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진정한 모습은 우리의 능력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을 통해 나타나는 거란다'
- 해리포터 비밀의 방, 조앤, K. 롤링. 김혜원 옮김. 문학수첩 1999
덤블도어의 말은 날 처절하게 울렸다.
나의 모습은 타고난 능력이 아니고 스스로 선택할 때 나오는 것이라는 그 말.
평생 절름발이가 될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로도,
다시는 아이를 갖지 못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말로도 나의 모습은 결정되는 것이 아니었다.
나의 선택으로 충분히 변할 수 있다는 그 말은 내 마음을 다독였다.
내가 절망했던 만큼 해리 포터에게 매달렸고, 불안한 만큼 울었다.
덤블도어의 그 말은 나의 현재와 미래를 비추어 주었다. 그렇게 책을 통해 다시 얻게 된 선택의 삶을 실천하고 싶었다.
내가 본 '해리포터'를 말해주고 싶었다.
글쓴이 : 서미영
교통사고 이후 무모한 인생을 살기로 마음먹었다.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는 교통사고의 경험은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인데'라는 무모함을 갖게 했다.
여태껏 살까 말까 고민했던 일들을 모두 다 해보고 싶었다.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일을 하며 무모하게 살아보겠다고 다짐하며 지금까지 달려왔다.
그런데 되돌아보니 '책'과 관련된 일만 꾸준히 한 꼴이었다.
이제는 즐겁게 '독서'하는 법을 공유하고 싶다.
아직 지치지 않고 이런 생각들을 실행하는 걸 보니 한동안은 '독서'로 생활을 연명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무모한 삶을 꿈꾼다.
-----------------------------------------------------------
"보스, 당신은 그 많은 책을 읽었잖아요. 그게 무슨 소용이라고 읽는 거요? 왜 읽습니까?
그런 질문에 대한 대답도 없는데 도대체 뭐가 있다는 겁니까?"
"책에는 인간의 혼란이 있어요. 조르바, 인간의 혼란으로 당신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요"
- 그리이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더클래식. 2012
실제로 조르바처럼 사는 사람에겐 책이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그에겐 삶의 열정과 자유가 넘치고 내딛는 발걸음조차 주저함이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하루하루 아니 매순간 선택의 갈림길에서 해메기만 하던 나는 책을 읽으며 바른 선택지를 찾아내야 했다.
또 얽매임없는 삶이 있다는 것, 그것을 향해 가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하지만 누구나 어렵고 외롭고 삶이 무겁다는 점 역시 알게 되었다.
난 책을 읽으며 이해되지 않는 혼란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터득했으며 이것은 내가 찾은 삶의 태도이기도 하다.
디즈니 명작 만화에 나오는 꿈의 왕국을 찾지는 못했지만,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혼란과 엉켜 있는 사람들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감각은 찾았다.
그것이면 족하다. 더욱이 함께 가는 길이어서 더 이상 조르바가 부럽지만은 않다.
글쓴이: 김은희
책이 좋아서 책을 읽는다기보다 다른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아직 찾지 못해서 책이라도 붙들고 있는 아줌마,
세 아이의 엄마, 직업상담2급, 독서논술, 역사논술 지도사,
디베이트 코치이자 보드게임지도사까지 나름 다양한 자격증 수집가.
경기도 의왕에서 독서동아리 '책읽는 엄마들의 모임' 활동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