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고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중학생 및 학부모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고교 중 하나다. 서울에 있는 유일한 전국단위 자사고라는 장점도 있지만, 하나고의 우수한 교육시스템을 바탕으로 매년 높은 입시실적을 거두는 것도 하나고가 높은 인기를 끄는 이유다.
하나고는 2016학년도 대입에서 총 58명의 학생이 서울대에 합격할 만큼 높은 입시실적을 자랑한다. 주목할만한 점은 서울대에 합격한 58명의 학생 중 53명이 수시모집으로 합격했다는 것이다.
서울대 수시모집이 100%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운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53명의 서울대 합격실적은 우수한 하나고의 교육프로그램으로부터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해마다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고의 이런 수시중심 교육시스템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2016학년도 하나고의 최종 경쟁률은 4.91대 1. 200명을 모집하는데, 총 982명이 지원했다. 하나고의 경쟁률은 다른 전국단위 자사고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외대부고의 경쟁률은 3.57대 1(357명 모집, 1273명 지원), 상산고의 경쟁률은 3.83대 1(277명 모집, 1062명 지원)을 기록한바 있다.
하나고 교육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교과 교실제를 운영한다는 것이다. 하나고 측은 “하나고에선 과목별로 전용 교실을 지정해 학생들이 각자 신청한 과목의 교실을 찾아가 수업을 듣는다”면서 “2학년 때도 무계열(인문, 자연 구분 없음) 개념으로 운영되며, 모든 교과과정은 학생 본인이 직접 디자인 한다”고 밝혔다.
🔷1단계 통과자수 최종합격자의 4.5배수 달해.
2단계 변별력 높아
하나고는 총 2단계 전형을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 지난해의 경우 1단계에서 학생의 교과성적과 출결을 반영해 모집정원의 2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1단계 점수 및 서류평가와 면접평가를 합산하고 체력검사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했다.
총점 100점을 기준으로 각 전형요소의 배점은 교과성적과 출결 40점(출결은 배점 없이 감점), 서류(자기소개서, 교사 2명의 추천서, 학교생활기록부 등) 30점, 면접 30점이다. 서류와 면접은 자기주도학습영역과 인성영역으로 나눠 자기주도학습영역에 각각 25점이 배점되고 인성영역 평가에 5점이 배분된다.
1단계 전형에서 교과 성적은 학년과 학기별로 반영 비율이 다르다. 중학교 1학년 2학기 성적은 10%, 2학년 1학기 성적은 20%, 2학년 2학기는 30%, 3학년 1학기는 40%로 반영하는 식. 전 과목을 고루 반영하지만 국어, 수학, 영어 과목의 가중치가 가장 높고 도덕, 기술가정, 체육의 가중치가 가장 낮다.
자기소개서는
△학습 과정과 경험
△하나고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
△입학 후 활동 및 학업계획
△인성을 나타낼 수 있는 개인적 경험 등 제시된 4개 항목에 대해 총 1500자 이내(띄어쓰기 제외)로 작성해야 한다.
지난해의 경우 1단계에서 합격한 인원이 모집정원의 2배수보다 많았다는 것이 특징. 지난 3월 하나고가 발표한 ‘2016학년도 하나고등학교 입학전형영향평가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하나고 지원 학생 중 최종 면접 대상자는 919명. 모집정원 200명의 4.59배수 수준이다.
면접 대상자가 2배수를 훌쩍 뛰어넘은 지난해의 사례는 출결에서 감점을 받는 등 큰 결격사유가 없으면 대부분 1단계 전형을 통과한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결과다. 하나고 지원자들은 대부분 교과 성취도 A를 받으므로 1단계 전형은 큰 의미가 없고 결국 2단계에서 합격자를 변별하고 특히 면접이 당락을 가른다고 볼 수 있다.
🔷꼬리질문 통해 지원자의 사고의 확장성 엿본다.
이 같은 이유로 올해 하나고 입시는 다른 전국단위 자사고와 비슷하게 역시 ‘면접’이 합격을 좌우할 핵심 평가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학교 성취평가제로 인해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성적이 변별력을 잃었고, 자기소개서 또한 4가지 항목에 대해 1500자로 글자 수 제한이 있어 기재된 내용만으로 우수한 학생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고 면접은 기본적으로 ‘서류기반 면접’으로 실시된다. 2015학년도의 경우 자기소개서에 기재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나고 프로그램 중 아는 것은 무엇인가?’
‘자소서에 쓴 자신의 의지를 밝힌 단어의 한자 뜻은 각각 무엇인가?’ ‘멘티․멘토 활동에서 친구에게 알려 준 역사 내용을 하나 설명해보라’ ‘탐구 동아리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 두 가지를 말해보라’와 같은 질문들이 면접에 나왔다.
면접 기출문제만을 보면 자기소개서에 기재된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질문들이 주를 이뤄 ‘생각보다 면접대비가 어렵지 않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점은 해당 질문에 대해 꼬리질문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나고 면접에서 면접위원은 한 학생에게 ‘희망하는 진로를 꿈꾸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라고 질문한 뒤 학생이 답변하자 면접위원은 재차 ‘그럼 그 계기가 단순히 호기심 때문인가, 다른 이유는 없나?’와 같이 꼬리질문을 이어 갔다. 이후 면접위원은 ‘꿈과 관련돼서 읽은 책 내용을 설명해보라’는 질문도 했다.
확실히 2016학년도는 2015학년도에 비해 면접의 난도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자기소개서나 학생부에 기재된 내용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재된 내용을 바탕으로 지원자의 진로나 독서활동상황과 연결시키는 문제들이 자주 출제되고 있다.
즉흥적이고도 심도 있는 질문을 통해서 지원자의 사고력이나 문제해결력을 검증하려는 것이다. 또 지원자가 자신의 경험을 어디까지 확장시킬 수 있는지를 엿보려는 학교 측의 의도도 담겨있다.
🔷예상 꼬리질문 뽑아 연습해야
하나고 면접은 자기소개서와 같은 제출 서류를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다소 심도 있는 질문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하나고 면접에서 한 학생은 ‘자소서에서 지원자가 제시한 000이론에 대해 설명해보라’는 질문을 받고 추가 질문으로 ‘000의 정의가 무엇인가’ ‘중학생이 왜 000연구가 필요했나’와 같은 질문도 받았다.
자기소개서에 기재된 활동에서 비롯돼 심도 있는 이야기가 오간 것. 뿐만 아니라 또 다른 학생은 ‘자소서에 기재된 토론의 주제는 무엇이었나’ ‘해당 토론을 통해 무엇을 이해했나’ 등 자신이 학교에서 했던 활동에 대해서도 면접위원으로부터 심도 있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결국 면접의 토대가 되는 자기소개서를 면밀히 작성하는 것이 면접 대비를 잘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자신의 특징을 드러낼 수 있는 소재를 찾고 그 소재들과 관련된 예상 꼬리질문을 뽑아 연습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자료: 동아 김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