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테마수필집 [반려동물, 너랑 살아야하는 이유]을 읽고 쓴 제11차 테마수필 독후감 공모전 대상작입니다.
너란, 따뜻함
_박예림
솔직히 나는 독서에 대해 큰 흥미를 갖지 못한 21살 대학생이다. 나는 글을 읽으며 무엇인가를 깨닫는다는 것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원하는 책을 읽는 것이 아닌 입시를 위해 자신의 흥미를 고려할 시간도 없이 문제를 읽고 출제자의 의도나 방향을 깨닫는 것뿐이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나는 나에게 대학교 방학기간동안에 해야 할 숙제를 제시하였다. 그 숙제는 바로 내가 원하는 책을 읽어서 깨달은 것을 글로 정리하기다. 일단 내가 원하는 책을 찾는 것부터 어려웠다. 서점에 가서 여기저기 둘러보며 관심이 가는 책이 있나 둘러보았지만 여간 책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때 마침 ‘반려동물, 너랑 살아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을 스치듯이 지나가려던 찰나 다시 뒷걸음질해 퍼내는 글을 읽어보았다. 매주 일요일에 가족과 함께 모여앉아 동물농장을 보며 웃고 울고 하는 모습이 상상이 되었고 가까운 친지 중에서 반려동물을 데리고 와 정성스럽게 키우는 모습이 떠올라 이 책에는 어떠한 얘기가 들어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하였다. 그날 밤, 집으로 돌아와 여러 편의 수필들을 읽으며 진심어린 성찰을 시작하였고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신세계의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느꼈던 감정 중 하나는 불안감이다. ‘너를 들이지 못하는 까닭’을 읽으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며 얻게 되는 불안감을 알 수 있다. 십 몇 년간 평생지기로 가족들 옆에 있을 줄 알았던 강아지가 갑자기 그들 품을 떠나게 돼서 받는 정신적 고통과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저자는 동물의 죽음을 통해 얻게 되는 허전함을 견딜 수 없게 되어 더 이상 반려동물을 키울 자신이 없다고 말한다. 또한 사람들의 오로지 자신이 혼자 사는 집에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애완동물을 키운다고 언급한다. 진정으로 동물들을 생각하며 키우는 것이 아닌 에니멀호더들이 그들이 외로워지지 않는 날이 오면 동물들을 유기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과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생각은 ‘눈물의 피어싱’을 읽으면서도 느낄 수 있었다. 농촌생활에서 가장 으뜸가고 집 안에 큰 자산은 소이다. 매일같이 농사일을 돕고 마을 어린아이들에게 놀이도 해주며 가장 값지고 가치 있는 일을 선사해준다. 하지만 급속화된 도시화로 기계들이 그 자리를 대신해주면서 소가 지닌 순수한 정서와 고향의 향기를 맛보기란 쉽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외로운 경쟁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동물을 찾고 집에서 키울 수 있는 소형동물들만이 사랑받는 세상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래서 저자는 배려와 예의를 지닌 사람만이 반려동물들의 좋은 주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하나의 감정은 감사함이다. ‘커피 한 잔의 행복’을 읽으며 애완동물이 부모와 자식을 정서적으로 연결시키는 매개체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렸을 적 아버지를 여의고 자식들을 홀로 키워내신 어머니가 키우는 강아지인 샤론은 외롭고 적적한 집에 활기를 돋우는 딸 같고 손녀 같은 반려동물이다. 입에서 커피의 ‘커’자라는 말만 나와도 신이 나서 부엌으로 뛰어오는 모습을 보고 샤론에게 커피를 챙겨주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저자는 많은 생각에 잠겼다. 강아지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는 어머니의 모습은 흡사 본인이 자식을 키우느라 원하는 삶을 포기하고 살아온 세월에 대해 푸념을 하고 있는듯한 느낌이 든다. 또한 집에서 강아지와 눈을 맞추고 얘기하며 위로가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주는 모습은 자식으로서 바쁘다는 핑계로 어머니를 챙기지 못한 역할을 강아지들이 대신해주어서 고마운 감정을 들게 한다. 이 글을 통해 반려동물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고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마지막으로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감정은 행복이다. ‘셋이 손잡고’라는 글을 읽으며 정말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강아지를 가족 중 막내라고 지칭하는 저자는 밤에 가족들과 한 이불위에 자려고 하면 꼭 그 사이에 막내가 와서 한 자리를 차지한다고 말한다. 강아지도 자신이 가족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고 사람이 받는 사랑을 똑같이 받는 다고 생각하여 이러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집에 홀로 있을 강아지가 걱정이 되어서 가족끼리 여행을 가본 적이 없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어떻게 강아지 하나 때문에 여행의 즐거움을 포기하냐고 이해하지 못하지만 저자는 강아지와 함께하는 순간이 가족끼리 여행가는 가치와 동등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오히려 부둥켜안고 있는 순간이 더 만족스럽다고 한다. 이 글은 진정으로 자신이 반려동물을 잘 키우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들 때 읽으면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많은 수필들이 모여 있는 반려동물에 대한 글을 읽으며 반려동물이 하는 역할과 존재가 무엇인지 잘 알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아무나 동물을 키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조건을 충족시키고 본인을 잘 아는 사람이 동물을 키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책을 통해 느낀 여러 감정들은 사람이 아닌 동물들로부터 느낀 것이라 동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할 수 있었고 동물에 대한 믿음과 그들 만에 배려심에 감탄할 수 있었다. 더불어 마지막으로 글들을 읽으며 뉴스를 통해 본 에니멀홀더들이 자신의 삶의 가치를 동물들의 삶의 가치와 동등하게 바라본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의 가치를 더 우월하게 본다는 점을 깨달았고 내 자신이 미래에 에니멀홀더가 되지 않도록 바른 길을 잡아준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