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를 통해 배우는 것
14기 월요 A팀 이영자
2001년 여름, 늘 나에게 그늘막이 되어주셨던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셨다. |
뇌졸중으로 쓰러지신 후 1년 6개월간 투병하신 후였다. |
모든 일이 그렇듯,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많은 후회와 그리움이 남았다. |
더 잘 해드리고 더욱 더 성심껏 간호해 드리지 못한 것이 늘 마음 한켠에 남아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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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지인의 소개로 호스피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가 줄곧 생각해왔던 일이였기에 망설임 없이 시작하 |
게 되었다. |
이제와 생각해보면, 어머니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을 편찮으신 다른 분들을 돌봐드리며 달래려했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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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병실에 들어서면, 너무나 조용하고 엄숙하기까지 하다. |
말기 암 환우들이 계신 곳이라 안타까운 사연과 슬픔을 참고 있는 환우 가족들 때문일까. |
병실에 들어설 때면 오늘은 어떤 분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채워드릴 수 있을까 생각한다. |
지난해, 대장암으로 고생하시던 환우 분을 지금도 기억한다. |
항상 먼저 악수를 청하고 밝은 얼굴로 반겨주시던 그 분. |
처음 뵈었을 때와 달리, 말씀도 잘 못하시고 다리가 너무 부어 움직일 수도 없었으나 마사지를 해드리면 |
"고맙습니다. 힘드시니 그만 하세요"라고 말씀해 주시던 분이 |
점점 기력이 약해져 말씀도 못하시고 눈을 감고만 계시던 모습. |
늘 볼 수밖에 없는 모습이지만 참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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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자락에 서계신 환우 분들에게 과연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
주님께 기도드리며 생각해보지만, 이 자리에서 손잡아드리는 것 밖에 할 수 없기에 그저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 |
길 바라는 마음이다. |
시간이 지날수록 봉사한다는 마음보다는 내가 더욱 배우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도록 인도해주신다는 |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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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들은 환우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돌봐드리려 노력하고, 우리는 그 분들을 통해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 |
게되니, 하느님께서는 늘 우리 모두를 어루만져주시고 계신 것 같아 기쁘고 감사드린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