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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이후 삼척문학통사(평론) : ’60년대 이전은 김영기 평론가께서 쓰고, ’60년대 이후는 이창식 교수가 26명분을 쓰고, 나중에 들어온 21명분(시 14, 아동문학 3, 수필 3, 소설 1)의 대표작품과 자료 정리를 급히 부탁을 받았다. 원고 기일이 촉박해서 입술이 부르트며 정리를 하느라 미흡한 점이 많다. 편집부측의 부탁 분량보다 되도록 원고 분량을 늘였으며(산문은 좀 더 양을 늘임), 기존 자료가 있는 분은 기존 자료를 간단히 소개하고, 저 나름대로 주제를 잡아서 평보다 작품 해설 위주로 글을 썼음을 밝힌다. 글 내용이 혹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이해바라며, 작가의 출생이나 경력, 그리고 철자가 잘못된 것이 있으면 책 편집 총책임을 맡아 고생하시는 정연휘 시인께 연락해서 고쳐주시기 바랍니다. 본 평론은 작가 개인이 필요시 복사해가서 사용하세요. <김진광이 쓴 21명분만 올림>
이창식(전반) / 김진광(후반)
<<<Ⅰ>> 일반시
36)강동수
강동수 시인은 삼척에서 출생하여 2002년부터 두타문학회에 가입, 그리고 서울의 서정마을과 우이시詩에 가입 활동 중이다. 2008년 『시와 산문』에 등단한 이후 2009년에 한국문인협회에서 주최한 대한민국 장애인문학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2010년에 제14회 구상솟대문학상을 수상한 차세대 삼척의 문학의 주축이 될 유망한 신인이다.
김년균은 대한민국 장애인문학상 심사평에서 당선작 「폐선」은 ‘폐선은 낡은 배와 늙어가는 아버지를 매개로 그 낡음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해낸 통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라고 했고, 구상솟대문학상 심사평에서는 당선작 「감자」는 ‘수상작은 감자를 통해 어머니의 삶의 무게와 깊이를 동시에 환유해내는 솜씨가 돋보인다.’고 했다.
김진광은 그의 시를 <감추어 둔 혹은 갇힌 것을 통한 갈등과 현실의 소통>이란 주제를 통하여 그의 대표작 중 몇 편을 언급하고 있다.「다락방」에서 작가는 격한 상황의 처리를 되도록 차분하게 독자들에게 의미를 전달하는 분위기 설정을 비롯한 문학적 장치를 하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하여 가진 자들이 못가진 자와 소외된 자를 위하여 사회적 소통이 필요함을 일깨워준다고 하였다. 박물관의 ‘유리관에 갇힌 설피’를 소재로 쓴 작품 ⌜설피雪皮⌟에서는 사물 의인화로 독자도 환상 속의 눈길을 걸어가는 착각을 느끼며, 또한 옛 것에 대한 그리움과 내가 걸어가야 할 현실 소통 로를 찾아 나선다. 그는 현실의 소외를 말하되 감정을 절제하며 논리가 아닌 다양한 시적 장치를 할 줄 아는 시인이다. 갇힌 것을 소재로 다룬 ‘플라토닉 러브’는 오늘날의 우리들 현실을 반작용으로 받아들인 모더니즘 계열의 도시라 볼 수 있으며, 일회용으로 물신화된 세계에 의해서 자아가 훼손되는 점을 경계 혹은 비판하고 있다. 강동수 시인의 시를 읽고 있으면 참신한 발상과 표현, 문학적 장치, 시의 의미성에서 늘 독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 즐겁다. 읽는 독자가 즐겁다는 것은 성공한 작품이라고 하였다.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 10편에서 참조요)
37)김규황
김규황(1948~ )시인은 삼척 적노리 출생이며 고향에서 한 때 삼척 4-H를 이끌어오는 등 농사를 지으며 시를 쓰는 농민 시인이다. 그래서 그의 시는 고향의 자연을 노래한 향토적인 것과 사랑을 주제로 한 시가 주류를 이룬다.
이 세상에 태어나 / 나에게로 온 당신 / 사랑하여 꽃보다 / 아름답게 피길 원해 / 저토록 밝게 떠오르는 / 동해바다 찬란한 일출 / 마음속에 풀어 놓고 / 그대의 가슴에다 / 사랑의 화신을 보내며 /붉은 입술 열어 / 사랑을 나누어 주면서 / 당신의 모든 것 / 사랑으로 잠재우며 / 행복의 나날 / 날마다 이어지길 빕니다 ( 「다락방」전문 )
위의 시는 사랑을 주제로 한 시에 속한다. 시인의 아내 사랑하는 마음을 ‘저토록 밝게 떠오르는 / 동해바다 찬란한 일출 / 마음속에 풀어 놓고 / 그대의 가슴에다 / 사랑의 화신을 보내며 /붉은 입술 열어 / 사랑을 나누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리고 아내의 희로애락 삶의 모든 것을 사랑으로 잠재우며 행복한 나날을 가꾸며 살아가려는 마음이 간절히 시에 내재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사랑을 주제로 한 시가 부부 외에도 산수유 꽃이 필 때, 당신을 사랑합니다, 포항 송도 해변에서 등이 있다. 김규황 시인은 하는 일도 많고 마당발이라서 활동적인데, 시 경력이 짧고 일상이 바빠서 인지 아직까지 시의 꽃을 활짝 피우지 못하고, 창작활동에도 몰입하지 못하고 있는 편이다. 앞으로 바쁜 시간이지만 쪼개어 사랑을 주제로 한 시, 특히 농민시인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해 본다.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 10편에서 참조요)
38) 김민정
김민정(1957- )시인은 삼척 도계읍 심포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로 상경하였다. 성균관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1985년에 『시조문학』백일장에 장원. 「예송리 해변에서」로 등단하여 1999년 한국공간 시인상과 2007년 나래시조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서울의 중학교에서 제자를 가르치고 있다.
이지엽은 김민정은 순수이미지스트라고 했다. 그의 작품은 시청각적 이미지와 자연친화적이고 부드러운 비유를 통하여 순수의 정점에 도달하고자하는 시인의 희원이 잘 나타나 있으며, 이는 자아 밖의 세계를 대결과 긴장으로 인식하지 않고 화해를 추구하는 정신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하였다. 문무학은 단시조 100편을 묶어 펴낸 『사랑하고 싶던 날』서평에서 그의 작품을 열정과 긍정의 미학이라 했다. 유성호는 2008년 발간한 시집 『영동선의 긴 봄날』서평에서 서정과 서사의 결속을 통해 부르는 사부곡思父曲이라 평했다.
김민정 시인이 2010년에 펴낸 수필집 『사람이 그리운 날엔 기차를 타라』는 도계 심포리에서 철도 건널목지기를 하다가 그곳에 묻힌 아버지의 삶이 묻어나는 철도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여 시와 희귀한 사진이 함께 어울린 그의 종합 작품집이라 할 수 있겠다. 「영동선의 긴 봄날」이라는 작품이 수필집 첫 작품 앞에 실렸다. 이 시는 4수로 된 연시조로 마지막 연에서 <세월이 좀 더 가면 당신이 계신 자리 / 우리들의 자리도 그 자리가 아닐까요 / 열차가 사람만 바꿔 태워 같은 길을 달리듯이>로 노래하여 한 때 번성했던 광산촌에 모두 떠나갔지만 아버지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이곳을 지키고 있으며, 아버지의 그 자리가 언젠가는 우리들의 자리이며, 열차가 사람을 바꿔 태우고 달리듯이 세월은 그렇게 흘러감을 읊은 인생과 아버지의 그리움을 노래한 철도관련 대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그의 단시조 중에는 함께 어울려 사는 삶을 노래한 글들이 많이 보인다. 그 중 「어라연 계곡」이 백미白眉이다. <청산을 / 넘지 못해 / 물소리로 / 우는 강물 // 강물을 / 건너지 못해 / 바람소리 / 우는 저 산 // 아득히 / 깊고도 푸른 정 / 한 세월을 삽니다(「어라연 계곡」 전문 )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 10편에서 참조요)
39) 김일두
김일두( 1953- )시인은 2002년 『문예한국』지를 통해 문학평론가이며 강원일보 논설위원인 김영기의 추천으로 등단 후, 현재 삼척예총부회장과 두타문학회장으로 지역의 문학과 예술 발전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고 있다.
김영기는 김일두의 작품에서 「공간대칭」은 존재와 사물의 대립관계에서 연관관계로 그린다. 거기에는 원죄의식도 내재되어 있다. 「마임」은 공간에서 배우가 마임을 하는 동작에서 인간들의 내면의 마임으로 연역해 볼 수 있다. 「봄을 잃은 대지」는 철장의 밖 또는 집안이 어떤 상황인가를 그리고 있다. 위의 작품들은 별개의 것이기도 하지만 연계되어 있으며, 존재와 존재의 관계, 존재와 사물의 관계를 진지하게 탐구하는 것은 새롭고 행복한 관계를 열망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머지 그의 대표작 몇 편을 <삶의 존재에 대한 물음과 답 찾기>란 주제로 살펴보기로 하자. 갱, 철암역은 탄광촌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갱」은 새벽 6시 미명인데도 시적자아는 아이러니하게 어둠이 짙다고 한다. 시적자아인 나는 광부이기도 하며, <여기가 어디인가 / 여기가 어디였던가 >하고 현재와 과거의 존재가 서 있는 혹은 서 있던 곳을 묻고 있다. <밖으로 밖으로 / 곡괭이질 해보지만 // 정작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 아무리 찾아도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존재인 시적 자아는 탄맥이나 금맥을 찾아 안으로 곡괭이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둠 속을 빠져 나올 탈출구를 찾고 있다. 이러한 맥락의 시로는 「이 밤에」가 있다. 선술집에서 애증의 술잔을 비우고 나면 빈병에 흔들리는 어둠이 들어온다. 그리움을 찾아 안개 속을 헤매는 밤 시적자아의 둥지에는 설움이 가득하다. 시 「철암역」은 역을 배경으로 한 시적 존재인 다방 여인과 사물인 화차의 관계를 그린 현실의 쓸쓸한 광산촌의 풍경을, 「정라항」은 항구를 배경으로 시적존재인 늙은 어부와 사물인 낡은 어선과 어항과의 관계를 그린 현실의 쓸쓸한 항구의 풍경을 시로 형상화하여 성공한 작품들이다. 이러한 풍경은 현실의 우리들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금 살펴본 몇 편의 시도 김영기 평론가가 앞에서 얘기한 존재와 존재의 관계, 존재와 사물의 관계로 해석이 가능하며, 삶의 존재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체험을 바탕으로 한 삶과 현실에서 진지하게 그 답을 찾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시는 나날이 발전해 가고 있다. 「대칭」은 우선 제목을 잘 정했고, 간결한 메타포로 된 좋은 작품이다. 우리는 철장 안의 사람을 죄인이라지만, 철장 안의 사람은 밖에 있는 사람들도 죄인이라 생각한다. 원죄의식 외에도 죄에 대하여 누구나 아주 자유로 울 수 없다. <유치장 / 철장 사이로 / 너와 나 / 마주하고 있다 // 나는 너를 죄인이라 한다 / 너도 나를 죄인이라 한다 // 너와 나 / 철장을 가운데 두고 / 공간 대칭의 존재 // 우리는 벗어날 수 없는 / 유치장 속 죄인이다 (「대칭」전문)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 10편에서 참조요)
40) 김형화
김형화( 1948- )시인은 1997년 『시와 산문』지에서 조병화, 박태진의 추천으로 등단 후 2001년에 서울시인상 수상하였고, 2001년 6인 공동시집 『Poeta Agora』을 발간, 2004년 시집 『꿈꾸는 오십천』을 발간했다. 그는 등단 전에 활동이 활발하였다. 5년제 삼척전문대학 시절에 ‘성成문학동인회’를 조직하여 회장을 맡았으며, 1966년에 성문학 1집을 발간하면서 ‘0시문학회’로 개칭하고 다시 2집까지 발간하였다. 그리고 1969년도에 삼척문학회( 현 두타문학회)창립회원으로 입회하였다.
이충이는 그의 시집 『꿈꾸는 오십천』에서 ‘되풀이 되는 존재, 그 일상의 흔적’이란 주제로 해설을 하였다. 그의 시 대부분은 고통 받는 삶에 대한 안타까운 질문이다. 우리가 살면서 무심코 지나쳐버리는 대상에 바짝 다가서 질문을 통해 내적 구체성을 찾아낸다. 이는 일상의 체험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한다.
그가 스스로 선정한 대표작 10편을 분석해보면, 시의 본질에 대한 사유로 불교와 물과 관련된 작품이 많음을 볼 수 있다. 불교와 관련된 작품으로 운문사 종소리, 검은 연꽃에 대한 느낌, 경행經行, 개화開花가 있다. 정유화는 「운문사 종소리」를 ‘세속과 탈속의 대립을 이루는 종소리’라고 했다. 이 시는 사물시의 전형으로 이미지가 구조적으로 탄탄하며 일출은 산문안과 산문 밖의 삶을 통합하여 광명의 세계, 곧 부처의 세계로 전환됨을 상징한다. ‘물의 이미지와 관련된 작품’은 꿈꾸는 오십천, 얼어붙은 강의 꿈 외에 춘설, 홍어와 라콤파르시타, 검은 연꽃에 대한 느낌, 안개의 방, 개화 등도 물과 관련이 있다. 그의 시를 읽으면 ‘는개, 이슬, 비, 내, 강, 바다’ 등 물의 변형된 삶을 만나게 된다. 그는 시집 자서에서 ‘떠나오면 돌아가고 싶고, 돌아가면 다시 떠나고 싶은 곳이 있다. 회귀의식이 반복되는 동안 고향은 풍화되어 간다. 오십천은 고향의 심장을 적시며 흘러가고 종내 바다에 이른다. 거기에서 내 상상의 일탈은 꿈이다’ 라고 하였다. 그의 대표작품 중에 좋은 작품의 하나인 「춘설」은 불교와 물의 이미지가 내재된 시로 춘설을 ‘흰머리 휘날리며 어머니 빈소로 돌아오는 아들’에 비유한 상상력과 메타포가 놀랍다. <집나간 아들 돌아옵니다 / 타향살이 오랜 세월만큼 / 아득한 들길 / 흰머리 흩날리며 돌아옵니다 / 어머니는 눈을 감고 / 넋은 구천으로 오르는데 / 아들은 아직 / 빈소殯所에 들지 못합니다( 「춘설」春雪 전문 )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 10편에서 참조요)
41)서순우
서순우( 1961- )시인은 삼척에서 출생하였으며, 2002년에 『문학과 세상』에 시로 등단하여, 다년간 삼척문인협회 사무국장(역임)과 두타문학회 사무국장을 맡아서 말없이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서순우 시인이 선정한 그의 대표작 10편을 <현실 속에서 꿈 찾기>란 주제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의 시의 특징을 찾아보면 단시가 없고 모두 호흡이 긴 이야기가 있는 서사시 구조이다. 고흐 당신에게, 무소유는 주인공에게 쓰는 대화체 편지글의 작품이다. 그리고 연 구분이 없다.
「고흐 당신에게」는 고흐의 자화상 그림 작품을 보면서 시적자아가 주인공에게 자신의 심정을 대화체로 쓴 작품이다. ‘~싶었소 / ~소’의 어미로 문장의 끝을 마치는데, 이것은 각운을 맞추어 리듬의 반복과 다정함과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은 소망을 성취하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의 해바라기를 자신의 정원에 옮겨오고 싶었소, 당신이 앉았던 의자에서 졸며 당신을 꿈꾸고 싶었소, 끝부분에는 <부디, 당신을 닮은 한 폭의 자화상처럼 / 나도 그리 살다가 가고 싶소>에서는 고흐처럼 예술세계를 걸어가고 싶은 작가의 의지가 나타난다. 앞의 시와 유사한 내용의 시로 종교가요 시인인 한용운을 떠올려 시적자아의 꿈을 노래한「용대리에서」가 있다. 「무소유」도 역시 법정스님을 보내고 시적자아가 이루고 싶은 꿈을 당신(법정스님)에게 쓴 여성적인 대화체 편지글의 시로 무소유에 대한 시적자아의 탐구이기도 하다.
「사직동 이야기」는 그립고 정겨운 어린 날 풍경화를 시청각적으로 잘 나타낸 작품이다. 소박한 꿈을 주제로 한 시로는 문득 내 역사는, 엄마가 있다. 「엄마」에서는 <나는 엄마보다 더 빨리 나이를 먹어가며 / 내 안에 다시 반으로 채워질 / 엄마라는 이름이 되고 싶다>, 「문득 내 역사는」에서는< 어느 작은 마을에서 / 아들딸 낳고 예쁘게 살다가 갔던 여자로 / 기억 되다가 >가 그러한 여인의 평범하고 소박한 꿈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내 나이 오십」 에서는 장맛비, 남루해진 내 살점, 여자에게 좋다는 붉은 자두나무 곁을 자꾸 서성이었다, 슬픈 유행가, 잠들 수 없었던 내 나이 오십 등의 어휘나 문장을 통하여 나이 먹으면서 변해가는 몸을 보면서 슬퍼지는 생각을 절실하게 시로 형상화했다. 그의 시는 모두 호흡이 긴 이야기가 있는 시의 구조이며, 연 구분이 없고, 대화체 편지글의 작품이 많아 타 시인들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더욱 정진한다면 이야기가 담긴 서사구조의 시로 크게 성공할 가능성이 보인다.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 10편에서 참조요)
42) 윤종영
윤종영(1959- )시인은 1996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시「세월」이 당선되어 등단하였으며, 시집『허공에도 집이 있다』를 발간했다.
강수는 그의 시집 『허공에도 집이 있다』해설 <허공에 집짓기 혹은 ‘그대’ 찾아 떠나는 수행>에서 이 시집은 무에서 유, 유에서 무를 찾아가는 과정이며, 그 핵심적 소재가 집이라 했다. 허공, 결국 허무虛無의 세계에 지어지는 집이 아이겠는가. 그는 부재중인 ‘그대’ 대신에 ‘자연’을 찾아간다. 그의 시 속에 자주 나오는 자연 즉 강과 산과 산의 나무 풀과 바다는 모두 시간과 공간 속에서 혼융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존재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각각의 상처를 치유받기도 하는 이상향이 된다고 하였다.
윤종영 시인이 선정한 그의 대표작 10편을 <물과 산의 이미지를 통한 깨달음과 화합>이란 주제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의 시의 특징을 찾아보면, 자연인 강과 산의 이미지를 통하여 깨달음과 화합의 세계를 지향하며, 대체로 이야기가 있는 서사구조의 호흡이 긴 산문시로 사물을 의인화한다.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세월」은 강와 세월을 나름대로 독특하게 결합시킨 성공작품이며, 깨달음과 세상의 모든 고통과 아픔을 치유해나가는 세월의 힘을 보여준다.<하늘과 땅 속으로 흐르고 산천의 안부를 두루 물으며 흐르는 강, 강에 분해된 나뭇잎과 풀들의 이름은 바다에서는 간이 섞인 짭짤한 이름으로 다시 불려지곤 한다. // 강에 몸을 풀어 바다로 갈거나. / 바다에 모인 나뭇잎, 풀들과 춤이나 출거나. / 강은 바다에서 어떻게 태어날까? /장마철에는 모든 것이 강을 따른다.>( 「세월」4~6연). 그는 한강의 상류 정선에서 태어나서 강과 낚시에 관한 작품이 많다. <강물에 어른거리는 것은 산과 강이 / 연인처럼 서로 깊이 사랑하기 때문이다. / 강의 소원은 산을 업고 먼 길을 세월처럼 / 흘러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행복하게 사는 일>(「밤낚시」4~6연 )에서는 강과 산이 함께 어울려 화합하는 세계가 개성적으로 황홀할 만치 아름답게 의인화 되어 있다. 그 외에도 「정라진에서」는 요즘 들어 바다에 고기가 잘 잡히지 않는 겨울 결빙된 정라항구의 풍경을 그렸지만, 바다와 등대와 빈 배와 어부와 갈매기는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며 화합하고 있다. 물의 이미지가 아닌, 산의 이미지의 작품으로 「산 속의 시낭송」과 「태백산, 그리고 겨울바람」이 있다. 「산 속의 시낭송」은 고인이 된 이출남 시인 댁 ‘범재포도원’에서 밤중에 산속에서 열린 두타시낭송회의 낭만을 시로 형상화 것으로, 시인들과 포도원의 과일과 산 숲이 주객일체의 합일을 시로 형상화 한 작품이다. 「태백산, 그리고 겨울바람」은 6행의 그의 드문 단시로 유에서 무를 찾아가는 허공에 집짓기에 해당하며, 불교적인 깨달음의 세계가 아닐까? <당신을 / 닮고 싶다고 조용히 / 읊조렸는데 / 나뭇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 엄청난 / 꾸중을 하시는 군요(「태백산, 그리고 겨울바람」전문)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 10편에서 참조요)
43) 이미숙
이미숙(1958- )시인은 2000년 『문예한국』지를 통해 삼척출신의 문학평론가 김영기의 추천으로 등단하였다.
김영기는 「7월의 밤바다는」달빛, 산마을, 월주, 환생, 파도(漁火) 등으로 연결되는 시어는 생명력을 나타내고, 온몸, 욕망, 생애 등의 시어는 정렬을 느끼게 한다. 숨을 쉬고 있고 살아있다는 상황을 증언하는 몸짓이다. 정열과 생명의 몸짓이 미덕이 되고 있다. 내면의 자아 발견은 그러나 그 의미망이 개성 있는 영토를 확보해야 한다. 앞으로 개성 있는 영토를 구축하는데 힘쓰면 좋은 시를 쓸 수 있겠다. 그것은 상식의 형식이 아닌 특성 있는 철학으로 뒷받침되면 좋겠다고 하였다.
이미숙 시인이 선정한 그의 대표작 10편을 <참신하고 개성 있는 시 쓰기>란 주제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의 시의 특징을 찾아보면, 문장과 문장 사이에 의미가 단절될 만큼 군더더기 설명 없이 시가 간결하며,「이러면 좋겠다1~2」처럼 즐겨 쓰는 반복법을 사용한 시는 물론 그렇지 아니한 시들도 시조 형식에 가까운 간결미로 하여 리듬이 잘 흐르며, 시의 그릇에 인생 연륜이 담긴 삶을 담으려는 노력이 보이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앞에서 추천을 해준 김영기 평론가가 지적한 개성 있는 시 쓰기와 상식이 아니고 진부한 사은유가 아닌 참신한 시 쓰기에 좀 더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가 발굴하여 지도 후 등단한지 강산이 한번 바뀐다는 10여년이의 세월이 지났는데도 별 진전이 없는 점이 부족한 점으로 지적할 수 있으며, 앞으로 살을 저미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극복하여야 할 과제가 아닐까. 그에 해당하는 시들은 황톳길 누운 들녘으로, 해국海菊, 이러면 좋겠다1~2, 살아있어 등이다.
이미숙은 ‘나의 문학세계’에서 나에게 시란 <불끈 솟아오르는 장엄한 불덩이 / 일출 장관 // 삶의 길을 걷다보면 / 불꽃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있다>고 하였다. 그의 시는 건강한 생명력이 있고 그의 삶의 욕망이 시 속에 보인다. 그러나 일출과 불꽃같은 욕망이 실제 시 쓰기에서는 행동화 되지 않고 있다. 날마다의 떠오르는 태양도 어제의 태양이 아니며, 시간과 공간에 따라서 다르며, 사은유의 언덕을 뛰어넘는 남과 다른 참신한 표현이 요구된다.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 10편에서 참조요)
44) 이봉자
이봉자( 1948- )시인은 2008년 월간『신문예』에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하였으며, 같은 해에 시집 『입김』을 출간 하였다.
홍윤기는 시집 해설에서 <언어 예술의 서정적 순수미>라는 주제로 그의 시를 조명하고 있다. 시 「겨울 해」는 시적 테크닉을 은은하게 순화시키는 메타포의 솜씨가 공감도를 드높이고 있는 우수한 작품이다. 「야생화」3~4연은 평범한 서정시가 아닌 예리한 풍자적 문명비평의 시세계며, 종래의 야생화 시와 달리 자연예찬이거나 낭만이 아닌 새로운 작품이다. 그리고 시 「폭포」에서도 화자는 폭포라는 자연경관을 상징적인 삶의 존재적 배경으로 설정하고, 인간의 삶의 양식에 대한 심도 있는 규명을 하는 독특한 시의 표현수법이 독자를 압도하고 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봉자 시인이 선정한 그의 대표작 10편을 <일상어와 비유적 이미지를 통한 시적 형상화>란 주제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의 시의 특징을 찾아보면, 일상어를 적절히 사용하여 시를 쓰며, 직유나 은유를 통한 비유적 이미지를 쓰며, 자기 나름대로의 개성있는 독특한 표현법이 그의 시의 장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작품이 모두 고르지 못하고 좋은 작품과 그렇지 않는 작품 수준의 차이가 큰 것이 그의 단점이기도 하다. 그러한 작품을 찾아서 다시 한 번 잘 다듬어서 청자나 백자 같은 좋은 작품을 만들기 바란다. 홍윤기 씨가 평하지 않은 작품 중에 좋은 작품이 눈에 먼에 번쩍 띈다. 공감각적이미지를 통한 동심과 모심母心이 묻어나는 가슴이 따뜻한 시이다. <들녘에 아지랑이 아른거려서 / 흙 속에 묻힌 잠 깨어나는가 // 처음으로 받아먹는 몇 숟갈의 햇볕은 / 참 따스하고 달디 달아서 // 어린 새싹들 머리 들어 올리고 / 참 세상 좋다, 저희들끼리만 소곤소곤 // 그 연약한 손은 보기도 측은하여서 / 밤새도록 가랑비 가랑가랑 내렸다 >( 「삼월」전문 )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 10편에서 참조요)
45) 정순란
정순란( 1961- )시인은 삼척에서 출생하였으며, 강원대 문예창작과를 늦깎이로 졸업하였으며, 2002년에 『문학과 세상』에 시로 등단하여, ‘글# 동아리’ 제1회 회장을 역임하고 청소년수련관 국어, 논술 강사를 하였으며, 현재 삼척문인협회 사무국장을 맡아서 일하고 있다.
정순란 시인이 선정한 그의 대표작 10편을 <사랑을 주제로 한 시>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의 시의 특징을 찾아보면, 단시가 거의 없고 대체로 호흡이 긴 시들이며, 산길을 걸으며 발상한 시들이 많고, 부부나 가족 혹은 꽃을 소재로 한 사랑과 행복에 관한 시가 많다. 이러한 시가 시의 대상 혹은 사물을 통하여 그 주제가 대부분 사랑으로 연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먼저, 부부나 가족 혹은 꽃을 소재로 한 사랑과 행복을 노래한 시로는 봄꽃 핀 오후, 태백산, 투쟁 앞에서, 6월 둘째 주 토요일 오후, 나에게 당신이 있다가 여기에 해당된다.「봄꽃 핀 오후」는 의인화 된 꽃(여인)의 유혹을 다룬 작품이다. <봄꽃에 유혹돼 흠뻑 물든 오후 / 화려한 꽃들의 손짓을 견디지 못한 나는 / 봉황산을 오르며 오래도록 놓아주지 않는 / 너에게 전화를 건다>(4연)에서는 꽃의 유혹에서 동화되어 연인에게 전화를 걸게 된다. 5연에서는 사랑과 꽃과 그리움에 대한 시적자아의 정의가 내려지고, 시의 끝연에서는 <이짧은 봄 / 흐트러지는 것이 어디 꽃만이겠는가>라는 물음으로 인하여 이 시가 벚꽃처럼 활짝 만개한다.
산길을 걸으며 발상한 시들로는 태백산, 가을의 노래, 억새에 묻힐까 단풍에 물들까, 용추가는 길이 있으며, 그 주제가 모두 사랑으로 연결된다. 「태백산」은 유일한 단시로단군의 천재단이 있는 태백산을 오르는 과정을 회화적으로 그리면서 연인과의 사랑을 노래한 시이다.<유난히도 빛깔 연한 태백 철쭉 / 하늘도 들판도 붉게 물든 6월 / 주목나무 사이 우리 사랑 흔들어준다 // 그대와 내가 철쭉으로 피어 / 구름으로 누워 있었다>(3~4연).
그는 ‘나의 문학세계’에서 <따가운 햇살을 견딘 열매들만이 달콤한 향기를 내뿜듯이, 희망은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꿈꾸는 자들의 것이리라>고 하였다. 참신한 은유와 비유적 이미지와 감동을 늘 염두에 두고 창작에 땀 흘린다면 멀지 않아 시의 꽃이 손을 펼 때마다 만개하리라.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 10편에서 참조요)
45) 조성돈
조성돈( 1953- )시인은 충북 청원군에서 출생하였으며, 2003년 삼척문화방송 창사 32주년 여성백일장과 2005년 강원여성문예경연대회에서 입상하여 글을 쓰기 시작하였으며, 강원대 문예창작과를 늦깎이로 졸업하고, 2008년에 『문학세계』에 시로 등단하였다.
류지연은 조성돈의 작품해설에서 <시간과 영원을 공유하는 실존의 미학>이란 주제로 시세계를 조명하고 있다. 과거지향과 여성의 섬세함, 과거지향을 통한 현실인식과 자아회복, 여성적 특유의 섬세한 소묘 그리기, 언어유희의 아름다운 삶의 근원으로 소주제를 나누어 해설을 하였다.
조성돈 시인이 선정한 그의 대표작 10편 중 되도록 앞에서 다루지 않은 작품을 중심으로 <비움과 채우기>란 주제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의 시의 특징을 찾아보면, 여성 특유의 감각적인 의성어와 의태어를 즐겨 사용하며, 자연을 대상으로 한 작품이 주류를 이루며, 과거의 아픔을 비움으로서 새로운 채움으로 재충전 한다. 먼저, 여성 특유의 감각적인 의성어와 의태어를 즐겨 사용하는 예를 들어보면 흔들흔들, 만지작만지작, 휘청휘청, 훌훌훌, 술술, 굽이굽이, 속살속살, 솔솔, 총총, 살랑살랑, 하르르 하르르, 바시시 바시시, 탁탁탁(의성어) 등이 있다. 의성어와 의태어는 청각적이미지와 시각적이미지를 통하여 시가 갖추어야할 요소의 하나인 회화성에 이바지 한다. 이러한 의태어가 그의 시에서는 대체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너무 과용은 시를 가볍게 하는 수도 있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과거의 아픔을 비움으로서 새로운 채움으로 재충전 하는 작품들을 살펴보겠다.「사라져 가는 것들」에서 인간의 욕망으로 잡으려 하면 할수록 이상의 파랑새는 현실에서 멀어져가며,「유년의 삽화」에서는 <고향에 간다한들 / 흔적 없이 사라져 / 만날 길 없는 / 그립고 그리운 집 / 마음이랑 꿈결에서 / 아른거리는 그 뜨락>(1연)이 그러하다. 신혼시절에 주말부부의 임 배웅을 강 하구 을숙도로 찾아오는 철새들에 비유해 쓴 「을숙도 연가」는 과거나 현실의 이별과 아픔을 딛고 새로움을 재충전하며, 마음의 빗장을 여는 마술사인 「술」에서나 한 30여년 함께 살다보니 고향이 아니지만 또 다른 터전이 고향이 되는 화끈한 성품「바닷가 사람들」을 통하여 그 아픔을 치유하고 있다.
항상 다정다감하고 나직한 목소리의 시인의 모습과 행동과 시가 일치한다. 그의 시는 대부분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자연을 소재로 하여 여성 특유의 소박하고 섬세한 이미지로 의미를 담아 시로 형상화 한다. 낭만과 원형에 대한 욕구로 과거 지향적이지만 현실인식과 자아회복을 위한 장치를 염두에 두고 시를 쓴다.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 10편에서 참조요)
47) 조의령
조의령( 1961- )시인은 삼척에서 출생하였으며, 강원대 문예창작과를 늦깎이로 졸업하여, 현재 강릉원주대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이며, 2008년에 『시사문단』에 시로 등단하였다.
조의령 시인이 선정한 그의 대표작 10편을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주제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의 시 중에는 가족 관련 시로 아버지의 나무, 언니가 있고, 사람과 만남으로 한 시는 그런 사람 만나고 싶다, 어느 시골 우체국이 있다. 여행에서 쓴 시로 페이스 페인팅, 여행이 있으며, 배움과 관련된 시는 캠프스에서, 7번째 습작노트가 있다. 그 외 아카시아가 있다. 가족 관련 시 「아버지의 나무」에서 하늘나라로 가신 아버지가 아쉬운 봄으로 와서 화자의 빈자리에 아픔이 되어 가슴 저리며, 그리고 다시 화자의 빈자리에 그리움의 꽃으로 피는 역설의 미학을 본다. <당신이 심으신 / 나무 한 그루 / 아쉬운 봄으로 옵니다 // 진달래꽃 피면 / 당신이 떠나신 / 빈자리 / 큰 아픔이 됩니다 // 손수 세워주신 / 등 굽은 어깨는 / 가슴 저리도록 남습니다 // 내 빈자리에 / 계절은 바뀌고 / 그리움이 꽃이 됩니다(「아버지의 나무」전문). 사람과 만남으로 한 시 「그런 사람 만나고 싶다」에서는 정이 든다는 건 서로 익숙해지는 일, 만날 친구, 사랑할 친구, 소박한 사랑을 노래 한다. 그리고 <이제는 노오란 은행잎이 져도 / 슬프지 않네 / 네게 속한 작은 일 감사함에 / 나는 벤치에 기대어 시를 읽을 것이다>고 끝을 맺고 있다. 배움과 관련된 시 「7번째 습작노트」는
<풀리지 않는 퍼즐을 맞추듯 / 먼 기억들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 보물 제 1호>가 비상을 꿈꾸고 있다. 이 모두가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조의령 시인은 7권이나 되는 시 습작노트와 만학에 불태우는 노력과 시내와 떨어져 있는 장호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두타시낭송회에 참석하는 열정이 놀랍다. 아직 시를 쓴 연륜이 짧고 대학원을 다니느라 바빠서 그가<나의 문학 세계>에서 말하였듯이 시 창작의 참신성과 개성적인 면에서 좀 부족하지만, 그 열정이면 앞으로 좋은 시를 쓰리라는 것을 기대해도 좋다.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 10편에서 참조요)
48) 최미라
최미라(1965- )시인은 2000년『문예비전』 조병화 시인 추천으로 등단하였으며, 독서논술 운영 및 논술강사를 하고 있다.
최미라 시인이 선정한 그의 대표작 10편을 <삶의 반성과 내려놓기>라는 주제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의 시 중에는 ‘삶의 반성 시’ 로는 가시, 베란다 치자나무, 까치집(혹은 자연사랑의 생태시), 별리, 바보상자의 소감이 있다. ‘내려놓기 혹은 비움’ 관련 시로는 공空, 그대에게, 근산동 오시는 길, 살아가는 방법론이 있다.
먼저, ‘삶의 반성 시’ 「별리」는 이별을 절절이 반성하며 이별의 아픔과 다시 만남을 기도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옷깃 스친 모든 인연이여 / 고마움과 그리움 이제야 전합니다 / 다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 만난다면 이번에 하늘이 무너진다 하여도 / 별리는 없기를 기도합니다>(끝연). 자연 사랑의 생태시로 미워하면 할수록 잊으려 하면 할수록 잊을 수 없는 가족이 사는 둥지로 대체되는 < 전신주 정수리에 / 까치가 둥지를 틀었다 / 사람들이 장대로 / 허물어 내면 또 짓는다 // 중략 // 내 마음 속에도 까치가 날아와 / 털어 버려도 털어 버려도 / 다시 사라 둥지를 튼다 / 장대로 내 칠수록 더 큰 둥지를 튼다 ( 「까치집」일부)
까치집은 그의 대표작 중에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다음은 ‘내려놓기 혹은 비움’ 관련 시로
< 거꾸로 흔들어 보아도 / 십전만한 욕심도 없는 마음으로 살고 싶다 >( 「공空」1연 ), < 그저 변하지 않는 것은 / 내안에 온화와 사랑의 빛을 지나 / 하늘일까. 텅 비어있는 듯한 / 텅 비어 충만한 그 자리 / 너무도 그득한 충만 함 (「그대에게」끝연 ), 시적자아가 사는 마을 키 작은 함석지붕 빨간 우체통 어줍은 시인이 사는 곳 < 생각의 뿌리가 솎아지지 않은 시절 / 누군가 이야기 들려주고 싶은 / 가만히 나뭇잎 새소리 듣고 싶은 그 날 / 해즐넛 커피 한 잔 그리며 오세요 / 청 단풍 그늘 아래 시간 멈춘 그곳 (「근산동 오시는 길」끝연 ),
그는 「가시에서」<구들장 온기 닮은 눈빛이 그립다 / 살아가며 그러지 말아야 하면서도 / 나도 누군가에게 / 가시를 퍼부어댓는지 모를 일이다>고 반성과, 함께 한 사람들의 따뜻한 눈빛을 갈망한다. 그리고 「공空」에서는 마음을 비우고는 형광색 찬란한 풍뎅이처럼 날아가려고 한다. < 다들 날개가 나려고 등이 아프다 / 오십五十 견肩 보다는 견비肩飛 飛 >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에서 참조요)
49) 최영우
최영우(1957- )시인은 경북 울진군 죽변리에서 출생하여, 태백에서 한성광업소 생활을 거쳐, 공무원 임용시험에 합격하여 현재 정라동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한국방송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하였다. 1988년에서 2000년까지 문화공보실 문화예술담당으로 재직하면서 이때부터 문학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며, 2009년부터 두타문학 동인에 참여하여 활발히 창작활동을 해오고 있다.
최영우 시인이 선정한 그의 대표작 10편을 <임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주제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는 얼마 전에 사랑하는 부인을 하늘나라로 먼저 보낸 줄 안다. 그리고 두 명의 아들과 살면서 늘 부인을 못 잊어 그리움과 사랑의 시를 쓰고 있다. 이번에 그가 대표작품으로 선정한 작품 모두가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리스 신화에 미소년 아도니스가 죽을 때 흘린 피에서 생겨난 꽃이라 하며, 한국에서는 한라산과 설악산에서 자생하는 ‘바람꽃’을 소재로 쓴 시이다. <봄바람 몰고 오는 당신이라면 / 가고 싶은 생각 기다리지 못해 / 한라에서 설악으로 날아가련만 // 중략 // 새봄이 오면 그 바람 신화처럼 / 바람꽃 그리움에 젖어 보련다 (「바람꽃」일부 ). 가신임과 가을 산 단풍처럼 다시 사랑이 타오르고 싶은 마음을 노래한 <가을, 사랑이고 싶다 / 황홀함이 존재하고 / 지울 수 없는 것이라면 / 아프더라도 힘들더라도 / 단풍처럼 모두 / 가슴 가득 채우고 싶은데 // 중략 // 10월의 마지막 날 / 둘이서 만나던 기쁨이 / 소멸하더라도 한번은 / 가을 여행보다 / 더 깊은 추억이고 싶어라 // 가을, 당신이 온다 (「가을, 사랑이고 싶다」1, 3연 ). <백년 견디어온 / 꽃망울 터질 때까지 / 멀리 떠난 임 생각대로 / 봄비 소리 잊고 지내다가 // 중략 / 은구슬 빗방울 / 가만히 내리면 / 서글픈 빈자리 채우는 / 춘우 春雨 한잔 마시고 싶다네 (「봄이 내리면」2, 4연 )에서는 이탈리아어로 ‘맑게 갠’을 뜻하는 ‘세레나데’ 연주로 임을 잠시 잊고 지내다가, 봄비 오는 날에 두보의 시에 나오는 춘우를 즉, 술을 임을 생각하며 한잔 하고 싶다고 했다.
<당신은 나의 전부입니다 /아직도 보고 싶은 생각에 / 슬퍼서 눈물이 자꾸 납니다 // 중략 / 이제는 아이들 웃음소리 가득한 / 동화의 나라 궁전에서 / 행복한 소망 이루어 보렵니다 (「당신은」처음과 끝 연 )에서는 아이들과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겠다는 소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도 세월이 가면 / 언제나 함께 할 친구가 있어 / 넘실대는 바다 넓은 백사장 / 푸르른 해송 있는 곳 / 갈 수 있기에 / 그대를 잊지 못 합니다 // 만약에 세월이 더 가면 / 평생 사랑하는 친구가 되어 / 이제는 좋은 세상 꿈 찾아 / 그 곳을 보고 또 가고 / 만날 수 있기에 / 너무 행복 할 것입니다 ( 「세월이 가면」2, 3연 )에서는 앞의 시 ‘당신’과 함께 의미가 이어지는 시로 ‘ 만약에 세월이 더 가면 / 평생 사랑하는 친구가 되어 / 이제는 좋은 세상 꿈 찾아 / 중략 / 행복 할 것입니다>처럼 새 가정을 꾸며 자식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이 담긴 시라고 볼 수 있다. 그의 시는 먼저 가버린 아내를 노래한 사랑의 시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에 견줄 만하다. 아픔을 글로 표현하면서 마음을 치유할 수도 있다. 사랑하는 아내에 대하여 바치는 좋은 작품도 쓰고, 그리고 좋은 사람을 다시 만나 웃음이 가득한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를 기원한다.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에서 참조요)
<<<Ⅱ>>> 아동문학 ․ 수필
10) 김영채
김영채(1966- )시인은 강릉에서 출생하여 한국방송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문학세계』추천으로 등단하였으며, 삼척 작은 후진 바닷가에서 <작은 바다>라는 민박 겸 찻집을 운영하고 있다.
김영채 시인이 선정한 그의 대표작 10편을 <세상을 동심으로 바라보기>라는 주제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의 동시 특징을 찾아보면, 대화체, 재미성, 생태시, 기존 동시의 틀 벗어나기 등으로 정리 될 수 있다. ‘기존 동시의 틀 벗어나기’ 에 해당하는 동시는 봄꽃의 출석부, 시합, 가장 빠른 새 등이다. 사물동시와 생태시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봄꽃, 나 이사간다, 은행나무, 시합, 자연봉사, 가장 빠른 새 등이다. 재미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는 봄꽃의 출석부, 시합, 가장 빠른 새, 나 이사 간다, 자연봉사 등이다.
‘기존 동시의 틀 벗어나기’ 에 해당하는 동시로 「봄꽃의 출석부」는 화자가 봄에 피는 꽃들의 이름을 부르는 대화체의 이야기가 있는 생태시이다. 기존의 동시 형태와는 형태가 좀 다르며 재미성과 작품성에서도 성공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여러분! 담임을 맡게된 봄바람입니다 / 이름을 불러보겠어요 // 1번 매화꽃 2번 산수유꽃 (중략) 8번 제비꽃 / 제비꽃은 잘 안보이니 고개를 좀 들어봐요 / 9번 벚꽃 / 10번 민들레꽃 / 민들레꽃은 아직 안왔나요? // 선생님! 여기요 여기 / 필까말까 망설이다 좀 늦었습니다. /그래요 서로 인사하세요/ 사이좋게 어울려 활짝 피워봅시다 (「봄꽃의 출석부」일부 ). <세상에서 / 가장 빠른 새는 / 턱밑에 빨간 주머니를 달고 다니는 / 군함조라고 인터넷에 떴다 // 자라하려고 / 식구들한테 빠른 새를 물었더니 // 엄마는 눈깜짝할새 / 아빠는 어느새 / 누나는 촉새 / 삼촌은 짭새라 했다 (「가장 빠른 새」1~3연) 는 기존의 동시 형태와 다른 수수께끼를 묻고 대답하는 ‘문답식’을 활용한 동시로 재미가 있다. <옷들이 / 오므렸던 팔을 펴고 / 구부렸던 다리를 펴고 / 쭈욱 기지개를 켠다 // 겨우내 옷장 속에서 / 새봄소식 꽃소식 / 얼마나 기다렸을까? // 바람이 후우 숨을 불어넣으니 / 옷들이 좋아서 춤을 춘다 / 내 옷도 덩달아서 우쭐우쭐 춤을 춘다 (「춤추는 옷2~4연) 은 옷이 봄에 기지개를 켜는 사람처럼 의인화(활유)된 ‘사물시’이다. 사람이 빠져나온 옷이 사람들처럼 봄을 맞아 기지개를 켜고 우쭐우쭐 춤을 춘다. 동심의 세계는 사물도 동식물도 사람처럼 말을 하고 행동을 한다.
「시합」에서는 바다와 산이 내기를 하는데, 자랑 할 이야기가 많아 끝이 안난다. 「이어 달리기」에서도 곤충들이, 계절이 서로 바통을 주고받은 참신한 발상을 한 동심으로 본 세상은 동화의 세계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김영채 시인은 이러한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에서 참조요)
11) 김옥주
김옥주(1967- )작가는 삼척에서 출생하여 2001년 강원여성백일장에서 수필 장원을 하고, 2004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동화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하였다.
그가 이번에 대표작으로 선정하여 보내온 작품은 동화 1편 수필 1편 콩트 1편인데, 콩트는 평을 략하고 동화와 수필을 그 대상으로 한다. 먼저 동화부분을 살펴보기로 한다. 산문문학에 속하는 동화나 소설에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란? 단순히 쉽게 말하면 주요 요소인 주제, 구성, 문체, 인물, 사건, 배경이 조화롭게 짜인 작품이다. 긴 글 속에 작가의 상상력의 산물을 잘 담아내어 독자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 동화 「태풍 속의 아이들」은 작가가 태어나 자란 정라진항 주변 풍경과 체험한 바닷가 마을을 작품에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변주變奏하여 단편 소년소설에 가까운 형태로 사실적으로 리얼하게 동화의 주요 요소들이 무리 없이 잘 짜인 작품으로 빚어내었다. 바다 냄새가 묻어나는 ‘고래마을’에 사는 아이들 이름도 ‘명태’와 ‘곰치’라는 별명(?)을 붙여서 재미를 더 했다. 비교적 자유롭고 별자리에 관심이 많은 ‘동희’, 동생이 물에 빠져 사망할 때 구해주지 못한 누명을 지고 아버지로부터 늘 구박을 받으며 바다에 가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 못하고 공부만하는 ‘명태’를 통하여 요즘 사회의 아이들의 현실의 문제점을 제기한다. 갑작스런 폭우와 태풍에 가난한 동희네 아버지는 바다에 나갔다가 풍랑을 만나고, 명태는 아버지에 떠밀리어 학원에 갔다가 문제가 일어나 위기와 절정에 이른다. 동희 아버지는 구조가 되어 돌아오고 명태는 죽었다. <나란히 누워 밤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은빛 불가사리들이 까만 하늘에서 반짝거렸다. “와아! 저기 남쪽 하늘에 전갈자리가 보이네.” ……“내가 보기에는 파도의 물결처럼 보이는데>로 글이 시작된다. 이 작품은 결말부분이 정말 멋지고 감동적으로 잘 처리되었다. <“곰치야, 여기에서 외치면 명태가 들을 수 있을까?” “어쩌면……” 곰치가 망설이듯 대답하는 순간, 동희가 목청껏 외쳐댔다. “명태야! 놀자. 명태야! 바다가자.” 태풍이 사라진 여름날의 밤이었다. 친구를 찾아 울부짖는 소리가 바다 위로 퍼져 나가자, 파도의 물결처럼 생긴 전갈자리에서 별 하나가 붉게 반짝거렸다.>
수필 「저녁 밥상」은 2001년 강원여성 백일장 수필부문 장원작품으로, 암에 걸려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어머니를 간호하는 시집간 막내딸이 느끼는 감정을 맛깔스러운 간결체 문장을 사용하여 독자에게 잔잔한 감동으로 밀물처럼 밀려온다. < 때로는 고달픈 삶을 사신 어머니를 위해 무엇인가를 더 해드리려는 간절한 마음도 있었으며 때로는 힘겨움에 눌려 고개를 돌리고도 싶었다. 어쩌면 어머니를 위한 밥상은 나 자신을 위한 밥상이었을 것이다.> 세태를 반영한 1인칭 화자인 딸의 진솔한 목소리는 오늘 날 우리들의 목소리가 아닐까? 딸은 어머니를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보내놓고 다시 집으로 어머니가 돌아오는 모습을 그리며 장을 보아 어머니께 따뜻한 저녁 밥상을 준비한다. 그런데 읽는 독자에게는 병이 다 나아 돌아오는 어머니 모습과 함께 하늘나라로 가는 어머니 모습이 오버랩 되는지 모르겠다. 상징적이며 중의적인 표현이 흥미롭다. <어젯밤 꿈결에 갈매기의 날개 짓같이 가벼운 걸음으로 어머니가 오시는 모습을 보았다. 오래되어 정다운 목소리로 자식들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시면 따뜻한 저녁 밥상 정성스럽게 차려 올리리라>(작품의 끝부분)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에서 참조요)
12) 이호성
이호성(1941- )시인은 1986년 한국아동문학연구 신인문학상 당선으로 등단하여 동시집 『해망산이 있는 바닷가 아이들』, 『별이 내리는 밤이면』, 『솔바람이 사는 산 밑 집』, 『바람과 나뭇잎』, 『파도가 속삭이는 말』, 『나뭇잎들이 다른 것처럼』이 있다.
이호성 시인이 선정한 그의 대표작 10편을 <동심의 안경으로 고향 그리고 자연 바라보기>라는 주제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그의 동시 특징을 찾아보면, ‘고향에 관한 글’로 해망산이 있는 바닷가 아이들, 솔바람이 사는 산 밑 집이 있으며, ‘바다를 소재로 한 글’은 파도, 파도가 속삭이는 말, 그리고 중복되지만 해망산이 있는 바닷가 아이들이 있다. ‘산골을 소재’로 한 시는 산골짜기에서, 어느 산골짝 집에서가 있으며, ‘가족을 다룬 글’은 주무시는 엄마를 보고, 중복되는 솔바람이 사는 산 밑 집이 있다. ‘자연, 깨끗이 마음 씻어주는’을 주제로 한 글은 별이 내리는 밤이면, 중복되는 파도 등의 작품이 있다.
먼저, ‘고향에 관한 글’은 그의 시집 『해망산이 있는 바닷가 아이들』의 제목으로 되어있는 시 「해망산이 있는 바닷가 아이들」은 시인이 태어나서 그리고 원덕중학교 시절까지 자라고 그리고 말년에 고향 호산초등학교에서 교장으로 퇴임하기까지 근무했던 곳의 바닷가에서 아이들이 키 큰 아이들이 되어 다시 모여 지난날로 돌아가 이야기꽃을 피우며 <한 해 / 한 번씩 / 고향 바다에 / 몸과 마음을 헹구고 가는 / 그 옛날의 / 그 아이들>의 정다운 풍경을 시로 형상화한 ‘자연’을 배경으로 한 ‘생태시’이기도 하다. ‘화자의 마음속에도 고향의 파도가 있어 늘 깨끗이 마음 씻어주는’「파도」, 그리고 ‘모두를 품안에 안고 사랑하라는’「파도가 속삭이는 말」도 같은 맥락의 바다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도시인이 차마 꿈에서도 잊지 못하는 「솔바람이 사는 산 밑 집」은 그의 그리운 고향의 핵심자체이기도 하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태어난 집을 ‘산 밑 집’이라고 불렀다. 자식들이 다 자라서 출가한 산 밑 집에는 손자대신 강아지와 병아리와 고양이가 재롱을 피우지만, 명절이나 방학 때가 되면 까치가 울어도 삽살개가 짖어도 대문을 바라보며 마음 설레는, 조금은 쓸쓸하지만 따뜻하고 행복한 한 폭의 그림 같은 고향집을 시로 잘 형상화한 좋은 작품이다. 지면 관계로 ‘산골을 소재’로 한 시만 더 분석해보고자 한다. 「산골짜기에서」는 그의 대표작 중에서 시적 형상화가 가장 잘 된 작품의 하나로 산골짝에서 구름이 절벽을 뛰어넘고, 잡목의 가지가 하늘에 모자이크를 하고, 그 외 자연들이 제몫을 하는 한 폭의 그림 속에서, 시적자아도 어울리는 ‘자연과의 합일’을 시로 형상화 했다. 「어느 산골짝 빈집에서」는 <열려진 방문에는 / 88년 달력이 걸려있구나 / 그곳에 카네이션꽃 세 송이 / 흩어진 고드랫돌에서 / 할아버지의 향내를 맞는다 / 아들 손자 한데 어울려 / 행복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화자는 앞뜰 우물가에서 대신 목을 축인다. 이 작품은 산골 빈 집의 쓸슬함과 함께 ‘농촌 공동화’문제를 제기한다. 고향을 늘 그리워하며 시를 쓰는 시인의 고향에도 커다란 발전소와 가스저장 탱크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다. 이호성 시인은 개발되는 고향을 어떻게 생각할까? 그리고 이후에는 고향에 대한 어떤 시를 쓸까? 그것이 궁금하며, 같은 지역에 사는 문학하는 우리들의 숙제이기도 하다.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 10편에서 참조요)
18) 김영출
김영출 수필가는 강원도 고성에서 출생하여, 화천군청과 삼척MBC에 근하다가 현재 강원도민일보 삼척지사장으로 있으며, 2005년 『문학세계』수필로 등단한 후 수필집 『그리움은 산과 바다가 되어』, 『파도여 말해다오』가 있다.
수필 문학의 특성은 작가의 체험과 체험을 통해 체득한 생각이나 상념, 느낌 같은 감정이 나타나야 한다. 다른 문학의 장르와 달리 작가의 체험이 허위적거나, 단순히 작가 자신의 체험만을 그대로 그려 놓아서는 생명력이 없는 죽은 글이 되고 만다. 그가 스스로 대표작으로 제출한 3편의 수필 중에「깨알 떨어지는 소리」는 초보 농사꾼의 체험을 통한 삶의 깨달음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1인칭 시점의 화자는 회사 정년퇴직 후 술과 등산으로 허송세월을 보내다가 아파트부지와 택지조성을 하고 남은 땅을 밭으로 조성하여 농사를 짓는 초보 농사꾼이다. 농사를 지으면서 오십견과 고혈압도 사라지고 농사지은 지 3년이 되면서 고소득을 높이는 작물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그것이 참깨를 경작하는 계기가 된다. 여기까지가 글의 발단부분이고, 전개부분에서는 깨 한 되를 뿌려서 지극 정성을 다해 가꾸고, 자라는 깨를 보고 주위의 사람들이 부러워하며, 시장의 장사꾼들이 사겠다고 가져오라 하고, 주인공은 꿈이 날로 풍선처럼 부푼다. <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일일이 탐스럽게 익어가던 참깨방울이 어느새 바짝 말라 터져 있지 않은가? 거기에다가 터진 알맹이 속에서 깨는 사정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 않은가? 설상가상 격으로 바람마저 불어대는 탓으로 비닐 포장 위에는 하얀 소금을 뿌린 듯이 뒤덮여져 있으며, 깨알 떨어지는 소리는 나의 간장을 찢어놓는 듯해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없었다.>표현이 뛰어나고 문학성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체험을 통해 인생을 깨달은 끝마무리 도 좋다. <자만과 태만과 불손함이 일 년 농사를 망치게 할 뿐 아니라 참깨농사를 얕잡아 본 것이 나의 어리석음이라 생각하니, 초라하고 부끄러운 생각마저 들었다>. 수필「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요즘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작품으로, ‘인간성 회복’을 주제로 하고 있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의 예를 신문이나 방송에서 나온 사건을 중심으로 나열하면서, 사건 뒤에 작가의 심정이나 생각을 덧붙이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결말부분에서는 우리 모두의 과제로 던져둔다. -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 자꾸 늘어 만 간다. 지구의 종말이 오면 끝이 날까, 아니면 조물주의 심판이 내려지면 끝이 날까.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과 사건 사연들이 끝이 없어 보인다>. 수필「산행」은 3월 하순 문학회원들과 청옥산 산행을 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수필로 쓴 작품이다. 준비 과정에서 어린 시절 소풍갈 때 설레던 마음을 떠올린다. 무릉계곡에서 차츰 경사가 심해 힘들어지면서 산행을 포기하려 한다. 동행자들의 격려로 힘을 내며, 배낭에 많이 넣어 온 욕심을 깨닫는다. 신선봉에서는 장관에 흠뻑 취하며, 청옥산과 무릉계곡의 아름다움을 양사언을 비롯한 시인 묵객의 찬사를 빌려 말하며, 항몽의 역사성을 떠올리며, 올라갈 때의 힘든 보람을 내려오면서 느낀다. 결말부분에서 속담 한 구절을 말한다. <지혜와 죄를 얻으려면 물가를 찾고, 수양과 덕을 쌓으려면 산을 찾으라>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에서 참조요)
15) 이은순
이은순(1942- )수필가는 삼척 호산에서 출생하여 이화여자대학을 졸업하고 서예와 한국화를 하였다. 1988년 『한국수필』과 2001년 『수필춘추』에 수필로 등단한 후 수필집 『이화정의 바람꽃』을 발간하였다.
이현복은 그의 시집 『이화정 梨花汀의 바람꽃』에서 <원숙한 삶에서 체득한 예술향기의 형상화>란 주제로 해설을 하였다. 그의 시를 ‘가족사랑 모성애의 대물림’, ‘전통적 가족사랑 정의 대물림’, ‘자기 탐구, 자아발견을 위한 몸짓’으로 소 재목을 붙여서 해설을 한 바 있다.
그가 이번에 대표작으로 선정한 작품은 수필 「병풍」, 「말띠 손녀孫女」,「비의 낭만」, 3 편이다. 이중 가장 문학성이 높은 「병풍」을 먼저 살펴보겠다. 이글의 시작은 ‘시부가 살아생전 가장 좋아했던 내가 그린 그림 이야기’로 시작되어, 시집살이로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 때 시부가 서예를 가르쳐주고 남편이 서예도구를 구해주는 따뜻한 가족애로 격려를 한다. 서예를 배운 이후에 동양화에 또 빠진다. <그림을 그리노라면 내가 산 속을 거닐고, 내를 건너며 물 흐르는 소리와 새소리를 듣고, 배를 타고 대자연 품에 안겨, 자신이 하나의 나무가 되고 돌이 되고 새가 되고 꽃이 된다>에서는 그림 그리기에 몰입되어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자연 합일의 경지에 도달한다. 또한 작품의 소재를 찾기 위해 자연의 오묘하고 아름다움을 배운다. 그는 서예와 그림이라는 예술을 통하여 자아를 성찰하고 생활의 지혜를 찾으며, 가족애의 향기로운 꽃을 피운다. 수필의 끝부분이 진한 감동을 준다.<이제 며칠만 지나면 시아버님의 기일忌日이다. 언제나 내가 쓴 글씨 병풍과 산수화 병풍을 치고 제사를 올렸다. 내년 제사 때는 좀 더 좋은 작품의 병풍을 보여 드리고 싶다.>그는 서예를 며느리에게 가르쳐서 정신적 유산을 남겨주신 시부께 감사드리며, 더 열심히 예술 승화에 매진할 것을 다짐한다.
「말띠 손녀孫女」는 중국 작가가 그린 그림 주마도走馬圖 한 폭을 남편에게 선물한 일로 작품이 시작된다. 말띠인 일인칭 시점의 화자인 신랑감의 좋은 띠 얘기와는 달리 결혼한 일이며, 우리나라 문헌에서는 말에 대한 좋은 일들이 많음과 삼국지에서 여포의 적토마나 항우의 오추마는 명마였음을 말한다. 그러나 어느 민속학자에 의하면 “일본에서는 말띠 여자는 기질이 세고 남편 위에 군림한다고 해서 신붓감으로 꺼리는 습속이 예전부터 있었다.”는 민족수난이 남긴 잔재는 필이 버려야 할 유산이라고 했다. 수필의 끝부분에서 화자를 닮은 말띠 손녀를 얻는다. <나는 말할 것도 없고 온 가족 중에 누구도 그가 말띠라는 것에 대한 염려스러운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아마 그가 자라면 말처럼 당당한 기세로 이 세상을 뚜벅뚜벅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나는 말의 좋은 점을 얘기해 줄 것이다. 두 손 들어 환영한다. 사랑스런 내 말띠 손녀야, 잘 자거라 아가야! 말띠 만세!
수필 「비의 낭만」은 ‘비’라는 자연 대상을 통하여 여심女心의 낭만적인 사색과 추억이 살아 숨 쉬는 이미지가 선명한 길을 독자와 함께 걸어간다 -봄비, 초여름비, 비 오는 날 홀로 수영복을 입고 바닷물에 수영을 하는 것을 즐기는 화자, 대학시절 문학도인 R선배와의 비 오는 날 추억과 그가 들려주던 비를 노래한 시 한 대목. <비에 대한 이 소녀적 증상은 어디가 끝인지. 이제 이 비가 그치기 전에 차를 몰고 불암사에나 다녀올까 보다>로 이 수필은 끝난다. <가을비가 우리에게 사색의 빌미를 준다면, 찬바람 속에 내리는 겨울비는 나에게 성찰의 시간을 만들어 준다>는 부분에서는 낭만적인 느낌과 다른 인생의 의미를 제시한다. 이글에서는 비 오는 날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우유체로서 사색과 다양한 지식과 화자의 독특한 체험을 통하여 읽는 이를 낭만적으로 혹은 사색의 길로 함께 손잡고 간다.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에서 참조요)
16)송필남
송필남( 1959- )수필가는 서울에서 출생하여, 삼척평생정보관 문예창작반 수업을 받으면서 수필문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비교적 좋은 작품을 쓰고 있지만, 아직 등단에 대한 욕심은 없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이번에 대표작으로 선정한 작품은 수필은 「희망, 자라다」, 「미근동 209번지」2편이다. 이중 수필「희망, 자라다」를 먼저 살펴보겠다. <어미 없는 아이처럼 마땅히 기댈 곳 없는 가녀린 꽃들이 모두 누워 있었다. 씨 뿌리지 않아도 저들끼리, 이리 날고 저리 날아 여기저기 뿌리내리고 있는 꽃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제멋대로 남의 땅에서 주인행세를 하고 있었다. 잡초가 반을 차지하고 있는 분마다 영역 싸움에서 이긴 화초들이 꽃을 피우며 승전보를 울리고 있었다.>는 이 글이 시작되는 부분으로, 작가는 지금 집을 떠나 생활하고 있는데, 이따금 집으로 돌아와서 자기가 분신처럼 자식처럼 키워온 화초들을 보며 가슴 아파하고 있다. 암에 걸린 남편을 3여년 수발하다가 하늘나라로 보내면서, <남편이 내게서 훌쩍 떠난 것처럼 나도 꽃들에게서 조금씩 멀리하려 노력했다. 생각할수록 그것들은 내게 있어 쓸데없는 집착이나 염려를 불러들일 뿐 삶의 우선순위는 절대 아니었다.>는 생각에 이르면서 남편처럼 의도적으로 사랑하는 꽃들에게서 멀어져간다. 그러나 자식이나 화초나 그가 예전에 사랑하던 생명을 모질게 버리기는 쉽지가 않다. 이제 아들과 딸들에게서 희망을 갖는 것처럼 다시 사랑을 나누던 화초에게 사랑을 주어야겠다는 희망이 자란다. 작품의 끝부분에서 그 실행의 의지가 엿보인다. <쓰러져 누워있는 꽃들을 세워주며 버팀목 하나 분에 쿡 찔러 보기 좋게 묶어 주었다. 그리곤 다시 일상으로 복귀, 다음 날 서울행 첫차에 몸을 실었다.> 수필「미근동 209번지」는 ‘머릿속에 그리움의 산물인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주소(장소)를 가끔씩 꺼내 보거나 찾아가 보자.’는 주제의 글이다. <내선순환 열차에 몸을 싣고 친구와 만나기로 한 장소 충정로에 도착할 때는 땅거미가 내려앉은 초저녁 무렵이었다.>로 글이 시작된다. <인생의 반을 넘게 살아오며 아직도 또렷이 남아있고 정겹게 느껴지는 곳 누구나 그러한 주소를 한 두 곳 쯤 기억하며 옛 지나온 삶의 거취와 추억들을 저장하고 있을 것이다. 삶이라는 레일 위를 부지런히 달리다 쉬어갈 수 있는 간이역처럼 가끔씩 꺼내보는 이런 추억 들추기야 말로 살아 있음을, 지금의 건재함을 확인하는 작업이 아닐까.>이런 생각을 하며, 옛 직장 동료인 친구를 찾아가면서 직장의 주소에 대하여 기억하며, 추억이 저장된 주소를 통하여 옛날 젊은 날 초상을 그린다. 가면서 30년의 세월 속에 바뀐 건물들에 낯설음을 보이다가, 동료를 만나면서 정적인 성격이 반가움에 동적으로 변한다. 미근동 뒷골목에는 전에 다니던 음식점들이 변하지 않아 반가운 기억의 부스러기들이었다. <누구나 이야기가 있는 삶의 주소를 한 번 떠올려 보자. 그리고 그 속으로 들어가 한바탕 추억의 보따리를 맘껏 풀어보자.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나이 들어가고 있음을 서러워 말고 가끔은 이렇게 세월 거슬러 추억의 장소를 찾아가보는 것도 내 자신을 위한 특별 서비스가 아닐까 싶다. 비록 낯선 외형의 모습 앞에서 서먹함은 있을지라도 기억을 더듬으며 찾아가는 세월 저편에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주소는 장소이기도 하다. 마을일 수도 있고, 마을의 골목일 수도 있다. 거기에 추억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어서 주소는 더욱 빛난다. 멈추지 않는 세월 저 편에 또 다른 나를 만나러 가자고 독자를 꼬드긴다. (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에서 참조요)
21) 서성옥
서성옥(1962- )은 삼척에서 출생하여 법무사로 일하며, 강원대학교 재학 시 사회문화연구회 회원으로 무크집을 발간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하여 강원대학교 소설부문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2009년 두타문학 동인으로 입회하여 의욕을 가지고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이번에 대표작으로 선정한 작 소설은 「모녀母女굿」, 「불망기」2편이다. 「모녀母女굿」은 작가의 대학 자취집이 무당집이어서 그때 체험과 창기 삼촌의 굿 얘기를 바탕으로 무속공부를 하여(그래서 ‘세습무世習巫에 관한 연구’라는 부재를 달았다 함) 쓴 소설이다. 이 작품은 구성의 각도를 주체적 ‧ 내면적으로 지향하는 1인칭 소설이며, ‘세습무를 통한 인간의 갈등과 해결’을 주제로 하고 있다. 작품 전체 운명을 결정하는 서두는 주 인물의 하나인 세습무 한보살의 ‘칼춤 주술’과 외삼촌의 ‘수망굿水亡굿’일부 회상으로 시작된다. 전개부터 결말까지는 ‘나’와 나의 여친女親인 ‘지혜’와의 대화 사이사이에 하숙집 한보살네 집 이야기와 무속에 관련된 사건인 머구리배를 타다 죽은 막내삼촌의 ‘수망굿’과 월남전에서 사망한 창기 삼촌의 ‘오구굿’이야기가 가끔 삽입된다. 전개부분에서는 한보살의 술주정뱅이 아들을 위한 ‘씻김굿’, 각혈을 하는 아들 명규의 건강을 위해 쇠 생간을 먹이는 모습인 <흡사 오목눈이 새로부터 모이를 받아먹는 뻐꾸기의 모습>의 비유가 돋보인다. 허구로 예상되는 머구리 일을 하다가 사망한 삼촌의 혼을 달래는 막내 외삼촌의 ‘수망굿’, 실제의 이야기를 할머니를 통하여 간접 체험한 월남전에서 사망한 창기 삼촌의 ‘오구굿’이야기는 자료를 충분하게 수집하여 조금은 의도적이지만 리얼하게 삽입되어 있다. 위기 부분에서 아들 명규가 어머니 한보살의 신단을 부순다. 나는 술 취한 명규로부터 연자 누나 앞에 천형의 불구 꼽추인 숙자 누나가 있었는데, 신 내림 무병에 열병을 앓는 숙자를 동생 연자가 연탄화덕을 방에 들어놓아 죽었다는 충격적인 말을 듣는다. 절정과 결말부분에서 한보살과 아들 명규 사이에서 불화가 계속된다. 그 후 명규가 공사판을 나가 번 돈으로 어머니에게 ‘솔담배’ 한 보루를 사오고 어머니는 마음이 풀려 명규가 먹을 저녁상을 정성으로 차린다. 비키니옷장에 새로운 신단을 꾸미고 한보살과 천관도사의 징과 독경과 칼춤 소리가 엄숙히 시작 되었다. <그날 밤, 나는 가위눌린 꿈속에서 한보살과 붉은 무의을 입은 어린 꼽추 무녀를 보았다. 두 모녀는 연두빛 비키니옷장 앞에서 푸르게 날선 쌍칼을 들고 서로 어울려 신들린 춤을 추었다. 명규의 누나, 적어도 꿈속에서는 신원伸寃이 돈 모습이었다.>로 작품은 끝이 난다. 전개부분에서 혜지의 양면적인 성격묘사가 비유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지만 작품에서 꼭 필요한 부분인지, 굿의 종류를 글 속에 많이 삽입하려는 욕심이 보이는데 알맞게 줄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서 작가는 대학에서 심리학과를 전공하여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를 잘 그려내고 있는 편이다. 한보살과 아들 명규를 비롯한 등장인물의 심리묘사가 리얼하게 잘 표현되었다.
소설「불망기不忘記」에서 작가는 <유년기 때의 주변 모습과 당시의 삼척읍내 빈민촌의 생활상이 마음 깊이 각인되어, 그것을 글로 표현하고 싶은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러한 것이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한다. 이 작품은 1인칭 주관적 시점의 수기체手記體에 가까운 소설이라 할 수 있으며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을 주제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온 방안이 매운 습기로 한없이 내려 앉아 있었던 철암역에서 의 혹독한 그 겨울을 잊을 수 없다. 1973년 겨울, 석탄을 가득 실은 화물 열차가 밤의 긴 어둠을 뚫고 지나가는 영동선 철로 변 동점탄좌 2호 사택에서 나는, 막내 동생의 지저귀 빨래 습한 기운에 온 몸이 처진 채, 밤의 밑바닥을 두드리고 지나가는 기적 汽笛의 울림을 내 심장 박동 소리로 느끼면서 이향異鄕의 첫 꿈을 꾸기 시작하였다.>로 시작되는 작품은 표현이나 호기심 면에서 서두가 꽤 성공적이다. 전개부분에서 보면 당시의 이야기들이 사진을 한장 한장 꺼내 보는 듯이 회화적인 이미지가 잘 나타나 있다.- 광업소 사택 분위기 묘사, 철암으로 가족이 이주 한 배경, 삼척에서 철암으로 오는 도경역과 도계역과 통리역을 거쳐 오는 이야기, 어머니 천식과 고무릉리에서는 화전농사, 그리고 6.25사변 때 어머니의 묵장수, 누나 이야기가 회상 된다. 겨울 탄광촌 기차역 철암의 크리스마스와 세모의 그 시절 풍경이 눈에 보이는 듯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위기 부분에서 광부인 선산부의 죽음의 처리 과정에 대해 아버지는 흥분한다. 그리고 이모부와 아버지는 입원비는 어디 빌리더라도 어머니를 병원에 입원치료하기로 결정한다. 절정과 결말 부분에서는 입원을 하지만, ‘결핵 3기’라는 판정을 받고, 내일이라도 퇴원을 하여 요양을 하라는 의사 말을 듣게 된다.<어디선가 기적汽笛 소리가 들려왔다. 상행선인지 하행선인지 분간할 수 없었지만 영동선 열차는 내 심장만큼이나 빠른 고동소리를 울리며 어두운 광촌의 허리를 달리고 있었다.>로 작품의 끝이 시작과 유사한 수미쌍관법으로 마친다. 작가는 <리얼리티는 어느 정도 살렸지만, 구성이 평이하고 제목과 중반부터 결말을 읽을 수 있는 결함, 군데군데 보이는 수필체 문체의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직접 체험한 가족사’라는 평가와 ‘리얼리즘 소설이 갖는 미덕’을 어느 정도 살린 소설이라 할 수 있다.>고 자평을 한다. 건축미에서도 굴곡미가 있어야 하듯 구성에서도 직선보다 곡선이 더 아름다워 보이며 같은 인물과 비슷한 사건의 반복으로 독자의 흥미를 잃게 하지 않아야 한다. 「모녀굿」에서는 주제의식이 강하게 나타난 반면에,「불망기」는 너무도 리얼하여 소재로 가치가 있지만 주제의식이 약한 단점이 있다. 근현대적 소설의 특징은 ‘인간성人間性 탐구와 회복’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문학의 사명은 생활 속에 숨어 있는 진실을 인식케하는 데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서성옥 작가는 소설을 쓸 때 많은 자료를 준비하며, 작품을 잘 쓰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하며, 많은 작품을 읽고 있으며, 좋은 작품 쓰기에 열정이 많은 좋은 재목의 작가이다. 그가 그 열정으로 좀 더 노력을 한다면 후세에 좋은 작품을 남기리라는 것을 기대해도 좋다.(언급한 작품은 그의 대표작에서 참조요)
첫댓글 대단하신 김진광 선생님!!!
선생님 ! 감사드립니다.
교장선생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평론을 가슴 깊이 간직하면서 좋은 글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기를 ~~~
선생님 감사해요. 제작품 심도있고 예리하게 평론해 주셔서 앞으로 글쓸 때 많은 도움 될거예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