은 하늘을 찌를 듯했고, 지닌 힘을 마음껏 기울였지만 그래도 힘이 모자라 어이 없이 무너졌습니다.
그 뒤 마흔 해,
싸움은 아직도 이어집니다.
왜 종살이 때부터만 쳐도 온열한 해, 111년째 싸움입니다.
4.19 배움의 싸움, 5.18 빛고을 백성 싸움, 87해 온나라 유월 싸움, 가까이는 온백성 촛불 싸움에 이르기까지 쉼 없이 줄기차게 싸워왔습니다.
모든 사람이 두루 고루 사이좋게 사는 나라, 집에서나, 배움터에서나, 일터에서나, 사람 사는 곳 어디서든,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는 누리, 겨레가 오롯이 하나로 이어진 나라를 이룩하려는 우리 겨레 오랜 꿈은 싸움이 벌어질 때마다 더 넓고 더 깊은 자취와 열매를 남기며, 한 걸음 한 걸음 우리 삶 깊은 데까지 짚으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싸움 한복판에선 힘들고 괴로운 것 같아도 지나고 보면 언제나 백성은 임자자리로 한 발짝씩 올라서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어느 누구도, 어떤 힘도, 이 흐름을 막을 수 없겠지요.
끝내는 백성이 곳곳에서 쪽쪽에서 나날이 깨어나 오롯이 임자가 되어 갑니다. 그래서 이 누리는 땀을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이룩한 몫을 누구도 따로 꼬부칠 수 없고 챙겨서도 안되며, 고루 두루 나누는 쪽으로 마침내 흘러갑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몸으로 부지런히 일해서 먹고사는 길을 따를 수밖에 없고, 이것이 임자인 백성을 거스르지 않고 백성으로 남는 길이요, 한 조각 붉은 마음을 놓치지 않는 길이며, 언제나 기쁜 마음으로 흐뭇하게 살아가는 길이고, 스스로를 가장 잘 돌보는 길이며, 여럿이 손잡고 함께 가는 길입니다.
일찍이 옛 우리 한아비님들은 온누리에서 가장 먼저 아름답게 꽃피운 삶 꽃을 이웃 겨레와 나누며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오늘 우리 겨레 마음은 갈라진 땅처럼 갈갈이 찢기고 온갖 아픔이 뭉쳐있고, 갖은 서러움이 얽혀 있습니다. 가로막힌 이 거룩한 땅과 찢어진 겨레 마음을 하나로 잇고, 아래위, 마노가 힘을 모아 사이좋게 고루 두루 잘 사는 아름다운 나라를 이룩할 과녁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아직도 이 땅에 빨대를 꽂고 단물을 빨아먹는, 안팎에 도사린 크고 작은 도둑들을 깡그리 짓부수어 몰아내야 합니다. 우리는 끝내 이겨서 그 빛나는 삶꽃을 다시 두루 고루 온누리 여러 겨레와 사이좋게 나눌 것입니다. 이 길이 참다운 배달겨레삶 새물결이 되겠지요.
요즘 우리 앞에는 새로운 일거리도 나서 있습니다.
날씨 고비, 이 뒤죽박죽 날씨는 바로 사람들이 잘못 살아온 열매로 우리 삶을 뿌리에서 돌아보게 합니다. 우리는 저마다 모든 삶터에서 임자노릇해 갈 뿐 아니라 뭇목숨과도 함께 살아가는 슬기를 길러야 합니다. 길은 쉽고 또렷합니다. 되도록 덜 쓰고도 흐뭇하게 사는 길, 저마다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길을 몸에 익혀야겠지요.
한뜻 이 재문 님,
언제나 차분하고 흐뭇한 웃음 머금고, 겨레 앞에 새길을 열고 백성이 임자노릇하는 누리를 이루려, 가진 힘을 오롯이 바친 분, 이 거룩한 싸움 맨 앞에 늘 꿋꿋이 서서 벗들과 손잡고 함께 가고자 했던 분, 당신이 그립습니다.
아울러 나라와 겨레를 드높이는 길에 언제나 앞장서 온힘을 바치신 먼저 가신 신향식님, 김병권님, 안재구님, 이해경님, 임동규님, 박석률님, 김남주님, 김봉권님, 김홍님, 김세원님, 백정호님, 김상희님, 임인영님, 이문희님, 전수진님, 이호덕님, 김충희님, 최강호님, 조태범님, 박문담님, 서혜란님, 나강수님! 한 분 한 분 살아계실 적 웃음띈 얼굴을 떠올려 봅니다.
그리운 님이시여!!
옳지 않음과 고르지 않음에 맞서 싸우다 먼저 가신 넋이시여!
앞으로 날이 갈수록, 백성이 나라 임자노릇 할수록, 우리 겨레가 두고두고 님들을 우러러 기릴 것입니다.
한뜻, 한뜻 벗님이시여!
늘 고요하고 흐뭇하소서!!!
두즈문스물한해 열한달 스무날
두 손 모아, 한실 올림. [한실 최석진(崔錫鎭)]
# 참조 1, 추모시
<전사 1>
- 남민전 동지 고 김남주 시인이 이재문 선생을 기리며 쓴 시
일상생활에서 그는
조용한 사람이었다
이름 빛내지 않았고 모양 꾸며
얼굴 내밀지도 않았다
무엇보다도 그는
시간엄수가 규율엄수의 초보임을 알고
일 분 일 초를 어기지 않았다
그리고 동지 위하기를 제 몸 같이 하면서도
비판과 자기비판을 철두철미했으며
결코 비판의 무기를 동지 공격의 수단으로 삼지 않았다
조직생활에서 그는 사생활을 희생시켰다
조직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모든 일을 기꺼이 해냈다
큰일이건 작은 일이건 궂은일이건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먼저 질서와 체계를 세워
침착 기민하게 처리해 나갔으며
꿈속에서도 모두의 미래를 위해
투사적 검토로 전략과 전술을 걱정했다
이윽고 공격의 때는 와
진격의 나팔소리 드높아지고
그가 무장하고 일어서면
바위로 험한 산과 같았다
적을 향한 증오의 화살은
독수리의 발톱과 사자의 이빨을 닮았다
그리고 하나의 전투가 끝나면
또 다른 전투의 준비에 착수했으며
그 때마다 그는 혁명가로서 자기 자신을 잊은 적이 없었다. [전문]
*참고2* 통일열사 이재문 40주기 및 남민전 동지 합도추모제 ****
4.9인혁열사계승사업회 / 경북대학교 민주동문회 / 남민전 동지회 / 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 대구경북지역대학민주동문(우)회 협의회 / 대구경북추모연대 / 여정남기념사업회
식순
1부
사회 – 임성종 대경추모연대 대표
추모 묵념
진혼무 ; 형남수(한국민족 춤협회 이사)
제계
대표 분향
초헌
아헌
종헌
약력 보고 : 이태동
추모사1 : 최석진 (남민전 동지회)
추모사2 : 조성우 (6.15 남측위 상임대표)
추모시낭독 : 박석준(경북대학교민주동문회 사무국장)
추모사3 : 석원호(여정남기념사회회 회장)
추모사4 : 김찬수(4.9인혁열사계승사업회 이사장)
노래공연 : 소리타래 예재창
유가족 인사 : 이진일 (이재문 선생 조카)
남민전동지회 대표인사 : 권오헌(남민전 동지회)
헌화
단체 사진
2부
남민전 동지 묘소 참배
신향식, 김병권, 박석률, 이해경, 김희상, 김충희
3부 나눔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