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앞으로 1백가구 이상 그랜벨트 해제 예정지역 가운데 자연환경이 양호하거나 역사적 가치가 높은 지역을 선정해 지구단위계획을 세워 친환경 주거단지로 조성해 갈 예정이다. 우선적으로 지난 4월 27일 종로구 부암동 306번지일대의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친환경주거단지로 조성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이에 따라 도심속 전원주택을 꿈꾸던 이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빽빽이 들어찬 높은 빌딩과 아파트 생활에 지친 도시인들이 하나둘 교외로 나가 전원생활을 시작한지는 벌써 오래전 이야기다. 서울을 중심으로 인근 수도권에는 이미 전원주택 단지가 수도없이 생겨나 있다. 그렇지만 일터와 학교 등이 도심에 남아있어 교통과 생활편의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건 여전하다. 전원생활을 계획하는 사람들도 이런 이유로 쉽게 도시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에게 그린밸트 해제 예정지는 또 하나의 대안으로 다가온다.
종로구 부암동 고급전원주택단지 조성
서울시는 지난 4월 27일 종로구 부암동 306의 10 일대 14만8천760㎡에 대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하고, 친환경적인 주거단지로 조성하기 위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난개발을 막고 각종 시설의 효율적인 배치를 위해 수립하는 지구단위계획이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 적용되는 것은 부암동이 처음이다.
부암동은 인왕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북한산으로 이어지는 녹지축 위에 위치하고 있어 자연 경관이 매우 뛰어나다. 서울성곽(사적 제10호), 무계정사(시 유형문화재 제22호), 윤응렬가(시 민속자료 제12호), 현진건 집터, 메주가마터 등 주요 역사문화 유적들도 보존되어 있다.
현재 2층 이하의 526가구가 몰려 있는 대규모 집단 취락지인 이 곳은 오랫동안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낡고 오래된 주택들이 대부분이다. 평균 필지가 75평으로 향후 나대지에 새로 짓는 물량을 포함해 모두 600가구 가량의 주택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구단위계획에 따른 건축제한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제1종 전용주거지역으로 지정되면 건축 시 많은 제한을 받게 된다. 건물을 신축하거나 증·개축하려면 건폐율 50%, 용적률 100%, 높이 2층 이하 단독주택이나 3가구 이하 다가구주택만 지을 수 있다. 또한 기존 나대지(2,550여평)에는 단독주택만 지을 수 있다. 집을 지을 때는 대지의 30% 이상을 정원 등 조경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옹벽이나 옥상에도 담쟁이나 잔디, 나무로 녹화해야 하며 건축자재의 색상도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고 있다.
만일 도로망이 확보되지 못해 단독주택을 지을 수 없는 곳은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2층 이하 연립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해 줄 방침이다. 앞으로 이 지역 내에는 공공주차장 3곳, 공원 3곳 등이 조성되고, 일부 골목길을 확· 포장된다.
그러나 개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선뜻 투자에 나서는 이들은 찾아볼 수 없다. 인근 부동산업체에도 개발관련 문의는 많지만 매매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부암부동산 남종성 사장은 “ 그린벨트 해제로 생활여건 개선 등이 기대되지만 지역 특성상 대규모 개발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문의가 없다”며 “땅값도 크게 오르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린벨트가 풀린 지역중 나대지가 거의 없고, 주택이 들어선 각각의 필지도 1백평 이상인 땅이 많아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고 있다. 현재 부암동 일대의 땅값은 평당 4백~5백만원선 안팍이며, 주택은 1백평기준에 7~8억 선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