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공업특정지구로 지정된지 50년. 반 세기 동안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산업수도 울산의 화려한 뒷면에 각종 환경오염과 해양 생태계 파괴 등의 환경문제는 가려져 왔다. 본보는 산업과 환경이 공존하는 생태도시 울산을 위해 동천강 정비계획의 허점을 지적한 '동천강 상류 오염 주범 동천강 대해부', 울산항 석탄부두와 곡물부두 등의 실태를 고발한 '울산항 오염방치 더 이상 안된다' 기획시리즈에 이어 온산국가산업단지와 신항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신음하는 온산 앞바다'를 기획취재, 연재한다. 공장에서 버려진 산업쓰레기 천국이 되어 버린 온산 앞바다는 현재도 무분별한 개발행위와 탈·불법 행위로 죽어가는 바다가 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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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산국가산업단지와 신항개발로 온산 앞바다가 공장에서 버려진 산업쓰레기, 무문별한 개발행위와 탈 ·불법 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온산공단을 끼고 있는 공장 접안부두시설과 주변 바닷속을 10m 이상 해저로 내려가 확인한 결과 철구조물, 폐타이어 등 건축폐기물과 폐어구 등 각종 산업쓰레기가 쌓여 부식되어 폐기물처리장을 방불케했다. |
1.산업폐기물·쓰레기 뒤엉킨 해저
지난 10일 오후. 울산 울주군 온산읍 강양항에서 민간해양환경감시선인 덕창호(선장 김문옥)를 타고 온산 앞바다로 향했다. 잠수부 2명과 수중카메라, 수중비디오촬영기 등 장비가 동원됐다. 이날 수중촬영은 '온산해양환경대책협의회' 회원인 어민들과 해녀 등이 수 년동안 조업 등을 하면서 목격한 해저 산업폐기물들을 확인, 인근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조사하기 위해 실시했다.
성진지오텍 5공장·현대미포조선등 7개지점 선정 온산해양환경대책협의회 회원 10m이상 잠수 확인 철구조물부터 용접봉·슬러지까지 쓰레기장 방불 폐기물 분포·종류 등 조사 적극적 대책 마련 시급
조사는 울산신항 개발현장에서 시작, 성진지오텍 5공장, 현대미포조선, 세진중공업, 무림페이퍼, 신한기계 등 바다를 낀 조선블록제조공장과 펄프공장 앞 바다 7개 지점을 선정, 잠수부가 직접 10m 이상 해저로 내려가 촬영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온산 앞바다 속을 들여다 보니 각종 산업쓰레기가 쌓여 부식되고 있고, 물고기도 거의 살지 않는 등 오염도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중촬영한 결과 온산공단을 끼고 있는 공장 접안부두시설과 주변 바닷속은 폐기물처리장을 방불케 했다.
철구조물과 폐타이어, 플라스틱, 스테인레스 앵글 등 건축폐기물은 물론, 폐통발과 폐어망, 폐어구까지 퇴적돼 부식되고 있었다. 성진지오텍 5공장과 신한기계 앞 바다 속에는 대형 철구조물과 철근, 폐콘크리트 등 공장이 건립될 당시 버려진 건축폐기물들이 그대로 쌓여져 있고, 현대미포조선, 세진중공업 등 조선블록 제작공장 앞 해상에는 오랫동안 유입돼 퇴적된 것으로 보이는 용접봉, 파이프, 와이어, 녹슨 철구조물 등이 곳곳에 널려 있다. 산업폐기물 밑 해저에 쌓인 퇴적토는 악취가 진동하고, 해파리나 파래 등 수생식물은 물론 물고기조차 거의 보이지 않는 죽은 바다가 됐다.
무림페이퍼 앞 바다속에는 펄프 원료인 우드칩 가루가, 일부 조선업체 접안부두 바닥 등에는 슬러지가 덮혀 있을 정도로 오염이 심각했다. 잠수부 백성기 씨는 "철구조물과 고철, 스테인페스 앵글 등으로 오염이 많이 돼 있었으며 바닥도 많이 썩어 있었다"며 "예측은 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박상국 씨도 "2년전 온산항 항로 내에 있는 폐그물과 폐어선 등에 대한 처리사업은 기업들 필요에 의해서 일부 시행됐지만, 온산 앞바다 내 산업폐기물에 대해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방치되어 왔다"며 "온산공단 내 해양 침적 폐기물의 분포량과 종류, 위치 등을 조사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온산항과 인근 바다 저질(底質)은 수은을 비롯해 니켈, 구리 등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퇴적물 환경기준인 ERM(50%의 저서생물에 악영향을 초래하는 기준)뿐 아니라 ERL(10%의 저서생물에 악영향을 초래하는 하한 농도기준)을 넘어섰다. 해저퇴적물이 오염되면 만성적인 적조와 저층 무산소환경 출현, 저서생물의 서식지 감소 등 잇따른 해양환경 문제를 야기한다.
온산해양환경대책협의회는 "오염된 해양 쓰레게는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고질적인 해양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바다 밑바닥이 건강해야 청정수질을 확보할 수 있다"며 "기름유출 사고 방지도 중요하지만 평소 산업폐기물과 쓰리게 투기 등을 자제해 바다 밑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건강한 바다를 오래 지키고 향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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