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의 제목은 142857와 군론의 만남이다. 소리내어 읽어보니 142857과 군론… 이라고 했어야 하는 것을… 아무튼 누군가는 도대체 ‘군론’은 어디있느냐? 물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아직은 관찰하며 즐길 시간! 지금 하는 수학은 실험과학으로서의 수학이다.
142857은 이제까지 원맨쇼를 보여줬다. 이제 새로운 녀석들이 등장한다. 그 주인공은,
76923 와 153846
이제 그들은 둘이 함께 춤춘다.
76923과 153846은 쌍으로 신비로운 수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이 두 수는 왜 쌍으로 신비한 걸까요?
76923 × 1 = 076923
76923 × 2 = 153846
76923 × 3 = 230769
76923 × 4 = 307692
76923 × 5 = 384615
76923 × 6 = 461538
76923 × 7 = 538461
76923 × 8 = 615384
76923 × 9 = 692307
76923 × 10 = 769230
76923 × 11 = 846153
76923 × 12 = 923076
두 숫자가 서로 자릿수만 바꿔서 나타나니 신기하죠.
76923를 제곱하면 얼마일까요? 제곱하면 5917147929 가 나오는데, 5917 + 147929 = 153846 가 된답니다.
그리고 153846 를 제곱하면 얼마일까요? 제곱하면 23668591716가 나오는데, 23668 + 591716 = 615384 가 된답니다.
그러면 셋이 함께 추는 춤도 있을까?
Posted in: 수학 September 6, 2008 at 2:37 am
솔직한 마음으로 처음에 142857 에 관련된 글을 블로그에 쓸 때는, 애들 장난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사실 조금씩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결정타는 이것과는 전혀 관계없이 읽고 있던 한 권의 책에서 왔다. 내가 숭배하는 Felix Klein의 책, Development of mathematics in the 19th century, chapter I. Gauss 를 읽던 와중이었다.
Gauss set out huge tables: of prime numbers, of quadratic residues and non-residues, and of the fractions 1/p for p=1 to p = 1000 with their decimal expansions carried out to a complete period, and therefore sometimes to several hundred places! With this last table Gauss tried to determine the dependence of the period on the denominator p.
가우스는 거대한 표를 만들었다 : 소수, 이차잉여와 비이차잉여, 그리고 1/p 꼴의 분수를 십진전개한 순환마디 등이 담긴 표를, 따라서 어떤 때에는 수백자리까지 계산이 되어있다. 이 중 마지막 것을 가지고 가우스는 p와 순환마디의 길이 사이의 관계를 밝히려 했다. (30p)
그리고 이 순간, 나는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19세기 이후 정수론의 궤도를 결정한 가우스의 Disquisitiones Arithmeticae 를 잉태했던 수학이 바로 이것이었다는 것을! 합동식, 잉여류, 뿌리근, 이차잉여, 이차형식 등 Disquisitiones Arithmeticae를 구성하는 중요한 개념들이 모두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숫자의 패턴 뒤에 숨어 있기 때문이었다. 이들 숫자의 패턴이 오덕 소년 가우스의 불꽃튀는 실험장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곧 그 생각을 뒷받침하는 문헌도 찾아낼 낼 수 있었다.
Decimal Periods and their Tables: A Research
Topic (1765-1801), Materials on the Genesis of the Disquisitiones Arithmeticae
라는 글과 그 속에서 발견한 가우스가 작성한 표.

오래전 처음 정수론 책을 봤을 때, 해결할 수 없었던 질문이 있었다. 왜 mod 와 같은 개념을 공부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바로 그것이다. 다짜고짜 mod의 개념을 도입하고 이차잉여 같은 것을 공부하는 것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왜 그런걸 공부해야 하는지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정수론 책들은 아무런 동기부여를 하지 않고, 그런 내용들을 다뤘다.
나는 언제나 말한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교과서는 진실하지 않다고. 합동식이 정수론 책의 1 챕터에 등장해야 한다면, 나는 그 책의 0챕터에 1/n의 십진법 전개를 집어넣겠다.
p.s.
정수론에서 class number 의 개념을 아는 사람들을 위한 사족.


class number of = 1)


class number of 
Posted in: 수학 September 6, 2008 at 1:53 am
애기똥풀님 블로그에 요즘 142857의 신비라는 포스팅이 올라와서 나도 인터넷을 한번 뒤져보게 됐는데, 다음과 같은 글들이 엄청나게 검색되는것이 아닌가.
세상에서 가장 신비한 수는 142857 이라는 수입니다.
평범해보이는 이 수가 왜 그렇게 신비한걸까요?
142857에 1부터 6까지 차례로 곱해볼까요?
142857 X 1 = 142857
142857 X 2 = 285714
142857 X 3 = 428571
142857 X 4 = 571428
142857 X 5 = 714285
142857 X 6 = 857142
이렇게 똑같은 숫자가 자릿수만 바꿔서 나타나니 신기하죠.
그러면 142857 에 7을 곱하면 얼마일까요? 답은 놀랍게도 999999 입니다.
게다가 142 + 857 = 999 이고 14 + 28 + 57 = 99 입니다.
마지막으로 142857 을 제곱하면 얼마가 될까요?
142857 을 제곱하면 20408122449 라는 수가 나오는데
20408 + 122449 = 142857 이 된답니다.
대한민국에 이런걸 퍼뜨릴만한 사람으로, 딱 한명 머리에 떠오르는 분이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사연인즉 하니,
머리 싸매고 있을 작가도 도와줄겸 인터넷을 좀 뒤져 보니, 어디서 많이 본 글이 잔뜩 나온다. 저때 내 홈페이지에 142857의 원리에 대해 썼던 글을 누군가 방송 관련 얘기는 싹 빼고 수학 부분만 자기가 쓴 것처럼 블로그에 올려놓았고 그 글이 여기저기 퍼져 나간 것이었다. 나원참 어이가 없어서….(걱정되는 스펀지)
원래 버전은 “142857의 신비“였던 것 같다.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그런데 사실 나는 142857의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고 있으므로, 다른 예를 찾아서 142857만 혼자 신기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하여 컴퓨터를 한참 가지고 놀면서 재미있는 것들을 많이 발견했지만, 특별히 나를 기겁하게 한 숫자 하나를 소개해볼까 한다.
주인공은
163265306122448979591836734693877551020408
숫자가 좀 길지만 (ㅋㅋ) 이제 위에 나온 142857 버전을 한번 따라해보겠습니다.
163265306122448979591836734693877551020408는 참 신비로운 수입니다.
평범해보이(지는 않)는 이 수가 왜 그렇게 신비한걸까요?
163265306122448979591836734693877551020408에 1부터 6까지 차례로 곱해볼까요?
163265306122448979591836734693877551020408 X 1 = 163265306122448979591836734693877551020408
163265306122448979591836734693877551020408 X 2 = 326530612244897959183673469387755102040816
163265306122448979591836734693877551020408 X 3 = 489795918367346938775510204081632653061224
163265306122448979591836734693877551020408 X 4 = 653061224489795918367346938775510204081632
163265306122448979591836734693877551020408 X 5 = 816326530612244897959183673469387755102040
163265306122448979591836734693877551020408 X 6 = 979591836734693877551020408163265306122448
이렇게 똑같은 숫자가 자릿수만 바꿔서 나타나니 신기하죠.
그러면 163265306122448979591836734693877551020408 에 49를 곱하면 얼마일까요? 답은 놀랍게도 7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2 입니다.
게다가 1632653 + 0612244 + 8979591 + 8367346 + 9387755 + 1020408 = 29999997이고,
16326530612244 + 89795918367346 + 93877551020408 = 199999999999998 이며,
163265306122448979591 + 836734693877551020408 = 999999999999999999999 입니다!!!
마지막으로 163265306122448979591836734693877551020408 을 제곱하면 얼마가 될까요?
제곱하면 26655560183256976259891711786755518533944136609745939192003331945022907122032486464 라는 수가 나오는데
26655560183256976259891711786755518533944+ 136609745939192003331945022907122032486464
= 163265306122448979591836734693877551020408 이 된답니다.
이런걸 보면 142857 은 그저 단지 그런 수많은 녀석들 중의 하나일뿐이야~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고 안심하는 순간,
163265306122448979591836734693877551020408 X 7 = 1142857142857142857142857142857142857142856
ㅋㅋㅋㅋㅋㅋ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군요.
예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호수에서 그물을 던지고 있는 어부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를 보시고;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곧 그물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갔다.
무엇이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이야기 뒤에 있는 수학에 입문하고 싶다면, Rademacher의 Higher Mathematics from an Elementary Point of View 의 chapter 5 Decimal Fraction을 첨부하니 한번 읽어보세요.
rademacher-decimal-fraction.pdf
Posted in: 수학 September 1, 2008 at 6:33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