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퀸과 빠빠빠는 무엇이 달라졌는가
댄싱퀸에서부터 츄리닝 의상이 확실하게 의상 컨셉으로 자리잡는다.
사실 음악이나 가사 자체는 의상 컨셉과 거의 상관이 없다.
안무에서는 가사를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의상 자체는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변증법에서 정반합이라는 말이 있다.
발전의 과정에 대한 설명인데, 정이 있으면 그에 반대되는 반이 있고, 그것이 다시 융합하면서 합을 생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빙빙이 정이었다면 댄싱퀸은 반이었고, 빠빠빠는 합으로 나온 것이라고 하면 적절한 설명일까나...
댄싱퀸은 자신의 컨셉을 명확하게 잡아갔다.
안무에서도 코믹성이 가장 강하게 드러났고, 의상도 가장 획기적이었다.
사실 이정도의 강력한 컨셉이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기에는 무리인 부분이 있었던 셈이다.
그야말로 컬쳐 쇼크가 너무 강렬했었고, 그러한 컬쳐 쇼크의 충격을 완화해줄 조치가 필요했던 셈이다.
의상에서 츄리닝에서 교리닝으로의 변화는 그러한 하나의 완화 장치라고 보면 되겠다.
사실 교리닝은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첫번째는 교리닝 패션은 일종의 학교 날라리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다.
위의 교복이 단정하지 않은 것으로 컨셉을 조정해놓으면 그야말로 건들대는 학교 날라리의 모습이 연출된다.
두번째는 츄리닝에 비해 그나마 여성적이고 이쁜 모습의 보완의 이미지다.
그러한 교리닝은 빠빠빠 이전에 시도가 되어 왔으나, 교리닝이 가지는 두 가지 이미지가 혼재되어 있었다.
빠빠빠의 의상은 확실히 교리닝의 두번째 이미지를 차용한다.
츄리닝만의 패션이 주는 거부감을 깔끔한 상의와 치마로 보완해주고 더불어 귀여운 이미지까지 창출하게 된 것이다.
상의가 바뀜으로써 자연스럽게 하의의 츄리닝도 너절한 운동복의 이미지에서 깔끔한 바지의 이미지로 전환된다.
거기에 기본적으로 완전한 여성성의 이미지를 탈피시킴으로써 중성적 느낌의 편안하고 귀여운 존재의 이미지를 가져올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츄리닝에서 시작한 변화이지만 최종적으로는 마치 응원단 복장 같은 느낌으로 정리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빠빠빠가 댄싱퀸의 컨셉을 그냥 재시도한 것 정도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약간의 변화들은 그 기본적인 컨셉 자체의 변화를 끌어온 것이다.
댄싱퀸의 컨셉에서는 노는 언니의 컨셉이 남아 있었고, 그것이 잘 어울릴지는 모르지만 빠빠빠의 귀여움 컨셉에서 노는 언니는 이제 어울리지 않게 된 것이다.
물론 큰 틀에서 기존 아이돌들의 있어 보이는 컨셉에 반대하고, 솔직하고 반 모범적인 컨셉은 여전하다.
그러나 그러한 컨셉은 기존의 아이돌과 다르다는 인지적 효과를 불러옴으로써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눈길을 모을 수는 있겠으나, 그것 자체가 어떤 대중적인 매력을 만들어내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그래서 그 컨셉만으로 도전한 댄싱퀸은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 어려웠는지도 모른다.(물론 댄싱퀸 시절에 이미 교리닝이 나왔긴 하지만 그 교리닝은 앞서 말한 불량 컨셉이 좀 더 가까웠는지 모른다)
빠빠빠에서는 분명 귀여움의 컨셉이 훨씬 앞서서 대중들에게 접근할 수 있었다.
과거 댄싱퀸이 코믹하고 약간은 모범생적이지 않는 느낌이었다면, 빠빠빠에서는 마치 학예회와 같은 단순함과 귀여움의 느낌이 훨씬 우선적이었다.
댄싱퀸의 변화된 컨셉이 유지되면서 일부가 선택되고, 일부가 변화하면서 빠빠빠의 컨셉이 생겨났고, 그 컨셉에서 귀여움과 편안함의 이미지는 대중성을 획득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