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4년 2월 15일에 전역을 한 후
2월 16일에 비다누에바 피정을 참가하였습니다. 같이 피정을 했던 한 자매님께서 도보성지순례에 대한 얘기를 해주셨는데 누군가를 위해 걸으면서 기도하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궁금해서 이번 도보성지순례에 참가하였습니다. 첫날에는 다들 조용조용한 분위기에서 인사를 나누며 같이 프로그램을 즐겼습니다. 프로그램을 하던 도중 유흥식 추기경님께서 오셔서 응원의 말씀과 교황님께서 하셨던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다음날이 밝아오고 비도 주룩주룩 내리는 날에 본격적으로 도보성지순례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비가 와서 찝찝하고 너무 습했지만 걸을 때 마다 물 웅덩이가 나오는 그 순간은 너무나도 행복했었습니다. 잠깐이라도 물에 발을 담갔다 빼면 엄청 시원했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걸으면서 다같이 화이팅도 외치고 주변 분들도 화이팅을 외쳐 주시니 하루 하루가 힘차고 너무 즐거웠습니다. 6일차에 미리내 성지에서 오산 성당을 가는 중에 발목이 꺾이는 바람에 걷는데 무리가 좀 있었습니다.
걸으면 걸을수록 발목이 욱신욱신 한 느낌이 심해졌고 7일차에 갓등이 피정의 집 가는 길은 너무나도 힘들었지만 같이 걸은 스탭님께서 “ 형제님 이런식으로 속도 내면 스타렉스 태울거에요” 라는 이 한마디가 저의 정신을 깨우는 한마디였습니다. 7일차 목적지인 수원 가톨릭대학교를 다 와 갈 때쯤 제 발목의 고통은 사그라 들었고 오히려 가톨릭대까지 뛰어서 올라갔습니다. 그때 그 기분은 “아 다 끝났다, 너무 상쾌하다”라고 느꼈습니다. 마지막 밤이 지나고 교구청으로 향하는 마지막 길이 되는 날이 밝았습니다. 교구청 가는 길은 내가 그 길을 알고도 너무나도 먼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같이 참가한 참가자들과 스테프 분들의 힘 입어 열심히 또 열심히 걸었더니 수원교구청이 보이면서 이용훈 주교님께서 교구청 앞으로 나와 하이파이브를 해주시는 그 시간이 너무나도 감격스럽고 뜻깊었습니다. 마지막 파견 미사를 한 후 고생했다고 안아주는 시간은 눈물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스테프, 참가자끼리 고생했다고 안아주는 시간은 너무나도 행복했고 즐거웠습니다.
저는 이 도보성지순례를 하면서 묵주기도를 했지만 인덕원성당 중고등부 학생, 중고등부 냉담자 학생, 중고등부 교사, 신부님, 인덕원성당 교우분들 한분한분씩 기도를 하였습니다. 한분 한분 기도를 하다 보면 같이 활동했던 순간들이 생생하게 기억이 남고 뜻깊었던 순간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이 뜻깊은 선물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순교자 분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인덕원성당 중고등부 학생들에게 행복을 나누며 살아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성경 구절을 적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날은 주님께서 만드신 날 우리 기뻐하며 즐거워하세 (시편 118,24)
-인덕원성당 중고등부에서 교사 심준서 필립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