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 1,000 Km 투어링 記] (글쓴이 :권희녕 님)
아마 일반인들의 눈에는 나의 모습이 희한하게 비쳐 질 것이다.검은 헬멧 뿔달린 헬멧에
노란 불꽃도색, 거기다가 빨간 색의 광적비충(미친 붉은 색 여치)...이제 서서히
긴장되기 시작한다.
12일,드디어 고대하던 투어링의 날이 다가왔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한메일넷 바이크 동호회의 거제도 투어링이 불발로 그치자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는 생각에 그동안 꿈만 꾸어왔던 동해안 투어링의 막연한 생각을 구체화 시켰고 바이크 잡지에 같이 갈 사람 들을 모집했으나 별다른 연락이 오지 않아 포기하고 있었던 참에 경북 청도에사는 김진길씨 가 연락을 해온 것이었다.
이렇게 물거품이 되고 말 뻔 했던 정동진 투어는 단 1명의 전화 로 다시 기사회생하게 된 것이었다. 바이크는 액시브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나는 혹시나 r 차나 아메리칸이었다면 힘들겠구나 생각했는데 같은 125cc라는점에 동질감을 얻었다. 또 1 명은 필자의 같은 과 친구인 스포티지 김호영이 합류하기로 했다. 125cc바이크2대에 1999cc 사륜구동...음...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흐흐~
12일날 아침 8시. 합류지점인 경주 보문단지에 2시까지 닿기 위해 나는 영도에서 스 로틀을 열고 출발했다. 출발전 나는 오토바이 구입처인 센타에 들려 타이어 공기압및 체인 유격,리어 브레이크 유격조정을 맞추고 투어를 시작했다. 아침나절이라 그런지 부산의 도로 도 비교적 달릴만 했다.
필자는 해운대 달맞이길을 경유하여 울산을 거쳐 경주로 향할 생 각이었으나 로드 마스터인 아버지께서 노포동으로 빠져나가 양산을 경유하는 국도를 권하셨 다. 국도가 남해고속도와 나란히 달리는 형상이라 훨씬 시간상 감축의 잇점이 있다는 것이 었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노포동쪽으로 스로틀을 열었다. 서면 태화쇼핑앞을 달리니 사람 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에게로 향한다.
아마 일반인들의 눈에는 나의 모습이 희한하게 비쳐 질 것이다.검은 헬멧 뿔달린 헬멧에 노란 불꽃도색, 거기다가 빨간 색의 광적비충(미친 붉은 색 여치)...서면을 지나 연산로타리를 경유, 세원백화점을 지나면서 약간 도로는 정체되었으 나 그래도 아직까지 도로는 여유롭다.이제 서서히 긴장되기 시작한다. 저번 제주도 투어이후 로 지금까지 한번도 장거리 투어링을 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도로도 하나도 모르는데 무사히 경주까지 갈 수 있을까? 범어사를 막 지나니 양산과 울산의 갈림길이 나타난다. 아 버지 말씀으로는 노포동역을 지나야 갈림길이 나온다고 했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바이크 를 중간에 세우고 아버지 회사로 전화를 했다. 아버지 말씀은 일단 양산쪽 방향으로 가보라 는 것이었다.
아마 중간에서 노포동역 합류도로와 만나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다시 양산쪽 국도를 향해 스로틀을 연다. 국도는편도 1차선 의 포장상태가 별로인 도로다. 마을을 지날때 는 항상 조심하여 운전해야 한다. 마을 주민의 스쿠터는 언제 어디서 기습할 지 모르는 복 병과 같은 존재다.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와인딩을 공략해 나간다. 라이트 온을 하고 이리저리 구불구불 급커브 코스를 몇차례 돌아나오니 통도사가 바로 눈앞에 있다. 양산까지 와서 휴게소에 잠시 차를 세우고 스포츠음료를 하나 샀다. 벌써 날씨가 엄청 무더워지기 시 작한다.
게다가 1시간 넘게 달리니 벌써 엉덩이 꼬리뼈와 팔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지금 내 가 가진 짐은 좀 많다. 텐트,아이스박스,은박돗자리,중형배낭,손가방... 텐트와 은박돗자리,아 이스 박스는 리어시트부분에 끈으로 동여매고 그물로 꽉 맸는데 내가 앉을 좌석부위가 매우 비좁다. 게다가 배낭까지 지고 손가방까지 x자로 매니배낭이 텐트에 걸려 제대로 안정적인 자세가 안오고 매우 불편하다. 역시 장거리 투어는 아메리칸 타입이야....계속 경주를 향해 갈길을 재촉한다.
경주까지의 국도는 7번국돈데 도로가 아주 좋다. 경부고속국도보다 더 좋 은 것 같다. 90-100km가까이 속력을 맞춘다. 달리다 보니 옆에서 굉음을 내며 오토바이 1대 가 뒤를 따라온다. 백미러를 훔쳐보니 로드스타다.'음,새 오토바이잖아,산지 얼마 안됐군..' 온통 가죽조끼와 선글라스로 무장한 아저씨다. 뒤엔 야시시한 아줌마 하나가 헬멧도 안쓰고 고목나무에 매미마냥 찰싹 아저씨의 허리를 감아쥐고 앉아 있다.신호에 걸리자 아저씨는 괜 히 으시대고 싶은지 연신 아이들링을 해대며 거드름을 피운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아저씨는 총알과도 같이 굉음을 내며 시야에서 사라져 간다. 그에 비해 rx의 배기음은 너무나 정숙하 다.
'두두두두~'. 계속되는 와인딩 코스와 직진코스에 바람까지 세차자 점점 피곤하다. 또한 스텝쪽의 진동또한 장난이 아니다.경주 거의 다와서 작은 간이 휴게소에 차를 세웠다.손에 진동이 여전히 남아 손을 폈다 쥐었다 하니 연신 찡찡 진동이 손바닥을 간지럽힌다. 담배를 한대 피고 경주를 향해 스로틀을 연다. 경주하면 전에 잡지에서 읽다시피 바이크에 대한 경 찰관들의 인식이 상당히 안좋은 데라고 쓰여 있던 기억이 난다. 타지에서 책잡힐 일은 보이 지 않으려고 항상 2차선 정속주행으로 경주 시가지에 접어든다.보문단지는 비교적 경주시내 에서도 외곽에 있다.
혹시나 길이라도 잘못 들까봐 천천히 주행한 끝에 보문단지 입구이 다 다랐다. 현대,한화,하일라 콘도등이 이 곳이 유명관광지임을 말해주듯 스쳐 지나간다. 자동차 극장옆 '육부촌'이란 현판을 달고 있는 2층짜리 기와 누각, 보문단지의 대표적 건물이다. 그 앞에 당당히 바이크를 세우고 담배를 뻑뻑 피었다. 보문단지라 그런지 자전거 대여하는 곳 이 많고 자전거로 단지 내를 도는것이 몹시 인상적이다. 인공폭포도 있고 인공적으로 조성 한 깨끗한 관광지다.
유치원때와 국민학교 수학여행때 여러번 와서 곁코 낯선 곳은 아닌데 도 왠지 또한 새롭다는게 무시할 수 없는 모습이다. 도착한 시간은 12시50분, 아직도 약속시 간까지는 1시간10분이나 남았다.흠..언제나 올까..지겹기 시작한다. 김진길에게 전화를 걸었 다. 전화가 안된다. 잠시 있다 스포티지한테 전화를 걸었가. 금산이라고 한다. 통화상태가 별 루 좋지 않은 편이다. 한 1시간 뒤면 톨게이트에 다다를 것이라고 한다. 빨리 오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2부에 계속>
정동진1000km투어링2 - 권희녕 ( Posted : 99/08/18 )
날씨는 아주 쾌청한 편이다. 약간 무덥긴 하지만 비가 내려 브레이킹이 안되는 것보다는 살 갗이 조금 타는게 더 낫지 않은가? 육부촌 건물앞에 떡 하니 앉아 담배만 연신 세대쯤 피고 있으니 두서너 발자국 옆에 앉아 있던 아가씨 두명(아마 서울에서 온것 같다)이 선글라스를 한번 고치더니 사라진다. 이제 나혼자만이 앉아 있다.
시간은 1시50분..'띠리리리'휴대폰이 갑자기 요란하게 울린다.'여보세요?'김진길이다. 어디냐 고 물으니까 경주월드란다. 아니? 거긴 왜 가 있어? 장소를 일러주고 이쪽으로 오라고 했다.
한 10분쯤 있었을까,바로 앞 도로엔 스쿠터만 나다닐뿐..액시브는 안 보인다. 경주월드면 지 척인데 왜 이렇게 안오지? 갑자기 라이트온을 한 노란 액시브1대가 기냥 지나친다.'어어...' 부리나케 달려나갔지만 이미 사라진 뒤였다.다시 전화를 건다. 주행중이니까 받는데 조금 시 간이 걸리겠지?아니나다를까 신호가 대여섯번쯤 가자 전화를 받는다.'방금 노란 액시브 맞 지요?''네''안 보고 지나가데,이리 유턴해서 와요.내가 손흔들테니까.''네' 곧 액시브1대가 도착한다. 멋지다. 노란색 키트카울과 R카바로만 옷을 입어 깔끔하니 멋있 는 액시브다.
'곧 친구가 올 거니까 잠시만 기다립시다.' 스포티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경주 톨게이트라고 한다. 30분뒤면 도착한다니 다행이다. 배가 무척 고프다. 하긴 바이크 운행이 좀 피로한가? 스포티지가 오면 식사를 하기로 하고 우리 둘은 담소를 나눈다. 곧 스포티지가 도착하고 우 리 셋은 첫 만남의 악수를 나누었다. 보문단지 근처 관광식당가에서 산채비빔밥3개를 시켰 다. 스포티지는 방학 전보다 더 퉁퉁하게 살이 찐 것 같다. 스포티지도 내가 바이크를 타고 다니니까 자기도 타고 시ㅍ었든지 연신 아는 사람의 크루즈2를 싸게 살 수 있다고 하면서 60만원에 사면 적당한가 연신 물어댄다. 산채 비빔밥은 역시 관광지 수준이다.
뭐 그냥 먹긴 좋지만 크게 잘 만들었다는 수준은 아니다.일단 배를 채우고 우리는 지도를 펼쳐들었다. 감포,구룡포를 경유해 7번국도를 타고 포항까지 가서 먹을것과 생필품을 사기로 했다. 스포티지는 오늘 삼척까지 강행군하자고 했다. 세상에~ 마이 갓~ 차로는 가능할런지 몰라도 바이크로는 무리한 주행이다. 나는 울진쯤 못가서 1박을 하며 충분히 휴식하자고 했 다. 뭐 달리는 것도 즐겁지만 여유로이 해수욕과 동해안의 경치를 즐기며 유유자적 하는게 더 낫지 않은가.
곧 대열을 정비한 우리는 감포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양방향 십자도로형인 경주는 호 주의 케언즈와 도로가 유사하다. 물론 케언즈보다 길가는 행인들의 수와 차량수는 더 많지 만 말이다. 곳곳에 경찰들이 많이 나와 있는것이 눈에 띄었다. 그들의 눈을 얼핏 보니 우리 가 라이트 온을 한 것을 보고 말은 안하지만'저것들 뭐야?'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감포 까 지 가는 길은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의 연속이다. 특히 국도는 이런 곳을 주의해야 한다.
갑자기 스포티지 녀석이 우측 윙커를 켜며 정지한다. 농협앞이다. 왜 서냐고 물으니까 농협 슈퍼를 가르킨다. 시골읍내의 농협슈퍼라...생필품을 사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장소다.왜 포항 에 가서 사면 될 거 아니냐고 말하자 포항은 지리도 잘 모르고 복잡해 길 찾기가 쉽지 않다 고 그런다. 그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그래도 비용절감을 위해선 그게 더 나을텐데... 감포농 협 슈퍼의 물량은 예상한 대로다. 쌀을 팔지 않는다.너무나 아이러니한 일이다. 농협에서 쌀 을 안판다니..대충 카레,라면,고추장,음료수등을 구입하고 내가 계산했다.스포티지가 눈을 휘 둥거리자 내가 다음에 쏘라고 했다.
감포를 내달리고 포항을 향해 스로틀을 열기 시작했다. 스포티지와 우리 사이의 거리가 포 항시내에서는 대열이 금새 무너졌다. 하기야 125cc와 함께 달리니 스포티지로서는 조금 갑 갑할 것이다. 속력도 못내고..오토바이는 70-80km도 재밌으나 차로는 좀 밋밋할 것이다. 게 다가 오토바이 둘다 투어 초짜들이니 로드 마스터인 스포티지로서는 오죽 갑갑햐랴~. 신호 대기할때 내가 다가갔다.
'짜증나지? 우리가 속력 안내니까?''응''그래도 안전운행한다 생각 해.200KM로 쏴도 신호등 걸리면 서야돼.' 구룡포 쪽으로 향하는 와인딩 로드는 제주의 해 안도로와 너무나 흡사하다. 다만 갯내음의 차이는 좀 다르다. 제주의 갯내음이 약간 이국적 인 정취의 싯푸른 마린향이라고 한다면 이곳의 갯내음은 좀더 진한 ,직설적인 비린내라고 할까? 좀 더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향취다. 그러나 풍광은 멋지다. 제주의 끝없는 검은 현무 암 풍경과는 또 다른 해금강에 근접한 갈색 암과 바위, 그리고 소나무가 한데 어우러진 풍 광이다.구룡포에서 우리 과 후배 횟집에 연락해 보았으나 녀석은 제주도에 있다고 한다.
집 에 있었으면 회나 한 접시 얻어먹으려고 했는데..클클~ 다음 기회(?)에 들르기로 하고 영덕 쪽을 향해 스로틀을 연다. 몹시 피곤했기 때문에 영덕 근처 해수욕장에서 여장을 풀려고 했 는데 김진길이 만류한다. 영덕쪽엔 텃세가 세서 좀 위험하다는 것이다. 흠~ 타지에 와서 위 험하다는데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었다. 타지에 가서 괜히 분위기에 휩쓸려 주먹질 하면 우리만 손해라는 생각도 들었다.
계속 와인딩 로드와 고속도를 방불케하는 도로가 억갈려 가며 등장하는 7번도는 싫증나지 않고 주행의 재미를 배가시키기에 충분했다. 영덕을 지나 한참 내달리니 어언 4시다. 차를 세우라고 하고는 가까운 해수욕장이 어딘가 물었다. 지도를 보니 장사 해슈욕장이다. 장사 해수욕장입구에 다다르자 짜발쓰 의경놈 두명이 냅다 고함을 지른다.'아자씨,라이트 꺼요,꺼.' 뭐 하도 역정을 내니 껐지만 뭣 모르는 놈들이구나 싶었다. 미국이나 호주등에선 라이트 온을 하는것이 자동차도 일반화 되어 있다. 안전을 위해 켜는 것이다.
습관과 문화의 차이라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바이크가 라이트 온을 하면 안좋은 쪽으로 보거나 불쾌감을 느끼는 운전자,경찰들이 많은 것 같다. 앞으로 점차 의식의 변화가 이루어 졌으면 하는게 바램이다. 장사 해수욕장은 그렇게 큰 해수욕장은 아니지만 놀기에 부담럽ㅅ는 해수욕장이었다. 피서 말기라 그런지 몰라도 피서객들도 많지 않고 호젓 한 게 좋았다. 텐트를 치니 껄떡쇠 같은 아저씨 하나가 와서 텐트야영료가 5000원이라 한다. 참~ 아직도 바가지 상술이라니~ 방금 옆자리 텐트에 야영료가 얼머냐고 물어보니까 3000원 줬다는 것이었다. 아저씨 더러 3000원 아니냐고 그러니까 아자씨 못 이기는 척 하고 3000원 만 내라고 한다. 움~ 웃긴다. 저녁은 왕라면 찌개와 밥이었다. 늦은 저녁이라 그런지 맛있다. 내일을 위해 오늘은 충분히 쉬기로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다가 잠이 든다. 바이크는 각자의 잠금장치로 시건해 두었지만 도난의 염려에 쉽사리 육체와는 반대로 정신 은 잠을 이루지 못한 밤이었다. <3부에 계속>
정동진1000km투어링3 - 권희녕 ( Posted : 99/08/26 )
일찍 일어나 출발하자던 계획과는 달리 뿌시시한 몸을 일으켜 시계를 보니 8시다. 후~ 이거 게획에 상당한 차질이 생기겠는데.. 얼른 스포티지의 배꼽을 손가락으로 몇번 쑤시니 스포티 지가 거대한 몸을 일으키며 뿌시시 깨어난다. 빨리 출발해야지! 몇신 줄 알아? 진길이도 깨 우고 우린 어제 저녁에 못한 설겆이를 하기 위해 수돗가까지 걸었다. 바닷가가 낭만이 있고 드넓은 점은 장점이지만 물이 옆에 없다는 것과 발에 묻는 모래는 정말 싫은 점 중의 하나 다. 코펠에 세수비누를 묻히고 수세미로 벅벅 닦고 세수와 양치질을 하고 텐트를 급히 정리 하고 나니 9시가 조금 넘었다.
다시 스로틀을 열고 출발하는데 40분 정도 걸렸다. 정말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7번국도는 경치와 재미가 어우러진 멋진 도로중의 하나라고 다시 이야기 하고 싶다. 고속도로 같은 편도3차선 도로가 이어지는가 하면 와인딩 로드를 맛볼 수 있는 왕복2차선 국도도 연결되고 또한 산악 코너링의 묘미도 맛볼 수 있게 고개도 여럿 준비되어 있다. 특히 삼척을 넘는 고갯마루에서는 rx로 거의 눕다시피하는 코너링에 도전했다. 레이서 레플리카에 필적할 만한... 내리막 코스 였는데 각도는 거의 90도에 필적했다.
속력을 줄였으 나 더 이상 줄이여 하다가는 리어 브레이크가 락이 될 것 같은 두려움에 프론트 브레이크를 반 정도만 걸은 채 최대한 린인 자세를 취했다. 머신의 성능인지, 나의 실력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무릎이 도로에 닿인 채( 아직조 그 느낌은 생생하다)오른쪽으로 돌아나가던 기 억이 생생하다. 뒤에 따라오던 겔로퍼의 운전자가 놀라는 모습도 사이드미러로 훔쳐보았는 데 코너 탈출직후 으쓱했던 기분또한 잊을 수 없다.
rx의 연료 탱크가 8L밖에 되지 않아 200km마다 자주 주유해 줘야 했던 기억 또한 잊을 수 없다. 같이 갔던 액시브는 연료탱크 가 제원표상 12l로 알고 있었는데 한번도 주유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단지 찝찝했던 것은 시골지역에 가짜 휘발유가 많아 주유하기가 좀 찜찜했다는 사실이다. 3시쯤 되어 망상 해수 욕장에 도달했다. 말로만 듣던 망상 해수욕장... 장사 해수욕장과는 분위기가 너무나 달랐다. 시즌 말이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장사 해수욕자이 가족 위주의 조용한 분위기였다면 망상 해 수욕장은 10대-20대 위주의 관능적인 열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었다. 차량들을 봐도 서울,경 기 지역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었다.
텐트를 칠까 민박을 할까 고민하던 중 민박집 아줌마가 3만원이라며 접근했다. 텐트+주차+샤워비가 2만원선임을 감안할 때 민박을 2만5천원선까지 다운시킨다면 민박을 하려고 했다. 아줌마는 3만원 아니면 턱도 아닌 소리라고 호언해댔으 나 우리가 계속 개기고 있자 일단 가보자고 한다. 가는도중 좋은 민박집이 몇 채 보였다. 오 호~ 저긴가 내심 기대했으나 아니었다. 결국 간곳은 무슨 588번지 같은 완존 막간 슬레트 집에 햇빛도 안들어 곰팡내나는 세평도 안되어 보이는 방이었다. 지길~ 우리는 텐트를 치기 로 하고 해수욕장으로 입장했다.
차량 주차요금은 24시간에 만원,바이크는 공짜였다. 텐트요 금 6000원을 내고 텐트를 쳤다. 우리 옆에는 고삥으로 보이는 여자애3명이 이미 텐트를 치 고 있었고 주위는 온통 브래지어,팬티등이 주렁주렁 텐트줄에 널려 있었다. 읔~ 우리는 다른 데로 옮기려고 했으나 뭐 화장실 옆 말고는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옆에다 쳤 다. 온통 머리에 요란한 염색을 한 10대들뿐이지 우리 나이가또래의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아마도 우리 나이 또래는 콘도나 모텔에서 투숙하는 것 같았다. 허허~ 텐트는 10대만의 전 유물인가?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해수욕장으로 나갔다.
드넓은 백사장,질 좋은 모래등은 왜 망상 해수욕장이 유명한가를 단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백사장에 널린 쓰레기들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물빛은 생각한만큼 푸르지는 않았다. 그리고 백사장이 완만하지 않고 푹 깎인 형태였다. 물에 들어가니 예상보다 차지 않다. 우끼(튜브)가 있어야 재미있을 것 같아 대여요금을 물어보니 8000원이란다.( 나중에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의 대 여요금은 3000원이었다.동해와 서해의 물가차 치고는 상당하다)우끼 빌리는 것은 포기하고 몇번 놀다 보니 기분은 좋다.
수영으로 피곤해져 나른해 오는게.... 밤이 깊으니 완존히 광란 의 지대다. 여기저기 남자애들이 돌아다니며 여자들만 있는 텐트촌을 공략해대고,,한쪽에서 는 퍽퍽 싸움질,,,또 다른 한쪽에는 어느 곳에나 볼 수 있는 풍경..여저거 울고 옆에 남자가 담배만 뻑뻑 펴대는..광경들이 연출되고 있었다. 우리는 꽈대기나 한번 해볼려다 나이를 생 각해서 참기로 했다.히히~ 그냥 우리는 일련의 이런 모습들을 모른 체 하고 통닭에 맥주를 마시고 가까운 오락실에서 수퍼 바이크 레이싱과 스텝핑 댄스 로 밤을 보냈다. 한 2시간 정 도 잤을까? 우리는 정동진의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4시에 급히 기상했다. 정말 일어나기 싫 었다. 흡사 군대에서 말번초 나가는 기분이다.
텐트촌은 지난 광란의 열기가 다 죽었는지 조 용하다. 우리는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급히 텐트를 철수, 정동진으로 향했다. 스포 티지는 정동진이 별루라며 연신 투덜투덜 해댄다. 차라리 강릉이 낫다면서..그러나 나는 말 로만 들었지 가보지 못한 정동진에 대한 미련이 꽤 있었다. 새벽4시라 그런지 무척 캄캄하 다. 스포티지는 차라는 잇점을 이용해 고속으로 질주하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다.낯선 길에 야간운행, 시속은 70km를 넘을 수가 없다. 갑자기 스포티지가 안 보인다. 어라? 도로가 교 차되는 지점에 얼핏 스포티지가 보인다. 자식~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로 간다...
rx와 액시브 는 그냥 램프 입구에서 기다린다. 한 5분쯤 있으니까 스포티지놈 되돌아 나온다. 미안하다고 그런다. 오토바이가 올 수 없는 길이란 걸 깜박했댄다. 나쁜시끼~ .. 정동진을 거의 다다랐을 무렵 일련의 관광버스들로 갑자기 도로정체가 빛어진다. 스포티지는 차를 한곳에 주차시키 고 나의 rx에 텐덤한다. rx와 액시브는 꽉막힌 주차장 같은 도로를 뚫고 바닷가로 향한다. 오토바이의 기동력이 다시한번 입증되는 순간이다.
바이크 만세! 정동진은 흡사 갑자기 졸 부가 된 시골 촌부자를 보는 느낌이다. 조용한 포구였을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 범선며 기차 들이 산에 포진해 있고 네온불빛이 해변에 넘실댄다. 막 발달할 초기의 광안리를 보는 모습 이다. 이미 바닷가에는 일출을 보려는 가족,연인,양아치들이 수십여명 있다. 그전날부터 밤을 샌듯 이불과 은박돗자리들이 널려 있다. 그러나 구름과 먹구름이 가득 있어 일출을 못볼 것 같았다. 7시가 넘어도 해는 떠오르지 않고 주위만 환해진다. 하나둘 사람들이 떠나고 우리도 아쉬움을 뒤로 한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스포티지는 차가 막힐 것을 우려해 먼저 인천으 로 급히 떠났고 우리느 길잃은 어린양 마냥 로드 마스터를 잃었다.
우리 둘 초짜의 힘으로 해지기전까지 부산까지 도착해야 한다. 특명이었다. 12시간은 족히 걸리는데 지금부터 바짝 가야만이 해지기 전까지 부산까지 도착하는 빠듯한 거리다. 우리는 정신없이 달렸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른채... rx는 장거리에는 쥐약이었다. 꼬리뼈와 방광이 눌러져서 이건 뭐1 시간마다 오줌이 마려워 죽는 줄 알았다. 정말 불편한 시트였고 마그마의 시트가 계속 생각 나게 했다.
경주까지 가서 진길이는 헤어졌고 이제 경주부터는 나 혼자만의 고독한 레이스 였다. 그런데 출발할 때 양산으로 가던 그 국도를 찾을 수 가 없다. 나는 길을 모를땐 무조 건 남쪽이라는 진리로 계속 직진만 했다. 결국 범 피했더니 여시라고.. 포항은 피했으나 울 산이 나왔다. 울산 공단과 시내를 헤멘 끝에 해운대방향의 국도를 탈 수가 있었고 엄청난 와인딩 로드를 돌아서야 부산 노포동으로 진입할 수가 있었다.
집에 돌아오자 전신의 피로 가 몸을 짓누른다. 인간과 기게의 한계에 도전한 12시간의 귀향 레이스였다. 2박3일간의 정 동진투어중 한건의 인적,물적 사고도 없었고 rx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무사히 투어를 다녀올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스포티지,김진길 그리고 이름모를 친절하게 도로를 가르켜 주신 택시기사님,자가용 운전자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출처: 모터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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