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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어둠이 도시를 덮기 시작한 저녁무렵, 강남 어느 호텔 로비에 교복차림의 여학생들이 한 무리 떼지어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튀는 한 남자. 그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김병지 선수다. 훈련을 마치고 간소한 차림이었지만 그만의 트레이드 마크인 "꽁지머리" 때문일까, 그는 확실히 눈에 띄었다. 경기장에서의 카리스마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순간이었다. 튀는 헤어스타일과 패션, 그만의 이유가 있다 초등학교 때 육상을 하다가 축구로 방향을 돌리게 되고, 현재 184cm의 키로 봐서는 믿기지 않게도 작은 키 때문에 고1때 운동을 포기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고3시절 180cm로 키가 크자, 다시 공을 차게 된 김병지. 그 때문에 대학진학을 못하고 1년 6개월간의 직장생활을 하다가 테스트를 거쳐 1989년 축구선수로 상무에 입단했다. 사실 튀는 헤어 스타일과 패션도 "자신을 지켜봐 달라"는 생각에서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다른 선수들처럼 대학이나 프로 경력이 없는 무명으로 출발했기 때문이다. "축구선수가 너무 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듣는데 다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팬들의 성원과 기대가 있기 때문에 저의 역량을 최대한 펼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되는 것이죠."그의 말에서 강한 소신이 느껴졌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골키퍼, 대한민국의 간판 골키퍼인 김병지 선수가 이런 험난한 과정을 거쳐 왔다는 사실을 무척 의외였다. 여타 국가대표 선수들처럼 그도 당연히 유소년 시절부터 차근차근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내와 두 아들은 가장 든든한 힘 타고난 순발력과 적극적인 플레이, 순간적인 상황 판단력이 뛰어나 프로축구나 A매치에서 큰 활약을 펼쳐온 김병지에게 2002 월드컵은 모진 시련이었다. 국내 최고의 문지기로 불리워지던 그의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을지 조금이나마 짐작이 간다. 비온 뒤에 단단해진다는 말처럼 그는 더욱 성숙해졌고 더욱 의욕적이다. 잃은 것이 있으면 얻은 것도 있다고, 그는 월드컵 기간 중 소중한 둘째 아들 "산"을 얻었다. 첫아들 "태백"과 둘째 "산". 한반도의 중심산맥인 태백산의정기를 이어받으라는 의미에서 지었다고 하며 활짝 웃는 그의 얼굴에서 영락없는 아빠의 행복이 묻어난다. 브라운관에서 워낙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그의 모습을 많이 보아서인지 두아들과 친구처럼 놀아줄 그의 모습을 상상하는 건 전혀 어렵지가 않다. 가족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틈나는 대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아내와 태백이는 컴퓨터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한다고. 그는 아내 김수연씨에게 늘 고맙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늘 집을 비우지만 든든하다. 유명한 축구스타의 아내라면 화려한 생활을 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녀는 웃어른을 모시고 사는 두 아이의 평범한 엄마다.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인 남편에게 늘 푸근하고 힘을 주는 아내가 있기에 그는 더욱 축구에 전념할 수 있는 것이다. 올 겨울에는 가족들과 함께 유럽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지난해는 아내의 제의에 따라 여행경비로 고아원을 방문했는데, 이번에는 아빠와 남편으로서 가족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
긍정적인 사고, 운동과 건강보조식품으로 건강 관리 원래 그는 건강한 체질이다. 그래서 특별한 관리를 해오지 않았지만 축구선수로서는 이제 제법 많은 나이(1970년생)라 요즘 들어 부쩍 건강을 챙기게 된다고 한다. 늘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며, 술,담배는 하지 않고, 보양식과 적절한 운동, 그리고 건강보조식품이 그의 건강비결이라고. 인터뷰에서만 그렇게 말해주는 것 아니냐고 묻자, 웃으며 실제로 유럽쪽에서는 스포츠선수들이 건강보조식품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으며, 자신은 뉴트리라이트의 더블엑스와 아세로라 C, 멀티카로틴 등을 먹어왔으며, 얼마전부터는 관절이 건강할 때 잘 관리하자는 생각에서 글루코사민도 함께 섭취하기 시작했다고 귀띔해 준다. "특히 글루코사민은 우리처럼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고나절 건강에 도움이 많이 되는 건강보조 식품이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권하곤 합니다." |
"좋은 일"에 선뜻, 선행도 국가대표급 뉴트리키즈 유소년 축구 명예감독을 비롯하여 장기기증 홍보대사, 장학사업, 불우이웃 돕기, 소년소녀가장돕기 등 늘 많은 선행을 베풀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는 김병지 선수. 그러나 정작 본인은 스폰서쉽 관계에 있는 기업들에게 감사해한다. " 한국암웨이처럼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하는 기업의 뜻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죠." 그에게서 따뜻한 인간미가 물씬 느껴져왔다. 김병지의 꿈은 은퇴 후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는 것이다. 좋은 선수를 발굴하고 후배를 육성하고 관리하는 등 한국축구의 수준을 높이는데 보탬이 되길 원하고 있다. 그때도 여전히 "꽁지머리"를 휘날리고 있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며, 훌륭한 에이전트로서의 그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