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다녔던 영어 학원에서 독해력을 키우기 위해 영어 소설을 읽게 했었다. 그때 읽었던 작품이 로얄드 달의 <마녀를 잡아라>였다. 그 당시 학원에서는 책을 읽어왔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책 내용을 물어보고 대답을 못 할 경우 학원에서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집에 가지 못하게 했다. 물론 그 시절의 기억은 지금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는 않지만, 덕분에 <마녀를 잡아라>의 내용은 지금까지 선명하게 기억이 났다. 따라서 과거의 추억과 소설의 내용을 떠올리며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영화의 내용은 부모님을 잃은 '찰리'라는 소년이 할머니와 같이 살게 되며 시작된다. 어느날 찰리는 자신의 애완 쥐 '데이지'에게 줄 집을 만들기 위해 할머니와 갔던 잡화점에서 마녀를 발견하게 된다. 그 이후로 찰리와 할머니는 마녀로부터 안전해지기 위해 한 호텔로 떠난다. 하지만, 찰리와 할머니가 호텔로 떠난 시점은 전국의 마녀들이 모이는 마녀회가 있는 날이었고, 마녀들은 호텔의 아이들을 모두 쥐로 변하게 하려 했다. 이로 인해 찰리가 만난 '브루노 젠킨스'가 쥐가 되었고, 이를 구하려던 찰리 역시 쥐가 되고 말았다. 이때 찰리의 애완 쥐인 데이지 역시 사실 고아원에 살던 '메리'라는 이름의 소녀였다는 것도 밝혀졌다. 이후 이들은 할머니에게 다시 사람으로 돌아갈 수 있는 약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지만, 할머니가 만들어준 약은 전혀 효과가 없었다. 따라서 세 마리의 쥐와 할머니는 힘을 합쳐 마녀들 역시 모두 쥐로 변하게 만들 것을 계획했다. 그 결과 찰리는 주방으로 숨어 들어가 마녀들이 먹는 수프에 쥐로 변하는 약을 부었다. 이로 인해 최고 마녀를 제외한 모든 마녀들이 쥐로 변했지만, 최고 마녀는 수프를 먹지 않아 쥐로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최고 마녀는 세 마리의 쥐와 할머니를 죽이려고 위협했다. 하지만, 세 마리의 쥐가 되는 약을 쥐덫으로 최고 마녀에게 발사하는 데 성공하여 최고 마녀 역시 쥐가 됐다. 그리하여 마녀들을 무찌른 세 마리의 쥐와 할머니는 전 세계를 모험하여 마녀들을 무찌르기 위해 자신들이 경험한 것을 영화로 보여준다는 이야기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마녀를 잡아라>는 자극적이고 잔인한 장면들이 거의 나오지 않아 가족을 위한 영화라는 그 제작 목적에 부합하였다고 생각한다. 그 예로, 최고 마녀가 쥐로 변해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에게 잡아먹히는 장면을 소리로만 묘사했던 장면을 들 수 있겠다. 또한 미국 영화인 만큼 영화의 CG나 특수 효과, 편집 등이 정말 깔끔하게 이루어져 아이들이 충분히 좋아하고 즐길만 한 영화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불어 결국 악은 패배하고 선은 이긴다는 삶의 귀중한 가치가 영화에 담겨 있어 교육적 측면에서도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마녀를 잡아라>는 개연성의 측면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찰리와 할머니가 호텔에 간 목적이 선명하지 않았고, 그날이 마녀들의 마녀회 날인 것도 너무 공교로웠다. 또한 할머니가 과거에 마녀로 인해 친구를 잃은 장면 역시 현재와 그게 밀접하지 않은 부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같은 맥락에서 이 영화는 너무 결론지어지지 않은 맥락이 많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영화 내내 강조되던 할머니의 병은 결국 어떻게 됐는지가 영화의 결말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또한 애완 쥐 데이지 역시 영화의 초반부에서부터 꾸준히 등장했는데, 이 캐릭터에 대한 서술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결론적으로, 영화의 장단점은 명확하긴 하지만, 주말이나 연휴에 가족들이 관람할 영화 정도로 생각한다면 <마녀를 잡아라>는 좋은 영화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