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어민 강사가 말하는 영어잘하기 - 단어장 버리고 그림동화 읽어라 !!!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된 영어. 학생은 더 나은 말하기 듣기 실력과 더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부모는 어떻게든 더 좋은 영어교육 환경과 교수법을 아이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아이들 영어 교육은 학부모들에게는 쉽지 않은 '짐'이다. 조기교육과 어학연수에 돈을 아끼지 않고 유명한 학원을 전전해 보지만 뭐가 제대로 된 교육법인지 판단하기조차 힘든 게 현실이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이들은 우리 학생과 학부모들의 현실을 어떻게 볼까. 대구시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국제이해교육센터의 원어민 강사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 어릴 때 배울수록 영어 발음이 좋고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는 조기 영어 열풍은 한국에서는 오래된 현상이다. 영어 교육, 과연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건가.
▲ 말은 어릴 때 배울수록 습득이 빠르다고 하지만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경우에는 다른 학생들과의 수업을 통해 배우게 되므로 수업을 참아낼 수 있는 정도의 연령이 돼야 한다.
더구나 모국어조차 제대로 익히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영어를 가르치려 드는 것은 좋지 않다. 유아기에는 모국어와 사회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규칙을 가르치는 것이 좋으며 영어공부를 시작하는 것은 취학 무렵인 7, 8세가량이 가장 적당하다고 본다.
하지만 집에서 지속적으로 영어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좋다. 부모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 아이들이 이중국어를 사용하는 사람(bilingual)으로 자라는 것처럼,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권장할 만하다.
- 일반적으로 학부모들은 저학년 때는 회화에 집중하는 반면 고학년으로 갈수록, 특히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문법중심의 영어교육에 매달린다. 바람직한가.
▲ 문법만 강조하다 보면 영어에 흥미를 잃기 쉽다. 문법은 따로 떼서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 아니라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와 함께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배워야 한다.
예를 들면 어제 무엇을 하고 놀았다는 말하기 속에서 과거형 시제가 왜 필요한지를 깨우치고 문법을 알아가는 식이다.
- 방학이면 영어 캠프에 참가하러 외국으로 떠나는 학생들이 많다. 방학 외국 캠프 필요한가
▲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영어의 필요성을 몸으로 체감한다는 측면에서 추천할 만하다. 더구나 말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영어권 국가의 사회`문화도 함께 익힐 수 있어 영어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본다.
하지만 이때는 꼼꼼하게 따져보고 캠프를 선택해야 한다.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여러 국적의 아이들로 반 구성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 한국 아이들이 없어야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영어로 대화하게 돼 영어 실력이 늘어날 수 있다. 하루종일 공부만 하도록 다그치는 형태의 수업도 좋지 않다. 놀이식 수업을 통해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게 해야 한다.
- 영어를 익히는 데는 영영사전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어린 학생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떤 사전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가.
▲ 기본적으로 영한사전을 통해 단어의 의미를 익히는 것보다 영영사전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영어가 미숙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영영사전을 보도록 강요한다면 단어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대강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아 위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초등학교 시절에는 삽화가 많이 곁들여진 어린이용 영영사전을 이용하든지, 영영한 사전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그림을 통해 영어로 설명된 단어의 의미를 보충해주거나, 영어로 읽은 단어의 의미를 정확한 한국어 번역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하도록 할 수 있다.
- 한국 학생들의 잘못된 영어 공부 습관을 꼽는다면.
▲ 한국의 학생들이 단어장을 들고 줄줄 외우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렇게 외운 단어는 아무 쓸모가 없다.
단어는 머리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읽기와 쓰기 과정 속에서 함께 익혀 체득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후 단어를 활용해 짧은 문장 만들기를 하며 실제로 활용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 영어 공부법을 추천한다면.
▲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좋다. 쉽게 읽을 수 있는 그림동화책이나 챕터북 등을 자꾸 접하도록 하면서 그 속에서 단어를 익히고 활용법을 배우는 것이 좋다고 본다.
하지만 듣기와 말하기를 무시한 채 너무 책에만 매달리면 안 된다. 인도네시아에서 만난 한 학생의 경우는 영어로 된 성경책을 완벽하게 이해할 정도로 영어 능력이 뛰어났지만 혼자 성경책만 들여다보며 영어를 익힌 탓에 발음과 억양은 아주 엉망이었다.
◇ Marion Adams(60` 미국 뉴욕대학 석사, 한국교원대 원어민 강사 3년, 고교 원어민 교사 2년)
◇ Dawn K. Little(34` 미국 뉴욕대학 석사, 일본 고베 중`고교 영어 교사, 인도네시아 페낭대 원어민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