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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모피수집상 강 가호를 따라나서다.
모피수집상 강기호의 말은 향시처럼 어려운 시험을 기본실력으로 본다는 너의 말은 구영감이 사기꾼이라더니 너도 그동안 구영감과 같이 지내면서 사기꾼이 다 되었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한수영은 그 소리를 알아들었지만 그런 소리에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다.
다만 어서 구리거울이라는 동경을 빌려서 수염도 깎지 못한 덥수룩한 모습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었다.
여기 있으니 한번 보시구려!
감사합니다!
동경이라는 구리거울을 받아든 한수영은 얼굴을 비추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수염도 깎지 않아서 웃기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신기하기도 하여서 자세히 보았다.
아니?
왜 그러는 것이요?
내가 대학 때의 모습이잖아?
대학이라니요?
아~~아닙니다!
한수영은 얼굴의 모습이 대학 때의 모습으로 바뀌어버린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이래서 남들이 말을 그렇게 하였었나?
그게 무슨 소리요?
아~아닙니다!
한수영은 귀 뒤의 흉터가 어떻게 되었는지 살펴보았다.
아니, 귀 뒤의 흉터도 없어졌잖아?
흉터가 없어지다니 그게 무슨 소리요?
아~아닙니다!
귀 뒤의 흉터는 중학교 2학년 때 급우 중에 고등학교 선배들과 연계되어 급우들을 괴롭히던 “하중호”라는 녀석과 옥상에 올라가서 싸우다가 하중호 녀석이 가위를 들고 설치는 바람에 귀 뒤가 가위에 살짝 스치면서 생겨난 흉터였다.
아버지인 한오성이 한사코 수술을 해서 흉터를 없애라고 하였지만 한수영은 머리카락이 가리니까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여 지금까지도 그대로 둔 흉터였다.
그런데 그 흉터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한수영은 귀 뒤의 흉터까지 감쪽같이 사라지면서 이미 내년이면 40이나 되는 나이인데 얼굴 피부가 중학생 때보다도 더 고운 모습으로 변한 얼굴을 보고 생각할수록 이해하기 어려웠다.
도대체 왜 이렇게 변해버렸을까?
도대체 나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혹시 구영감의 말처럼 말도 안 되는 탈태환골이라는 것이 일어난 것일까?
지금도 몸이 가뿐한 것은 사실인데!
도무지 알 수가 없구나!
혹시 등에 있는 흉터도 없어졌을까?
그런데 등에 있는 흉터는 어떻게 확인하지?
등을 볼 수 있는 거울도 없잖아?
만약 정말로 등에 있는 흉터도 없어졌다면 정말로 탈태환골인가 뭔가를 했을 것이다.
등에 난 흉터는 대위였을 때 작전을 나가서 루이루키 원주민과 싸우다가 그들의 검에 등을 스쳐서 생긴 흉터였다.
그때 하마터면 죽을 뻔하였다.
아무리 원주민이라지만 그렇게 소리 없이 등 뒤까지 다가올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하다가 한 순간에 당할 뻔 한일이었다.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한수영 씨!
아~네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하게 하시오?
한수영은 모피수집상 강 가호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는 “아차!”하고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등에 있던 흉터가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제가 이번에 호랑이를 사냥하면서 뒤로 넘어져서 등을 조금 다쳤었는데 흉터는 없는가 한 번 보아주시겠습니까?
여기서 말이요?
남자인데 무슨 관계가 있겠습니까?
하하하~~!
참 재미있는 사람이구려!
제가 상의를 벗을 테니 한번 보아주십시오!
밤에 객점에 가서 보지 그러시오?
밝은 곳에서 보아주셨으면 싶어서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상의를 벗어보시오!
네에!
한수영은 상의를 모두 벗어버렸다.
그리고 강 가호에게 등을 내밀었다.
한수영 씨는 어찌 이리도 피부가 여자처럼 고운 거요?
상처는 없습니까?
상처는 무슨 상처요?
혹시 묘령의 아가씨보다도 더 고운 피부를 나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그런 것 아니요?
하하하하~~~!!
정말 상처가 없는 것입니까?
이렇게 고운 피부에 상처가 나면 얼마나 아깝겠소?
하하하하~~!
혹시 흉터는 없습니까?
그렇게도 흉터를 만들고 싶소?
그~그게 아니고....!!
그렇게도 흉터를 만들고 싶다면 손톱자국이라도 만들어 주어야겠소!
정말 전혀 흉터도 없다는 말씀입니까?
그렇게도 원한다면 지금 바로 손톱자국을 만들어주겠소!
흐흐흐~~~!!
호랑이를 사냥하면서 뒤로 넘어졌었는데 꼭 넘어진 자리에 나무뿌리 하나가 튀어나온 것이 있어서 너무 아팠었습니다!
그렇게 아픈 것을 못 참는 분이 어떻게 호랑이를 잡은 것이요?
오죽하면 호랑이를 잡았겠습니까?
향시가 그렇게 보고 싶었던 것입니까?
그러면 그런 산골에서 무엇을 하면서 산다는 말입니까?
그래서 목숨을 걸고 그런 무시무시한 호랑이 사냥까지 한 것이요?
용기가 너무 지나쳤던 것이지요!
그러고도 무사한 것을 보면 용합니다!
요행이었지요!
그런대, 다음에 가는 곳은 어디입니까?
다음에 가는 곳은 외덕이라는 산골마을입니다!
그곳도 한치처럼 산골마을이겠군요!
나의 일이 그러니 가는 곳마다 산골일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겠소?
인적이 너무 없는 곳만을 돌아다니시는데 괜찮습니까?
그래서 일행이 30명이나 되지 않겠소?
검을 차고 다니시는 분들은 무인들입니까?
무림의 고수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한 수준의 무인들이요!
다니면서 어려움은 없는 것입니까?
산협들과도 공존해야 하니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소!
그러면 모피수집이 그만한 이익이 있는 것입니까?
이렇게 말을 하면 그렇지만 한수영 씨의 호랑이 가죽은 황도로 보내면 아무리 못 받아도 은500냥 이상은 받을 것이요!
호랑이가 그만큼 큰 호랑이니 그만한 값이 있겠지요!
그 정도의 큰 호랑이는 사냥하기도 어렵고 사냥에 성공한다고 하여도 그렇게 깔끔하게 처리가 될 정도로 상처가 없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요!
그렇겠군요!
그렇게 큰 대호를 감히 사냥꾼이 활을 가지고 사냥을 한다고 덤비다가는 거꾸로 그 호랑이의 밥이 되기 쉬울 것이요!
그럴 테지요!
그 정도 호랑이를 잡으려면 수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어야 할 텐데, 희생도 많이 따를 것이고, 잡는다고 하여도 그 호랑이는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있을 것이니 가죽이 성할 리가 없을 것이요!
그렇겠군요!
그러니 한수영 씨가 잡은 호랑이의 가죽은 그 값을 논하기조차 쉽지 않을 것이요!
그러면 큰 수입을 하시겠군요!
그만큼 귀한 물건이지만 남들의 눈에 띠면 그만큼 위험하겠지요!
그러면 잘 간수하여야겠군요!
그래서 단단히 주의를 주고 또 잘 관리하도록 여러 번 주의를 주었소!
한치 마을에서 말이 새어나가지 않겠습니까?
나와 거래를 하려면 최소한 그 정도는 지켜야 한다는 것은 다 알고 있을 것이요!
그렇겠군요!
그리고 그곳도 역시 워낙 산골이라서 소문을 내어본다고 하여도 거기서 거기일 것이요!
그렇겠군요!
한수영은 강가호와 이야기를 하면서 계속 산을 넘어갔다.
그리고 외덕이라는 마을에 도착하였다.
강 가호는 사냥꾼의 집으로 보이는 집에 가서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
간이상 씨!
누구시오?
나, 강가호가 왔습니다!
시간을 맞추어서 왔군요!
어서 매물을 봅시다!
그럽시다!
외덕의 사냥꾼 간 이상은 그동안 잡은 사녕물의 가죽을 처리한 것들을 가져오기 시작하였다.
가져온 것들은 잡다하니 많았다.
가장 많은 것은 토끼 가죽이었다.
강 가호는 외덕 마을의 사냥꾼 간 이상이 내놓은 모피들을 자세하게 살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간 이상과 이야기를 하면서 값을 매겨갔다.
처리가 잘 못된 부분은 어떤 부분이 잘 못되어서 값을 얼마를 감한다는 등 자세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값을 정하는 것이었다.
한 수영은 역시 전문적인 장사란 그만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흥정이 끝나자 사냥꾼 간이상은 못 보던 인물인 한수영에 대하여 물어보았다.
이 젊은이는 누구요?
의주로 향시를 보러 가실 분이라서 내가 마침 의주가 집이라서 같이 가는 분이요!
이런 산골에서 향시를 보러가는 사람도 있다는 말이요?
대단한 학술을 가지신 분이요!
젊은이!
말씀하십시오!
공부를 많이 하셨다면 나에게 책이 한 권 있는데 보아주시겠소?
그럽시다!
책이 가치가 있다면 값을 쳐주고 가져가면 될 것이요!
그러면 가지고 와 보십시오!
예전에 내가 사냥을 나갔다가 다 죽어가는 사람을 거두어주었는데 결국은 죽고 말았소!
그 분이 나에게 남긴 책인데 내가 글을 알아야 말이지요!
사냥꾼 간이상은 방으로 들어가더니 양피로 된 책을 가지고 나왔다.
겉표지에는 제목도 없었고 아주 낡은 양피로 된 상당히 두툼한 책이었다.
두툼하기는 하지만 페이지는 얼마 안 될 것 같았다.
책을 살펴보던 한수영은 앞에는 종이로 되어있었고 뒤편은 양피로 된 것을 알았다.
종이로 된 부분은 서론이었다.
그리고 뒤에 양피로 된 부분은 본론에 해당하는 것 같았다.
본론에 들어가자 무공이라는 것에 대하여 상당히 복잡하게 기술하고 있었다.
어떤 분이 자기가 연구한 것을 기술하여 놓은 것입니다!
그러면 그때 죽은 사람이 써놓은 글인가?
언제 있었던 일입니까?
아마도 십여 년은 된 것 같소!
그러면 그 분이 쓴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면 그 무인이 무엇 때문에 가지고 다녔지?
아직 앞부분만을 조금 읽어본 것에 불과하니 한참 더 읽어보아야 책의 내용을 대강이라도 짐작할 것입니다!
그러면 값은 얼마나 되는 것이요?
아직 책 내용을 다 파악하지 못하였으니 값을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면 젊은이에게는 필요가 있는 책이요?
아니면 필요가 없는 책이요?
아직 책 내용을 파악하지는 못하였지만 저에게 팔겠다면 제가 임의로 값을 쳐드리겠습니다!
나 같은 산골의 무지렁이가 책이 무슨 가당키나 하는 일이요?
젊은이가 알아서 값을 쳐주고 가져가도록 하시오!
그러면 제가 가진 돈이 은6냥이니 은1냥을 드리겠습니다!
그 낡은 책을 은1냥이나 쳐준다니 고맙구려!
오래된 책이니 연구나 해볼까 하는 것입니다!
오늘 제대로 임자를 만나서 헌책이 새책 값을 하는 모양이요!
한수영은 은1냥을 주고 그 책을 매입하였다.
강가호는 한수영이 그런 헌책을 은1냥이나 주고 매입하자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사냥꾼 간이상이 있는 곳에서는 말을 하기가 곤란하여 참았다가 마을을 떠나오자 한수영에게 말을 하였다.
한수영 씨!
네!
그런 낡고 낡은 헌 책을 무엇 때문에 은1냥이나 주고 매입하였다는 말이요?
시골에서 고생하시면서 사는 분이라서 도와준다고 생각하고 매입하여 준 것입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여도 은1냥이 그렇게 작은 돈은 아니요!
알겠습니다!
일행은 다시 산길을 따라서 길을 재촉하였다.
한수영 씨!
네!
이제 곧 산협들을 만날 테니 놀라지 말고 절대 말을 조심하여야 할 것이요!
산협이라니요?
산 사나이들이요!
산 사나이들이란 어떤 사람들이요?
산 사나이들이 무엇으로 먹고 살겠소?
그러면 산적??
산 사나이들이 들을까 두렵소!
아~알겠습니다!
꼭 조심해야 할 것이요!
알겠습니다!
일행이 산길을 한참을 가자 자연스럽지 못한 새소리가 나기 시작하였다.
꾸우꾸우~~!!!
산협들의 영역 안에 들어왔소!
이상한 새소리가 그들의 연락방법이겠군요!
그렇소!
통행세를 내면 되는 것입니까?
당연히 그렇소!
그들은 그러면 통행세만으로 먹고사는 것입니까?
어떻게 통행세만으로 먹고 살 수가 있겠소?
그러면 이런 산속에서 다른 수입이라도 있는 것입니까?
사냥도 하고 밭도 일구고 하면서 부족한 것을 충당하면서 살아갈 것이요!
그렇겠군요!
그리고 우리가 가진 것들도 그들이 필요한 것은 우리에게 사기도 하는 것이요!
그러면 그들에게 팔 물건을 가지고 온 것입니까?
옷감을 가지고 온 것이 있소!
그러면 그들에게서도 모피를 매입하는 것입니까?
당연히 그렇소!
조금 자나자 앞에 사람들이 나타났다.
강대인, 오랜만이요!
오늘은 황대협이 근무조인가 봅니다!
그렇지 않아도 오실 때가 된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소!
이번에는 옷감을 가지고 왔소!
강대인이 온다는 연락을 받고 지금 준비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시오!
그럽시다!
조금 기다리자 장정 넷과 아낙 넷이 같이 나타났다.
이제 오는구려!
모피가 상당히 많게 보입니다!
감정을 잘해서 값을 많이 쳐주시구려!
그럽시다!
강가호는 산적들이 가지고 온 모피들을 상세하게 검토하면서 값을 매겨나갔다.
산적들에게 알아듣게 설명을 하기 때문에 산적들도 값을 깎아도 이해를 하고 있었다.
다음에는 이런 부분이 없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시면 값을 더 쳐드리겠습니다!
그럽시다!
그리고 이 옷감은 통행세로 드리는 것이고 나머지는 돈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면 나머지 옷감을 모두 주고 이 모피로 값을 계산하면 어떻겠소?
그러면 내가 은12냥을 더 드리면 될 것입니다!
그럽시다!
그리고 과일 몇 개 얻어먹고 갑시다!
술도 담근 것이 있으니 한잔하고 가시오!
그럽시다!
강가호 일행은 산적들과 거래도 하고 술도 한잔씩 얻어먹고 다시 길을 나섰다.
황대협 잘 먹고 갑니다!
그럼 다음에 또 오시오!
그럼, 산협들께서도 편히 계시도록 하시오!
강가호는 장사 수완이 아주 좋았다.
가는 길에 그들이 필요한 것을 매입하여 가지고 가서 그것을 팔면서 모피도 매입하였다.
그러므로 가는 곳마다 이익이 상당히 많았다.
일행은 산속 마을을 누비면서 모피를 매입하는 일이 모두 끝나고 무사히 의주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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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감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 드립니다
ㄳㅎ
감사합니다
즐감합니다~~~~
감사히 잘봤습니다
감사.