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리차드 도너
출연: 멜 깁슨(제리 플레처), 줄리아 로버트( 앨리스 슈턴)
What you know could kill you.
제리 플레쳐(멜 깁슨 분)는 뉴욕시의 영업용 택시 운전사로, 기억할 수 없는 과거의 공포에 휩싸여 살고 있다.
그는 근무 시간의 대부분을 승객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는 재미로 소일한다. 문제는 그가 들려주는 얘기들은
여러가지 엄청난 음모에 관한 것들인데 이들 음모는 단지 그의 가설에 입각한 스토리일 뿐이다. 식수에 섞여있다고
믿는 비금속원소 '플루오르'나 현행 국제 금융정책 등의 비밀에 관해 제리 플레쳐는 남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엘리스(줄리아 로버츠 분)는 법무성에 소속된 매우 헌신적인 변호사이며 뉴욕에서 일한다. 그녀에겐 하나의
강박관념이 있다. 저명한 연방 판사였던 그녀의 아버지는 몇년전 미스테리에 싸인 채 피살당했다. 엘리스는
아버지의 사인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물론 살인범의 신원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일에 전념하면서 아버지의 피살사건을 혼자 캐내고 있다. 엘리스는 제리의 이상한 주장들에 대해 차츰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제리에게 미묘한 애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제리는 닥터 조나스
(패트릭 스튜어트 분)란 정체 불명의 남자로부터 납치당한다. 닥터 조나스는 외관으로는 기품이 넘치는
사람으로서 정부기관에 소속된 정신병의사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그는 제리 자신만큼이나 제리의 기억이
감추고있는 비밀의 파편들을 잘 알고 있다고 자처하는 사람이다. 하마트면 죽을 뻔한 위기에서 살아난 제리는
닥터 조나스로부터 탈출하여 엘리스를 찾아간다.
긴박한 스릴과 호기심을 자아내는 내용, 여기에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첨가한 아주 재미있는 드라마. CIA의 비밀
프로젝트에 의해 암살범으로 변모했던 주인공이 사랑에 빠져 자신의 정체를 찾게 되고, 정부 조직의 음모를
파헤치는 내용인데, 멜 깁슨과 줄리아 로버츠의 매력이 돋보이며, 한눈 팔 수 없이 전개되는 흥미진진한
리차드 도너의 연출도 일품이다. 특히 그동한 영화에 자주 등장했던 경쾌한 곡 "Can't Take My Eyes Off You"를
주제곡으로 사용하여, 국내에서 빅히트를 했다.
원제 '컨스피러시 씨어리'는 '음모 이론'이라는 뜻으로, 영화 첫머리에 주인공 멜 깁슨이 택시 기사로 일하면서
고객들에게 온갖 'X 파일'급 이야기를 주절댈 때 나온다. CIA 국장 출신의 미국 대통령 부시가 '새로운 세계'를
주창하며 써먹었다는 이론, 즉 냉전이 가고 세계 초유의 국가가 된 미국의 정보 조직들이, 일거리 창출을 위해
자신들끼리 암투와 음모를 만든다는 이론을 말한다.
1997년 6월 1일자 '뉴스위크'지는 영화의 소재가 된 다음의 기사를 실었다. "우리 주변엔 음모 과대편집증이
도사리고 있다. 이 편집증에 빠진 사람은 이들 음모가 자신의 숨통을 조여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황당한 음모는 신문 등의 인쇄매체는 물론 인터넷을 통해서도 유포되며, 음모설(conspiracism)은 일종의
사종교같은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음모 편집증에 걸린 사람들 중엔 O.J 심슨이 일본의 마피아의 농간에
놀아났다고 믿는 사람도 있고 찰스 황태자가 신세계 질서의 꼭두각시라고 믿는 사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