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침령 - 갈전곡봉 - 구룡령
함께한 이 - 석두거사 외 비경마운틴 종주대원 38명
진주 집 출발 - 12일 오후 9 :10
진주 집 도착 - 12일 11 :48
특이 사항 :
1. 날씨 포근했음
2. 임도를 오른 후 대간길은 우측으로 진입해야 하나 병적으로 달리려는 대원 일부 조침령 표시석 있는 곳으로 직진하어 알바함.
3. 알바한 사람 데리러 민병* 뛰어 갔었음.
4. 후미에서 오던 민병* 넘어지면서 헤드랜턴이 눈부위를 찢음
5. 부상 당했다는 전화를 받고 정대장과 총무 나 셋이서 쇠나드리 삼거리에서 민병* 기다리다 생각없이 쇠나드리 마을 쪽으로 200여m 내려갔다 다시 올라옴.
6. 쇠나드리 삼거리 지나고 06시 경 부터 빗방울 조금씩 흩날리기 시작 했음
7. 운무 때문에 하루종일 시계 안 좋았음
8. 진고개에서 출발한 대간꾼 한명 만남(1박 2일 한다고함)
9. 하산후 봉평으로 이동하여 면사무소에서 운영하는 목욕탕에서 샤워함- 요금 2,500원이고 소규모이며 비누, 수건 제공하지 않음
0. 저녁으로 봉평 미가연에서 메밀국수 먹음
오늘 산행은 조침령– 구룡령 구간이다. 이구간은 육산구간으로 갈전곡봉이 있긴 하지만 표고차도 심하지 않고 높은 봉우리도 없는 다소 평이하고 밋밋한 구간이다. 그래도 곳곳에 설치해 놓은 나무벤치에서 테라펜, 피톤치드 받아가며 종주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구간인데 아쉽게도 대간꾼들은 그냥 달리기만 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큰 딸은 소프트웨어교육 담당교원역량강화 심화연수 참석차 동생까지 데리고 서울로 출장 갔고, 마누라는 서울서 내려온 친구와의 약속 때문에 외출한터라 나는 왼 종일 집 지킴이가 되었다. 산행에 나설 시간에 맞추어 현관에 들어서는 마누라와 임무교대를 하고 배낭을 들쳐 메고 차고지로 향한다.
자유시장에서 대원들에게 필요한 몇 가지 물품을 담아 싣고 시청 앞에 도착하니 우리를 기다리는 대원들 틈에 지난 4차 산행 때 집안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던 부부가 보인다. 그 누구보다도 반갑고 정이 가는 부부다.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까지는 힘들어 하지만 후미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산행을 하는 분들이 아닌가..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아버님의 수술로 산행에 참석하지 못했고 수술결과는 좋다고 한다. 대원들 가정에 우환 없이 사랑과 평안이 넘치길 소망해 본다. 2차 집결지인 공설운동장 옆 백두대간 장비점 앞에 도착해 서로 안부를 묻고 반갑게 악수를 나누는 대원들을 싣고 우리의 애마는 오늘도 힘차게 달리기 시작한다. 소등을 했고 우리는 잠을 청했다. 애마는 두 번째로 횡성휴게소에 들러 우리에게 밤바람을 선사하더니 이내 국도를 달리기 시작한다. 느릿느릿 구불구불한 도로를 달리는 애마의 창밖으로 보이는 어둠속의 모습들이 참으로 멋지다. 어둠속의 상념과 느림의 미학이라.. 참 즐겁고 좋다. 5구간 출발지를 가려면 좌회전을 해야 되는데 지나쳤나 보다. 좁은 국도 2차선에서 차량을 돌려 본다. 04: 50분 출발지에 도착하여 채비를 차리고 05: 02분 임도를 오르기 시작한다. 출발한지 20여분 조침령 표시석 직전에서 우측으로 꺾어 진입해야한다. 선두 몇 사람이 우측 대간 길로 진입하지 않고 조침령 표지석 쪽으로 갔단다. 전문가가 백 하라고 소리치며 급히 뛰어간다. 아마 진입부를 알고도 표시석을 촬영을 하러 갔거나 진입로를 놓치고 그냥 갔거나 둘 중에 하나일거다. 느림의 미학이나 여유로움이 아쉽다. 한참을 걷는데 주차 때문에 늦었든 정대장이 온다. 정대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걷는데 전문가에게 연락이 온다. 헤드랜턴에 부상을 입었나 보다. 정대장, 총무와 쇠나드리 삼거리 직전에서 전문가를 기다려 본다. 기다리다 생각 없이 불빛을 보고 내려가기를 200여m.. 쇠나드리 마을로 가는 길이다. 참으로 내가 밤피다. 정대장과 백 하여 한참을 걸으니 전문가가 본대와 합류하여 미간에 1회용 반창고를 덕지덕지 붙이고 아침상을 펴놓고 있다. 허참! 천하의 전문가가.. 방심은 금물이라! 하늘도 우리대원들의 다침을 슬퍼하셨는지 아침 녁에 빗님을 한 방울씩 내려 보내더니 하루 종일 운무로 흐려 있다. 아침을 먹고 전문가와 정대장은 부상치료를 위해 하산하고 우리는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흙길에 표고차가 그리 심하지 않아 조망을 즐기며 여유로운 걸음짓을 할 수 있음에도 잔뜩 흐린 날씨가 카메라 샷터도 별로 누를 기회를 주지 않는다. 아침 식사 후 잘 걷던 후미 대원이 오르막을 힘들어 한다. 몇 번의 대간길 걸음으로 제법 적응되어 가는 대원이었었는데 지난 산행에 참석하지 못하고 한 달여 만에 산행을 하니 많이 힘든가 보다. 用不用說이니 횟수를 거듭하다보면 좋아지리라! 한참 걷다 북진을 하는 대간꾼 만난다. 진고개에서 출발했는데 중간에서 1박했고 오늘 조침령까지 이동한단다. 누군지 잘 모르지만 무사 산행을 기원해 본다. 김대감에게 소주 2잔만 남겨 놓으라고 전화해 놓고 발걸음 재촉하여 갈전곡봉에 도착하니 점심상을 펼친 대원들이 반갑게 우리를 맞는다. 점심식사를 마친 선두는 벌써 구룡령을 향해 출발했고 일부대원들이 막 출발하려 하고 있다. 광제 팀이 아침에 전문가에게 받은 추어탕에 라면을 넣어 끓여 놓고 기다리고 있다. 참 살갑고 만만한 후배다. 함께함의 情이고 信義리라.. 힘들어 하던 후미대원이 점심 먹고 난 후 부터는 그래도 잘 걷는다. 허기짐과 식은땀, 어지러움으로 갈전곡봉 직전에서 탈출로를 묻기에 긴장했었다. 여의치 않았던 탈출로에 갈전곡봉도 얼마 남지 않아서 눈치 채지 못하게 눈동자를 수시로 체크하며 걸었었다. 구룡령을 향해 걷는데 쿵 소리가 난다. 이강*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며 손바닥에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다. 오늘은 고수들이 수난을 당하는 날인가보다.
멀리 구룡령에 이르는 56번 국도가 보인다. 멋스럽게 굽이진 길이 곡선의 아름다움으로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모습이다. 옛 상념에 젖어보며 카메라 셧터를 눌러본다. 15; 17분 구룡령에 도착하여 대충 마무리하고 목욕과 저녁을 먹기 위해 봉평으로 이동한다. 봉평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목욕탕 대신 면사무소에서 주민자치로 운영하는 목욕탕이 있다. 규모가 작아 불편스러웠지만 땀 내음 나는 내 한 몸 씻을 수 있음을 감사했다. 인근 미가연에서 메밀국수에 막걸리 곁들여 민생고를 해결한다. 집에 도착하니 11시 48분 백두대간5차 종주산행을 마감한다.
Uuntu! ( I am because you are! )
여기서 목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