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어빈 커쉬너
출연 : 페이 더너웨이, 토미 리 존스, 라울 줄리아
브래드 도리프
주제가 : 바브라 스트라이잰드
여류 패션 사진작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의 미스터리를 그린 무드 서스펜스 영화.
여류사진작가 로라 마스는 에로티시즘과 폭력을 주제로 한 사진을 찍어 예술계에 파문을 던진다. 그러나 로라의
인기를 시샘이나 하듯 로라의 주변인물들이 하나씩 의문의 변사를 하고 만다. 로라는 초능력을 가져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사건 현장을 생생히 보게되는데 자기 주변에서 희생되는 인물이 늘어나면서 불안한
심경이 도를 더해간다
공포의 눈동자는 페이 더너웨이가 주연한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주인공인 로라 마스(페이 더너웨이)는 유명한 사진작가인데, 어느 날 부터 그의 눈에
'살인장면'이 보입니다. 바로 살인자의 눈으로 살인사건을 보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초능력으로 살인이 일어나게 됨을 알 수 있지만 살인사건 직전에 보이는 것이라
살인을 막지 못합니다. 특히 살해되는 인물들이 로라 마스의 주변인물들이죠.
보통 '현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는 '정통 심령물'이 아닌 이상 '현실적'인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이 영화에는 '초능력'이 삽입되니 어느 정도 현실감이 떨어지는
영화인 것은 사실입니다. 보통 처음에 이런 '영적인 능력'이 보여지는 영화라도
나중에 '정신질환'이나 '착각'으로 결말이 나지만 이 영화에서 로라 마스에게 나타난
능력은 사실로 나타납니다. 마치 '디 아이'라는 영화에서 눈에 귀신이 보이는 것과
다소 유사한 소재이죠.
즉 이 영화는 연쇄 살인사건 이야기이고, 그 살인사건을 '초능력'을 통하여 목격한
여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어느날 자신이 작품을 보러 온 어떤 남자(토미 리 존스)를
만나게 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는 형사였고, 그녀가 목격한 살인사건을 담당하게 됩니다.
연쇄 살인사건이 벌이지고, 불안에 떠는 여주인공과 담당형사, 이런 설정이고 두 인물이
남녀 주인공이면 대략 두 사람간에 섬씽이 있게 마련인데, 이 영화에서도 영락없이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이 영화는 '연쇄살인사건'과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 그리고 비주얼한 '사진촬영회 영상'을
적절히 섞어서 재미를 엮어가는 내용입니다. 물론 썩 잘 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제가 좋아하는
장르인 '미스터리 스릴러'이고 특이한 영상이 흥미거리가 되긴 하지만 걸작 반열에 들어갈
작품은 아니죠. 30대 중반의 한창 절정기의 페이 더너웨이와 당시 30대 초반의 신예급
배우인 토미 리 존스가 공연하는데 대표적 '노안배우'인 토미 리 존스는 그 당시에서 썩
젊어 보이지는 않더군요.
감독은 '2편 전문감독'이라고 할 수 있는 어빈 커쉬너 입니다. 그는 '말이라 불린 사나이2'
'로보캅2' '스타워즈 에피소드5 제국의 역습' '007 네버세이 네버어게인'등을 연출하게 되는
그야말로 '속편전문'감독입니다. 그런 만큼 '메이저감독'은 못 되죠. 그래서 이 영화도
메이저급 영화수준은 못됩니다.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이지만 누가 범인이고 어떻게 살인이 발생하는가의 흥미보다는
오히려 사진촬영시의 비주얼한 장면이 더 기억에 남고 볼거리라고 생각되면 영화의 포인트가
맞지 않은 것이죠. 나름대로 비주얼 실력은 있는 감독같지만 탄탄한 줄거리와 각본/편집이
우선되어야 할 스릴러물의 연출가로서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 느껴지죠.
여주인공 로라 마스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은 누구일까요? 일단
여자를 등쳐먹는 한량인 로라 마스의 전남편(라울 줄리아)와 전과경력이 있는 그녀의
운전기사가 살인용의자 물망에 오르죠. 다소 빈약하게 전개되는 구성이 아니었다면
소재 자체는 흥미로울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나름 반전이랄 수 있는 종반부의 장면들도
아쉽게 많이 밋밋하죠.
토미 리 존스와 라울 줄리아의 젊은 시절의 모습과 바브라 스트라이잰드의 감미로운 주제곡이
들을만 한 영화입니다. 적절한 킬링타임용 영화이죠. 페이 더너웨이는 당시 아카데미 상도
받고 잘 나가던 시절이지만 이 영화와 다음 작품인 챔프 이후로 다소간의 슬럼프에 빠지게 되죠.
'파리는 안개에 젖어'나 '콘돌' '차이나타운' 등 미스터리 영화에는 어느 정도 일가견이 있는
배우이고, 이 영화에서도 30대 미모의 사진작가의 역할에 잘 어울렸지만, 주도적으로 영화를
끌고가기에는 다소 2% 부족한 배우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녀의 히트걸작을 보면
대체적으로 유명 남자스타들의 리드를 받은 작품들이 많죠.(차이나타운의 잭 니콜슨,
챔프의 존 보이트, 타워링의 폴 뉴만,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의 스티브 맥퀸,
콘돌의 로버트 레드포드,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워렌 비티 등) 페이 더너웨이의 작품
중에서는 가장 주도적으로 출연한 작품이랄 수 있는데 아쉽게도 범작이 되었습니다.
시작과 끝에 나오는 주제곡과 배경화면으로 나타나는 클로즈업된 페이 더너웨이의
눈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즉 결론은 '비주얼'이었던 영화입니다.
ps : 약간 유사한 분위기의 영화인 영국고전영화 피핑톰 만큼의 수준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던 작품이죠.
ps2 :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질 때 살인의 동기가 상당히 억지스럽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범인의 처리에 대한 결말도 다소 어이가 없고요. 소위 안하느니 못한 반전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