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여행이나 출장으로 일본에 갈 때가 있습니다. 가끔은 비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택시를 타지요.
그런데 일본 택시는 탈 때마다 너무나 고풍스럽습니다. 1995년부터 지금까지 한결 같은 모델입니다.
일본의 택시 대다수는 구형 토요타 크라운입니다. 지금도 계속 신형 모델이 등장하는 크라운이지만
어디까지나 소비자용입니다. 택시용은 계속 구형 모델을 내놓고 있습니다. 택시 전용차가 딱 구분고
관광객 처지에선 택시 구분이 쉬운 장점이 있지만, 옛날 설계다보니 뒷자리가 좁고 승차감이 안좋다
이런 불만을 의식했는지 토요타가 2020 도쿄올림픽 전에 신형 택시를 내놓기로 했다. 살펴볼까요?
토요타가 2017 도쿄모터쇼에서 일본을 대표할 ‘신형 택시’의 최종 양산형 모델을 공개하고 생산을 시작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새 택시로 관광객을 마주할 계획이다.
신형 택시 디자인은 영국의 택시 ‘블랙 캡’을 닮았다. 승객이 앉는 뒷좌석 위주의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디자인에 대해 토요타는 “기존 차종의 틀을 벗어난 완전 신형 디자인”이라고 밝혔다.
크기. 길이 4,400㎜, 너비 1,695㎜, 높이 1,740㎜다. 휠베이스는 2,750㎜다. 현재 일본 택시로 주로 사용
되는 토요타 크라운에 비해 길이는 190㎜ 짧아졌고, 높이는 215㎜ 늘었다.
길이가 줄었음에도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는 155㎜ 더 늘었다. 박스형 디자인을 택해서다.
토요타는 ‘승객의 편리함’을 위해 신형 택시를 디자인 했다고 밝혔다. 디자인을 위해 주요 도시, 관광지,
복지 시설 등 여러 곳을 다니며 택시를 탔고, 직접 기사가 되어 일을 해보는 등 다양한 쓰임새를 살폈다.
택시의 불편함에 대한 설문 조사도 벌였다. 특히 고연령대 승객이 택시를 타고 내릴 때 불편해 하는 경우
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이용자 조사에서는 냄새, 위생, 승하차 편의성, 실내 공간 부족 등 다양한
불만 사항이 제기됐다. 이에 맞춰 실내 공기를 조절하는 이온 클러스터를 달고 실내 공간을 최대한 확보
하는 동시에 허리를 구부리기 힘든 사람도 쉽게 탈 수 있도록 신형 택시를 디자인 했다.
뒷문을 크게 만들고, 승객이 타고 내리는 왼쪽 뒷문은 슬라이딩 도어로 바꿨다. 자동으로 열고 닫혀 승객
이 타고 내리기 쉽다. 심지어 보조 발판을 달면 휠체어를 탄 상태로도 택시에 탈 수 있다.
택시 기사들의 의견 또한 크게 반영했다. 계기판을 아주 높게 위로 올려 도로와 비슷한 시선으로 볼 수
있도록 한 반면에, 스티어링 휠과 기타 버튼들은 높이를 낮춰 쉽게 손이 닿도록 했다. 사용 빈도가 높은
비상 깜박이는 스티어링 휠에 달았다. 언제든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누를 수 있게 한 아이디어가 좋다.
신형 택시의 구동계는 하이브리드다.토요타는 휘발유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주력이지만, 택시에는 LPG
하이브리드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택시의 주행 상황을 고려했을 때 환경적으로 걸맞는다는 이유다.
토요타는 장거리 주행에도 어울리도록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LPG 봄베와 하이브리드 배터리 팩 얹으면서도 실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치밀하게 다듬었다. 배터리
팩은 운전석 아래로 숨겼고, LPG 봄베는 뒷좌석 격벽 뒤로 달았다. 봄베를 달았음에도 트렁크에 여행용
캐리어 4개를 실을 수 있다. 안전을 위해서 ‘토요타 세이프티’ 기능도 달았다. 적외선 레이저에 카메라를
더해 앞을 살핀다. 토요타는 신형 택시를 개발하며 일본 택시 연맹과 제휴를 맺었다. 택시에 주행 분석기
를 달아 도로 교통 정보 수집 및 분석하기 위해서다. 택시는 주행량이 많은데다 정해진 운행 패턴이 있다.
향후 개발할 자율 주행, 자동차 공유, 커넥티드 등 다양한 기술에 사용할 자료 확보에 용이하다.
자율주행이 확실시 되는 미래의 택시는 전부 소형 박스카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운전자가 없으니
앞부분 공간을 줄이고 뒷좌석 거주성과 트렁크 공간 키우기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우리 또한 자율주행시대가 오면은 새로운 택시가 등장하지 않을까? 한편 토요타는 인공 지능 연구소를
통해 2020년까지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