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폴 버호벤
출연: 아놀드 슈왈제네거(더글러스 퀘이드/하우저)
서기 2084년. 어느 신도시에서 광산일을 하고 사는 퀘이드는 로리라는 미모의 아내와 행복하게
살아가지만 밤마다 이상한 꿈을 꾸게 된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화성에서 이름도 알 수 없는
갈색머리의 아내와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이 자꾸 꿈으로 나타나자 퀘이드는 리콜이라는 여행사를
찾아간다. 이곳은 싼값으로 우주 여행을 다녀온 것처럼 뇌 속에 기억을 이식시켜줌으로써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중복해서 이식을 받을 경우 인체에 악영향을 주는데, 퀘이드 역시 이런 이유로 커다란 충격에서
깨어나 놀라운 사실들을 알게 된다. 지구의 식민지인 화성의 행정책임을 맡고 있는 코하겐은 지구의
혼란을 이용해서 화성을 자신의 왕국으로 삼고 독재를 마음껏 휘두른다. 오랫동안 코하겐의 오른팔로
일해오던 하우저는 어느 날 자신이 그동안 불의의 편에 서서 일해왔음을 깨닫고 코하겐에게
정면으로 맞선다. 코하겐은 하우저의 뇌에 퀘이드라는 인간의 기억을 이식시켜서 지구에서 살게
했는데, 아내 로리와 직장의 사장 해리, 그리고 동료들 모두가 코하겐의 부하들로, 자신을 감시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스포일러] 코하겐은 이들의 추격을 받으며 간신히 화성으로 달려가 꿈에서 만나곤 하던 갈색머리의
여자가 진짜 아내 멜리나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화성은 코하겐이 인간이 숨쉬는 대기를 제한시켜
반군과 정부군과의 전투가 한창인 혼란한 상황이었다. 또한 코하겐은 자신의 독재 통치를 유지하기
위해 외계인이 만든 자연 대기 제조장치를 숨기고 공기를 무기로 화성인들을 통제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태양광선으로부터의 해로운 물질을 차단하는 대기가 없어 많은 화성인들이 끔찍한
모습의 돌연변이로 태어나고 있었다. 퀘이드와 멜로나는 택시 기사에게 속아 코하겐에게 사로잡히고,
다시 정신 이식을 받는 위기일발을 맞지만, 극적으로 탈출한다. 멜로나와 공기제조장치를 가동하고,
이를 막으려던 코하겐은 도움밖으로 떨어져 처참하게 죽는다. 공기제조장치에서 내뿜는 엄청난
공기는 곧 지구와 같은 아름다운 대기가 조성되고, 퀘이드와 멜로나는 화성인들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에 흠뻑 취한다.
<블레이드 러너>로 유명한 SF 작가 필립 K. 딕(Philip K. Dick)의 원작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We Can Remember It For You Wholesale)>을 바탕으로, 화성과 지구를 무대로 기억 이식을
둘러싼 초액션 SF 영화. 이전까지 영화 제작비를 뛰어넘는 7000만 달러가 투입된 대작으로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수상했다. 제목 'Total Recall'은 원작의 제목이기도 한 '모든 기억을 팝니다'
라는 광고 카피를 가진 '기억이식회사'의 이름으로, 이는 실제 경험을 하지 않고, 간단히 기계
장치에 의해 기억을 이식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당초에는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연출을 맡을
예정으로 몇몇 초안을 짜놓기도 했지만, 결국 연출은 폴 베호벤 감독에게 넘어갔다. 주인공 역에는
제프 브리지스(Jeff Bridges), 패트릭 스웨이즈(Patrick Swayze), 리차드 드레이퍼스
(Richard Dreyfuss) 등이 고려되었으나 결국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로 최종 낙찰되었다.
그의 역할이 시나리오의 다른 초안에서는 온화한 성격의 회계사로 그려지기도 했다. 한편
이 영화는 과도한 폭력씬으로 X등급을 받았으나 몇몇 장면을 잘라내고 다시 R등급을 받아냈다.
버호벤 감독의 다음 작품인 <원초적 본능>으로 일약 세계적인 섹시 스타가 된 샤론 스톤이
그 뇌쇄적인 미모를 예고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촬영 중, 샤론 스톤은 베호벤 감독에게
그녀의 배역이 실제로 퀘이드와 결혼을 했는지 확실히 알 수 없다며 불평했다고 한다.
자니캡(Johnnycab)의 로봇 택시 차장은 배우인 로버트 피카르도(Robert Picardo)를 모델로
한 것이라고 한다. 그는 영화에서 노르웨이 국가를 휘파람으로 부른다.
이 영화는 익히 알려진 스토리와 다른 해석도 있다. 그것은 초반 주인공이 기억 이식의 부작용 이후
벌어지는 일들이 전부 현실이 아닌 그에게 이식된 꿈 속 이야기라는 것. 이 해석대로면 후반부 화성에서
펼쳐지는 모험들과 결말부의 대기 조성 장면은 모두 현실이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석하기 위해서
는 그 과정에 무리한 점도 없지 않다.
재미있는 사실들. 더글라스 아담스(Douglas Adams)의 '은하계로 가는 히치하이커의 가이드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라는 책을 보면, 지나치게 친절한 로봇 택시 차장,
그리고 자신의 위치를 발신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는 것, 가슴이 세 개인 창녀에
대한 얘기들이 나와 있다. / 퀘이드가 기억 이식 룸에 있는 것이 보여질 때 화성에 있는 지하
반응로의 컨셉 도면이 지나간다. / 퀘이드가 뚱뚱한 여인으로 차려입고 여권을 넘겨 줄 때,
그것은 실제로 그 여인을 연기했던 프리실라 알렌(Priscilla Allen)의 실제 여권이었다. 한편,
지하철 씬은 멕시코 시티의 차바카노(Chabacano) 역에서 주로 촬영되었다. / 퀘이드가 숙박하는
'브루베이커(Brubaker)' 호텔은 <카프리콘 프로젝트>에서 화성으로 위장 탐사를 떠나는 세 명의
승무원들 중 선장의 이름이다.
옥의 티. 크레딧에 원작자 필립 K. 딕(Philip K. Dick)의 이름이 'Phillip'로 잘못 표기되어 있다. /
첫 번째 섹스 씬에서 사람의 머리가 침대 뒤로 보인다. /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감압된다고 해서
영화에서처럼 사람의 몸이 터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저 질식해서 죽게 되는 게 고작이고, 코로
피가 흐르거나 모세혈관이 터지는 정도이다. / 라스트 리조트(the Last Resort)에서 병사들이
아무에게나 총을 쏴 댈 때, 녹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총에 맞기도 전에 가슴에 총상을 입고
1층의 방을 뛰쳐 나간다. / 지구와 화성간에는 상당한 거리차가 있음에도 리처(Ritcher)와 코하겐
(Cohagen)은 전혀 지연시간 없이 통화하고 있다. / 리처(마이클 아이언사이드)와 헬름
(마이클 챔피언)이 호텔의 서비스 엘리베이터 앞에서 로리가 퀘이드를 데리고 내려오기를
기다리다가 뭔가 잘못된 것을 알고 일반 엘리베이터로 뛰어가 타고 올라간다. 하지만 그들이
내리는 것은 서비스 엘리베이터였다. / 로리(샤론 스톤)가 퀘이드에게 총을 쏘기 직전 장갑을 끼고
있었는데, 쏜 다음에는 장갑이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