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야그 속편 4탄
('74 통계. 최종후)
황금심에 대하야
울고왔다~~ 울고가는~~ 설운 심정을~~
당신이~~ 몰라주면~~ 그 누가 알아주나요~~
알뜰한 당신이~~ 알뜰한 당신이~~
무슨 까닭에~~ 모른체 하십니까요~~
인구에 회자되는 유행가...'알뜰한 당신'이라는 곡조이다.
이 노래를 부른 황금심 선생은 일본의 '미죠라 히바리'에 비견되는 분이다...
이태리에서 태어 나셨으면 '마리아 칼라스'는 저리 갔을 것이다...
황금심 선생의 낭군은 저, 유명한 고복수 선생이시다...누구나 아는 것이지만...
고복수 선생은 '타향살이'를 부르신 분이다...
타아앙사리 며태드은고~~
손꼬바 헤어보오니~~
고오향떠나 십여년에 청춘만 느으을거~~
부우평 같은 내신세가~~ ~~ ~~
'황성옛터'를 비롯하여 역사에 남아 전할 불후의 명곡을 다수 남기신 분이다...
우리들 아버지 어머니치고...고복수 선생을 모르는 분을 없을 것이다...각설하고...
'야그 속편4'는 고복수의 아내 황금심의 야그이다...
황금심 선생은 2년 전에 이승을 떠나셨다...그녀의 노년은 '비참' 그 자체였다...
아무도 돌보아주지 않았다...가끔 KBS '가요무대'에서 모시기는 했지만...
황금심 선생이 일본의 '미죠라 히바리'이듯이...'미죠라 히바리'는 일본의 '황금심'이다...
심수봉의 사부가 이미자라면...이미자의 사부는 황금심이다...
요즈음도...신쥬꾸 '유라꾸쬬'(일본 패방 후 홍등가였다...지금도 '유라꾸쪼'-
한자로 쓰면...있을유, 즐거울락, '쪼'는 일본식 한자로 고을이라는 말이니...
'유라꾸쪼'는 '즐거움이 있는 고을'...이쯤 되는 것이다...), 그 유라꾸쬬 격조있는 술집에 가면.
술집벽에 '미죠라 히바리'를 모셔두고 있다...그런 집에서 가라오께를 하노라면...
'미죠라 히바리' 장례식 장면이 나온다... 그녀는 60년대 어느날, 도오쿄오에서 이승을 버렸는데...
그녀의 장례식 장면은 더도덜도 아니고 '명성황후' 장례식 장면 그것이다...
오늘까지 일본에 회자되는 야그지만...그녀의 장례식에 길바닥에 나앉은 민중이
'천황' 장례식에서 보다 많았다는 것 아닌가...그녀가 죽었을 때 그녀의 죽음에 대하여
'덴노'(천황)도 애도의 한말씀을 하셨다는 것 아닌가...
불과 2년 전에...낭군 찾아...고복수 선생 곁으로 가신...황금심 선생의 장례는 실로 쓸쓸한 것이었다...
왜, 이러한 야그를 하게 되는 것인가...
선배님들 앞에서는 송구스럽고도 송구스러운 바이지만...
금년에 이승을 뜨신 화촌 문영렬 선배님(62 임학),
또한 1993년 이승을 뜨신 오천 이광범 선배님(61 농경)은 우리에게 황금심 같은 분이 아니던가...
망인에게 외람되기 그지없지만...두 선배님의 노후는 병석에 계셨던 것이다...
여러모로 힘든 여생을 지탱하신 것이다...
소생은 '알뜰한 당신'을 들을 때마다 생각나는 것이다...오천 선배님...화촌 선배님...
서화회를 일구신 선배님들이 아니었던가...그분들 음택으로 오늘 우리의 즐거움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프린스턴에 쭈그리고 앉아...
윤병조 선배님께서 이 창에 올리신 '화촌 선배님' 별세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눈물이 절로 났다...
소생이 마지막으로 접한 화촌 선배님 글씨는 1999년 9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있었던 '70회 고대미전'
출품작이다...당시 호미회장의 소임을 맡고 있던 소생이 미전경비를 마련하겠다고
화촌 선배님께 글씨를 부탁드렸더니...처분되거든 미전경비에 보태라시며...
고졸한 예서로 쓰신 '閒居' 그리고 이육사의 '광야' 두 점을 보내주신 것이다...
죽음을 몇년 앞두고...선배님은 '한가롭게 사노라' 그리고 가슴불을 억누르지 못하시는 심정으로
이육사의 '광야'를 써주신 것이다...
오천선배님의 노후가 그리 하였듯...화촌선배님의 노후가 힘드셨던 것이다...
이제 다시는 우리의 선배님들을 황금심으로 만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미죠라 히바리' 만큼은 못해 드릴망정...
망녕된 글을 쓰고 보니...심정이 떨리며...자책감에 몸둘 바를 모르겠다...
오천선배님이 부르시던 '바우고개'가 귓전을 휩싸고 돈다...
'바우고개 언덕을 혼자 넘자니...옛님이 그리워 눈물납니다...'
금년 유월은 오천선배님 10주기였다...
내년 오월에는 화촌선배님 일주기가 도래할 것이다...
화촌선배님 유해는 경북 영천시 외곽의 만불사 납골당에 봉안되어 있다.
2003.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