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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여고 논술동아리
 
 
 
카페 게시글
류근하 선생님방 스크랩 2002년 고려대학교 수시1
류근하 추천 0 조회 73 08.06.12 08:1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논제> 아래의 예시문을 읽고 전체적으로 관련되는 주제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 제목란에는 주제에 맞는 제목을 쓴다.
· 각 예시문에 들어있는 중심적인 내용이나 견해가 모두 포함되도록 작성한다.

<유의사항>

1. 답안에는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는 표현은 쓰지 말 것.
2. 답안은 한글로 작성할 것.
3. 분량은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안팎(±100자)이 되게 할 것.

(1) 싱크대에서 다섯 발자국쯤 걸어가면 사무용 책상 두 개가 벽을 바라보며 앉아 있고 그 위엔 으레 그래야 하는 것처럼 컴퓨터와 모니터, 프린터, 스캐너 등속이 자리잡고 있다. 소형 스피커 두 개는 컴퓨터와 연결되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물론 TV와 비디오도 비슷한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컴퓨터가 없으면 음악도 영상도 없다. 그러니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컴퓨터를 켜는 일이다. 물론 자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는 일도 그것을 끄는 일이다. 창이 없는 이 방에서 컴퓨터는 내 창이다. 거기에서 빛이 나오고 소리가 들려오고 음악이 나온다. 그곳으로 세상을 엿보고 세상도 그 창으로 내 삶을 훔쳐본다.

- 김영하, 「바람이 분다」

(2) It is widely believed that technological society is condemned to authoritarian management, mindless work, and equally mindless consumption. Social critics claim that technical rationality and human values contend for the soul of modern man. My theme is the possibility of a truly radical reform of industrial society.

I argue that the degradation of labor, education, and the environment is rooted not in technology itself but in the antidemocratic values that govern technological development. Reforms that ignore this fact will fail, including such popular notions as a simplified lifestyle or spiritual renewal. Desirable as these goals may be, no fundamental progress can occur in a society that sacrifices millions of individuals to production.

A good society should enlarge the personal freedom of its members while enabling them to participate effectively in a widening range of public activities. At the highest level, public life involves choices about what it means to be human. Today these choices are increasingly mediated by technical decisions. What human beings are and will become is decided in the shape of our tools no less than in the action of statesmen and political movements. The design of technology is thus an ontological decision fraught with political consequences. The exclusion of the vast majority from participation in this decision is the underlying cause of many of our problems.

- Andrew Feenberg, Critical Theory of Technology

(3) 도시는 에어컨이나 쇼핑몰 같은 과학기술적인 변화 덕분에 기후에 대한 내성을 키워가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미국이나 그 밖의 발전한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들은 생태계를 통제하지 못하여 자연발생적인 강우, 땅위를 흐르는 빗물, 기온 그리고 이러한 변수들의 극단적인 양상에 종속되어 살아가는 지역들이 온난화에 가장 취약하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산업국가의 경제활동 대부분은 기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집중치료 병원, 지하채광, 실험실, 통신, 중공업, 마이크로 전자산업 등의 부문은 아마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사업지를 선정하면서, 이를테면 바르샤바로 할 것이냐 홍콩으로 할 것이냐를 결정하면서 기온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야 하는 사업은 거의 없을 것이다.

- 윌리암 노드하우스, 「온실 경제학」

(4) 수세기 동안 인간은 시간을 측정하는 보다 좋은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해 왔다. 중세 시대에 모래시계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고, 해시계도 날이 흐릴 때는 쓸모가 없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갖가지 진기한 방법이 동원되었다. 영국의 알프레드 대왕의 경우 초를 똑같은 길이로 잘라 가지고 다녔다. 시간의 경과를 측정하기 위해 초를 하나씩 차례로 켰던 것이다. 기계식 시계의 발명에는 정례화된 기도 시간과 생활을 중시하는 수도원의 수도사들이 기여한 바 크다. 수도사들은 하루 일곱 차례의 기도 시간을 알려주는 수도원의 종을 일정한 간격으로 칠 수 있도록 정확한 시간을 알아야 했다.

17세기에 이르러 추시계의 발명으로 공공장소의 대형 시계를 비롯한 다양한 시계가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이제 시간을 지킨다는 것은 시간을 할애하고 또 시간을 배분하는 것으로 변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신체적 리듬을 따르기보다는 시계의 기계적 시간을 따르기 시작한 것이다. 허기질 때보다는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였고, 졸릴 때보다는 취침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 세상사는 순차적이 되었고, '시계처럼 규칙적'이라는 말이 일상적 표현이 되었다. 오늘날에도 우리 사회는 시간에 집착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수많은 시계와 달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아마도 그렇게 나쁜 현상만은 아닐 것이다. 어떤 작가가 말한 바와 같이 시간은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일어나는 것을 막아 주는 신의 섭리이기 때문이다.

- 빌 맥레인, {물고기는 물을 먹는가?}

(5) Global civil society is in one sense a separate social system growing up around international society and giving rise to regimes of its own. Even so, its emergence has far-reaching implications for the dynamics of international society because it provides a social base for nonstate actors that helps them to participate effectively in the creation and operation of international regimes, which in turn influence the character of international society. The emergence of a global civil society is partly a simple matter of material resources. The introduction of the fax machine and the dramatic growth of the World Wide Web, largely as a function of global civil society rather than international society, has allowed nonstate actors to forge effective global alliances that are not subject to national governmental control.

- Oran R. Young, "Global Governance"


 

1. 출제의도

고대 희랍인들에게 기술이란 단지 특정 목적에 쓰이는 유용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었다. 신발을 제작하는 기술은 발을 보호하는 목적에서, 집을 제작하는 기술은 쾌적한 거주라는 목적에서 이루어졌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기술의 본래적 의미는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고 자신의 삶을 편안하게 한다는 목적에 유용한 수단이라는 점에 있다. 그러나 고도의 기술문명에 의해 지탱되는 현대 사회의 곳곳에서 인간의 편안한 삶을 위한 도구가 거꾸로 자신의 목적을 지배하는 전도된 현상들이 관찰되고 있다. 개인의 생활방식은 물론이고, 한 시대의 표상방식, 그리고 사람과 사람간의 사회적 관계의 형식조차도 기술의 직·간접적 지배하에 놓여있다. 따라서 기술의 원래의 의미를 반성해 보고, 이 무서운, 그러나 유용한 도구를 잘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은 기술문명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 하겠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논술시험은 기술문명과 인간의 삶에 대한 응시자들의 의식을 묻고자 했다.

모든 논술시험이 그렇듯이 이번 역시 주어진 논제에 대한 특정 규범적 판단을 (예를 들어 기술폐기론이나 기술불가피론)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또한 이에 대한 수험생들의 지식과 정보의 양을 측정하고자 했던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응시자가 주어진 여러 사태를 비교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분석하고, 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는 종합적, 포괄적 사고능력이 있는가의 여부이다. 이를 평가하기 위해 출제진은 다섯 개의 비교적 많은 제시문을 마련하였다. 이들은 일견 직접적인 관련을 갖지 않는 듯이 보이며,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중심개념 또한 주어지지 않았다. 이것의 발견은 오히려 응시자에게 하나의 과제로 던져지고 있는데, 이는 문제의 제기가 사고의 참된 출발이며, 적절한 물음을 던지는 것이 던져진 물음에 답하는 것보다 더 생산적인 사유과정이라는 출제진의 생각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므로 응시자에게는 다섯 가지의 제시문에 나타난 사태 내지 주장을 분석하여 스스로 문제를 찾아낼 것이,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한 분석과 해명을 통해 가능한 해결책까지 궁리해 볼 것이 기대된다. 물론 이 사고의 과정은 모순과 비약 없이 잘 짜여진 논리적 구성물로 쓰여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종합적 사고능력과 그것의 논리적 표현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이번 출제의 중심적인 의도였다. 왜냐하면 이 능력은 대학에서의 정상적인 학업수행을 위한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이번 출제가 고교과정의 학생들에게 종합적 사고능력의 배양에 관심을 기울이게끔 하는 계기가 되기를, 그리고 이를 통해 고교 교육정상화에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II. 문제 해설

1. 논제에 대한 이해

본 논술의 예시문은 공통적으로 기술문명의 발전에 의해 인간의 삶의 양식이 변화하는 것을 다양한 관점에서 보여 주고 있다. 논제에서 요구하는 것은 예시문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주제를 선정하여 논술하는 것으로서 학생들이 예시문을 읽고 이에 대한 공통적인 주제를 파악하여 자신의 주장을 논술하는 것이다. 문제에서 요구하고 있는 것은 먼저 5개의 예시문에 전체적으로 관련된 내용이나 견해를 정리하여 자신의 논술문을 작성하기 위해 제목을 정하고, 다음으로 예시문에 나타난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이해하여 그 내용들이 논술문 안에 포함되도록 논술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논술은 자신의 주장이 드러나야 하기 때문에 이를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게 된다.

이 논술의 주제는 과학기술문명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것을 밝히는 것이다. 과학기술이 발전됨으로써 인간의 삶은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여러 가지 차원에서 검토될 수 있다. 먼저 시계의 발명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기술의 변화는 인간의 삶에 인식론적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시계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본능이나 자연현상에 의해 반응하기보다는 시간이라는 관념에 따라 반응하게 되었다. 다음으로 구체적인 일상의 체험에서는 기술문명의 발전으로 인한 새로운 삶의 양태가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어 컴퓨터의 등장으로 현대인들의 일과는 컴퓨터에 접속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는 새로운 인간 생활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들은 환경을 극복하기 시작했고, 자연적 조건을 인간에게 편리한 인공적 조건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에어컨과 히터의 등장으로 계절의 변화에 관계 없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고, 도시화와 건물중심의 삶은 자연환경의 조건을 무시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인공적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자연환경을 변형시키고, 왜곡할 수 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환경이 파괴되는 모순을 나타내게 된다. 또 다른 측면은 인간의 사회적, 정치적 관계가 변화하게 되는 것으로 정보화로 인한 시민사회의 발전을 들 수 있다. 인터넷과 팩스 등의 기술 및 기기의 보급은 국가중심적 교류가 아니라 시민단체간의 국제교류를 증진시켰고, 이는 국제적 규범의 중요성과 국가를 초월한 시민운동의 가능성을 확대시켰다. 이러한 현상은 정보화로 인한 민주정치의 가능성을 확대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기술문명의 발전은 긍정적으로 활용할 때에는 시민참여 기능이 확대될 수도 있지만, 부정적으로 적용될 때에는 시민들의 참여를 배제하고 정치권력의 독점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 논술에서는 과학기술의 변화에 따른 인간의 사회적, 개인적, 정치적 삶의 변화를 예시문에 의거해 분석하고,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밝히는 것이 요구된다. 더 나아가 과학문명의 발전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평가 및 전망을 논술하는 것도 가능하다.

2. 출전에 대한 이해

이번 논술은 다섯 개의 예시문으로 구성되었는데, 모두 과학기술 문명의 발전에 따른 인간 삶의 변화를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연결시키는 글들이다. 각각의 글들에 대한 저자 및 작품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1) 김영하, 「바람이 분다」

김영하는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작가로 등단하여 젊은 감성과 현대적 감각을 표출하는 신세대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집으로는 단편소설집 『엘리베이터에 낀 남자는 어떻게 되었을까』와 장편소설 『아랑은 왜』 등이 있다. 「바람이 분다」는 그의 단편소설집에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은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불법 복제하여 판매하는 사업을 하는 젊은이와 그의 사업을 도와주는 사무원이 인터넷을 통해 구직을 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묘사함으로써 현대인의 불안정한 삶의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예시문에 나타난 내용도 현대인의 삶이 컴퓨터, TV, 비디오 등에 연결되어 그것을 통해서만 세상과 연결되는 삶의 일상을 서술한 것이다.

(2) Andrew Feenberg, Critical Theory of Technology

Andrew Feenberg는 미국 샌디에고 주립대학 철학과 교수로서 기술문명과 현대인의 삶에 대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Lukacs, Marx and the Sources of Critical Theory 등이 있다.

이 저서에서는 기술문명의 발전이 중립적인 것이 아니고, 특정 산업사회의 문명적 가치를 구현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기술에 대한 문명적 비판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본 예시문에서도 노동, 교육, 환경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기술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고, 비민주적 가치관이 기술발전과 연결되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기술의 발전을 민주적인 정치결과를 초래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3) 윌리암 노드하우스, 「온실 경제학」

William Nordhouse는 예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서 Economist지에 기고한 이 글의 원 제목은 "Greenhouse Economics: Count Before You Leap"이다. 이 예시문은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허울뿐인 세계화』에서 인용된 것을 발췌한 것이다. 이 글은 지구환경의 문제가 기술의 발전으로 나타나지만 인간들이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인공적으로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환경 파괴를 덜 인식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산업화된 국가에서는 환경의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게 되고, 지구환경의 폐해에 대해 무관심하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중심의 과학기술 발전을 상정하지 않으면 과학기술의 발전이 심각한 재앙으로 연결되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4) 빌 맥레인, 『물고기는 물을 먹는가?』

Bill McLain은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 클라라에 있는 제록스 회사에서 웹 매스터로 근무하면서 정보기술과 사회에 관한 저술 및 평론활동을 하고 있다. 맥레인은 『물고기는 물을 먹는가? (Do Fish Drink Water?)』에서 다양한 자연 및 사회현상에 대한 의문들에 답하고 있다. 이 예시문은 '줄루 시간'이라고 하는 소제목 하에 시계의 발명과 인간의 시간 인식에 대한 관계를 설명한 것을 발췌한 것이다. 우리가 흔히 시간의 관념이 자연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시간은 시계의 발명에 의해 관념화되고 우리의 행위를 규율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5) Oran R. Young, "Global Governance"

Oran R. Young은 다트머스 대학에서 환경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International Cooperation: Building Regimes for Natural Resources and the Environment 등의 저서가 있고,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 규범 및 질서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이 논문은 그의 편저 Global Governance에 수록된 것으로서 환경문제가 어떻게 국제질서의 규범으로 등장하게 되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이 예시문에서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팩스 및 인터넷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시민단체들이 세계적인 활동을 펼 수 있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시민운동이 연계를 맺어 활발하게 전개되는 것은 바로 기술의 발전이라는 물질적인 조건이 충족됨으로써 확산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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