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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8일, 토요일, Kumbo, Baptist Mission Resthouse
(오늘의 경비 US $29: 숙박료 5,000, 아침 1,500, 점심 650, 맥주, 식품 2,600, 택시 500, 1,000, 버스 2,500, 환율 US $1 = 470 CFA franc)
오늘은 아주 힘든 여행을 했다. Bamenda를 떠나서 미니버스로 Kumbo로 왔는데 Lonely Planet에 길이 나쁘다는 말이 왜 없는지 모르겠다. 다음 가는 도시 Foumban로 가는 길은 나쁘다고 나와 있는데 오늘 온 길보다 훨씬 더 먼 길이니 고생이 더 심할 텐데 좀 한심해진다.
오늘 고생한 얘기를 하면 우선 좌석이 불편했다. 제일 뒷자리 창가 자리였는데 창문을 열 수가 없었고 세 명이 앉을 자리에 네 명이 앉았으니 너무 비좁았다. 옆 자리에 젖먹이를 데리고 탄 여자 앉았는데 젖먹이 애가 계속 울어댔다, 그러나 제일 힘들었던 것은 길에 먼지가 너무 많아서 거의 창문을 닫고 가니 차에 탄 11명 체온에서 나오는 열로 차 안이 너무 더웠다.
다행히 그늘이 지는 쪽에 앉았는데 햇볕이 쪼이는 쪽에 앉았더라면 정말 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고지대라 날씨가 서늘한 것도 다행이었다. Kumbo는 고도 1,250m인 Bamenda보다도 더 높은 지역이라니 1,500m는 되는 것 같다. 오늘 간 길이 Douala같이 무더운 해안 지역이었고 햇볕이 쪼이는 쪽에 앉아서 갔더라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3시간만 간 것도 다행이었다. Lonely Planet에 Kumbo에서 다음 가는 도시 Faoumban까지는 6시간이라고 나와 있는데 단단히 각오를 해야겠다. 어떻게 해서든지 비교적 편안한 앞자리 창가 좌석을 차지해야 한다.
오전 8시 15분에 Bamenda를 떠나서 11시 30분에 Kumbo에 도착했다. 오는 길 3분의 2 이상이 비포장도로였는데 최악의 비포장도로였다. 지난 10년 동안 단 한 번도 손을 안 본 것 같은 비포장도로였다. 길에는 밀가루 같이 고운 붉은 색 흙먼지가 쌓여있는데 차가 지나가면 흙먼지가 공중으로 날아오르는데 도로 주위에 있는 초록색의 수목들이 붉은 색으로 염색이 될 정도로 지독한 먼지였다.
어떻게나 차가 요동을 하는지 두 손으로 앞좌석을 꽉 잡으면서 갔다. 차가 하도 낡아서 내부에 부드러운 벽은 다 없어지고 쇠로 된 벽인데 몸이 요동을 할 때 머리가 천장의 두꺼운 쇠 덩어리에 부닥칠까봐 아주 조심을 했다. 잘 못 부닥치면 머리가 깨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가는 길 경치는 산 경치였는데 차가 요동을 하고 차 내부가 너무 더워서 계속 손수건으로 땀을 닦고 부채를 부치면서 가느라고 경치 구경할 여유가 없었다. Bamenda 지역도 그렇지만 Kumbo 쪽으로 갈수록 “mission"이 더 많이 보였다. 이 지역은 기독교 ”mission"의 천국인 것 같다. 장로교, 침례교, 성당, 그 외에 수많은 기독교 교단 선교 단체들의 mission이 보였다.
오는 길은 힘들었지만 일단 Kumbo에 들어오니 Bamenda보다도 더 마음에 드는 도시다. Bamenda와 비슷한 경치인데 Bamenda보다 덜 복잡한 것이 마음에 든다. Bamenda보다 훨씬 작은 도시다.
이곳에서도 Baptist Mission Resthouse에 들었는데 Bamenda의 Baptist Mission Resthouse보다 더 마음에 든다. 방 자체는 Bamenda의 Baptist Mission Resthouse보다 못하다. 욕실도 붙어있지 않고 방바닥도 타일이 아니고 콘크리트 바닥이다. 그러나 직원들이 친절하고 주위 분위기가 좋다. 넓은 경내에 제법 큰 병원이 있고 넓은 잔디밭에 축구장도 있고 교회도 있다. 그 외에도 부속 건물들이 많은데 병원은 가봉에서 본 슈바이처 박사 병원보다 훨씬 더 크고 시설도 더 좋은 것 같다. 병원 안에는 식당도 있어서 그곳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이곳 매니저 같은 여자 Rose는 아주 친절하다. 그러나 처음에는 나더러 “missionary"이냐고 물었다. 혹시 ”missionary"가 아니면 숙소에 묵을 수가 없다고 할까봐 한국의 한 “missionary" 단체의 부탁으로 카메룬 도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을 준 다음에는 병원 식당에 데리고 가서 음식 주문하는 것도 도와주고 저녁 때 마시라고 커피를 끓여서 보온병에 넣어주고 식수도 공짜로 준다. 자기 조수 같은 ”Alicia"와 목사 “Derek"도 소개해 주었다. 이곳에 일하는 사람들은 전부 영어 이름을 가진 것 같다. 밤에는 모두 퇴근을 하고 숙소에는 나와 다른 남자 손님 한 사람만 있을 것이라고 문단속을 잘 해달라고 부탁한다. 내일 아침에 오겠다고 하고 퇴근을 했다.
병원 식당에서 점심으로 “Rice and Bean"과 제법 큰 삶은 고기 네 덩어리를 시켜서 먹었는데 저녁을 안 먹어도 될 정도로 배부르게 먹었다. 시내는 제법 많이 떨어져 있어서 오늘은 나갈 생각이 안 난다. 숙소 옆에서는 결혼식 피로연 비슷한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
오후에 맥주를 사러 나갔다가 오늘 아침 식사를 같이했던 오스트리아 여자를 다시 만났다. 오늘 내가 떠난 후에 누가 태워주는 차를 타고 이곳에 왔는데 잠깐 후에 자기네 집이 있는 더 먼 곳으로 갈 것이란다. 그 여자에게 다음 갈 도시 Foumban (“훈반”이라고 발음한다) 가는 길은 제대로 알았다. Lonely Planet에 나온 길은 너무 험하니 가지 말라고 하고 Bamenda로 되돌아가서 Bafoussam을 거쳐서 가는 것이 제일 빠르고 쉽단다. 이 여자를 만난 것이 다행이다. Lonely Planet에 나온 길로 갔다가는 큰 고생을 할 뻔했다. Lonely Planet 저자들은 일부 여행은 해보지 않고 책을 쓰는 것 같다. 이해는 하지만 그런 곳이 너무 많은 것 같다.
Kumbo 가는 길은 산길이다
먼지가 너무 많이 나서 길가 나무 잎들이 누렇게 채색이 되어 있다
길에 쌓여있는 붉은 색 먼지는 분가루처럼 곱다
"Car Park" 이라고 불리는 Kumbo 주차장 역시 먼지투성이다
숙소가 있는 Banso Baptist Hospital 병원
침례교 교단에서 운영하는 병원인데 가봉에서 본 슈바이처 박사 병원보다 더 크고 시설이 좋아 보인다
병원 구내식당에서 이틀 동안 식사를 해결했다
잔디 축구장도 있다
병원 한 가운데로 도로가 지나간다
차가 지나갈 때마다 먼지가 풀썩 풀썩 난다
숙소 Rest House는 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숙박을 위한 시설이다
숙소 옆에는 공사 중인 교회 건물이 있는데 그곳에서 무슨 모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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