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5구간(한티재-우천재-추령-왕릉봉-덕재)
1.일시: 2024년 6월 26일 목요일 ~27일 금요일
2.참가인원: 전과 동
3.날씨: 덥다 무지 덥다. 해서 검마산 휴양림으로 빠지는 계획을 철회하고 덕재에서 탈출했다.
4.산행거리및 시간:
거리는 짧아도 고도 편차도 크고, 이른 더위가 숨을 턱까지 차오르게 해 힘들었다.
더위에는 장사 없다.
산행 gps 괘적.
동서울터미널을 출발해 안동으로 해서 진보 거쳐 입암 영양에 도착한다.
안동에서 10분 쉬는 동안 둘러 본 안동 ktx역이다. 10년 전에 왔었는데 안동도 많이 변모했다.
안동부터 영양까지는 그야말로 시내버스 수준이다. 동네 방네 안서는 곳이 없이 버스가 다 선다.
심지어는 승객이 요청하면 원하는 곳에 내려주기도 한다. 알음 알음 지역 사회다 보니, 한치 걸러 두치로 서로 다 아는 눈치다.
영양의 목화 모텔에 배낭을 부려 놓고 저녁을 뭘 먹을까 고민하며 영양 시장을 어슬렁거린다.
마침 시장 안에는 노래 자랑 한마당이 펼쳐졌다.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동안에도 풍악이 계속 귓전을 때린다.
현재 영양 인구가 만 오천이다. 택시 기사 말로는 75년도에는 인구가 7만이었다는데, 그래서 운동회 때는 부모들이 아이 잃어버릴까봐 노심초사 했다는데, 그 많던 인구는 다 어디 간 것일까?
인구 소멸 도시답게 분위기가 착 가라앉아 있다.
저녁 식사가 마땅치 않아 숙소인 목화모텔에서 같이 운영하는 목화식당에서 고등어 조림을 시켜 먹었는데, 영양막걸리가 있냐고물으니 부산 생탁을 내오면서, 영양에서 지금 막걸리 시음회를 하니 거기서 영양 막걸리 사서 먹으라는 것이다.
이 소리를 듣고 가만히 있을 '그윽한미소' 가 아니질 않는가!
음식을 먹다말고 득달같이 일어나 먹걸리 사러 나가는 것이다.
소풍의 주 건물은 100년 된 일본식 구조인데, 1926년 '영양탁주합동' 이란 이름으로 출범해 100년 동안 3대가 막걸리를 빚고 있는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이라고 한다.
2018년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가 도시 재생 뉴딜 사업으로 영양군 꽃차 사회적 협동 조합에서 인수 운영중이란다.
택시 기사말로는 막걸리 빚는 물이 너무 맛이 좋고 아까워 이 양조장을 다시 살린 것이라고 한다.
막걸리 시음회 전경.
젊은이들이 많다. 좋은 일이다.
삼도주
컬컬한 막걸리지만 청신한 맛이 천하 일품이다. 나는 반 사십에 삼도주를 배운다. 몇 해나 취해야 나를 볼는지 알 수 없다.
이백(李白)은 선주(仙酒)만 마셨으니 신선이 되었지만 이 삼도주는 신선도 부처도 성현도 아무것도 될 리 없다.
목적이 있어서 술을 마시는 자는 술 힘을 빌어서 싸움하려는 자를 두고는 다시 없을 것이다. 신선이고 부처이고 성현이고 간에 목적이 있어서 마시는 술을 하지하품(下之下品)이요 속주(俗酒)다.
술의 진미를 완미(玩味)하는 심경이면 독주ㆍ소주ㆍ약주 할 것 없이 가위 도주(道酒)라 할 것이다.
오늘 달 아래 술을 거른다. 내 손수 따 온 머루와 솔잎과 당귀로 빚은 술이다.
내 앉은 키와 가지런한 술독이 아랫목에 앉아 있고 술지게미 말라 붙은 체도 윗목에 걸려 있고 달 잠긴 샘물도 동승(童僧)이 길어 왔다.
두 팔을 걷어붙이고 주물러 걸러 내니 방 안에 이미 향기가 가득하다.
조양(造釀)에 동락(同樂)한 침허화상(枕虛和尙)이 한 사발을 들이킨다. 뒷 입맛 다시는 소리가 북 소리 같다.
영서상통(靈犀相通)으로 청할 겨를도 없이 들어서는 석규화상(昔規和尙)에게 선 채로 한 사발을 권한다.
검은 눈동자가 슬며시 옆으로 돌아간다. 어디 보자 나도 한 사발. 그만하면 훌륭하군. 회심의 미소가 떠오른다.
머루 맛에서 노자(老子)가 웃는다.
솔잎 맛에서 불타(佛陀)가 웃는다.
당귀(當歸) 맛에서 공자(孔子)가 웃는다.
-조지훈-
취선 조지훈 선생도 영양 출신이니 필경은 이 '은하수 깊은밤' 과 같은 급의 막걸리를 마셨으리라. 삼도주는 물과 누룩과 쌀로만 빚은 술이 삼도주이다.
'은하수깊은밤' 막걸리는 6도와 8도가 있는데, 6도는 깔끔한 청량감이 있다고 하고 우리가 먹은 8도는 숟가락으로 떠 먹어도 될 정도로 원재료 함량이 높아 되직하다.
부추전도 바삭하고 쫄깃하니 일품 막걸리에 어울리는 안주다.
'은하수깊은밤' 막걸리는 진하면서 누룩의 향이 끝까지 입속에서 감돈다.
영양군 사회적 기업이 하는 일들.
시회적 기업의 위치들.
한티재 관광 안내 지도.
지난 번 한티재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무슨 공사를 하는지 산을 파헤쳐 놨다.
원정맥 길을 에둘러 돌아 벌목 지역에서 능선으로 치고 올라와 운해를 찍었는데, 은해는 아니 보이고 나무만 보인다.
쉬고 있는데 머리 위에서 뻐꾸기가 놀자고 자꾸 뻐꾹 뻐꾹하니, '그윽한미소'가 화답하는데, 쉰 뻐꾸기 목소리다.
뻐꾸기가 위에서 웃고 있다. 헐 헐 헐!
영양의 깊은 오지.
나리꽃.
꽃말은 깨끗한 마음이고 나리는 백합류의 순 우리말이다.
깊은 오지의 향기.
준희 팻말이 우리를 반긴다.
추령은 영양군 수비면과 일월면의 경계이다.
이런 오지에도 포장이 잘되어 있다.
추령 아침 식사 동영상.
주식 시장에 발 맞춰 우리의 쉬는 시간도 발을 맞춘다.
춘양목의 자취가 여기에도 어른거린다.
흐미 높다.
삼대 항암재 꿀풀.
우산나물의 꽃대가 나왔다.
'그윽한미소' 의 얼굴에서 오늘 날씨의 더움이 느껴진다.
왕릉봉 도착 오전 10시 50분.
박제가 돠었는가?
유혈목이(일명 꽃뱀 또는 화사)
본래 독사가 아니라고 오랫동안 잘못 알려졌으나, 엄연히 독 2종류가 있는 독사다. 한반도에 서식하는 독사 대부분의 머리 모양이 삼각형인데 유혈목이는 머리 모양이 삼각형이 아닌 무독성 뱀들처럼 둥근 모양이다.[4] 일단 꽤 오랫동안 독이 없다 알려졌기 때문에 지금도 종종 독이 없다는 자료를 볼 수 있다. 1984년 일본에서 이 뱀에 물린 중학생이 사망한 후, 연구를 거듭한 결과 어금니 부위에 독니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 일반적인 독사와 달리 턱 뒤쪽에 2~3mm 남짓한 은색으로 된 작은 독니가 있는데, 제대로 물리는 경우가 아니면 독이 퍼지지 않고 독을 주입하는 압력도 낮아서 알려진 피해자가 없었던 것. 게다가 다른 독사들이 사람을 만나면 도망가지 않고 경계하는 반면 유혈목이는 될 수 있으면 도망가거나 심지어 잡아도 웬만해선 성질을 부리지 않는다. 이러한 점 역시 유혈목이가 독사라는 사실이 늦게 알려지는 데 한 몫 했다.
유혈목이의 독은 뱀과 특유의 출혈독인데, 살무사류의 출혈독보다 즉효적 파괴력은 낮지만 시간만 충분하다면 몸 전체로 더 잘 퍼지기 때문에 오히려 치명성은 더 확실하다. 일단 퍼지고 나면 답이 없는데 퍼지는 게 느껴지지도 않아서 더욱 그러하다. 반수치사량으로 비교해보아도 살무사 독의 3배에 달하는 치명성을 자랑하는데 국내에는 항독혈청도 없다. 그래서 유혈목이에 물린 환자가 오면 병원에서도 다른 방법이 없어서 대증치료만 한다. 대증치료 방법도 매우 살벌해서 열흘에 걸쳐서 온 몸의 혈액을 전부 거르는 투석을 진행 한다. 우리나라에서 유혈목이에게 제대로 물리는 경우가 거의 없는 탓이겠지만...
특이한 사실은 출혈독을 사용하는 독 외에도 수동적 방어수단으로 별도의 독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위협을 받으면 목을 넓게 펼쳐 위협하면서 공격을 그 방향으로 유도하기도 하는데 이부분에 추가적인 독주머니를 가지고 있으며 이 부분을 공격받으면 피부가 찢어지며 독이 외부로 흘러나온다. 여기서 나오는 독은 두꺼비를 섭취하면서 저장해 둔 두꺼비독인 부포톡신. 목을 부풀리고 머리를 치켜드는 위협자세를 보면 마치 코브라 같다.
-출전 나무 위키-
꽃뱀 근처에는 이제 가지 말자!!
우리의 목적지 덕재 도착 오전 11시 57분.
개망초.
1900년대 미국 철도 침목을 통해 들어왔다고 하고, 일제 강점기에 들어 왔다고 해서 망국초, 꽃이 많이 피면 풍년 든다고 풍년초,꽃의 색깔이 달걀 후라이 같다고 해서 계란꽃이라고 부른다.
봄부터 가을까지 꽃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인천에서는 담배나물로 불리며 무쳐서 식용했다고 한다.
덕재 전경.
영양터미널로 가는 택시 기사의 전언에 따르면, 영양의 단란 주점 여종업원이 전국에서 제일 돈을 잘번다는것이다.
도시의 규모나 인구에 비해 유흥 주점의 규모가 왜 이리 큰가 의아해 했었는데, 의외로 유흥주점이 활성화되어 외지에서도 유흥업 종사자들이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영양은 고추뿐만 아니라 송이로 해서 고수익을 올리고 돈의 흐름이 원할하며 씀씀이도 크다고 한다.
꿀이 있으면 벌과 나비가 꼬이듯이, 돈이 꼬이는 곳에 이쁜이들이 꼬이는 모양이다.
인구 적다고 만만히 볼 것이 아니다.
영양 살만한 동네 아닌가~잉!
영양터미널에서 어짜피 안동 거쳐 동서울로 가야 하니, 안동으로 이동하여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러나 안동으로 이동하여 안동 찜닭을 먹어야 하는데, 이동거리도 길고 비용도 만만치가 않아 그냥 터미널 안에 있는 안동고등어구이집으로 들어왔다.
벽쪽에 후라이도 구워 먹을 수 있는 공간도 있어, 안주삼아 '그윽한미소' 가 가서 계란 후라이를 하려고 하니, 직원이 득달같이 달려와서는후라이나 반찬 리필은 고속버스 기사들만 이용 가능 하단다.
불쌍했던지 후라이 두개를 부쳐 안주로 내왔다.
반찬도 그렇고 친절도도 그렇고, 뜨내기 장사가 원래 그렇지만 이건 해도 너무했다.
이때부터 '그윽한미소' 는 빈정이 상해서 모과주를 못 먹겠다며 손사래를 친다. 먹으면 취하는 게 아니라 체할 것 같다며
사양한다.
심지어는 식사후에도 직원들은 탱자 탱자 노는데, 먹은 그릇도 우리가 가져다 줘야 했다.
터미널이 지역의 얼굴인데 이래서 되겠는가?
조만간에 이 식당은 망해서 문을 닫을 것이다. 고속 버스 기사들이 갑이면 다른 고객들도 갑 같이 대해줘야 흥하질 않겠는가?
사장이 불쌍하다. 조만간 망할게 불보듯 뻔하다. 악담이 아니라 영업의 기본도 모르면서 어찌 흥하길 바라는가 말이다.
안타까울뿐 이다.
롯데리아에서 도담을 나누면서 가성비 갑인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열을 식히고 있다.
나는 무아와 연기로 '그윽한미소'는 주체적 자아를 가지고 마음을 갈고 닦아 도를 성취한다고 한다.
나는 주체적 자아을 갈고 닦아 도를 성취하는 것이, 기왓장을 갈아 거울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연구해 볼일이라고 치부하고 열열한 도담을 뒤로 하고 나는 인천으로 '그윽한미소'는 서울로 고고씽!
오늘도 안빈낙도 회원들 고생하셨습니다.
첫댓글 더운데 고생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