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연의(退魔演義) 014 - Side StoryⅠ 묘족(猫族)
*もしも ねこが おはなしできたら
만약 고양이가 말을 할 수 있다면
さいしょに なんて いうのかな
제일 먼저 뭐라고 말할까요
さかなのホネは がたすきます
생선뼈는 너무 딱딱해요
シッポのながさ ほかとくらべるの やめてください
꼬리 길이를 다른 것과 비교하지 말아주세요
きずつくの
마음 상해요
あなたのために みずくろいして けずくろいして-
당신을 위해 몸단장을 하고 털도 깨끗이 하고-
だから さかさまになでるの やめて
그러니까 거꾸로 쓰다듬는 건 그만두세요
Side StoryⅠ 묘족(猫族) & 망고탱고(Magotango)
“ 에- 저게 뭐야? ”
지난 번 여우와의 싸움에서 화가 난 민우가 혜성에게 험한 말을 한 이후로 더 이상
민우에게 예전과 같이 날을 세우지 않는 혜성이었다. 그리고 그 말에 상처 받은 게
분명했는데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행동하는 혜성의 모습에 오히려 더 불안해하는
선호와 승민이었고, 영문을 모르는 동완은 그런 선호와 승민 그리고 혜성의 모습에
의아한 표정만 지었다. 그리고 그런 혜성의 모습에 마음이 불편한 민우는 그 이후로
매일같이 혜성을 자전거에 태워 주는 것으로 나름대로 미안함을 표현하고 있었다.
오늘도 문제집을 사야 한다는 혜성의 말에 평소와는 달리 군소리 없이 자전거를 끌고
함께 서점에 다녀오던 민우는 길을 걷다말고 위를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혜성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혜성의 시선 끝에는 석예원 담 안쪽에 놓인 3m는 족히 되어 보이
는 불상 위에 있는 누르스름한 물체가 있었다.
“ 움직인다. ”
이젠 아예 걸음을 멈춘 혜성의 곁에 자전거를 세우고는 서서 불상 머리 위를 바라보던
민우가 불상 위에서 보이는 작은 움직임에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 어? 정말? 움직여? 움직여? 저게 뭐지? 뭐 같아??? ”
그런 민우의 말에 지금까지 민우와는 일절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고는 무려 일
주일이나 아예 민우의 존재 자체를 모른다는 듯이 행동하던 혜성은 지난 일주일간의
행동은 잊은 듯 고개를 반짝- 돌려 다시 불상 위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 고양이. ”
“ 고양이? 어떻게 알아? ”
“ 보여. ”
“ 보여? ”
민우의 말에 이제 민우에게 서운함을 느꼈었던 것은 아예 잊은 듯한 혜성은 민우와 불
상 위의 정체모를 -민우가 고양이가 말하는- 것을 번갈아 보며 물었고, 민우는 그런
혜성과는 정 반대로 미동 없이 불상 위의 고양이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 응. ”
“ 내려줘야 할까? ”
“ ................. ”
혜성의 질문에 민우는 대답 없이 계속 불상 위를 응시했다.
“ 내려줘. ”
“ 내가 왜? ”
아무 말 없이 대답하지 않는 민우를 응시하던 혜성이 다시 말하자 민우는 그때서야
고개를 돌려 혜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 그럼 저대로 둘 거야? ”
이런 상황에서도 나른하고 한 템포 느린 듯한 민우의 말투에 혜성은 금방 파르르-
해서 목소리를 잔뜩 높여 말했다. 하지만 민우는 그런 혜성의 모습에도 변함없이 고저
없이 느릿한 말투로 대꾸했다.
“ 놀고 있잖아. ”
“ 네 눈에는 저게 놀고 있는 걸로 보이냐? ”
“ 아냐? ”
결국 멍-한 민우의 반응에 미치겠다는 듯한 혜성의 표정과 험악한 말투에도 민우는
오히려 혜성이 잘 못 봤다는 듯이 되물었다.
“ 그럼 아니지!!!
이건 어떻게 된 게 사건 해결할 때는 냉랭하고,
학교에선 정상이고, 학교만 벗어나면 바보모드냐?
너 다중인격이냐? ”
그런 민우의 모습에 완전히 질렸다는 듯 소리를 빽- 질러대는 혜성이었다. 처음 만났
을 때의 무서울 정도로 서늘한 분위기는 사건을 해결할 때, 검을 메고 있을 때 뿐이었
다. 사건을 해결 할 때면 첫 만남처럼 서늘한 기운을 뿜어냈지만, 학교 수업시간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영리했고, 또 평소에는 나사가 하나 풀린 듯 멍-한 모습이었다.
공통점이라고는 도통 속을 알 수 없다는 점이랄까?
“ 니가 내려. ”
“ 야!!! ”
“ 왜? ”
다시 무심한 듯 혜성에게 직접 내리라고 말하고는 혜성과 자신의 문제집이 잔뜩 실린
자전거를 끌고 가려는 민우의 모습에 결국 혜성은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하지만 그럼
에도 불구하고 민우는 끌고 가려던 자전거를 멈추고 다시 나른한 목소리로 물으며
불상 위에 두고 있던 시선을 내려 혜성을 돌아봤다.
“ 아... 아무리 내가 운동을 잘한다고 해도,
대로변에서 저 불상에 올라갈 정도는 아니란 말이다. ”
“ .................. ”
“ 넌 잘한다며. 운동이며, 무술이며...
그리고 그날... 도 보니까 펄쩍 펄쩍 잘 뛰어 다니더만...
그러니까 저 정도는 할 수 있을 거 아냐! ”
여우와의 일전이 있던 날을 떠올리고는 그날 일을 떠올리는 게 불편한지 살짝 망설이
며 말하는 혜성의 모습에 잠시 혜성과 불상 위의 고양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민우는
가방을 벗어 혜성에게 던지고는 훌쩍- 석예원의 담 위로 뛰어오르더니 공손히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더니, 철재 담을 발판으로 다시 불상 위로 뛰어올라 고양이를 안고
는 바닥으로 뛰어내렸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합장을 하고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를
하고는 담장을 훌쩍- 뛰어넘어 나왔다.
“ 자. ”
“ ................... ”
“ 왜? ”
“ 너 정말 날아다니는 구나? ”
“ ................... ”
날렵한 민우의 모습에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던 혜성의 감탄한 듯한 말투에도 민우는
표정의 변화도 없이 고양이를 던지듯 혜성의 품에 건네주고는 자신의 가방을 받아들고
고양이를 안고 있는 혜성을 슬쩍- 한번 쳐다보더니 한마디 했다.
“ 고양이가 고양이를 안고 있다. ”
말을 마친 민우는 몸을 돌려 문제집이 실린 육중한 자전거를 끌고는 다시 집을 향해
걸었다. 그런 민우를 멍-하니 바라보던 혜성은 잠시 후, 그 말뜻을 이해하고는 미친 듯
이 소리쳤지만 이미 자전거에 훌쩍- 올라탄 민우는 골목을 돌아서고 있었다.
“ 야! 이 새끼야!!! 누가 고양이야? 고양이가!!!! ”
혜성의 발악에 돌아오는 건 주위의 딱하다는 듯한 시선 뿐...
그 시선들에 머쓱해진 혜성은 입을 꾹-다물고 서 있다가 석예원으로 들어가 석예원
주인에게 고양이에 대한 것을 물었다.
.
.
.
“ 어서와. 어? 뭐야? ”
민우보다 한발 늦게 집에 도착한 혜성을 맞이하던 선호는 혜성이 안고 있는 고양이를
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물었다.
“ 고양이. 오는 길에 불상 위에 매달려 있길래 데려왔어. ”
“ 에- 완전 새끼네? ”
“ 응. 먼저 목욕부터 좀 시켜야 겠다. ”
“ 응. 내가 씻겨 줄게. ”
대신 목욕을 시켜주겠다는 선호의 말에 혜성은 선호에게 고양이를 건네주었다. 민우와
혜성이 학교에 가고나면 정혁과 함께 집에 있는 선호였기에 자질구레한 집안일들은 선
호가 대충 해결했다. 물론 일해주시는 아주머니께서 일주일에 세 번씩 오셔서 청소나
빨래, 음식 같은 것을 해주시지만, 정혁과 함께 지내는 것을 비롯해 매일 매일 손이 가
는 건 선호가 해주고 있었다. 똘똘한 녀석이 학교도 다니지 않으며 집안일을 하는 것
을 보는 혜성은 선호가 왜 학교도 다니지 않는지 궁금했지만, 아직 묻지 못했다. 그냥
사정이 있겠거니 생각하며 팀에서 가장 어리면서도 팀원들을 잘 챙기는 선호가 참
착한 아이라는 생각만 했다.
혜성이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이미 거실에는 목욕을 마치고 선호에게 안겨 털을 말리
고 있는 고양이가 있었다.
“ 형. 이것 봐. 얘 하얀색이었어. ”
“ 오오오오- 그럼 그게 다 때였단 말야??!!! ”
새끼 고양이의 털을 말려주며 말하는 선호의 모습과 새하얗게 변해버린 고양이의 모습
에 혜성이 재빨리 뛰어가 선호의 곁에 주저앉았다.
“ 큭- 나도 씻기면서 놀랐어. 씻기고 나니까, 하얀 애지 뭐야? ”
선호가 고양이의 털을 다 말려주고는 고양이를 바닥에 내려놓자, 고양이는 꼬물꼬물
기어와 혜성의 가느다란 발목을 살짝 핥았다.
“ 킥킥- 간지러워- 근데 얘는 종이 뭐지? ”
혜성은 고양이가 계속 자신의 발목을 핥아대자 깔깔-거리며 웃다가는 결국 두 손으로
고양이를 안아들며 물었다.
“ 페르시안이야. ”
“ 그거 비싸지 않아? 그럼 누가 잃어버린 걸까? ”
선호의 대답에 혜성이 깜짝 놀라며 고개를 갸우뚱 하고는 장난스럽게 안고 있던 고양
이의 코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자 고양이는 다시 혀를 내밀어 혜성의 손가락을 핥았다.
“ 비싸지... 하지만 요즘엔 애완동물 무심히 버리는 경우도 많으니까... ”
“ 석예원 주인아저씨 말로는 들고양이 같다고 했는데... ”
“ 그래? ”
어느새 주방에서 우유를 가져온 선호가 작은 접시에 우유를 담아 가지고 나와 바닥에
놓아두자 고양이는 선호를 한번 쳐다보고는 우유를 먹기 시작했다.
“ 응. 일주일도 넘게 그 불상 근처에 있었대.
아저씨랑 손님들이 준 거 먹고 살았었나 봐.
도통 그 불상에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는데,
나한테 온 게 신기하다고, 데려가라고... ”
“ 그래? 주인이 없니? 와아~ 벌써 다 먹었네?
하지만 갑자기 너무 급하게 먹으면 체하니까 안돼. 좀 이따 다시 줄게.
자아~ 꼬마야~ 이리 와봐~ ”
선호의 말에 새끼 고양이는 우유가 뭍은 입가를 손으로 한번 닦고는 아장아장 걸어
선호에게 가 얼굴을 부벼댔다.
“ 와아~ 고양이가 선호 너 잘 따르는 구나... ”
“ 뭐. 아무래도... 묘족이다 보니까요... ”
“ 그래. 묘족이니..... 뭐어어어어????!!!!!!!!!!! ”
선호의 말에 혜성은 엄청나게 놀라 뒤로 주저앉으며 소리쳤다.
“ 네. 묘족이요. ”
“ 누가??? 선호... 네가??? ”
“ 후훗-. 네. ”
혜성의 폭발적인 반응에 선호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 와아~ 그럼 고양이로 변신해봐. ”
“ 쿡... 그건 설화구요. 사실은 그냥 몸이 유연하고 가벼운 정도예요. ”
뭐가 그리 신이 나는지, 이제는 아예 선호 쪽을 바짝 다가와 앉아서는 말도 안 되는
주문을 하는 혜성의 모습에 선호는 황당한 듯 웃으면서도 착실히 대답해주었다.
“ 몸이 가벼운 거? 뭐 서커스같이? ”
“ 네. 예전에 묘족이 많이 가졌던 직업이죠. ”
“ 와아... 그렇구나... 멋있다... ”
혜성은 TV에서 봤던 중국 기예단원들의 날렵한 몸동작들을 떠올리며 말했다. 마치 날
아 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공중 곡예단원들, 몸을 자유자재로 구겨 작은 통이나 상자
속에 몸을 넣는 단원들, 호랑이 사자와 함께 공연을 하는 조련사...
와아... 역시 멋있다...
“ 멋있지는 않아요...
요즘은 좀 다르지만, 예전에는 천대받는 직업들을 가지고 있었죠. ”
“ 어떤 직업? ”
“ 광대나 기녀 같은 직업이요...
타고난 색기와 끼 때문에 평범한 삶은 살 수 없었으니까요... ”
“ 아!... ”
선호의 말에 제멋대로 떠올린 서커스 장면들에 여전히 멍-해있던 혜성은 묘족들은 평
범한 삶을 살 수 없었다는 선호의 말에 놀란 듯 ‘아’소리만 내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
광대나 기녀.
양반이 아닌 사람들은 천대받던 시절, 그 중에서도 가장 천대받던 계층.
“ 뭐 그래도 요즘엔 그게 오히려 좋은 점으로 작용하기는 하지만요. ”
완전히 굳어버린 혜성의 얼굴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선호는 가볍게 웃으며 말을 이었고
고양이는 그런 선호의 손가락을 가지고 장난을 치느라 정신이 없었다.
“ 좋은 점? ”
“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연예인들... 거의가 묘족 출신이예요. ”
“ 정말??? ”
선호의 말에 혜성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선호의 말을 경청했다. 이미 선호가 묘족(猫
族)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두 눈은 호기심으로 가득 찼던 혜성이었지만, 들을 수록
점점 신기한 선호의 이야기 속에 완전히 빠져버린 혜성이었다. 그런 혜성의 아기처럼
순수한 모습에 선호는 안고 있던 새끼 고양이의 입가에 손가락을 가져가 계속 장난을
하며 말을 이었다.
“ 뭐... 요즘엔 예전처럼 순수 혈통의 묘족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인물들의 대부분은 묘족의 피가 흐르고 있어요. ”
“ 아. 그렇구나... ”
“ 요즘 순수 묘족을 알 수 있는 특징이라면 오즈아이라는 것 정도? ”
“ 오즈아이? 양쪽 눈 색이 다른 거 말야? ”
“ 네. ”
“ 아... 그럼 전에 TV나왔던 애도 묘족이야?
왜 그... ‘오즈아이라는 게 오히려 좋아요~’라며 나오던 여자애... ”
혜성은 얼마 전 TV에 나왔던 푸른 한쪽 눈을 가진 소녀를 떠올리며 말했다. 분명 한국
소녀임이 분명했는데도 한쪽 눈은 백인처럼 푸른 눈이었다.
“ 아... 그런 경우는 돌연변이예요. ”
“ 돌연변이? ”
“ 네. 양쪽 부모 쪽에 조금씩 묘족 피가 흐르고 있었는데,
우연히 유전자중 눈 색깔에 관련된 유전자가 변이를 겪으면서 나타나는 경우요.
흔히 묘족들은 자신들이 오즈아이인 걸 알리지 않거든요... ”
“ 아... 그래서 그 애가 몇 십 년 만에 한명 나온 오즈아이라고 나왔구나... ”
혜성은 TV 방영 당시 전 세계에 몇 되지 않는 오즈아이라고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 네. 요즘엔 컬러렌즈 같은 게 나와서 눈 색깔 숨기는 정도는 쉬우니까요.
아. 그 컬러렌즈도 우리 묘족이 발명한 거예요.
예전엔 그게 없어서 많이 불편했거든요...
그냥 혼혈이라 그렇다고 밖에는 변명할 수 없었으니까요... ”
“ 와아~ 컬러렌즈에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
점점 밝혀지는 상상도 못한 사연들에 혜성은 완전히 몰입해서는 감탄했다. 묘족(猫族)
이니 오즈아이니 하는 것들은 만약 팀에 들어와서가 아니라면 평생 알지 못했을 사실
이었기에 혜성은 선호의 이야기에 완전히 빠져 있었다.
“ 네. 그리고 연예인 중에 항상 선글라스 끼고 다니는 사람 있죠? ”
“ 누구? 아... 박상민? ”
“ 네. 그 아저씨도 묘족이예요. 그래서 늘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죠... ”
“ 풋-. 말도 안돼. 묘족은 아름답고 색기가 흐르는 거 아니었어?
그 아저씨는 전혀 고양이 같지 않을 걸?
보통 묘족이라면 고양이 닮은 것 아닌가? ”
혜성은 박상민의 수염과 덩치는 작지만 전체적으로 우락부락한 느낌을 떠올리며 웃어
버렸다.
“ 뭐... 고양이라도 다 막연히 생각하는 고소영 누나 같은 이미지는 아니니까요... ”
“ 앗! 그럼 고소영 누나도 묘족??? ”
“ 네. 아주 순수 혈통 묘족이예요. ”
“ 그렇구나... 정말 묘족은 고양이 닮았구나... ”
“ 연예인 중에는 의외로 많아요. 묘족이...
아! jtL의 토니 형도 고양이 닮았다는 소리 많이 듣죠?
그 형도 순수 묘족이예요. ”
“ 와아... 그러고 보니 정말 그런 거 같아...
근데 선호는 그런 말 들어도 별로 고양이 안 같아. ”
“ 풋-. 네. 오히려 혜성 형이 더 고양이 같아요... ”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연예인들의 비밀을 알게 된 혜성은 신이 나서는 들뜬 기분으로
말을 이었고, 그런 혜성의 모습에 혜성이 고양이를 닮았다며 말하는 선호의 모습에도
아까 민우의 말에 발끈 했던 것과는 달리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갔다.
“ 근데 왜 선호는 오즈아이가 아니야? 혹시 렌즈 끼고 있어? ”
그리고 혜성은 구슬처럼 까만 선호의 눈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선호의 눈은 렌즈를
꼈다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투명하고 까만 눈동자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 전 순수 묘족이 아니예요. 오즈아이는 **열성인자라 순수혈통에만 나타나요. ”
“ 아... 그렇구나... 그래도 선호가 묘족이라니까 이상하다... ”
“ 이상할 게 뭐 있나요. 신기한 거지... ”
그렇게 말하는 선호의 눈빛이 유난히 쓸쓸해 보였다.
“ ............ 신기하진 않아. 아니, 선호가 묘족이라는 건 신기해.
흐음- 뭐랄까?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랄까?
선호는 오히려 강아지에 가깝잖아. ”
“ 풋- 네. 혜성 형이 오히려 고양이를 닮았죠. ”
“ 뭐야??!!!! ”
아까까지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던 혜성은 고양이를 닮았다는 말을 두 번째
입에 올린 선호에게 결국은 큰 소리를 치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혜성의 모습에 선호
의 품에 안겨 있던 새끼 고양이는 깜짝 놀라 동그란 눈으로 혜성을 바라봤다.
“ 얘들아~ 엉아가 맛있는 거 사왔다~ 어? 앤 또 뭐냐? ”
“ 오오오~ 귀엽다. 귀여워~~~ ”
혜성이 고양이를 닮았다는 말에 발끈 하는 순간, 현관문이 시끄럽게 열리며 정신없는
목소리들이 섞여 들리며 동완과 승민이 들이닥쳤고, 둘은 새끼 고양이를 보자마자
들고 있던 쇼핑백도 내던진 채 철부지 어린애들 마냥 고양이에게 달려들었다.
“ 혜성 형이 데려온 아이예요. ”
오히려 그런 동완과 승민을 지켜보는 선호가 마치 자기 아들들을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엄마처럼 어른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 이쁘다. 어? 핥는다. 막 핥아. ”
“ 그럼 고양이가 핥지 빠냐? ”
선호의 대답에도 승민과 동완은 선호는 돌아보지도 않고 고양이를 만지며 신나했다.
새끼 고양이는 의외로 둘을 잘 따랐고 그런 고양이의 모습에 승민과 동완은 더욱 신나
했다.
“ 이건 뭐예요? 아이스크림? ”
승민과 동완이 던져버린 쇼핑백을 들여다보던 선호가 내용물을 꺼내며 물었다.
“ 어. 우연히 쿠폰이 생겨서 사온 거다.
뭐 좋아하나 몰라서 그냥 이것 저것 담았다. 민우는 없어? ”
동완과의 쟁탈전에서 고양이를 빼앗은 승민이 고양이를 안고는 소파에 앉으며 묻자,
승민의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민우가 나와 앉았다.
“ 먹을 복은 많아요... ”
혜성이 다시 구시렁대며 아이스크림 통을 열었다.
“ 오~ 맛있겠다. 어? 너도 먹고 싶어? ”
아이스크림에 달려들던 승민은 품에 안긴 새끼 고양이가 아이스크림 쪽으로 몸을 옮기
려 낑낑대자, 핑크색의 스푼 하나에 아이스크림을 퍼서는 입가에 대어주었고, 고양이는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 와아~ 잘 먹네? 근데 얘 순수 페르시안 같은데? 키울 거야? ”
“ 글쎄요... ”
“ 근데 키우려면 이름이 있어야지. 이름은 뭐야? ”
아이스크림을 수북-하게 퍼먹던 동완이 신기하다는 듯 고양이를 들여다보며 묻자,
혜성은 애매하게 대답하며 선호와 민우를 돌아봤고, 그런 혜성의 모습에 계속 고양이
에게 아이스크림을 먹이던 승민이 물었다.
“ 망고탱고. ”
“ 뭐? ”
승민의 물음에 아무 말 없이 아이스크림만 퍼먹던 민우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했
고, 모두 민우를 돌아봤다.
“ 똑같잖아. 색깔. ”
민우는 핑크색 스푼에 담긴 노~란 아이스크림을 보며 말했고, 그런 민우의 모습에
혜성이 흥분해 소리쳤다.
“ 그건 더러워서 그런 거고!!! ”
“ 망고탱고. ”
“ 야!!! ”
“ 하하- 뭐 좋네. 귀엽고... 망고야~ ”
혜성의 말에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꿋꿋하게 ‘망고탱고’를 주장하는 민우의 모습에
금세 험악해진 분위기를 식히려는 듯 새끼 고양이를 ‘망고’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동완
에게 ‘망고탱고’는 낑낑거리며 걸어 -기어- 갔다.
“ 하하- 얘도 그 이름이 마음에 드나 보다. 그렇게 하자. ”
“ 혜성 형? ”
“ 맘대로 해. 어쨌든 구해준 건 너니까. ”
선호의 부름에 혜성은 툴툴거리며 대답하고는 아이스크림을 퍽퍽- 퍼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들의 새 식구 맞이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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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카플로네- 고양이의 기분(描のキモチ)
もしも ねこが おはなしできたら
만약 고양이가 말을 할 수 있다면
さいしょに なんて いうのかな
제일 먼저 뭐라고 말할까요
さかなのホネは がたすきます
생선뼈는 너무 딱딱해요
シッポのながさ ほかとくらべるの やめてください
꼬리 길이를 다른 것과 비교하지 말아주세요
きずつくの
마음 상해요
あなたのために みずくろいして けずくろいして-
당신을 위해 몸단장을 하고 털도 깨끗이 하고-
だから さかさまになでるの やめて
그러니까 거꾸로 쓰다듬는 건 그만두세요
やさしいひとよりも
다정한 사람보다도
ものしずかなひとが すき
조용한 사람이 좋아요
きほんてきに ゲンジツな せいかくなんです
원래 현실적인 성격이랍니다
ふたりきりで まどろむ ごご
단둘이서 잠시 조는 오후
ふゆのひざし ながくのびて
겨울의 햇살 느긋이 쬐면서
このまま このふうに
이대로 이렇게
しぬまで そばに
죽을 때까지 곁에
いられたら いいのに
있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열성 : 대립형질 중 잡종 제1대에서 숨어서 나타나지 않는 형질.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우성(優性)에 대응되는 말입니다. 나타나는 쪽에 대해 열성이
라 하고, 그 형질을 열성형질이라고 한다. 쉽게 설명하면, 열성의 경우 부모가 모두 열
성의 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만이 표현됩니다. 부모가 모두 호모 우성인 경우엔 호모
(동형)인 우성이 나오고, 부모가 헤테로인 경우에는 3:1로 우성과 열성이 표현됩니다.
물론 호모 열성인 경우엔 100% 열성이 나오게 됩니다.
AA-AA = AA
Aa-Aa = AA : Aa : aa = 1 : 2 : 1
aa-aa = aa
중학교 때 유전학에 대해 배운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다시 한번 기억을 더듬기 위해... ^^
+
호호호호~ 새로운 등장인물이 Side Story의 첫회를 장식했습니다.
등장인물 중에서 굳이 꼽자면 선호편에 가까울까요? ^^
선호군이 묘족이다 보니... ^^
+
- 러브홀릭에 감상주신 [엠포니아]님. [실버베리]님. [Hesitate♥]님. [쿨럭쿨럭]님.
[혀니짱]님. [꼬마아이]님. [오련]님. [바비아나☆]님. [헬로우키티]님.
[바른생활 아이]님. [춤추는이사장]님. [쏨투]님. [Dalia]님. [딸기우유]님. [이엘]님.
[글라디스]님. [아이니]님.
- 러브홀릭에 예쁜 표지 주신 [이엘]님.
- 메일로 감상주신 [랄랄라]님. [미래소년셩]님.
- 저의 [유령]님들.
항상 감사해요. 제가 당신들께 드릴 말은 이 말뿐이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