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우주
에너지는 압박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압박이다. 전쟁의 압박, 경쟁의 압박, 계급의 압박, 평등의 압박, 생존의 압박이 있다. 시장도 압박에 의해 움직인다. 효율성의 압박, 금리의 압박, 물가의 압박, 환율의 압박, 재정의 압박, 감가상각의 압박에 의해 움직인다. 국가도 정권교체의 압박을 받는다.
인간은 치과에도 안 가는 동물이다. 치과에 가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가지 않는다. 인간은 합리적인 결정을 하지 않는다. 히키코모리가 되는 이유다. 주변에서 압박해야 치과에 간다. 손님이 집에 방문해야 세수를 하고 팬티를 갈아입는다. 인간의 좋은 결정은 누군가의 압박에 의하여 일어나는 것이다.
우주의 모든 것이 압박에 의해 움직인다. 그것을 우리는 권력이라고도 하고, 권리라고도 하고, 인권이라고도 한다. 자유라고도 하고, 의무라고도 한다. 내시균형은 경찰의 압박에 의해 죄수가 특정한 선택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보인다. 죄수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 집단에 기여하는 선택을 한다.
생존의 압박에 시달리는 개인은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 집단을 느슨하게 한다. 집단이 해체된다. 경찰은 죄수가 집단에 기여하는 선택을 하도록 압박한다. 개인은 언제나 집단을 압박한다. 아기는 귀여움 공격으로 엄마를 압박한다. 고양이는 애교 필살기로 집사를 압박한다.
평등압박
평등도 압박이고 차별도 압박이다. 평등은 외부압박이고 차별은 내부압박이다. 선평등 후차별이다. 일은 외부압박을 먼저 받아들이고 그것을 내부압박으로 바꾼다. 명문대를 가야한다는 생각은 가족들에 의한 외부압박이다. 특정 과목에 올인하는 것은 내부압박이다.
내부가 평등하면 외부자극이 순식간에 집단 전체에 전파되므로 강하게 압박받는다. 차별은 내부 압박이다. 카스트와 같은 계급질서가 만들어져 있으면 외부의 신호가 귀족계급에만 전달된다. 농노는 국가의 문제에 관심없다. 대신 농노는 귀족의 내부압박에 시달린다.
한국인은 정치에 신경을 써서 촛불을 들고 일본인은 이웃에 신경을 써서 히키코모리나 오타쿠가 된다. 한국이 외부압박이라면 일본은 내부압박이다. 선평등 후차별이라야 한다. 외부압박이 먼저다. 그 중의 일부를 내부압박으로 돌리는게 문제해결의 바른 수순이다.
바둑의 포석이 평등한 외부압박이라면 끝내기는 차별되는 내부압박이다. 포석은 바둑판 전체에 고루 영향을 미치지만 끝내기는 특정 지점에만 영향을 미친다. 문제의 해결은 먼저 외부에서 공동의 적을 발견하고 다음 내부에서 문제해결의 방해자를 색출하는 개혁이다.
차별압박
평등하면 리더가 탄생한다. 차별하면 지위가 세습되므로 리더가 탄생하지 않는다. 버섯의 균사가 성장하여 압박을 받으면 자실체를 만든다. 리더의 탄생이다. 리더를 계속 만들어내면 같은 리더들끼리만 평등하게 뭉쳐서 차별이 일어난다. K리그에 국내파가 많으면 해외파가 등장하고 해외파가 많아지면 국내파와 차별이 일어난다.
어차피 압박을 없앨 수 없다면 출발점에서는 평등의 압박으로 가고 도달점에서는 차별의 압박으로 가야 성공한다. 압박의 총량은 보존되므로 더하고 빼면 같은데 수순이 다를 뿐이다.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으려면 초반에는 평등하게 판을 깔아야 한다. 어느 정도 성과가 이루어지면 먼저 목표에 도달한 사람에게 보상을 해야 한다.
평등한 농민이 사무라이를 이긴다는 사실을 먼저 알아낸 사람이 오다 노부나가다. 그는 농민을 동원하여 이시가루를 만들었다. 좋은 지휘자를 만난 농민은 무사보다 잘 싸운다. 농민은 평등한 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세이난 전쟁 때도 농민과 사무라이가 대결하여 농민이 이겼다. 잔다르크도 그렇고 나폴레옹 시대의 프랑스도 그렇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2세나 스웨덴의 구스타프 2세 아돌프도 그렇다. 전쟁을 잘하는 용병보다 잘 훈련된 농민군이 낫다. 그러나 계속 평등만 강조하면 망한다. 장교단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장교단을 잘 육성하여 재미 본 사람은 프리드리히 1세다. 히틀러도 1차대전에 지고 병력을 늘릴 수 없게되자 장교단을 양성하여 재미봤다.
압박보존
인간은 내전이 아니면 외전이다. 압박총량은 보존된다. 압박이 없으면 사회가 돌아가지 않는다. 고참이 신참을 갈구든가 신참이 정치적 올바름 공격을 하든가 어떻게든 압박한다. 월급도 압박이다. 돈을 더 주면 말을 듣는다. 돈의 압박이다. 돈이 없으니 말로 조지는 것이다.
인간의 행동이 동기와, 목적과, 의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인간의 행동은 동기도, 목적도, 의도도, 이유도 없다. 원래 압박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물에 수압이 있고, 공기에 기압이 있고, 사회에 권력압이 있고, 식물에 생장압이 있고, 동물에는 번식압이 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압박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 이유는 압박받고 있기 때문이다. 할 수 있으면 하고 할 수 없으면 안한다. 우리는 교육으로 심리적인 의도, 목적, 동기를 제거하려고 하지만 실패한다. 물리적인 압박을 제거해야 한다. 심리가 아니라 물리다.
보통생각 - 악당이 어떤 음모, 의도, 목적, 동기, 야욕 때문에 일을 꾸민다.
구조판단 - 기본압박이 걸려 있으므로 그 일을 할 수 있는데 안전장치가 없으면 무조건 한다.
청소년이 화를 내는 것은 어떤 동기, 목적, 이유, 분노, 절망 때문이 아니고 호르몬 때문이다. 독립하여 사회로 진출해야 한다는 압박은 매우 크다. 모든 인간에게 기본압박이 있다. 물리적 안전장치가 제거되면 무조건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본인에게 손해라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