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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연화경 제 2 권
제 삼. 비유품
제 6 장
"사리불아, 여래도 또한 그와 같아서 곧 일체 세간의 아버지가 되느니라. 모든 두려움과 쇠약함, 번놔와 근심, 무명과 어둠을 영원히 없애 남음이 없으며, 한량없는 지혜와 십력과 사무소외를 모두 성취하여 큰 신통력과 큰 지혜의 힘이 있으며 방편과 지혜바라밀을 다 갖추었고, 대자대비한 마음으로 항상 게으름 없이 좋은 일만을 구하여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하느니라.
그리하여 삼계의 썩고 낡은 화택에서 태어나서 중생들을 생 . 로 . 병 . 사와 근심 . 슬픔 . 괴로움 . 번민과 어리석고 우매한 삼독의 불에서 건져내려고, 그들을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하는니라.
모든 중생들을 보니 생 . 로 . 병 . 사와 근심 . 슬픔 . 괴로움 . 법민으로 불타고 있으며, 다섯 가지 욕심과 재물 때문에 온갖 고통을 받으며 또 탐하고 애착하여 끝없이 구하느라고 현세에서 온갖 고통을 받다가, 후세에는 지옥 . 아귀 . 축생의 고통을 받게 되며 만일 천상이나 인간으로 태어난다 하더라도 가난하고 고생스러우며, 사랑하는 사람을 이별하는 괴로움과 미워하는 사람을 만나는 괴로움 등 이와 같은 여러 가지 괴로움을 겪으면서도 중생들은 그 속에 빠져서 즐거워하고 노느라고, 깨닫지도 알지도 못하며 놀라거나 두려워하지도 아니하며 또 싫증을 내지도 않고 해탈을 구하지도 않으며, 다만 삼계의 불타는 집에서 동서로 치달아 뛰어다니며, 비록 큰 고통을 겪게 될지라도 걱정조차 하지 않느니라.
사리불아, 부처님은 이런 것을 보시고 이렇게 생각하였느니라.
'내가 중생들의 어버이가 되어 응당 그들을 고통에서 건져내고, 한량없고 가없는 부처님 지혜의 즐거움을 주어 그들로 하여금 재미있게 놀게 해야겠다.'
사리불아, 여래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느니라.
'만일 내가 신통력과 지혜의 힘만으로 방편을 버린 채 모든 중생들에게 여래의 지견과 힘과 두려움 없음에 대해서만 찬탄한다면 중생들을 이것만으로는 제도하지 못하리라.
왜냐하면 여기 모든 중생들은 생 . 로 . 병 . 사와 근심 . 슬픔 . 괴로움 . 번민을 면하지 못하고 삼계의 불타는 집에서 타고 있으니 어떻게 부처의 지혜를 이해할 수 있겠는가?'
사리불아, 저 장자가 건강하여 힘이 있으나 쓰지 않고 다만 은근하게 방편으로써 여러 자녀들을 불타는 집에서 건져낸뒤에 각각 진귀한 보배로 된 큰 수레를 준 것과 같이, 여래도 그와 같아서 비록 지혜의 힘과 두려움 없음을 갖추었지만, 그것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다만 지혜와 방편으로써 삼계의 불타는 집에서 중생들을 제도하려고 성문승 . 벽지불승 . 불승의 삼승을 설하면서 이렇게 말하느니라.
'너희들은 삼계의 불타는 집에 머물러 있기를 좋아하지 말라. 누추한 빛깔 . 소리 . 냄새 . 맛 . 감촉을 탐내지 말라. 만일 탐내고 애착하면 곧 불에 타게 되느니라. 너희가 삼계에서 빨리 나오면 반드시 성문승 . 벽지불승 . 불승의 삼승을 얻으리라.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이 일을 책임지고 보증하리니 결코 허망하지 않으리라. 너희들은 다만 부지런히 닦고 정진하라.' 여래는 이러한 방편으로써 중생들을 권유하여 더 나아가도록 하고는 다시 말하기를,
'너희들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 삼승법은 성인들이 다 찬탄하는 것으로, 자재하여 속박이 없으며 의지하거나 구할 것이 없느니라. 이 삼승법을 닦으면 번뇌없는 무루의 오근 . 오력 . 칠각지 . 팔정도 . 선정 . 해탈 . 삼매 등으로써 스스로 즐거워질 것이며 한량없는 편안한 즐거움을 얻게 되리라.'
사리불아, 만일 어떤 중생이 안으로 지혜의 성품이 있어 부처님 세존을 따라 법을 듣고는 믿고 수긍하며, 부지런히 정진하여 삼계에서 빨리 벗어나려고 스스로 열반을 구한다면 이를 성문승이라 이름하느니라. 마치 저 장자의 자식들이 양의 수레를 가지려고 불타는 집에서 뛰쳐나온 것과 같으니라.
만일 어떤 중생이 부처님 세존을 따라 법을 듣고 믿고 수긍하며 부지런히 정진하여 자연의 지혜를 구하며, 혼자 고요한 곳에 있기를 좋아하며 모든 법의 인연을 깊이 안다면 이를 벽지불승이라 이름하느니라. 마치 저 장자의 자식들이 사슴의 수레를 구하려고 불타는 집에서 뛰쳐나온 것과 같으니라.
만일 어떤 중생이 부처님 세존을 따라 법을 듣고는 믿고 수긍하여 부지런히 닦고 정진하여 일체지혜와 부처님 지혜와 스스로 얻는 지혜와 스승없이 얻는 지혜와 여래의 지견과 힘과 두려움 없음을 구하며 한량없는 중생들을 가엾게 생각하여 편안하고 즐겁게 하여 천신과 사람들을 이익되게 하고, 모두를 제도하여 해탈하게 한다면 이를 대승보살이라 이름하느니라. 이렇게 대승을 구하므로 이름을 마하살이라 하나니, 저 장자의 자식들이 소의 수레를 얻으려고 불타는 집에서 뛰쳐나온 것과 같으니라.
사리불아, 저 장자가 여러 자식들이 불타는 집에서 무사히 나와 두려움 없는 곳에는 이른 줄을 보고, 또 자기의 재물이 한량없는 것을 생각하고 큰 수레를 여러 자녀들에게 균등하게 나누어 준 것과 같이 여래도 또한 그와 같이 일체 중생의 아버지이니라. 그리하여 한량없는 억천의 중생이 부처님 가르침의 문을 통해 삼계의 괴로움과 두렵고 험난한 길에서 나와 열반의 즐거움을 얻는 것을 보고는 여래는 그때 이런 생각을 하였느니라.
'나는 한량없고 가이없는 지혜와 힘과 두려움 없는 것 등 모든 부처님의 법장이 있고, 모든 중생들은 나의 자식들이니 평등하게 대승을 주리라. 그래서 어떤 사람이라도 혼자 열반을 얻게 하지 아니하고 모두가 여래의 참된 열번을 얻게 하리라.'
삼계에서 벗어난 모든 중생들에게 다 모든 부처님의 선정과 해탈 등의 장난감을 주었으니, 이것은 모두가 한 모양이요 한 종류로 성인들이 칭찬하시는 바로서 깨끗하고 미묘하여 제일가는 즐거움을 주느니라.
사리불아, 저 장자가 처음에 세 가지 수레로써 여러 자식들을 달래여 나오게 한 뒤에 보물로 장엄한 큰 수레를 주어 편안하고 기쁘게 하였으나, 장자에게는 거짓말의 허물이 없는 것과 같이 여래도 이와 같아서 거짓말의 허물이 없느니라.
처음에는 삼승을 설해 중생을 인도하고 뒤에는 오직 대승으로써 제도하여 해탈하게 하느니라.
왜냐하면 여래는 한량없는 지혜와 힘과 두려움 없는 여러 법장이 있어서 일체 중생들에게 대승의 법을 줄 수 있었으나 다만 중생들이 능히 인연으로 모든 부처님들은 방편력을 가지고 일불승에서 분별하여 삼승을 설한 줄을 알아야 하느니가."
부처님께서 이러한 뜻을 거듭 밝히시고자 게송으로 설하셨다.
비유하면 어떤 장자 큰 집 한 채 가졌으나
그 집은 오래되어 퇴락하고 낡았으며
집채 높아 위태롭고 기둥뿌리 썩어 가고
대들보는 기울어져 축대마저 무너졌고
담장벽은 갈라지고 바른 흙도 떨어지고
이엉 썩어 떨어지고 서까래도 벌어지고
막혀버린 골목길엔 더러운 것 가득한데
오백이나 되는 사람 그 속에서 살고 있었도다.
소리개돠 올빼미와 부엉이와 독수리며
까마귀와 까치들과 산비둘기와 집비둘기
독사뱀 . 살모사 . 전갈 . 지네들과 그리마
도마뱀과 노래기와 족제비와 살쾡이와 생주와 쥐들
온갖 나쁜 벌레 무리 왔다갔다 달음질치며
똥 . 오줌 냄새나는 곳 더러운 것 가득한데
말똥구리 . 사마귀 온갖 벌레 그 위에 모여들고
여우 . 이리 . 승냥이들은 서로 먹어대고 밟고 뛰며
물어뜯는 시체들 뼈와 살이 낭자하니
이로 인해 많은 개들 달려들어 끌고 당겨
굶주림에 환장하여 곳곳에서 먹을 것 찾아
싸우면서 밀고 당겨 으르렁거리며 짖어대니
그 집안의 무서운 형국이 이와 같았도다.
이곳저곳 간 곳마다 도깨비들과
야차와 사악한 귀신들이 사람고기 씹어먹고
독한 벌레들과 모든 나쁜 짐승들이
새끼 쳐서 젖먹여 제각기 몰래 감취 길러도
야차들이 달려들어 앞다투어 잡아먹고
먹고 나서 배부르면 악한 마음 치성하여
싸우고 다투는 소리 무섭기 짝이 없고
구반다 귀신들은 흙더미에 걸터앉아
어떤 때는 땅 위에서 한 자 두 자 솟아 뛰고
갔다 왔다 노닐면서 제멋대로 장난하고
개의 다리 붙들어서 소리도 못지르게 하고
다리로 목을 눌러 겁내는 꼴 즐겨하며
또 다른 여러 귀신 그 키가 장대한데
벌거벗은 형상에 검고 야윈 몸이
그 집 가운데 항상 있어
큰 소리로 악을 쓰며 먹을 것을 찾아다니고
또 어떤 귀신들은 목구멍이 바늘구멍이며
또 어떤 귀신들은 소대가리 모양인데
사람고기 먹기도 하고 개도 잡아 씹어먹고
머리털이 헝클어져 흉악하여 해끼치고
배고프고 목이 타니 울부짖고 날뛰고
야차와 아귀들과 모든 악한 새와 짐승들
배가 고파 사방으로 흩어져 창틈으로 엿보거니
이와 같은 온갖 고난 무서움이 한이 없도다.
이 낡은 집이 한 사람의 소유였는데
그 사람 외출한 지 얼마 되지 아니하여
그 뒤에 낡은 집에 갑자기 불길 일어
사면에서 한꺼번에 불길이 타오르니
대들보와 서까래와 기둥들이
불길에 튀는 소리 진동하고꺾어지고 부러져 내리고
담벼락까지 무너져모든 귀신들은 큰소리로 울부짖고
독수리와 많은 새들과 구반다 귀신들은
당황하고 황급하여 나올 줄을 모르거늘
사나운 짐승 독한 벌레 구멍 찾아 숨어들고
비사사 귀신들도 그 가운데에 살다가
복덕이 없는고로 불에 타 죽게 되었는데
서로 잡아 죽여서 피 마시고 살점 씹고
승냥이 무리들이 이미 불에 타 죽은 것을
크고 사나운 짐승들이 다투어서
뜯어 먹으며고약한
연기 자욱하여 사방에 가득한데
지네와 그리마며 독사의 무리들이
불에 타고 뜨거워서 구멍에서 나올 적에
구반다 귀신들이 붙잡아 주워 먹고
또한 모든 아귀들은 머리에 불이 붙어
배고프고 뜨거워서 황급하게 달아나니
그 집이 이와 같이 두렵고 무서우며
독한 피해 화재까지 여러 재난 한두 가지 아니로다.
이때 집주인은 대문 밖에 서 있는데
어떤 사람 말 들으니 '당신의 자녀들이아까 노느라고
이 집에 들어갔는데
어리고 철이 없어 노는 데만 빠져 있소.'
장자는 이 말 듣고 불타는 집에 뛰어들어가
방편으로 구해내어 불에 타지 않게 하려고
모든 아이들에게 여러 환난 설명해 타이르되
'악한 귀신 독한 벌레에 화재까지 번져가고
많은 고통 차례대로 끊임없이 이어지고
독사와 살모사와 여러 야차들과
구반다 귀신들과 승냥이 . 여우 . 개
부엉이 . 독수리 . 소리개 . 올빼미 . 지네와 노래기들
배고프고 목이 말라 두렵고도 무섭단다.
이런 고통 난리 속에 큰 불까지 났는데
그냥 있으면 어쩌느냐?'
여러 자녀 철이 없어 아버지의 가르침을 듣고도
노는 데만 정신팔려 계속 놀기만 하였도다.
이때 장자가 생각하기를
'여러 자식 이와 같으니 내가 더 걱정이로다.
이제는 이 집에서 즐거울 게 하나 없거늘
여러 어린 자식들은 노는데만 정신팔려
내 훈계 듣지 않으니 장차 불에 타 죽게 생겼도다.'
불현듯 생각하고 여러 방편 만들어
자식들에게 말하기를
'나에게는 여러 가지 진귀한 장난감과
보배로 된 수레 많단다.
양의 수레와 사슴 수레 소가 끄는 큰 수레가
대문 밖에 놓였으니 너희들은 나오너라.
너희들을 생각하여 수레들을 만들었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맘껏 가지고 놀아라.'
이런 수레 있다는 말 모든 자녀 듣고 나서
곧바로 앞다투어 문밖으로 뛰쳐나와
빈 터에 이르러 모든 고난 면하였도다.
그 장자 자녀들이 불타는 집에서 빠져나와
네거리에 있는 것을 사자좌에 앉아서 바라보며
기뻐하여 말하기를 '내 이제 기쁘구나.
여러 자식들을 기르기도 어렵나니
어린 것들 철이 없어 위험한 집 들어가니
독한 벌레 득실대고 도깨비도 무서운데
맹렬하게 솟은 불꽃 사방에서 타오르건만
이 아이들은 놀이에만 빠져 있는 것을
내가 이제 구하여 재난에서 벗어나니
그러므로 사람들아 나의 마음 기쁘구나.'
그때 모든 아이들 아버지께서 편히 앉아 계심을 알고
모두 아버지께 나아가서 사뢰기를
'세 가지의 보배 수레 저희들에게 주십시오.
조금 전에 하신 말씀 저희들이 나오면
세 가지 수레를 저희에게 주신다고 하셨으니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니 나누어 주십시오.'
장자는 큰 부자라 곳간마다 가득하여
금과 은과 유리와 자고와 마노들
여러 가지 보배들로 큰 수레를 만드는데
훌륭하게 장식하고 난간을 둘렀으며
사면에는 풍경 달고 황금줄을 늘어뜨리고
진주로 만든 그물 장막으로 위에 덮고
금빛 꽃과 많은 영락 곳곳마다 드리웠고
여러 가지 비단 장식으로 주위를 둘렀으며
부드러운 비단솜으로 앉을 자리를 깔아두고
천억이나 값나가는 부드럽고 미묘한 모직방석을
깨끗하고 흰 것으로 그 위를 덮었도다.
살찌고 기운 세며 몸체 좋은 큰 흰소가
멍에를 메고 보배수레를 끄는데
많은 시종들이 모시고 호위하나니
이와 같이 좋은 수레 똑같이 나누어 주었더니
모든 자식들은 뛸 듯이 기뻐하며
보배수레 타고 앉아 사방으로 달려가며
희희낙락 노는 모양 자유자재 걸림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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