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lcolm(맬콤)과 17년만의 재회
뜻밖의 전화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뜻밖의 전화가 와 있었다.
호주에서 1년간 교환교수 생활을 마치고 귀국할 때 아쉬움을 참지 못해 눈물을 흘리면서 헤어졌던 다정한 친구 Malcolm 한테서 전화가 와 있었다. 너무나 뜻밖의 일이라 처음에는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였다. 전화 내용은 한달 후에 미국에서 세미나가 있는데 귀국길에 서울에 들려서 나를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다. 너무나도 반가웠다.
Malcolm은 내가 호주 킨즐랜드대학교 교환교수로 있을 때 같은 학과 교수였으며 서로가 각별한 우정을 나눈 사이다. 가족이 함께 서로의 집을 오가며 우정을 쌓았다. 맬콤은 브리즈번의 크리브랜드에 조그마한 농장을 가지고 있었다. 틈을 내서 우리 가족은 그곳에 가서 말, 오리, 거위 등 동물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 귀국 후 브리즈번 방문 때 맬콤동네 밤 바닷가 커피숍에서
인천공항에서
기다림 속에서 1달이 지나갔다.
12월의 쌀쌀한 날씨에 Welcom to Korea, Mal and Christine! 피켓을 만들어 들고 인천공항으로 갔다. 공항으로 가는 도중 내내 가슴이 셀레면서 맬콤의 얼굴이 떠올랐다. welcom피켓을 들고 입국문에 서 있는데 맬콤이 얼른 나타나지 않했다. 도착시간은 정확히 확인했지만, 혹시 시간이 어긋난 것이 아닐까 하는 조바심마져 들기도 했다.
1시간이 지났을 때 맬콤과 크리스틴이 나타났다. 피켓을 흔들었다. 재회의 기쁨은 너무나도 컸다. 덥수룩한 수염은 옛날 그대로였는데 다만 좀 더 하얗게 쇠여 있었다. 공항의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면서 오늘은 일단 밀렸던 이야기의 서두만 꺼냈다. 나머지는 서울에 머무는 동안 모두 하려고 마음 먹으면서 강남에 예약된 Western호텔로 향했다. 호텔로 오는 리무진에서 아내가 준비한 맬콤의 털모자와 크리스틴의 장갑을 전해주니까 good! perfect! 하면서 무척 좋와했다.
▲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필경재 식당에서
맬콤이 어제는 판문점 투어를 간다고 했다. 그런데 만나서 물어보니까 투어 약속이 잘 못되어 그 대신 서울 시티투어를 했다고 했다. 서울 시티투어는 서울의 명소들을 둘러보았다고 했다. 오늘은 내가 맬콤과 함께하는 날이다. 윤정이와 함께 호텔로가서 맬콤과 크리스틴을 태우고 시내드라이브를 하면서 점심식사가 예약된 수서에 있는 필경재로 왔다. 필경재는 전통한옥이어서 색다른 느낌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 정한 곳이다. 필경재에 오니 윤희와 손주 지호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손주 지호에게 맬콤을 만나면 인사하라고 Hi! Malcolm! 인사말을 가르쳐주었더니 지호는 Hi! Mlcolm을 연발했다. 식사는 한식으로 했다. 우리의 음식에 접해볼 수 있도록 했다.
맬콤과 크리스틴은 우리의 전통음식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도 어색함이 없이 식사를 했다. 고마웠다. 식사값을 자기가 계산한다고 고집을 해서 말리느라고 애를 먹었다. 저녁을 사라고 하면서 겨우 말렸다.
▲ 필경재에서
▲ 손님 맞이하는 지호
필경재에서 점심식사를 끝내고 윤희와 지호는 집에가서 손님맞을 준비를 하기위해 집으로 바로 가고 나는 윤정이와 맬콤, 크리스틴을 태우고 남한산성으로 드라이브를 갔다. 우리나라의 쟈연에 접해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남한산성 성곽을 둘러보고 집에 오니 윤희가 지호와 함께 손님맞을 준비를 해 놓았다. 집에서 한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호텔로 바래다주고 돌아왔다. 호텔에서 포도주 잔을 나누면서 담소의 시간을 가졌다. 집에 와서 자동차 뒷자리를 보니까 미화 100불에 해당되는 우리 돈이 놓여져 있었다. 아마도 저녁식사 값으로 나 몰래 두고 내린 것 같았다.
작별의 시간
오늘은 맬콤이 호주로 돌아가는 날이다. 교회에서 예배가 끝난 후 우리는 예고 없이 서둘러 호텔로 갔다. 윤희와 나는 맬콤의 손주들의 선물을 준비해 가지고 갔다. 공항 리무진 시간에 맞추어 호텔 로비에서 기다렸다. 맬콤과 크리스틴은 우리를 보고 놀라며 반가워했다. 지호도 맬콤의 바지를 붙잡고 반가워했다. 어제 저녁식사값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공항으로 가는 리무진이 도착했다. 이별의 시간은 너무나도 가슴이 시려왔다. 리무진에 같이 올라갔다. 리무진이 떠날 때까지 손을 붙들고 수없이 작별의 인사를 했다. 맬콤의 나이 72세, 내 나이 70세, 설움이 복받혔다. 그래도 또 만날 것을 굳게 약속했다.
Good by! Malcolm, Christine!
▲ 지호가 커서 호주가면 맬콤을 만날 수 있을려는지...
▲ 추억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