鷄肋(계륵 닭鷄,갈비肋)
중학교때 한문선생님 기억납니까? 그런데 대체로 한문선생님들은 잘생겼거나 무지 예뻐요 안 그래요? 한문 시간 첫 시간 그 멋진 한문 선생님에게 반해서 수업을 들었는데 그 멋진 선생님이 부수 몇 개 가르쳐 주시더니 다음 주까지 외워 오라고 하시곤 방심하고 있는 우리들은 폭력으로 다스렸지요 그 부수란 것이 뭐라고...
그런데 부수가 한자의 뜻을 나타낼 경우가 많이 있죠.
닭 계(鷄)자는 부수가 새 조(鳥)이지요, 즉 새와 관계있는 글자란 얘기죠, 새 조(鳥)가 들어가는 다른 한자는 무엇이 있나요?
비둘기 구(鳩)가 있네요, 야구 경기 보았죠? 머리 맞대고 구호 외치는 것, 꼭 비둘기가 머리 맞대고 모이 먹는 모습같지요. 그래서 머리맞대고 진지하게 회의하는 모습을 구수회의(鳩首會議)라고 합니다. 봉황(鳳凰)새의 봉(鳳), 압구정(鴨鷗亭)동이라 할 때는 오리 압(鴨), 기러기 구(鷗)자를 쓰지요. 원앙(鴛鴦)새, 상상 속의 무지하게 큰 새 대붕(大鵬)이라 할 때 붕(鵬) 설이나 대보름에 날리는 방패연(鳶), 가오리연(鳶), 또 우리나라 성씨(姓氏)중 전혀 없을 것 같은 성씨(姓氏)인 궉(↓)씨는 꿩 궉(↓)자를 씁니다.
월(月)변은 달이라는 뜻도 있지만 고기 육(肉)의 변형이기도 하지요. 따라서 달 월(月)자가 들어간 한자는 사람의 신체(身體) 장기(臟器)인 경우가 많지요.
달이라는 뜻의 글자는 있을 유(有), 초하루 그믐을 뜻하는 삭(朔), 낭만(浪漫)이라 할 때 밝을낭(朗) 물론 낭만이란 말은 영어의 로망을 일본어로 취음하여 한자로 바꾼 것을 우리나라에서는 낭만이라고 있는 것이지요. 바라보다 기대하다의 망(望), 아침 조(朝), 약속할 기(期)자 등이 달 월(月)변의 글자들이지요
육(肉)의 변형 月이 포함된 글자는 갈비 륵(肋)자 늑막염(肋膜炎)이라고 들어 봤나요 모든 뼈는 얇은 막으로 싸여 있고 그 막에 근육이 붙어있는데 몹시 피곤하거나 심한 운동으로 갈비뼈와 갈비뼈의 막 즉 늑막(肋膜)의 사이가 벌어져 그 공간으로 체액이 고이고 염증이 생기는 것을 늑막염이라 하지요. 걸려 보았나요 늑막염 죽이지요. 오른쪽에 늑막염이 생기면 오른 손을 들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오지요. 기침 재채기는 물론 웃음조차 고통을 받는답니다. 그래서 늑막염 환자 병문안 가면 재미있어요 가서 우스운 얘기 한 번 해 주세요 이를 악물고는 원수를 꼭 갚겠다는 표정으로 여러분을 노려 볼 겁니다. 그러면 간지럽히고 도망오면 됩니다. 오른 쪽 갈비뼈 밑에 자리잡고 우리 피 속의 노폐물을 정화하는 간(肝)이 있고,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위(胃),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산소를 받아들이는 허파 폐(肺), 작은 창자 큰 창자의 장(腸), 생각하는 뇌(腦), 허파와 심장이 있는 가슴 흉(胸), 뱃속의 아니 태아(胎兒)의 배 태(胎)자 등이 있지요.
계륵(鷄肋) 닭갈비죠 고기 중에서는 갈비살이 가장 맛있답니다. 지방(脂肪)도 적고 살이 부드럽다지요. 그런데 갈비 살은 양이 적답니다. 포유동물의 갈비살이 적으면 새는 더 하겠지요 무게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갈비에는 살이 없고 두툼한 막 늑막(肋膜)만이 있을 뿐이지요. 춘천 닭갈비는 결국 갈비살이 아닌 닭고기를 조리해서 먹는 것일 뿐입니다
오래 전 들은 얘기라 정확할지는 모르겠지만 프랑스 사람들이 쇠고기를 30가지인가 분류해서 먹는답니다. 그래서 그것을 다른 나라에서는 따라 올 수 없는 발전된 음식 문화로 여기고 있었는데 우리 나라 얘기를 듣고 기가 죽었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백가지 이상으로 분류를 한답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보통 사람도 2∼30가지는 기억해낼 수 있을 거예요. 시작해 볼까요? 우선 다 알고 있는 갈비살, 가슴살, 안심, 사태, 아롱사태, 우둔, 설도, 등심도 세 가지에 꽃등심까지, 양지머리, 채끝, 우족, 소꼬리, 목살, 그리고 소골, 허파, 염통, 간, 곱창, 사골, 그리고 임신부의 철분 보충에 무지 좋다는 선지와 껍질을 조리한 수구레까지 기가 죽은 프랑스 사람들은 조리책을 뒤졌답니다. 그래서 한 가지 음식에 20가지인가의 재료가 들어가는 음식을 찾아서 자신들의 발달된 음식 문화를 자랑했는데 이에 흥분한 우리 나라의 조리사들이 궁중 음식를 연구해 보니 그보다 10가지이상의 재료가 더 들어가는 요리를 찾아냈답니다. 아시죠 신선로, 국물을 내는 데만 고기 종류가 세 가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또 신선로의 매력은 가운데의 통에 숯을 넣어 음식을 식지 않게 하는 것이지요.
완전히 말이 다른 곳으로 흘러와 버렸는데, 삼국지라는 책 알지요? 조조라는 사람이 나오는데 어느 전략적 요충지를 차지하고 주둔하고 있었지요. 그러나 그 지역은 식량 사정이 좋지 않아 군대를 주둔시키는 데는 엄청난 돈을 필요로 하고 있었지요. 조조는 고민에 빠져버릴 수 밖에 없었지요 계속 주둔하자니 힘들고 포기하자니 아까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져버렸지요. 어느 날 암호를 계륵(鷄肋)으로 정하자 머리좋은 병사가 조조의 마음을 읽어버렸답니다. 그 병사의 말대로 조조는 결국 지역을 포기하고 철수하지요 아무리 갈비살이라 해도 닭갈비에는 살이 전혀 없거든요 아무리 아까와도 버릴 수 밖에는 없지요.
따라서 계륵(鷄肋)이란 닭의 갈비에는 살이 전혀 없는데 또 명색이 맛좋은 갈비라 버리자니 아깝고 먹자니 입에 들어오는 것이 없는 그런 어정쩡한 상황을 말하지요.
꿩 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