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던 어느 여름 날아든 문자 한 통. 번호도 이름도 낯선 후배의 목포제일여고 총동문회초대장이었다. 아~, 어느새 또 한해가 되었구나 생각하면서 내 가슴엔 설렘의 작은 파도가 일렁인다. 이미 오래 전 그곳에 두고온 내 푸르렀던 날의 추억의 파편들과, 최근 쌓아둔 친구들과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마치 퍼즐조각처럼 자리를 메꿔가며 마음이 들뜬다. 올해는 이쁜 원피스 하나 장만해서 곱게 차려입고 한번 나서 볼까, 아니면 오고가기 편하게 캐주얼하게 입고 나설까? 어느새 소풍날 받아놓은 아이처럼 들떠 있는데 우리 13기 회장님이 숙제 하나를 카톡으로 보내왔다. 13기 단체 장기자랑 해야하니까 동영상을 보고 댄스연습을 해오라는 것이다. 목포 친구들은 모여서 장소까지 빌려 연습할거라고. 아뿔싸~이런 낭패라니. 언제나 의욕과 흥은 충만하지만 몸치에 박치인데 이를 어쩐다.
그래도 꼭 함께 참여 하고픈 마음에 그날부터 혼자서 틈만나면 거울 앞에 의자 끌어다 휴대폰 동영상 틀어놓고 열심히 동작을 따라하니, 옆에서 가끔 쳐다보던 아들이 동작은 어설프지만 내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고 씽긋 웃어준다. 그래, 이 나이에 동작이 좀 틀리면 어떠리오.그것으로 인해 웃음을 줄수 있다면 그것 또한 좋은거지 생각하면서 그래도 조금의 노력은 보여야할 것 같아 에어로빅에 오랜 경험이 있는 친구를 불렀다. 집뒤 인왕산으로 산행 가자고 데리고 가서 정상에서 간식을 먹고 이실직고, 개인교습을 부탁했다. 몇몇 동작의 포인트만 알려줬는데도 영상만 보고 하는 것 보다자신감이 훨씬 생겼다.
나이가 들수록 즐겁고 새로운 일이 없는데 여고시절 합창 연습할 때 같은 기분도 들면서 이런 걸 기획한 친구들의 아이디어가 참 좋았다. 행사는 해가 갈수록 짜임새 있고 즐겁게 잘 진행되니 더 말할 필요가 없고 이튿날 8기 선배님들과의 요트 타기에서 선배님의 시 낭송에 우린 흠뻑 취했다.
소나무 한그루 바위 위에 떨어져 성장해 가는 모습을 노래하는 시였는데 그 내용도 좋았지만 어쩌면 그렇게 긴 시를 다 외우고 또한 잘 표현하며 낭송 할수 있는지 감동이었다.
총동문회에 갔다오면 참 좋은 것이 있다. 앞서 가는 선배님들을 보면서 앞으로 나도 어떻게 해야 멋있는 삶을 살지가 보이는 것 같아 좋고, 후배님들을 보면 내가 미처 생각치도 못했던 새로운 감각으로 일처리를 하는 것을 보면서 젊은 세대들한테도 참 배울 점이 많구나 하는 생각에대견하고 정말 예쁘고 고맙다.
이번 큰행사를 위해 앞에서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표하고 또한 함께 했던 모든 동문들께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목포제일여고인이라 자긍심을 갖게 해주는 이런 행사가 있어 해를 거듭할수록 정말 좋다. 목포제일여고여 영원하라~
첫댓글 총동문회 를 다녀와서.후기문을 읽으면
그때.그시절
행사진행 사항을 알수있다
모든내용이
카페방에 기록 저장이 되어있어서
아..그때 였구나
하면서.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