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짜;2005년12월3-4일(무박산행) 날씨;눈 코스;차령고개(05시)-곡두고개(11시20분)-각흘고개(15시10분) 시간;10시간
엊그제 일기예보는 주말 밤부터 비가 조금 온 뒤 추운 대류성 고기압이 내러와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다하더니 오늘 저녁 일기예보에는 5~15정도 눈 내린다고 한다. "12월 첫 주인데 무슨 놈무 눈! 설령 온다 해도 싸락 눈 정도 겠지라고 안일 하게 생각하고……. 늘 그러듯히 첫 추위를 강조하는 일기예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대충 동계옷 복장으로 집결지 하단 오거리 나가니 그런대로 밤 기온이 괜찮은 정도였다.
낙동애마 45인승에 딸랑 정맥 회원 10명 오늘도 통영 마라톤땜에 큰형님,작은 형님 불참이고…….엎힌데, 겹힌다고… 오사장님은 다리 골절로 병상 중이고…….진사장님은 오리무중……. 대절 아니 대절 버스로 각자 네자석석 차지하며 차례로 누울 자리 잡고 잠들기 주로 막걸이,소주로 입가심하니 이내 다들 편한 잠자리땜에 이내 골아 떨어진다.
자고 나니 설국이 되어 있더라는 말도 있듯이 차령 고개에 도착하여 04시쯤 눈을 뜨니 그곳은 밤새 내린 눈으로 인하여 하얀 설국의 동네로 바뀌어져 있었다. 지난번 도착지 차령고개의 기억은 도통 떠오르지 않은 정도로 생소한 곳이라 여겨진다. 제법 쌀쌀한 새벽 기온이였지만 완전히 흑백의 색채감에 다소 흥분이 되는 듯 했다. 다 들 우하! 우하! 탄성의 소리 치며 한편으로 반갑고…. 한편으론 걱정이 되는듯한 표정이다.
와중에 최기사님이 끓여 주신 컵라면으로 새벽 속 허기 달래고 몸 떼우고 산행 준비 하니 한결 나은듯하다. 차령 고개 등산로 표지판을 뒤로 하여 들머리길 오르니 새눈이라 밟기 조차 아까운듯 묘한 기분이든다. 와이래 좋노? 와이래 좋노?하면 해드램프로 카니발하듯 줄줄이 눈내린 밤능성길 오르니 그 또한 장관이다.
봉수산! 고도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눈길에 밤길이고 가꼬막길이라 자주 미끄러지며 힘든것 같다. 정상에 오르니 어둠의 시간이라 성벽 돌무떠기만 눈에 들어온다. 능성 분기점이라 시그날 찾기가 급급한지라 그냥 쓰쳐지나 간다.
몇번을 오름내림하고나니 로봇트같이 생긴 송전탑이 자주 눈에 들어 온다. 송전탑 뒤로 저멀리 동녁으로부터 여명이 밝아지는듯 하다. 밤나무골인지 능성 사면부위에는 눈길이 무릎깊이 만 하다.
일출직전이라 설산의 풍경의 색채가 다채롭게 보인다.
그럴듯한 별 조망은 없어지만 눈 덮힌 능성길만 보더라도 대길인듯한 기분이다. 통영,진주 고속도로길인지? 교각을 중심으로 하여 눈덮힌 주변의 산능성과 함께 찍어 본다. 07시쯤되니 일출도 이제 막 시작 된다. 자연 풍경과 안 어울리는 송전탑 뒤로 천천히 떠오르는 일출의 광경이 좀 특이 한듯 하다.
이런 새벽 아침에 그냥 산만 올라도 좋은데……. 이렇게 새하얀 눈을 밟으며 상큼한 새벽 공기 마시며 호젓한 능성길을 걸으니 다들 입가에 미소를 지운다.
마치 금북정맥의 능성들이 새하얀 면사포를 쓴듯 하다
졸졸이 붙여 대열 이루며 소복히 쌓인 눈길을 일부러 툭~툭 차듯 내디디며 걸으며 둘이 새벽 부터 설산의 산행 맛을 만끽 한 체 히딱 거리고 걸으니 소나무가지에 눈송이 소복히 쌓여있는 풍경이 좋다 하여 신사장님들과 더불어 박아 보며 휴식을 취한다.
오늘 코스는 엎다운이 심하고 고도에 비해 급경사가 많고 힘든다하더니…… 눈길이라 그런지 제법 시간이 지체되는듯 햇다. 오늘 고도표를 보니 넘어 할 봉우리가 13개 정도 였다. 새눈이라 부드럽긴 했지만 굉장히 미끄러웠었고…. 밉다고 난 스틱, 아이젠 ,스피츠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아 경사도가 있는 오름길에 두어서너 발자국에 한두 발자국 미끄러지며 오르니 힘도 들고 시간 지체가 되는듯 했다. 마사장은 이미 열번 정도 넘어지는듯 했다. 그래도 동심같은 얼굴로 해 맑은 미소를 지우며 툭툭 털며 기분 좋다 한다. 다행히도 바람은 없는 듯 했다.
여태것 잘 오시는 춘자 누부가 다리 근육에 안좋다 하신다. 눈길이라 용을 써서 그런지 종아리에 경련이 자주 일어난다 하신다. 백사장은 간혹 TV에서나 보는듯한 이런 설산 산행을 자신이 직접 해보니 기분이 묘하다 하신다.
힘이 드시면 곡두고개에서 하산 하시라 일러두고 646봉우리 오르니 후반전이라 장난이 아닌듯 했다.
승수씨는 646봉 안부에서 우릴 기다린다고 2시간 넘게 양지 바른곳에서 토킹 준비 하고 있다고 무전 온다. 아이고! 이 추운 날씨인데…….무릇 2시간씩이나……. 설마 기다리다 홀로 출발 하여는 줄 알았는데……. 자기는 일전에 곡두고개 전 구간은 밟아지라 이곳에서 합류하여 금북정맥을 마무리 지우려고 와선는데…… 곡두고개 이후 구간을 우리와 함께 산행 하려는 옛정의 마음인냥 대단히 열정이 넘치는 것 같았다. 나는 얼른 무전기로 "추우니 불 피우고 기달여라 얼어 죽겠다"라고 전달하고 그 가파르고 미그러운 능성길를 헥헥 거리며 오르니 울 승수씨 바위 벽 밑에서 모닥불 피우고 기다리고 있다.
마치 고산 베이스 캠프 같은 느낌이다. 바위틈에서 안전하게 모락모락 타오르는 장작불빛을 바라보니 훈훈한 옛산우의 열기를 느끼는것 같아서며 아랫도리에 따끈하게 전해지는 열기와 함께 느껴졌다. 신사장님은 "아이고! 손 시리워~" 하며 한참이나 장갑 낀 체로 손을 녹인다. 그리 한참이나 반가운 재회하며 불 딴도리하고 힘들이 646봉우리 능성안부에 올라서니 칼바람이 터진다. 콧등이 얼얼할 정도로 차갑고 매섭다.
갑자기 전방이 누렇게 어두워지더니 먹구름과 함께 눈발이 날린다. 솜방울 만한 눈송이가 펑펑 쏟아진다. 힘들게 오름막 올라 온지라 헉 헉거리는 입 속으로 눈들이 들어 온다. 자칫 잘못하며 목구멍에 걸릴 정도다. 천천히 코로 숨을 쉬며 능성 걸으니 이내 능성 분기점이다. 밑으로 내리서는 까꼬막 내림길이다. 다들 한두번 미끄러지며 하강하듯 종종 걸음이다.
그렇게 내리는 눈은 멈출 줄 모르고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더욱 더 양이 많아지는듯 하다. 아예 퍼 붓는다는 말이 맞을것 같다.
넓은 임도가 나온다. 갈재 고개길인듯 싶다. 다들 요기를 하고 가자 한다. 오늘 따라 건빵 맛이 꿀맛이다. 신대장님은 건빵 묵고 물 마시라 한다. 한모금 하려니 얼음장이다. 두번 마실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 차다. 퍼 붓는듯한 눈을 맞으며 건빵 먹는 폼이 가관이라 한방 찍을려니 "풀 카드' 이라고 디카 자막이 나온다. 오늘 워킹 사진을 많이 찍어 본지라 디카가 풀인것 같다. 얼른 몇장 삭제하고 또 다시 찍을려니 물 건너 간 장면이라 어쩔 수 없다.
그래 편한듯한 절개지를 따라 산길을 걸으니 소나무들이 즐비하듯 줄지어 있다.
다들 싱싱하고 푸른 잎이 청청하게 보인다. 그것도 한겨울에 아름아름 수복히 눈을 안고 있는 소나무들이 보기가 좋았다. 송림 터널 같은 숲길을 벗어나니 송전탑이 나온다. 시그날이 끊어진듯 하다. 사방으로 흩어져 길 찾으니 도통 오리무중이다. 나홀로 서쪽 방향으로 내러서서 헤매니 반대편에서 소리가 들린다. 제법 내러섰는데……. 또 다시 송전탑 올라와 오른편으로 꺽어 내려서니 잘 꾸며진 무덤가다.
그진 다 온 듯 싶은 기분인데…….가도가도 끝이 없는듯 싶다. 대간길, 정맥길 다 와서 사람 죽인다더니……. 오늘도 어낌없다. 고도표에 없는 자그만한 봉우리들이 설마하면 또 있고……. 이제쯤이면 다 와 겠지……. 하면 또 나타나고 설마가 사람 죽인다고 은끈히 신경질 날 무렴에 도로가 보였다.
내러서니 빙판이된 도로가에 주차장을 방불케하는 장면이다.
공주로 나가는 국도길이 심한 정체 일것 같다. 오늘 부산가는 길 꿈만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뼈속까지 쓰며든 추위를 허름한 촌목욕탕에서 몸 녹이고 그이후 울 신사장님 요번 딸님 결혼식 성원에 답례하신다고 오늘 저녁 쏘어신다하신다.
목욕탕 주변에 적당한 식당 찾으니 산빡한 식당이 없다. 희중이와 난 한참이나 걸어와서 삽겹살 전문인듯한 충암 식당 정하고 버스를 불렸다. 잘못 될까봐? 언근히 걱정을 했는데…….다들 이구동성으로 "삽겹살 맛 죽인다"고 연방이다. 다 함께 축하하며 감사하다는 뜻으로 축배,건배하니 가슴 한구석에서 찡한 느낌이 솟구친다. 가족같은 분위기로 입맛에 맞는 삽겹살에 하산주겸 반주로하니 아무 생각이 없는듯 했다. 김장 김치에 된장찌개로 마무리 짖고 볼록하게 묵고 나와도 여전히 하염없이 펑펑 함박눈이 쏟아진다.
이것은 그냥 눈이 아니고 "폭설" 아니면 "대설' 인것 같다. 새벽부터 머리끝에서 발 끝까지 눈 칠갑하며 설산 산행을 하였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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