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황사가 이리 심한 봄날에
동서가 작년 가을에 여주산 백도라지를 주었는데
뭐가 그리 바쁜지 까서 먹을 시간이 나지 않아 냉장고에 20여일 있다가 아예 말려 버렸다. 그리고 이봄에 식구들이 감기 기운이 돌기 시작 ...
머리가 아프고 목이 잠기고...
양숙이네 집에서 끓인 칡차를 마시니 고향냄새라 그럴까 향이 좋았다.
올때 덜어준 칡뿌리 말린것을 함께 백도라지와 약탕관에 넣고 끓여서 꿀을 타 먹였다.
그냥 주면 분명 안먹을 것 같아서....
이쁜 딸 은주는 감가가 걸렸다 하면 며칠씩 끙끙 앓는다.
토요일부터 목이 잠겨 말도 잘 못하길래 약탕관에다가 칡뿌리와 백도라지 말린것을 끓여 꿀을 넣어 약이라고 주니 받아 마신다.
일요일까지 계속 물처럼 마시다가 월요일엔 보온병에 담아서 회사에 가지고 가서 마셨다.
어머!~
근데 월요일 오후부터 말소리가 제디로 나오더니 다음날 부터 정상이 되었다.
며칠뒤 지아빠가 목소리가 잠겨 감기 기운이 돌기에 같은 방법으로 주니
"난 싫어 안마셔" 한다.
"아빠 엄마 말을 잘들으면 김기가 이틀만에 낫고, 엄마 말을 안들으면 감기를 일주일도 더 앓아야 할걸?" " 나두 그거 마시고 이틀만에 이렇게 다 나은거 봐" 하는 말에 '어디 줘봐' 한다. 며칠동안 그 물을 마시고 올봄엔 그렇게 감기가 달아났다.
처음엔 칡향이 좋아서 나혼자 칡만 넣고 다려 마시다가 도라지가 기침에 효능이 있다 하니 칡 재탕에 도라지를 첨가하여 끓여서 주었다가 나중에는 함께 처음부터 넣어서 끓였다.
올봄엔 이렇게 칡말린것과 백도라지 말린것이 우리집 식구들의 감기를 날려 버렸다.
난 감기는 안걸렸지만 그냥 계속해서 끓여 마시고 있다.
어렸을때 칡뿌리에서 맛보던 그 향을 느껴가면서....
올해는 사비 뒤켠에 있는 칡뿌리를 캐서 우리도 말려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