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선: 서석면 터미널에서 율전초등까지
걷기: 홍천읍 서석면 터미널에서 율전삼거리
2015년 12월 26일 월요일 동지 지나 닷세
날씨 출발 시 서울 흐림, 홍천읍에 드문드문 비와 싸라기, 서석면 터미널 가는 눈, 그리고 오후 4시까지 눈이 오고, 먼산은 구름 속에 백지를 만들고 가까운 남쪽 편 산허리에 눈꽃으로 덮히다.
오늘 논어 이인(里仁)편의 4. 子曰苟志於仁矣 無惡也(자왈구지어인의 무악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진실로 인덕의 실행에 뜻을 둔다면 해로운 점이 없을 것이다. 5. 子曰 富與貴 是人之所欲也 不以其道得之 不處也(자왈 부여귀 시인지소욕야 불이기도득지 불처야) 貧與賤 是人之所惡也 不以其道得之 不去也(빈여천 시인지소오야 불이기도득지 불거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재물과 지위 그것은 누구나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당한 방법으로 그것을 얻는 것이 아니라면 지킬 가치가 없다. 가난하고 천한 그것은 누구나 싫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당연한 결과로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면 지킬 가치가 없다.
필사를 마치고 출발했다.
서울-홍천 버스(6,600원), 홍천-서석 시내 버스와 같다.
서석면에 내려 보니 참 오랜 만이라도 잘 아는 동네온 것 같다. 오면서 시내 버스를 탔으니 이리 저리 다닌 길은 생소 했고, 겨울 풍경도 생소했지만 서석면 버스 정류장은 반갑다. 그 정류장에 대기하면서 밥먹었던 식당은 그대로 있었기 때문이다.
검산 1리 검산 2리를 걸어가는 동안에 눈이 펑펑온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눈이 수북히 내렸지만 도로에 내려서는 비가 되었고 언덕에는 눈으로 덮히기 시작했다. 조금전에 버서 한 대가 서석면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첫째로 본 정류장 대기장은 검산보건진료소이다. 이때가 13:15분 정도 였다.
검산2릴 지났을때 율전리 14km라는 푯말을 보았다.
이 골짜기는 좁은 천을 따라 길을 낸 옛 국도이다. 이 길 주변에는 귀촌의 농가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장사를 위한 쉼터 또는 유원지식 음식점들이 많다. 이들은 계곡에 마루를 마련한 곳도 있다. 그리고 군에서 유원지로 만들어 여름에 손님을 받았지만 지금 겨울이라 장사조차 하지 않고 빈집같았다.
둘째 정류장은 생곡1리에 있었다. 여기서 간판에는 동암리-생곡1리-내면으로 되어 있다. 생곡1리에서는 앞에서 느끼지 못하였지만 오르막이라는 것을 느낄 정도이다. 이 골짜기는 길다, 그럼데도 군데 군데 넓은 들이 있다. 좋은 동네이다. 운두령이라는 간판이 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운두령(고개)는 내면에 있는 것이지 서석면이 있는 고개가 아니다. 이 긴 오르막 고개는 구룡령길이라고 한다. 이름이 구룡령인데 굽이치는 길이 아니라 미끄러운 길인데 마지막 고개길에는 180도회전이 두 번이나 있다. 상대월을 지나 그 오르막 길 첫 번째에 상수원보호구역 이라며 해발 550m로 되어 있다. 그리고 고개 꼭대기에 이르면 하뱃재(650m)로 되어 있다. 걷다보니 인왕산(338m)+남산(覓木山, 멱목산, 270)을 합한 높이보다 또는 수락산(638m)보다 높이 올라간 셈이다. 이 위에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아도 지난온 길 100m정도의 굽이길 이외는 눈 구름으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산속에 홀로 서있는 느낌 그리고 차들도 거의 다니지 않아, 한번 큰 고함을 질러 보았다. 메아리도 없고 소리가 하얀 눈 구름 속에 빠져들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한번더 큰 소리를 질렀다. 소리와 고함은 소통이 있어야 맛인데, 그저 무한 깊이 속에 함몰되어 그 끝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플라노네메 아이티아도 이와 같아서 플라톤이 포기했을까? 눈 구름이 걷히면 무엇인가 마주하고 있어서 대답해 줄 수 있을 것 같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눈구름 속에는 산도 계곡도 사라져 버렸기에 받아들일 어떠한 것도 없는 듯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고개 마루에 있는 나는 분명히 현존하고 있지 않는가? 바다에서 초원에서 사막에서 리좀의 흐름이 만든 생성으로 등장한 것이 고원이라고 한다면, 주변에 무한정한 깊이 속에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이 다시 내려가야 하지만 그 자리는 변곡점이란 것은 맞을 것이다.
이 하뱃재에서 눈길을 자세히 보니 바로 마주 하는 곳에 학교가 보인다. 이 고갯길을 조금 지나면 삼거리인데, 이 고갯길에 마을이 있었던 모양이다. 삼거리이니까. 4시이다. 음식점도 문이 닫혔고 지나가는 사람도 없다. 한 음식점을 두드려서 물으니, 여주인은 음식을 팔지 않는다고 퉁명스럽게 말하고, 버스가 오니 타고 가라고 한다. 그 여주인은 차가 이 시각에 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셈이다. 10분이란 신과 바지가 젖었고, 장갑도 젖었는데, 이 높이에서 곧바로 한기가 스며들었다. 다리를 놀리며 춤을 추는데 4시 10분에 차가 왔다. 얼마나 고마운지, 버스 안에는 손님 한사람이었다.
서석면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대기실에 앉은 자리에 전기방석으로 만들어 놓아서 몸을 녹였다. 그리고 홍천 직행행 버스 안에는 난방이 잘 되었다. 양말을 벗고 손수건으로 발가락을 마사지 했다. 그리고 홍천에서 서울 버스는 금방 잠이 들었는데, 버스안의 온기가 온옷과 몸을 말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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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건배사
‘최순실’ 건배사는 ‘(최)대한 마시자, (순)순히 마시자, (실)려 갈 때까지 마시자’는 의미다. 또 ‘위하야’는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위(하야)’, 최씨 조카 이름인 ‘장시호’ 건배사는 ‘(장)소불문, (시)간불문, (호)탕하게 마시자’는 뜻이라고 한다. [ 위(爲), 하야(下野)!]
청와대 만찬에서 ‘(비)전을 갖고, (행)하면, (기)적을 이룬다’며 건배사로 ‘비행기’를 외쳤다. 그러나 직장인들 사이에선 이를 비꼰 ‘(비)전도 없고, (행)실도 나쁘고, (기)가 찬다’란 의미의 ‘비행기’ 건배사가 유행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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