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에 붙어있는 하얀 조개껍데기
쓱쓱 발라내어 분가루를 만들고
선홍색 봉숭아 꽃다지 따다 연지 곤지로 찍은 얼굴
수줍은 듯 사알짝 내려 감은 실눈 사이로
싸리꽃 한가지 꺾어 옆구리에 찬 왕자님이
토끼풀 망울망울 타래로 엮어 머리에 얹어 주고
손가락을 걸며 말을 맞추던 곳.
어머님의 쉰내나는 등에 기대어
한여름 풀벌레 소리 자장가 삼아 누이고
별 총총 하늘아래 반딧불 놀이 깊어가면
화톳불조차 사그라져 멍멍이 짓는 소리만
간간히 잠들지 않은 밤을 일깨우던 곳.
송아지 음메 소리에 뒤돌아 보는 어미소의 선한 눈빛으로
병아리 종종 따라다니는 엄마닭의 깃털로
언제나 어디에서나 기다려주고 안아줄 것만 같은
결코 잊혀지지 않은 마음의 고향 내 영혼의 안식처
비로소 그곳에서만이 내면의 평화와 욕심없는 참모습을
찾을것 같은 그곳.
그곳이 바로 내 마음속에 간직된 시골입니다.
나는 오늘도 그 시골을 향해 한걸음씩 가까이 다가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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