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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르네 끌레망
출연 :알랑 드롱(톰 리플레이), 마리 라포레(마르쥬), 모리스 로네(필립)
일확천금을 꿈꾸는 청년 톰 리플레이(Tom Ripley: 알랑 드롱 분)는 고등학교
동창이자 방탕한 부잣집 외아들 필립(Philippe Greenleaf: 모리스 로넷 분)의
아버지로부터 그림 공부를 하러 로마에 간 필립이 공부는 하지 않고 빈둥대고 놀면서
귀국하지 않는 필립을 데려오면 5천 달러를 주기로 한다. 학창시절부터 필립에게
항시 괄시를 받아온 톰은 필립을 만나 그의 돈과 지위에 꿈 참고 필립의 하인
노릇을 하면서 필립을 따라다닌다. 필립은 톰을 멸시하면서도 톰이 자신의
비위를 잘 맞추니까 데리고 다니는 것이다.
둘은 요트를 타고 어촌 몬지베로에서 나폴리로 와 필립의 애인 마르쥬
(Marge Duval: 마리 라포넷 분)를 태우고 항해를 즐긴다. 필립은 톰이 두 사람의
방해물이라 생각해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하는가 하면 그가 보는 앞에서 애인과 섹스를
하는 등 톰을 자극하는 게 예사이다. 톰을 방해자로 생각한 필립은 사소한 시비 끝에
톰을 구명 보트에 매달고 달리다, 그만 구명보트를 잃어버리게 되는데, 되돌아가
톰을 구출하지만 햇볕 때문에 톰은 심한 화상을 입고 마르쥬의 간호를 받는다.
필립에 대한 톰의 컴플렉스는 점점 무서운 증오로 변하고 필립은 이런 톰을 떠보기
위해 여러가지 질문을 한다. 이에 톰은 필립에게 직접 그를 죽인 뒤 싸인과 필립의
타자기를 이용해 재산을 가로챌 수 있다며 엄포를 놓는다. 밤에 톰은 여자의
귀걸이를 몰래 필립의 옷속에 집어 넣고, 결국 이것잉 화근이 되어 필립과
마르쥬는 심하게 다툰 뒤 마르쥬가 배에서 내려버린다. 그리고 파도가 치는 날
톰과 포커를 치던 필립은 귀걸이와 재산을 가로챈다는 말을 계속하다 갑자기 톰이
필립을 찔러 죽이고 만다. 톰은 필립의 시체를 우의를 싼 다음 와이어에 묶어
바닷속에 쳐넣은 다음 육지로 올라와 필립의 신분증면서를 위조하고 그의 싸인도
똑같이 쓸 수 있게 연습하고 목소리까지 똑같이 한다.
[스포일러] 이렇게 필립 행세를 하면서 돈을 인출하고 숨어 살던 톰에게 필립을
만나러 필립의 친구인 프레디(Freddy Miles: 빌 키어스 분)가 찾아와 들통나자,
프레디도 살해하게 된다. 그리고 프레디의 살해범을 필립으로 위장시킨 뒤 재산을
모두 마르쥬에게 주게하는 유언장과 함께 그가 자살한 것처럼 꾸며 경찰을
음험하게 따돌린다. 톰은 필립을 잃고 비탄에 빠진 마르쥬에게 접근하여 결국
자기 여자로 만든다. 그러나 죄는 숨길 수 없는 법. 결과는 엉뚱한 데서 나타난다.
미국에서 필립의 아버지가 마르쥬를 만나기 위해 오게 되어 그와 마르쥬는 요트를
팔기 위해 배를 육지로 끌어낸 순간 스큐류에 감긴 와이어에 묶인 시체가 글려
올라온다. 경찰은 톰이 있는 해변으로 가서 그를 불러 달라고 한다. 전화가 왔다는
소리에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일광욕을 즐기던 톰은 일어선다. 자신이 필립인 양
착각을 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1960-70년대에 가장 좋아하는 프랑스의 남성 배우는
단연, "Alain Delon" 이었다.
그리고 이 "Alain Delon"하면 고유명사의 영역을 넘어 잘생긴 남성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되었고, 그래서 "Alain Delon"같이 생겼다 하면 아무리 영화를 모르는
사람들도 무슨 뜻인지를 쉽게 알 수가 있을 정도로 이미 일반적인 단어가
되었던 것이다. 그의 외모는 같은 남자가 봐도 정말 완벽하다는 느낌이 들었으니
과히 여성들이 그에게서 느꼈던 감정은 말을 안해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 이다.
물론 지금까지야 그렇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1960-70년대에는 이 178Cm 키의 "Alain Delon" 보다
더 잘생긴 남성 배우는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1935년11월8일이 생일이라고 하니 청춘의 상징이었던 그도 벌써 70 이다.
프랑스 남부의 "Sceaux" 라는 소도시의 한 결손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 고생도 많이 하였고, 또 학교도 잘 가지 않으면서 방황도 많이 했다고
하는데, 1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이미 군대에 자원을 하여 곱상한 얼굴과는 달리
베트남에서 터프 한 공수부대 원으로 복무를 하였다고 한다.
제대 후(1950년 중반)에는 웨이터생활과 시장에서의 짐꾼(Porter)생활도 잠시
했다고 하는데, 그러나 그 잘생긴 외모가 어디 가겠는가?
당시 미국에서 한참 인기였던 "James Dean"(1931-1955, 미국)같은 이미지의
배우를 찾던 제작자에게 발탁이 되어 드디어 그는 1957년에 영화계에
발을 디디게 된다.
그의 데뷔작은 “여자가 사건에 말려들 때”(Quand La Femmes en Mele,1957)이지만
그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그의 출세작은 6번째 출연작인 바로 이 작품이다.
이태리와 프랑스의 합작영화인 이 작품에서 그는 야망을 채우기 위해,
살인을 포함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삐뚤어진 청춘 역으로, 바로 악한으로서
출연을 하였는데도 일약 스타덤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이후 갱영화 등에서의 연속적인 성공으로 1964년부터는 제작까지 직접 하게 되고
1973년부터는 감독도 하고 또 1976년부터는 각본도 직접 쓰게 된다.
현재까지 약 90여 편의 영화에 출연을 하였는데, 약 50년의 활동기간에 비하면
그리 다작을 한편은 아닌 셈이다.
얼굴값을 한다는 우리나라 속담도 있지만, “Romy Schneider"(1938-1982)와의
5년간의 동거를 비롯하여, “Nathalie Delon"(1941, 모로코)를 포함한 세 명의
부인들과 모두 이혼을 하고 (2002년에 마지막 이혼)
현재는 (젊은 모델과 함께) 혼자(?) 살고 있다고 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20대 중반의 고아,
"Tom Ripley"("Alain Delon", 1935, 프랑스).
이태리로 가서 방탕 된 생활을 하고 있는 고교동창,
“Philippe Greenleaf"(Maurice Ronet, 1927-1983, 프랑스)을
데려오면 5,000달러(지금 돈으론 약10만 달러)를 주겠다는 재벌인 “필립”의
아버지의 제안을 받아들여 나폴리로 간다. 그러나 현지에 도착하니
“Marge"(Marie Laforet, 1939, 프랑스)라는 여자와 연애를 하면서
제 멋대로 사는 “필립”은 “탐”을 마치 하인 대하듯 우습게 보고 무시를 한다.
“마르쥬”와 함께 셋이서 나선 요트 여행. 그에게 쌓여 있던 콤플렉스와 질투가
어느새 변하여 증오가 되고 급기야 “탐“은 ”필립“을 요트위에서 살해하게 된다.
그리고는 죽은 필립의 행세를 하며 예금도 인출하고 편지도 위조를 하면서
음모를 꾸미며 못된 야망을 불태운다.
그러나 거짓은 거짓을 낳고 죄는 또 죄를 낳는 법,
모든 걸 눈치 챈, “필립“의 친구 “프레디“마저 할 수 없이 살해를 하는 ”탐”.
그리고 “필립“이 ”프레디“를 죽이고 자살을 한 것처럼 위장을 한 후, 짝사랑하던
“마르쥬“의 사랑도 뺏는데 성공을 한다. 그러나 경찰이 항상 말하고 주장 하는대로
완전범죄는 없는 것 인가? 요트를 팔기위해 그 배를 포구로 인양하는 과정에서
바다 속으로 빠뜨렸다고 생각한 “필립“의 시체가 그 배의 스크류에 걸린 채 딸려
올라오고 경찰은 그동안 의심해왔던 “탐“의 모든 범행을 알게 된다.
그리고 너무나 유명한 끝 장면
“리플리 씨, 전화 왔어요” 라는 식당 여주인의 말에 해변의 의자에서 일어나 웃으며
걸어오는 “탐“의 얼굴 뒤로 이글거리는 태양빛이 가득한 아름다운 바닷가 모습의
전경이 다시 보인다.
* Thanks for the File from "jwpower72" !
1946년에 2차 대전 당시의 레지스탕스 이야기를 다룬 “철로 변 전투”
("La Bataille Du Rail")로 깐느 그랑프리를 수상하고, 이어, 1952년에 발표한
“금지된 장난“(Jeux Interdits)으로 이미 세계적인 스타급 감독이 되어있던,
“Rene Clement"(1913-1996, 프랑스) 감독은
당시에 급물살을 타던 ”Jean Luc Gordard"(1930, 파리)등이 주도한
“Nouvelle Vague"운동을 그때에는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하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Nouvelle Vague"가 뭐 새로운 게 있냐는 듯이, 전 세계적으로
충격을 준 (도전장 같은)이 영화를 발표하였는데, 오히려 이 작품이 마치,
“Nouvelle Vague"의 주류 작품인 듯, 대단한 찬사를 받게 되었으니 역시
베테랑 감독의 역량이라는 것은 무슨 새로운 풍조라는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듯도 하다. 특히 이 영화에선 영웅이 주인공이 아니고, 악한이 주인공인데도
관객들로 하여금 그 나쁜 주인공과 동화가 되게끔 한 기막힌 그의 연출솜씨는
과연 높이 살만하다. 영화가 끝 장면으로 갈수록, “탐”의 편을 들어주게 되는 이유는
이렇게 단지, 주인공인 "Alain Delon"이 잘생겨서만은 절대 아닌 것이다.
(“Rene Clement"의 자세한 이야기는 1952년의 “금지된 장난” 리뷰에서)
1999년도에 “The Talented Mr. Ripley"라는 또 다른 영화로도 리메이크 된 적이
있지만, 이 작품의 원작은 1955년에 출판된 영국 출신의
“Patrica Highsmith"(1921-1995, 영국)의 “The Talented Mr. Ripley" 인데
추리소설 작가인 그는 이 작품이후 “Mr. Ripley, Under Ground"
(1970년 출판 / 2004년에 "Mr. Ripley's Return"으로 영화화가 됨)에 이어
“Mr. Ripley, Under Water"(1991년 출판)까지 모두 5편의 “Mr. Ripley" 시리즈를
출판하였다. 따라서 왠만한 감독 같으면, 끝 장면을 달리해서라도 후속 작을
[“(속)태양은 가득히“ 같은 것]생각 해 봤을 것도 같은데, “Clement" 감독은 아예
생각조차도 않하였다고 하니, 역시 흥행보다는 단 한편이라도 작품성을 먼저 생각하는
비범한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원작소설은 속편을 위해 “탐“의 완전 범죄로 끝이 남/ 원작소설에 좀 더 충실하고
또 다양한 재즈 삽입곡들로 영화 음악적으로도 뛰어난 “Anthony Minghella”감독의
“The Talented Mr. Ripley"(1999) 도 매우 우수한 리메이크 작품이다.
이태리와 합작이라서 그런지 영화음악은 이태리출신으로, 당시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 “Federico Fellini"(1920-1993, 이태리)의 짝꿍(Collaborator)
"Nino Rota"(1911-1979, 이태리 )가 맡았는데
동양적인 감각의 따뜻하고 쉬운 멜로디로 만들어진 Main Theme이 우리나라에서는
영화의 히트 못지않게 연주 음악으로도 상당히 널리 알려졌었다.
역시 당시의 유행같이 한곡의 Theme을 여러 스타일로 변주하여(재즈 스타일 포함)
여러 번 반복을 하는데, 때론 실로폰으로, 바이올린으로 또 색소폰과 피아노로도
연주를 하고 있다. 또 영화 초반에 “마르쥬“가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지만, "Delon"도 우리가 잘 아는 노래, “사랑의 기쁨“(Plasir D' Amour")을
부르는 장면이 특이하게도 잠깐 나온다. 잘생긴 "Alain Delon"은 목소리도 상당히
??시 해서, 음반도 여러 장을 낸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Dalida"와 함께 부른
“Paroles, Paroles"는 무척 큰 히트를 하였었다.
한편 영화에서도 노래를 하는 “Marie Laforet“ 역시 이 영화의 주제곡을 나중에
음반으로 발표도 하였고 ( “금지된 장난“의 주제곡 포함) 또 가수로서도
잠시 활동한 적이 있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하늘과 바닷물 색깔이 어쩌면 저렇게 푸를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내내 들 정도로, (마치 물감으로 칠 한 듯) 너무나 컬러풀한 화면이
인상적인데, 무공해의 맑은 태양빛아래 찍은 환상적인 자연 풍광이 몇 십년이 지난
지금 다시 봐도 너무나 깨끗하다. 촬영은 나폴리를 중심으로 그 인근 작은 마을들에서
하였다고 하는데, 어느 일본인이 아주 멋지게 작명한 “태양은 가득히“ 라는 제목이
(영어제목은 ”Purple Noon")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전반적으로 밝은 톤의 원색
화면이 무척 보기에 좋다. 이렇게 화면 좋고 음악 좋고 거기에 배우까지 보기에
좋으니, (거기에 스릴 있는 줄거리까지) 이 영화는 분명 세월이가도 영원히 남는
명작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리고 영원한 미남, "Alain Delon"을 이야기 하자면
절대로 빼 놓을 수가 없는 작품인 것도 역시 틀림이 없다.
주연
알랑 드롱 Alain Delon
: 톰 리플레이 역
마리 라포레 Marie Laforet
: 마르쥬 역
모리스 로네 Maurice Ronet
: 필립 역
조연
에르노 크리사 Erno Crisa
: 리코르디 역
프랭크 라티모어 Frank Latimore
: 오브리엔 역
빌리 킨스 Billy Kearns
: 프레디 역
아브 닌치 Ave Ninchi
: 시그노라 역
비비안 산텔 Viviane Chantel
Elvire Popesco
일확천금을 꿈꾸는 청년 톰 리플레이(Tom Ripley 알랑 드롱)는 고등학교 동창이자 방탕한 부잣집 외아들 필립
(Philippe Greenleaf 모리스 로넷)의 아버지로부터 그림 공부를 하러 로마에 간 필립이 공부는 하지 않고 빈둥대고
놀면서 귀국하지 않는 필립을 데려오면 5천 달러를 주기로 한다. 학창시절부터 필립에게 항시 괄시를 받아온
톰은 필립을 만나 그의 돈과 지위에 꿈 참고 필립의 하인 노릇을 하면서 필립을 따라다닌다. 필립은 톰을
멸시하면서도 톰이 자신의 비위를 잘 맞추니까 데리고 다니는 것이다. 둘은 요트를 타고 어촌 몬지베로에서
나폴리로 와 필립의 애인 마르쥬(Marge Duval 마리 라포넷)를 태우고 항해를 즐긴다. 필립은 톰이 두 사람의
방해물이라 생각해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하는가 하면 그가 보는 앞에서 애인과 섹스를 하는 등 톰을 자극하는 게
예사이다. 톰을 방해자로 생각한 필립은 사소한 시비 끝에 톰을 구명 보트에 매달고 달리다, 그만 구명보트를
잃어버리게 되는데, 되돌아가 톰을 구출하지만 햇볕 때문에 톰은 심한 화상을 입고 마르쥬의 간호를 받는다.
필립에 대한 톰의 컴플렉스는 점점 무서운 증오로 변하고 필립은 이런 톰을 떠보기 위해 여러가지 질문을 한다.
이에 톰은 필립에게 직접 그를 죽인 뒤 싸인과 필립의 타자기를 이용해 재산을 가로챌 수 있다며 엄포를 놓는다.
밤에 톰은 여자의 귀걸이를 몰래 필립의 옷속에 집어 넣고, 결국 이것이 화근이 되어 필립과 마르쥬는 심하게
다툰 뒤 마르쥬가 배에서 내려버린다. 그리고 파도가 치는 날 톰과 포커를 치던 필립은 귀걸이와 재산을
가로챈다는 말을 계속하다 갑자기 톰이 필립을 찔러 죽이고 만다. 톰은 필립의 시체를 우의를 싼 다음 와이어에
묶어 바닷속에 쳐넣은 다음 육지로 올라와 필립의 신분증면서를 위조하고 그의 싸인도 똑같이 쓸 수 있게 연습하고
목소리까지 똑같이 한다. 이렇게 필립 행세를 하면서 돈을 인출하고숨어 살던 톰에게 필립을 만나러 필립의 친구인
프레디(Freddy Miles 빌 키어스)가 찾아와 들통나자, 프레디도 살해하게 된다. 그리고 프레디의 살해범을 필립으로
위장시킨 뒤 재산을 모두 마르쥬에게 주게하는 유언장과 함께 그가 자살한 것처럼 꾸며 경찰을 음험하게 따돌린다.
톰은 필립을 잃고 비탄에 빠진 마르쥬에게 접근하여 결국 자기 여자로 만든다. 그러나 죄는 숨길 수 없는 법. 결과는
엉뚱한 데서 나타난다. 미국에서 필립의 아버지가 마르쥬를 만나기 위해 오게 되어 그와 마르쥬는 요트를 팔기 위해
배를 육지로 끌어낸 순간 스큐류에 감긴 와이어에 묶인 시체가 글려 올라온다. 경찰은 톰이 있는 해변으로 가서
그를 불러 달라고 한다. 전화가 왔다는 소리에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일광욕을 즐기던 톰은 일어선다. 자신이 필립인
양 착각을 하면서.
영국의 여류 추리작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을 풀 주곤과 르네 클레망이 공동으로 각색하여 당시 대두됐던
뉴벨바그파에게 클레망 감독이 도전장을 낸 서스펜스 드라마. 야망을 채우기 위해 어떤 짓도 할 수 있는 한 젊은이의
완전 범죄가 드라마틱하게 붕괴되는 과정을 그려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킨 작품으로 당시만 해도 신인이었던
25세의 알랑 드롱의 인기를 결정지웠으며, 니노 로타의 유명한 주제곡과 함께 앙리 도카에의 카메라는 지중해와
나폴리 근교의 풍랑을 아름답고 리얼하게 포착하고 있다. 가난하게 자란 톰이 엄청난 부와 사랑을 차지한 승리감에
젖어 해변 가득히 부서지는 햇살을 만끽하고 있을 때 경찰이 그를 체포하러 오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다.
99년에 안소니 밍겔라 감독이 리메이크 한 작품이 <리플리>이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 내리쬐는 태양, 그 아래 떠 다니는 흰 보트위에 앉아있던 알랭들롱의 강렬한 눈빛. 니노 로타의 기타 연주곡까지 흘러 올드 영화팬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고전, <태양은 가득히>. 3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이 영화는 일단 재미있다.
40분정도 지속되는 바다위의 장면에선 계급간 긴장감이 팽팽하게 감돌고 그 뒤에 살인을 은폐해가는 알랭 들롱의 얘기도 스릴있다. 50년대 중반 프랑스의 일군의 영화평론가들이 누벨바그 운동을 일으키며 가장 많은 비판을 퍼부었던 감독이 바로 르네끌레망이었던 점을 생각한다면 끌레망은 이 영화를 "영화의 교과서"처럼 정석대로 만들어 누벨바그 감독들에게 뭔가 보여주려고 했던 것같다.
당시 누벨바그 작가들은 끌레망의 대표작처럼 불리던 <금지된 장난>(1952)이 문학작품을 각색한 "잘 만든 문학 시나리오"일 뿐, 감독의 작품, 작가의 영화가 아니라고 비판을 퍼 부었다. 끌레망은 형식의 파괴를 부르짖는 누벨바그에 맞서기라도 하듯 이 영화를 꽉 짜여진 줄거리와 완벽한 서스펜스 플릇이라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어 냈다. 패트리샤 하이스미스라는 여류 추리소설가의 작품이 원작이다.
배경은 이탈리아의 로마와 몽쥬베르.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톰 리플리에게 부잣집아들 필립은 어렸을 때부터 친구인 동시에 반드시 그가 넘어서야 할 존재다. 필립이이탈리아로 와 마르쥬라는 여자와 사랑에 빠지고 미국에 돌아올 생각을 하지않자 피립의 아버지는 5천달러를 주기로 약속하고 톰을 이탈리아로 보낸다. 하지만 필립은 돌아 갈듯 하면서 오히려 톰을 하인처럼 데리고 다닌다. 필립은 톰이 옆에 있든 말든 마르쥬와 사랑을 나누고 자신의 옷과 구두를 신어본 톰에게 당장 옷을 벗으라고 말한다. 톰은 남몰래 마르쥬에게 사랑을 느낀다.
어느날 톰과 필립. 마르쥬는 "마르쥬호"라는 개인요트를 타고 타우르미나까지 바다여행에 나선다. 이만큼 계급적으로 나뉘어진 인간들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장면은 찾기 힘들 것같다. 피부를 태워 버릴 듯 강렬한 태양아래서 정사를 벌이는 필립과 마르쥬의 모습이 크게 잡히고 한 구석에는 셔츠로 얼굴을 가려버리고 무심하게누워있는 톰의 모습이 보인다. 게다가 필립은 장난으로 톰을 구명보트에 가둬놓고 몇시간씩 태양아래 내버려 두기도 한다. "장난 이었어 미안해"라는 필립의 말에 "바다에 익숙하지 못한 내가 잘못이다"라고 톰은 대답한다.여기까지 톰의 모습은 처절하게 비굴하다. 그러나 마르쥬가 필립과 다투고 육지에 내려버린 사이 톰과 필립사이에 짧은 심리전이 오가고 톰은 오래전부터 꿈꿔 왔던대로 필립을 없애 버린다.
필립의 시체를 바다에 버린 톰은 이제 완벽하게 필립으로 변한다. 여권을 위조하고무수히 싸인을 연습해 필립의 돈을 찾는다. 하지만 필립의 친구인 프레디가 이 사실을 눈치채고 톰은 두번째 살인을 저지른다. 마침내 톰은 마르쥬의 마음까지 손에 넣게 됐지만 영화의 마지막 다시 한번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 영화를 찍을 당시 알랭 들롱은 25살이었다. 지금보다 훨씬 마르고 그리스 조각처럼 날카롭게 선 콧대와 짙은 눈썹을 지닌 그의 모습은 비굴하게라도 자신의 가난한 신분에서 탈출하려는 야심적인 톰역에 너무너무 어울린다. 러닝타임 117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