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약발과 걷기
 
 
 
카페 게시글
데카메론 카드 스크랩 《데카메론》/ G.보카치오 / 1353
덕장 추천 0 조회 74 17.02.02 15:5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이탈리아의 작가 G.보카치오의 단편소설집.

저자 : G.보카치오
장르 : 단편소설
발표 : 1351년

1349∼1351년의 작품으로, ‘10일간의 이야기’라고 번역된다. 서사(序詞)에서 불행한 사람들의 고뇌를 덜어 주기 위하여 이 책을 쓴다고 말하고, 1348년의 페스트에 관한 기술로 작품 제1일의 서화(序話)가 시작된다. 난을 피하여 피렌체 교외의 별장으로 옮겨 온 숙녀 7명, 신사 3명이 10일간 체류하며 오후의 가장 더운 시간에 나무그늘에 모여앉아 이야기를 한다. 한 사람이 한 가지씩, 하루에 열 가지의 이야기를 하고는 헤어지기 전에 좌상을 임명하여 다음날의 주제를 정하고 저녁 식사 후에는 노래를 부르고 잠자리에 든다. 신을 경외하는 뜻으로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따라서, 설화는 12일간에 100가지에 달하고 한 테두리 안에서 이야기를 구성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내용은 다채로우면서 통일성이 유지되고 있다. 여성 중에서 가장 젊은 네이피레의 이야기는 제일 천진스럽고, 팜피로와 디오네오가 대담한 이야기를 하는 등, 이야기하는 사람에 따라서 내용과 리듬이 달라지고 등장인물도 여러 계층이다.

전작을 통하여 2개의 주제를 끌어낼 수가 있는데 사랑과 지혜가 그것이다. 사랑을주제로 한 이야기에서는 인간의 누를 수 없는 욕망이 때로는 냉정히 억제되고 또 여러 가지로 위장되어 표현되고 있다. 한편, 무뢰한의 용의주도한 교활함에서 기사(騎士)의 고상한 재지(才智)에 이르기까지 지혜의 모든 단계가 관찰되고 이들 주제는 때로는 교차되기도 한다. 이 작품을 새로운 시대정신의 표현으로 보고 중세의 교회와 봉건제도를 조소하는 신흥 부르주아지 사회의 승리의 기록이라고 단정한 것은 데 상크티스였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러 이 작품의 내용 ·구성에 관해서 중세적 요소를강조하는 설도 나타났다. 어쨌든 이는 풍부한 생활 체험과 고전 및 남북 프랑스 문학에서 배양된 천재적인 이야기 작가의 인간관찰에 대한 일대 집성으로서, 수세기에 걸친 설화의 호색성(好色性)에 대한 독자의 그릇된 관심은 작자의 본의와는 관계가 없다.

단테의 《신곡(神曲)》과 견주어 이 작품을 《인곡(人曲)》이라고도 하지만, 단테는 높은 이상을 내걸고 중세에 대한 경고를 한 데 대하여, 보카치오는 풍속 교정자로서 접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그러면서도 대상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미소와 풍자까지도 섞어 묘사함으로써 근대소설의 선구자가 되었다. 또 이 작품에 사용된 이탈리아어는 보카치오적 문체라고 하는 것으로, 그후 오랫동안 산문의 본보기가 되었다. 《데카메론》의 모작(模作)은 대단히 많아서 많은 작가에게 소재를제공하고 있다.

출처 :
http://100.naver.com/100.php?id=47212&cid=AD1057738656290&adflag=1

 

지은이 조반니 보카치오 Giovanni Boccaccio

보카치오는 《데카메론》의 서문에서 "괴로워하는 사람을 가엾게 여기고 위로하는 것은 인정 있는 일"이라며, 자신의 이야기가 그처럼 고통받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보카치오의 소망대로 《 데카메론》은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문학작품으로 고전의 반열에 올라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단테의 《신곡》과 견주어 '인곡(人曲)'이라고도 일컬어지는 《데카메론》은, 세계 문학사상 이 작품만큼 모방·변형·표절을 당한 작품이 없다고 할 만큼 내용과 형식에서 후대 문학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 데카메론》이 이처럼 오랫동안 읽히며 사랑받는 이유는, 산문 문학의 기원이라고 일컬어지는 탁월한 문체와 형식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 이야기에 인간의 보편적 욕망·교활함·위선·지혜 등이 너무나도 다채롭고 생생하게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보카치오는 《데카메론》에서 운명과 맞서 싸우고 그것으로써 운명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며, 나아가 운명을 개척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 준다.
그 시대의 문어인 라틴어를 마다하고 민중어인 이탈리아어로 민중 속으로 깊이 파고든 보카치오. 그는 인간의 문제, 인간을 중심으로 한 당시 인문주의의 문제의식을 가장 잘 구현한 작가이다.

600여 년간 마르지 않는 영감의 원천

《데카메론》은 1353년 세상에 첫선을 보인 뒤로 무수한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모방작을 만들어낸 작품이다. 정해진 시일 동안 몇 사람이 돌아가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 주제별로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 군상, 무엇보다도 인간의 실수와 어리석음까지 끌어안는 무한한 '인간 긍정'의 서사가 시대를 뛰어넘는 호소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더없이 솔직한 10일간의 대화

'데카메론'은 그리스어로 '10일 동안의 이야기'란 뜻이다. 이 제목이 말해주듯,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은 10일 동안 열 명의 남녀가 한자리에 모여 하루에 하나씩 꺼내놓은 100개의 이야기로 되어 있다. 이들이 엮어가는 이야기 내용은, 이들 남녀가 처한 상황과 각자의 성격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때는 그 무시무시한 페스트가 유럽을 휩쓸고 지나간 직후인 1348년 무렵이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쓸어갔다는 페스트는 사람들의 존립 근거를 통째로 뒤흔들었다. 거리에 시체가 쌓이고, 부부·부자·모녀·친인척·친구 등 인간관계가 죽음의 위협 앞에서 산산이 조각나는 상황에서 종교나 인간의 도리 따위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당에서 우연히 만난 열 명의 청춘 남녀가 근교 별장에 모여 나눈 이야기가 《데카메론》인 것이다. 대화의 내용이 건전할 리 없다.
더욱이 세 청년은 일곱 명의 여인들에게 연모 혹은 호감, 연민 따위의 감정을 품고 있다. 자연 이야기가 사랑과 성(性) 등 온갖 '인간적이고' 자극적인 주제로 집중될 수밖에 없다.

르네상스 인간 예찬에 담긴 종교성

그러나 저자인 보카치오가 이 작품에서 신과 결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선배 작가인 단테에 대한 그의 애정이 말해주듯, 보카치오는 인간의 욕망을 인정하고 부패한 성직자들을 공격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신과 기독교에 대한 애정이 흐르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가장 어이없고 황당하고 한심하며 파렴치한 인물들에게도 신에 대한 믿음과 두려움이 엿보이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보카치오의 인문주의(휴머니즘)는 신을 제외시킨 인문주의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보카치오는 페스트라는 대재앙이 오기 훨씬 전부터 타락의 조짐을 보인 성직자 사회와 고귀한 인간성의 상실을 우려하고, 질책하고, 되살리려 한 것이다.

중세 유럽에 살았을 온갖 인물 군상

이 작품에는 왕, 왕자, 공주, 장관, 기사, 지주, 수도원장, 수녀, 수도사, 성직자, 군인, 의사, 법관, 철학자, 교사, 학생, 화가, 은행가, 포도주 상인, 여관 주인, 심부름꾼, 방앗간 주인, 빵 가게 주인, 술장수, 고리 대금업자, 음유시인, 떠돌이 음악사, 농부, 노예, 하인, 바보, 순례자, 구두쇠, 낭비가, 사기꾼, 도박꾼, 불한당, 도둑, 해적, 아첨꾼, 식객, 대식가, 주정꾼, 노름꾼, 경찰, 그리고 온갖 종류의 연인들 등이 등장한다.
전문가의 연구에 따르면, 총 338명의 인물이 나오는데 그중 남자가 255명, 여자가 83명이다. 구분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귀족으로 분류할 수 있는 사람이 102명, 상인과 상인의 부인이 23명, 농민과 수공업자, 장인들을 포함하는 하층민이 68명, 나머지는 뚜렷하게 구분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한 마디로, 르네상스를 목전에 둔 중세시기에 살았던 온갖 계층 및 유형의 인물들이 모두 등장하는 것이다.

"썩은 마음을 가진 자는 건강한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데카메론》의 백미로서 풍자성과 농도 짙은 성애성(性愛性)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 중 저자 보카치오의 칭찬과 존경을 받는 인물은 별로 없다. 겉보기에 썩 괜찮은 사람도 곰곰이 뜯어보면 중대한 결함이 있다. 정직하면 부주의하고, 영리하면 지나치게 냉정하다. 특히 수도사 등 성직자가 등장할 때에는 예외 없이 저자의 시선이 날카롭고 차갑게 변한다. 이들은 남의 여자를 후리고, 돈을 뜯어내고, 욕정을 채우기 위해 어떠한 술수도 마다하지 않는다.
성직자들뿐만이 아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남녀는 '결국에는' 욕망 앞에 무릎 꿇는 나약한 혹은 더없이 인간적인 사람들이다. 이들이 벌이는 애정 행각은 오늘날의 성애 소설 뺨칠 정도로 진지하고 리얼하게 그려진다. 만약 이를 문제 삼는다면 무엇보다 그가 주장하는 바, "썩은 마음을 가진 자는 건강한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법이다. 그러나 이런 내용은 저자 보카치오가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어디까지나' 세상사의 고뇌와 우울증에 사로잡힌 사람들, 특히 여성들을 위로하고자 씌어졌다. 이 대목에서 보카치오의 인간미와 재치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생생하고 화려한 컬러 도판

이러한 풍부한 감정을 살리고자, 이 책에서는 《데카메론》에서 영감을 받아 그렸거나 그 내용을 충실히 형상화한 도판을 다수 실었다. 당대에 그려진 필사본 그림은 물론이고, 특히 20세기 초반에 파리에서 활동한 이탈리아 삽화가 움베르토 브루넬레스키의 아찔한 컬러 도판을 각 이야기마다 실어 독자들이 《데카메론》을 읽고 보고 아울러 느낄 수 있게 했다.
또한 저자 보카치오에 대한 상세한 해설과 연보는 물론이고,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페스트>, <단테와 보카치오의 비교>, <지도로 보는 14세기 이탈리아와 유럽> 등 독자들이 《데카메론》을 이해하는 데 충실한 길잡이 역할을 해줄 별면을 요소마다 배치했다.

 

 

<15> 지오바니 보카치오 <데카메론>

백승환의 고전산책 101
중세 흑사병 창궐기 100편의‘야한 이야기’


 

입력일자: 2013-06-03 (월)  
데카메론은 ‘열흘 동안의 이야기’라는 뜻이다. 지난주에는 천일야화 즉 ‘천일 밤 동안의 이야기’를 소개했었는데 이번에는 비슷한 이야기 틀로 구성된 데카메론을 소개한다.

데카메론의 화자(話者)는 모두 10명이다. 열흘 동안 10명의 남녀가 나눈 100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14세기 유럽은 한 동안 생지옥이었다. 원인도 전염경로도 알지 못했던 흑사병이 전 유럽으로 번져나가면서 약 2,500만명이 몰살당했다. 이런 공포 분위기 가운데 사람들은 두 가지 극단적인 부류로 나눴다. 한 부류는 불가항력 현실 가운데 기독교 신앙에 더욱 귀의하며 수도원으로 들어가 세상과 단절된 삶을 추구했던 금욕주의자들이었고, 다른 한 부류는 어차피 죽을 운명이니 마음껏 인생들 즐겨 보자는 쾌락주의자들이었다.

데카메론은 후자에 속한 10명의 젊은 남녀들이 흑사병이 돌고 있던 이탈리아 피렌체 도시를 빠져나와 한적한 산속 별장에서 열흘 동안 함께 머물며 마음껏 즐겼던 음담패설을 종합한 것이다. 이 책은 인문주의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르네상스 운동의 시발점이 된 시점에서 쓰인 작품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지만 그 내용을 좀 더 찬찬하게 읽다 보면 아마도 중세시대에 쓰인 가장 야한 외설작품이라는 느낌이 든다.

얼마나 당시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데카메론에 등장하는 성직자들은 모두 성도착자들이다. 젊고 예쁜 여자만 보면 자신의 신분이고 뭐고 다 떠나서 어떻게 해서든지 하룻밤을 함께 보내고 싶어서 안절부절 못하는 파렴치한 인물들로 묘사되고 있다.

어차피 신앙이나 경건생활 같은 것은 번거로웠기 때문에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10명의 청춘남녀들은 성직자들을 그렇게 우롱하면서 내심 큰 쾌감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셋째 날 열 번째 ‘알베라크의 이야기’는 대표적 예다.

“알베라크라는 이름의 이교도 아름다운 처녀가 진리를 찾기 위해 수도원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루스티코라는 신부를 만나는데 그는 알베라크의 아름다움에 눈이 멀어 궁리하던 끝에 어느 날 진리를 알기 위해서는 옷을 모두 벗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남자의 그것은 악마, 여자의 것은 지옥인데 악마는 지옥으로 보내야 한다며 쾌락을 즐겼다. 그러자 알베라크는 역시 진리를 아는 일을 매우 즐거운 일이구나 라고 좋아하면 신부를 찾아가 악마를 지옥으로 더 자주 보내달라는 간청을 했다”거의 비슷한 시대에 쓰인 단테의 ‘신곡’(神曲)에 비해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은 살아 있는 인간 냄새가 폴폴 나는 ‘인곡’(人曲)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흑사병으로 인해 사방에 죽음의 냄새가 역겹게 나고 있던 상황에서 보카치오는 어쩌면 나약한 인간에 대한 연민, 신에 대한 좌절감, 성직자들에 대한 적개심을 성(性)이라는 가장 원초적이고 인간적인 언어를 통해 죽음의 시름을 잠시라도 잊으려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예찬출판기획 대표(baekstephen@gmail.com)도서협찬: 반디북US(www.bandibookus.com)               

 

 

 

 

     현실의 삶이 팍팍해지고 혼돈스러울수록 사람들은 이야기에 심취되는가 보다. 소설 속에 또는 어떤 스토리 속에서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는 어떤 것들을 소망하는 것이 아닐런지. 최근에 출판계에도 세계문학류의 책들이 호황이라는데 그건 소설 속에라도 파묻히고 싶은 현대인들의 갑갑한 일상과 현실에 대한 피로감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대와 그 사회를 지배하는 사상과 권력이 있다면, 그에 반해서 가난하고 억압된 일반 민중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들 민중이나 우리들 시민이나 억압된 욕구들이 분출되는 과정으로서의 풍자와 기성의 금기에 대한 도전은 사람들의 모임 속에서 이야기 형식을 통해 시작되고, 글을 통해 전달되고, 다시 문학의 형태로 숙성된다.    

 

     이런 대단찮은 생각을 해보게 된 건, <데카메론>이란는 작품의 시대적인 배경과 그 작품의 연결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작품이 쓰여진 배경이 되는 1348년의 이탈리아 피렌체는 당시 유럽을 휩쓸던 흑사병이 만연해 있다. 신이 인간을 심판한 이러한 거대한 재난 앞에 기독교는 중세의 암흑기를 거치면서 아무런 희망이 되지못하고 인간은 죽음의 공포 앞에 망연자실해 있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장소는 흑사병을 피해서 귀부인 7명과 청년 3명이 찾은 피렌체의 교외의 별장이다. 작품의 구성은 여기에 모인 10명이 매일 한가지씩 10일동안 서로에게 들려주는 총 100편의 이야기인데, 제목 <데카메론>의 의미가 "10일간의 이야기"라고 한다. 여기서 이들 화자들이 보내는 10일간의 시간은 마치 지상에서의 질병과 죽음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듯, 평온하고 즐겁고 풍요롭기까지 하다. 참, 별 일이다. 느릿한 아침의 산책, 최고급 포도주와 과자, 쾌적한 정원에서의 휴식으로 아침나절을 보내고, 시종들이 사려 깊게 준비한 풍성한 식탁, 노래와 발라드 그리고 춤, 낮잠 시간과 자유시간으로 또 오후 시간을 때우다가, 마침내 더위가 물러간 아홉번째 시간(오후 3시)이 되면 모두가 모여 그 날의 10편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모임 이후의 저녁식사와 달콤한 휴식으로 하루가 끝난다. 하! 이건 꼭 천국이 따로 없는 2주간의 피난생활인데, 물론 이게 이 작품의 중심은 아니니 뭐 그냥 넘어갈 수 밖에 없다. 따지면 뭐하겠나, 핵심은 그게 아니다.

 

 

 

(그림은 <데카메론>의 삽화 중 하나, 7명의 부인과 3명의 청년이 그려져있고, 그 날의 모임을 이끌어가는 한 여인에게 나뭇잎으로 엮은 왕관이 씌여져 있다.)

 

     작품의 중심은, 역시 이들 10명이 여기서 10일간 풀어내는 100편의 "이야기의 잔치"이다. 이야기의 주제는 다양하고 재미나다. 때론 지겹도록 긴 내용도 있지만 아쉬울 정도로 짧은 글도 있다. 지도층, 특히 종교지도자(수도원장, 수녀원장)들의 허위와 탐욕에 대한 풍자와 또한 부인들을 위한 수다인지라 성과 남녀간의 애정에 대한 표현이나 묘사도 유별나다. 한편으론 남성위주의 가부장적인 사회에 대한 반감이겠지만 여성들의 자유로운 욕구들이 가감없이 드러난다. 때론 발칙하고 좀 난감하고 엉뚱하고 우습다. 그야말로 여인들의 솔직한 '수다'잔치다.

 

    작가 '조반니 보카치오'는 아마도 이 작품을 쓰면서 같은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인 '단테'가 쓴 <신곡>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신곡>보다 40-50년 이후인 1353년에 쓰였고, 이야기에서 '단테'의 표현을 많이 빌려다 쓰기도 했고, 총 100편의 이야기 또한 <신곡>의 지옥 34편-연옥 33편-천국 33편의 구성과 유사하다. 조반니 보카치오는 단테를 평생 존경했고, <단테의 삶>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단다.

 

  "나는 신중한 사람입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늘 신중했습니다. 하지만 나의 신중함을 봐 주지 않는 분들에게 얘기를 할 때는 무게를 뺍니다. 물 위의 포말처럼 말입니다. 사람들의 죄를 꾸짓기 위해 오늘날 신부들이 행하는 설교라는 것이 그야말로 잡담과 희롱, 싱거운 것들임을 생각하면, 그러한 것들이 여성들의 우울함을 쫓아내기 위해 나의 이야기들에 쓰인 것도 나쁜 일은 아니었다고 평가합니다. 요컨대 그런 것들로 인해 크게 웃게 된다면, 예레미아의 한탄이라든가 구세주의 수난, 막달라 마리아의 비탄 같은 것들도 넉넉히 치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데카메론3> 433쪽, 작가의 맺음말 중에서) 

 

     660년전에 쓰여진 100편의 이야기 속에는 시대를 들여다는 풍자와 해학, 인간적인 삶의 즐거움도 가득하지만, 문득 마흔 살 보카치오가 절망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터득했을 듯한 삶을 관조하는, 외로웠을 한 인간의 헛헛한 웃음이 보일 듯도 하고, 당시대에 소외되고 가난한 계급이었을 민중과 여인들에 글로써 보내는 작가만의 위로도 느껴진다.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