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9일 금요일
도서관에서 하룻밤 1일 차입니다.
전날 잠자리에 누워서 ‘내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하며 잠에 들었습니다. 눈을 감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어떻게든 되겠지, 별로 어렵진 않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니 걱정이 몰려듭니다. ‘이대로 자도 괜찮을까, 조금 더 고민하고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개운한 기상을 위해 그냥 잤습니다.
오전 9시 김제사회복지관으로 출근했습니다. 저와 차유빈 학생을 제외한 동료 실습생들은 김수환 학생의 ‘우리 동네 워터파크’ D-day 준비로 바쁩니다. 아이들 약 50명과 함께하는 물놀이 사업입니다.
소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제 사업에 집중했습니다. 본래 ‘도서관에서 하룻밤’ 수료식을 13일 화요일로 계획했지만, 가장 중요한 기획단 친구들이 일정에 안 맞아 2일 차에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조금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던 수료식도 급하게 준비했습니다. 수료증 템플릿을 찾고, 김예찬 학생이 ‘시골집에서 하룻밤’ 수료증 양식을 보내주어 조금 참고했습니다. 준비하다 보니 기획단인 이하온 학생이 복지관에 찾아왔습니다. 참가하는 아이들은 13시부터 오기로 했는데 조금 일찍 도착했습니다.
알고 보니 월수금 사업인 ‘도서관 여행’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10시에 맞춰 왔다고 합니다. 이날은 ‘도서관 여행’ 사업 회기가 없는데 조금 헷갈렸나 봅니다. 그래도 하온이를 혼자 있게 할 순 없어 같이 놀아줬습니다. 하온이가 친구들과 같이하려고 ‘열 고개 퀴즈’와 ‘우봉고’ 보드게임을 가지고 왔습니다. 하온이가 도서관에서 보내는 하룻밤을 많이 기대하는 것 같아 기쁩니다. 하온이와 차유빈 학생, 그리고 저까지 셋이 함께 놀았습니다. 하온이가 가져온 우봉고, 열 고개 퀴즈, 그리고 할리갈리까지 하며 놀았습니다.
재밌게 놀다 보니 12시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하온이는 밥 먹으러 잠깐 떠나고 저희는 오세련 선생님과 맛있는 점심 식사하러 복지관을 나왔습니다. 오세련 선생님께서는 도서관 사업을 진행하는 저와 차유빈 학생을 위해 맛있는 점심밥을 사주셨습니다. ‘모도리 식당’이라는 양식집에서 맛있는 파스타와 볶음밥을 먹었습니다. 요즘 크림파스타가 먹고 싶었는데 덕분에 맛있는 파스타들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오세련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점심을 먹고 돌아오니 도서관이 북적북적합니다. 아이들이 벌써 많이 도착해 있습니다. 익숙한 얼굴도 몇몇 보이고, 처음 만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서진 민준 지민 선우 가영 예지 하온 지강이까지, 아이들이 하나둘씩 도착합니다. 일정 때문에 늦게 오기로 한 친구들을 제외하고 모두 도착했습니다. 계획한 대로 15시까지 독서와 보드게임을 했습니다. 각자 본인이 하고 싶은 것들을 했습니다. 책도 읽고, 보드게임, 보드게임도 하고, 보물찾기도 했습니다. 정신없이 놀다 보니 15시가 됐습니다. 오리엔테이션 시간입니다. ‘도서관에서 하룻밤’ 사업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처음 만나는 친구들을 위해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방식은 첫날과 비슷합니다. A4용지에 이름과 학교, 학년을 적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 등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한 명씩 발표했습니다. 처음엔 서로 나중에 하겠다 쑥스러워하지만, 막상 자기 차례가 되니 곧 잘합니다.
한 명씩 자기소개를 하고 다음 순서로 ‘책갈피 만들기’를 했습니다. 활동이 끝나고 아이들이 책과 관련된 기념품이라도 하나 가져가면 좋겠다 싶어 계획했습니다. 손바닥만 한 종이를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그리고 싶은 건 아무거나 그려도 좋다’라고 했습니다. 조금 고민하던 아이들은 각자의 개성을 뽐냅니다. 원하는 것들을 그리고 모양대로 오려냅니다. 아이들이 직접 그리고 직접 오린 종이들은 2 일차에 코팅해서 나눠줬습니다.
다음 순서는 각종 게임을 하는 레크리에이션 시간이지만 사실상 자유시간이었습니다. 각자 하고 싶은 것들을 했습니다. 만화책도 읽고 보드게임도 하고 도서관에 놀러 온 3 살배기 아기와 놀아주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아기를 조심히 만지고 놀아주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습니다. 놀다 보니 저녁 시간이 다가옵니다.
저녁 메뉴는 직접 만드는 김밥입니다. 서진 어머님 아이디어로 김밥가게에서 밥을 제외한 재료들을 구해왔습니다. 서진이와 민준이가 오세련 선생님을 따라가 재료들을 픽업해 왔습니다. 밥은 모두가 준비했습니다. 준비물로 쌀 한 컵을 가져와 달라고 했습니다. 깜빡하고 못 가져온 친구들도 있지만 통 크게 가져온 친구들 덕분에 부족하진 않았습니다. 아이들 보호자께 감사드립니다. 하온이와 지민이가 직접 쌀을 씻고 안쳤습니다. 차유빈 선생님과 함께 즐겁게 밥을 지었습니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고 복지관 1층 경로식당에 아이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부탁하고 섭외한 장소입니다. 각자 김 한 장을 펼치고 밥 한 주먹 올려 고르게 폅니다. 햄, 계란, 어묵, 당근, 우엉, 단무지까지 원하는 재료들을 담고 돌돌 말았습니다. 한입 크기로 썰어도 먹고, 통째로 뜯어 먹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맛있어하니 기분 좋습니다:)
저녁을 먹고 아이들은 차유빈 선생님, 재이, 지연 학생과 놀이터에 다녀왔습니다.
그 사이에 저와 오세련 선생님은 영화 볼 준비를 했습니다. 영화는 ‘보스 베이비’를 봤습니다. 어떤 영화를 보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보면 좋겠다 싶어 몇 가지 골랐습니다. 그중에 아이들이 가장 맘에 들어 한 영화가 바로 ‘보스 베이비’입니다. 영화를 보기에 앞서 서진이가 집에서 만들어온 영화표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부탁한 적도 없는데 알아서 뚝딱 퀄리티 높은 영화 티켓을 가져왔습니다. 진짜 영화관에 온 것 같아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아이들이 큰 소리로 웃습니다. 기획단 아이들이 고른 영화인 만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아이들 모두 재밌게 본 듯 해 다행입니다.
영화가 끝나고 야식을 먹었습니다. 네네치킨 사장님께서 후원해 주신 순살치킨 3마리와 피자 2판을 가져와 아이들과 먹기 시작했습니다. 김밥에 치킨 피자까지 먹으려다 보니 많이 남겼습니다. 그래도 기획단을 포함한 아이들이 먹고 싶어 했던 것들이라 기분 좋게 지켜봤습니다.
야식 먹고는 또다시 자유롭게 놀았습니다. 하온이를 필두로 초성 게임도 하고, 과자 파티도 했습니다. 몇십 분 전까지 치킨 피자 먹고 배불러 했던 친구들 맞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소감문과 감사장도 작성했습니다. 기획단 친구들은 저녁 메뉴인 김밥 재료를 준비해 주신 김밥가게 사장님, 경로식당 사용을 허락해 주신 경로식당 영양사 선생님, 야식 메뉴인 치킨을 후원해 주신 네네치킨 사장님께 감사의 편지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당일 사업 참여 아이들은 소감문을 작성했습니다. 늦은 밤에도 불평불만 없이 작성해 준 아이들에게 고맙습니다.
과자 파티도 하고 다시 초성 게임도 하다 보니 잘 시간이 되었습니다. 밤새려는 아이들을 눕히니 금방 눈 붙이고 잡니다. 아이들이 모두 잠든 새벽 저도 수료식 준비를 하고 눈을 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